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영향력 엇갈리는 평가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현 고2가 치를 2023대입에서 정시를 중심으로 한 변화가 커지면서 입시결과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정시가 기존 30%수준에서 40%까지 확대되는 가운데 정시에서 교과평가 반영이라는 변수가 겹치면서 예측이 더욱 어려워졌다. 

교과평가의 영향력이 얼마나 클 것인지를 두고는 예측이 엇갈리기는 하지만, 커트라인에 가까운 하위 집단에서는 교과 성적이 합불을 바꿀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는 의견을 모은다. 

고교유형별 유불리도 관건이다. 정시 확대가 수시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던 일반고를 약화시키고 특목자사고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지만, 변수는 교과평가다. 정성평가인 특성 때문에 내신을 따기 어려운 특목자사고가 특별히 불리해질 요소는 없다는 분석도 있지만, 수능점수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는 커트라인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정시 확대인원에서 특목자사고에 20~30% 정도 불리함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2023대입에서 서울대가 정시 변화가 큰 만큼, 입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서울대 제공
2023대입에서 서울대가 정시 변화가 큰 만큼, 입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서울대 제공

 

<정시 교과평가.. 영향력 얼마나 될까>
정시에서 교과평가가 반영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변화다. 학생의 교과이수 충실도와 교과성취도의 우수성을 본격 평가요소로 활용한다는 취지다. 학생부의 교과학습발달상황(교과이수현황, 교과 학업성적,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만 반영한다. 2명의 평가자가 A B C 3단계 평가등급을 부여하는 절대평가 방식이다. 

하지만 정시에서 영향력이 절대적인 수능에 비해서는 교과평가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절대평가라는 점에서 지원자 간의 점수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학생부 교과이수 충실도를 평가하는 ‘정성평가’이기 때문에 서울대 지원자가 최하점(CC)이나 BC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정시 일반전형의 1단계 평가는 수능으로만 평가하기 때문에 수능이 가장 중요하다. 수능성적으로 2배수 안에 들지 못하면 2단계 교과평가의 기회조차 가질 수 없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일반전형은 1단계 100%, 2단계 80%가 수능이고, 지균은 60%가 수능이므로 수능이 정시 합불의 핵”이라고 봤다.

다만 1단계 합격자 커트라인 선에서 가까운 하위 10~20%에게는 영향이 다소 있을 수 있다고 봤다. 교과평가 성적으로 합불이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특목/자사 유리할까 불리할까>
정시 교과평가가 특목/자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예측이 엇갈린다. 특목/자사고에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입장에서는 정시 교과평가의 비중이 높은 지균의 선발비율이 일반전형과 비교하면 매우 적을뿐더러, 교과평가 역시도 정성평가이기 때문에 합불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을 것으로 봤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정시 지역균형은 130명(4%), 일반전형은 1179명(35.9%)을 선발한다. 지균의 경우 수능성적 60점, 교과평가 40점이기 때문에 교과평가 비중을 무시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일반전형은 1단계에서 수능으로 2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도 수능성적이 80점이고 교과평가 점수는 20점에 기본점수를 15점 주기 때문에 수능 비중이 절대적이다. 교과평가도 정량평가가 아니고 정성평가를 하기 때문에 수능을 잘 하는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이 불리하지 않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교과의 실질영향력이 적어보이더라도, 특목/자사고, 우수명문고 등 수능점수의 격차가 크지 않은 고교에서는 교과성적이 합불에 영향을 주는 수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정시 확대로 인해 누리게 될 이점에서도 20~30% 정도는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일반전형에서 수능으로 1단계 2배수를 통과시키지만, 2단계에서 기본점수 60점을 부여한다”며 “수능점수 편차가 크지 않다는 특성에다 내신을 적용하면 영향력이 상당히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커트라인 하위50%~100%까지는 영향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내신과 수능을 동시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대의 교과평가 반영으로, 특목/자사고 수험생은 서울대를 기피하고 연고대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성호 대표는 “연세대와 고려대는 서울대의 입시변화에 동조하지 않았다”며 “그대로 수능위주로 갔기 때문에 수능이 우수한 학생들이 연고대로 몰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만기 소장은 “타 대학들이 서울대의 2023 전형안을 따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내신과 수능의 학업 비중에 대한 고민은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정시 지균.. 일반고보다는 특목/자사 몫 될 가능성>
정시의 지균 신설은 어떤 영향으로 이어질까. 정시 지균은 인문계열, 정치외교학부 경제학부 인류학과, 공과대학 광역, 약학계열, 의예과, 치의학과로 모집단위가 한정된다. 수시 지균과 마찬가지로 소속 고교장 추천이 필요하다. 

수시 지균의 경우 극강 내신을 기반으로 추천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만 정시 지균의 경우 수능60점과 교과평가40점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수능 성적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 그 때문에 수시 지균 지원풀과는 겹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수시로 합격하지 못한 졸업생(N수생)들이나 자사/특목고, 비평준화 일반고 또는 수능에 집중한 사교육 밀집지역 수험생들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이만기 소장은 “수시 지균에서 떨어진 수험생들은 정시에서 서울대 지원이 어려운 수험생들이 많다. 즉, 일반고에서 우수 수험생들은 수시에 들어가고 수능을 잘 본 수험생들이 드물 것이어서 정시 자원 자체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시 지균에서 수능최저가 완화된다는 점은 일반고 수험생들에게 희소식이다. 수능최저를 만족하지 못해 최종탈락하는 경우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2022학년까지는 4개영역(국어 수학 영어 탐구) 중 3개영역 이상 2등급 이내(2022전형계획 상)였지만, 2023학년은 4개영역 중 3개영역 등급합 7등급 이내로 하향된다. 이전까지는 최소 2등급+2등급+2등급 조합이어야했지만, 앞으로는 2등급+2등급+3등급 조합으로도 수능최저를 만족할 수 있는 셈이다. 

<정시 40% 확대.. 일반고에 미칠 영향은>
정시가 40%이상으로 확대되면서 수시에서 서울대 실적을 배출하던 일반고가 줄어들고 특목/자사에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는다. 그동안 서울대가 학종 중심의 수시를 확대하던 흐름에서는 합격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던 고교가 수시 학종을 겨냥해 수시체제를 구축하면서 합격자를 배출하기 시작하는 등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다시 정시 확대로 돌아서면서 이 같은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정시확대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던 2018년 서울대가 정시 확대에 따라 나타날 변화상을 예측해 본 결과 강남3구, 특목고, 졸업생(N수생)이 유리해질 것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2020 전형계획이 공개될 무렵 교육부 차관이 정시확대를 대학에 주문하면서 논란이 된 때, 서울대가 교육부에 제출한 ‘정시모집 확대(안) 검토 결과’다. 2018정시 일반전형에 지원한 수험생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정시를 확대할 경우 서울대 실적을 배출한 일반고가 크게 줄어든다는 예측이다. 2018수시 일반전형을 통해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일반고는 305개교, 특목고는 78개교였다. 정시를 40%로 늘리면 일반고는 227개교로 줄어드는 반면, 특목고는 74개교로 유사한 수준이었다. 정시를 50%까지 늘릴 경우 일반고는 171개교로 크게 줄어들지만 특목고는 71개교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정시 비율이 확대되면 지원자 풀도 변경되기 때문에, 기존 정시비율에서의 지원자 풀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 한 것이 실제 결과와 동일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일반고에게 유리하다고는 볼 수 없는 결과다.

<모집단위 조정.. 역사학부 신설>
정시에서의 변화 외에도 모집단위 조정의 변화도 있다. 인문대학은 국사학과 동양사학과 서양사학과를 통합한 역사학부가 신설된다. 역사학부 입학생은 역사학부 내 3개전공(한국사학전공 동양사학전공 서양사학전공) 중 1개 전공을 주 전공으로 선택해야 한다.

공과대학은 ‘공과대학 광역’ 모집단위를 신설해 정시 지균으로 40명을 선발한다. 공과대학 광역으로 입학한 경우 입학 후 1개학기가 지난 뒤 항공우주공학과 전기정보공학부 컴퓨터공학부 화학생물공학부 산업공학과의 선택권을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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