[베리타스알파=신승희 기자] 부산대는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박민혁 교수팀이 미래 컴퓨팅 유망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형석 구조 강유전체'에 관한 리뷰논문을 최근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리뷰논문'은 해당 분야의 최신 연구를 종합해 분석한 것으로, 연구동향과 주제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제공한다. 박민혁 교수는 차세대 반도체 및 에너지 소자용 재료로 주목받는 '형석 구조 강유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박민혁 교수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 연구진이 공동으로 수행, 미국물리학회(American Institute of Physics)에서 발행하는 응용물리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응용물리리뷰(Applied Physics Reviews)'(IF: 17.054) 온라인판 4월 30일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선행연구 198건을 검토해 '형석 구조 강유전체의 도메인*과 도메인 역학(Domains and Domain Dynamics in Fluorite-structured Ferroelectrics)'에 관한 초청 리뷰논문을 게재했다. * 도메인: 동일한 전기적 분극 상태를 가지는 구역.

최근 세계는 5G와 AI(인공지능) 등의 기술 발전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반면 현세대 컴퓨터의 주요 기반이 되는 '폰 노이만 구조'*에서 기인하는 에너지 효율과 연산 속도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신소자와 신소재들이 연구되고 있으며, 특히 강유전체 기반 메모리 소자들은 높은 집적도, 빠른 동작 속도와 낮은 동작 전압 등의 장점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 폰 노이만 구조: 주기억장치, 중앙처리장치, 입출력장치의 3단계를 갖는 내장형 컴퓨터 구조로, 오늘날 대부분의 컴퓨터의 기본 구조.

강유전체(强誘電體)는 외부에서 가해지는 전계(전기장)에 따라 두 가지 이상의 전기적 분극을 가질 수 있는 소재다. 이러한 전기적 분극을 활용해 비휘발성으로 정보 저장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유닛 셀(unit cell)* 단위의 정보 저장 가능성이 제시되는 등 정보 저장의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신소재로 관심을 받고 있다. * 유닛 셀(unit cel): 결정질 재료에서 반복되는 최소 단위의 원자구조.

또한, 이 소재는 고전적 컴퓨팅 시스템에서 주로 활용되는 폰 노이만 구조의 에너지 효율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로직-메모리 융합소자와 차세대 신경모방 컴퓨팅향 소자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컴퓨팅향 소자: 해당 컴퓨팅 분야의 응용을 위해 사용되는 소자.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강유전체는 거시적으로 우수한 강유전성(Ferroelectricity, 외부의 전기장 없이 특정 전기적 분극 상태를 스스로 유지하는 물질)을 보이나 고집적(高集積) 정보 저장을 위한 나노 스케일의 박막에서 안정적인 메모리 소자 구현이 어려우며, 실리콘 기반 반도체 기술과의 적합성도 떨어지는 등의 물성 문제로 인해 고집적 반도체 소자 활용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형석 구조 기반의 강유전체는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주류로 사용하고 있는 실리콘 기반 반도체 기술과 높은 적합성을 가지며, 원자층 증착 공정을 통한 수 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수준의 미세 공정에 적용이 가능하다. 또한, 적절한 전기적 제어를 통해 다양한 전기적 분극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강유전체 기반 메모리 소자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강유전체의 분극 상태를 정확하게 조절하는 것이 컴퓨터의 작동 속도, 신뢰성 및 균일성을 위해 필수적이다. 형석 구조 기반 강유전체는 나노 크기의 입자와 결정구조의 다형성 및 불순물과 결함 등 다양한 요소들이 분극 반전 메커니즘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번 리뷰논문에서는 형석 구조 기반 강유전체의 분극 반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결정학적 구조와 역학적 모델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앞으로의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차세대 고 에너지 효율 컴퓨팅 시스템으로 큰 각광을 받고 있는 신경 모방 메모리 응용에 있어서 산화하프늄* 기반 박막이 가지는 물성 측면의 내재적 장점을 다양한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제시했다. * 산화하프늄: 금속인 하프늄이 산화된 물질로 벌크 상태에서는 일반적인 유전물질의 특성을 보이나 수~수십 nm 두께 이하의 박막 상태에서 강유전성을 가지는 것이 2011년 처음 발견된 이후 학계 및 산업계의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이 연구는 부산대 재료공학부 석사과정 이동현 연구원과 부산대 재료공학부 학사 출신으로 현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에서 박사과정으로 있는 이영환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진행했으며, 부산대 재료공학부 박민혁 교수(교신저자)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 제이콥 L. 존스(Jacob L. Jones) 교수, 독일 드레스덴공과대학(Technical University of Dresden)의 토마스 미콜라직(Thomas Mikolajick) 교수와 이 대학 소속 나노전자재료연구소(Nanoelectronic Materials Laboratory)의 우베 슈뢰더(Uwe Schroeder) 박사 등이 주요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한국연구재단을 통해 지원하는 신진연구자지원사업과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포스코청암재단의 포스코사이언스펠로,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BK21 FOUR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박민혁 교수 이동현 이영환 연구원. /사진=부산대 제공4
박민혁 교수 이동현 이영환 연구원. /사진=부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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