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고 ‘일반고 최고’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과학기술원 체제 학부모집 대학이자 이공계특성화대학의 일원으로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지스트에 2021학년 가장 많은 등록실적을 낸 고교는 전북과고였다. 지스트 2021등록자 211명(검정고시 제외)의 4.7%에 해당하는 10명을 배출했다. 전년 2명에서 큰 폭으로 확대됐다.

지스트 2021등록실적의 기초자료는 지스트로부터 단독 입수한 ‘2021학년 지스트 고교별 등록자 현황’이다. 분석결과 전국 110개교가 수시170명 정시41명으로 총 211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검정고시 출신 2명은 제외한 수치다. 고교유형은 2021대입의 주된 자원인 고3 학생들의 고교 입학시점인 2018학년을 기준으로 한다. 

등록실적은 합격실적과 다른 개념이기에 주의해야 한다. 등록실적은 합격자 중 실제 등록금을 납부하고 등록한 인원만을 기준으로 한다. 최초/추가를 막론하고 합격사실이 있는 인원을 기준으로 하는 합격실적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복합격에 따른 등록포기로 인해 통상 등록실적은 합격실적에 비해 다소 줄어든다. 합격실적은 있지만 등록실적이 없는 경우도 있다. 고교들이 발표하는 실적은 합격실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등록실적의 특수성을 모르는 경우 학교현장에서 ‘실적 부풀리기’를 하는 것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이공계특성화대 등록포기 이유로는 가장 먼저 의대선호현상이 지목되고 있다. 특히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과기원은 일반대에 비해 다양한 장학금과 저렴한 학비 등 혜택이 풍부한 만큼 입학을 포기할 요인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해마다 과고/영재학교의 의대진학자가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고 있는 점도 의대로의 이탈을 방증하는 예다. 자연계열 우수인재들의 맹목적 의대행은 국가 과학기술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공계특성화대 서울대 자연과학/공학계열, 과고/영재학교는 물론 문제의 당사자인 의대까지 함께 고민해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베리타스알파는 KAIST 포스텍 지스트 DGIST 4개 이공계특성화대의 등록실적을 제공받아 공개한다. UNIST는 전년에 이어 올해도 고교별 등록자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2021학년 지스트 등록자를 가장 많이 낸 고교는 전북과고였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21학년 지스트 등록자를 가장 많이 낸 고교는 전북과고였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톱10 4명이상.. ‘일반고’ 한민고7명 공주사대부고5명 화성고4명>
 지스트로부터 단독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2021학년 지스트 등록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고교는 전북과고다. 전북과고는 전년 2명에서 8명이나 늘어난 10명을 배출했다. 충남과고가 9명으로 뒤를 이었다.

톱10 고교를 살펴보면 공동3위 광주과고(8명) 전남과고(8명) 충북과고(8명), 6위 한민고(7명), 7위 인천진산과고(6명), 공동8위 대전동신과고(5명) 공주사대부고(5명), 공동10위 경기과고(4명) 대구과고(4명) 민사고(4명) 부산과고(4명) 부산일과고(4명) 인천과고(4명) 제주과고(4명) 외대부고(4명) 하나고(4명) 화성고(4명) 순이다. 과고/영재학교 중심이지만 일반고도 적지 않았다. 한민고가 7명을 배출해 6위에 랭크됐다. 한민고는 직업군인들의 잦은 근무지 이동에 따른 자녀교육의 불안정을 해소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로, 정원 70%를 군인자녀, 30%를 일반자녀로 나눠 신입생을 선발하는 고교다. 군인자녀전형은 전국단위로 선발한다. 공주사대부고는 5명을 배출해 공동8위였다. 정시 등록자 1명도 배출했다. 화성고는 4명의 등록자 모두 정시인 점이 눈에 띈다.

<톱20이후.. 1명배출 78개교>
대구일과고가 3명을 배출해 20위에 올랐다. 2명을 배출한 고교는 강원과고(강원) 경기고(서울) 경북과고(경북) 경산과고(경북) 울산과고(울산) 한국영재(부산) 삼각산고(서울) 신일고(서울) 대륜고(대구) 불곡고(경기) 전주한일고(전북) 창평고(전남)다. 대륜고 불곡고 전주한일고 창평고에서는 정시에서만 배출했다.

1명을 배출한 고교는 78개교다. 가림고(인천) 경기북과고(경기) 경남과고(경남) 광덕고(광주) 광양고(서울) 교원대부고(충북) 교하고(경기) 남해해성고(경남) 논산대건고(충남) 단성고(경남) 대덕고(대전) 대전과고(대전) 대전이문고(대전) 대전전민고(대전) 동지여고(경북) 동화고(경기) 둔촌고(서울) 목포고(전남) 문현고(울산) 밀성고(경남) 보문고(광주) 북일고(충남) 상무고(광주) 상산고(전북) 서울과고(서울) 세광고(충북) 세종영재(세종) 송내고(경기) 수지고(경기) 숙지고(경기) 여수여고(전남) 예당고(경기) 와부고(경기) 웅상고(경남) 월계고(서울) 이리고(전북) 이산고(경기) 잠일고(서울) 정발고(경기) 진건고(경기) 창원과고(경남) 창의고(경기) 천안오성고(충남) 청심국제고(경기) 청원고(충북) 충남삼성고(충남) 통영여고(경남) 포산고(대구) 풍암고(광주) 한영외고(서울) 한일고(충남) 해남고(전남) 화홍고(경기) 흥진고(경기) 경안고(경기) 광주서석고(광주) 광주석산고(광주) 김천고(경북) 낙생고(경기) 남성고(전북) 대성고(강원) 대진여고(서울) 병점고(경기) 보정고(경기) 살레시오여고(광주) 세종과고(서울) 안산동산고(경기) 약사고(울산) 양서고(경기) 양천고(서울) 오현고(제주) 운정고(경기) 익산고(전북) 인창고(서울) 인천연송고(인천) 전일고(전북) 제주제일고(제주) 충남고(대전)다.

<2021 지스트 고교별 실적조사 왜 했나>
베리타스알파의 고교별 실적은 수요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고교 선택잣대를 제공하는 데 의미를 둔다. 특차 성격의 영재학교를 필두로 전기고/후기고 등 고입시기가 다르고, 설립취지에 기반한 고교유형 역시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고교별 경쟁력을 밝혀 고입의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고교배정제가 아닌 선택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서열화 우려’란 논리로 수요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기보단 투명한 정보공개로 고교 선택의 기준점을 제공해야 하는 배경이다. 

실적조사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방점은 ‘수시 경쟁력’에 찍힌다. 수시 전반을 학종으로 운영하는 서울대를 필두로 KAIST 포스텍 지스트 DGIST 등 학종 중심 입시 체제인 이공계특성화대학의 등록실적은 고교별 수시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학종 중심의 수시실적은 학교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정시는 정량평가라는 특성에 기반해 고교 시스템과 경쟁력보다는 우수한 개인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학종 중심 수시실적은 단순 개인의 우수성을 넘어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 교사들의 노력까지 전부 담겨있는 결과물이다. 

이공계특성화대의 실적 조사는 고교 경쟁력 판단을 넘어 과고/영재학교의 진학상황을 확인, 의대열풍과 그로 인한 설립취지 위반 문제 등을 살필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과고/영재학교와 이공계특성화간 진학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본연의 설립취지인 이공계인재양성이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 가능하다. 면밀한 실적 조사로 일반고 출신은 이공계특성화대 진학이 쉽지 않다는 편견도 해소할 수 있다. 

일각에선 등록실적이 아닌 합격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가늠해야 한단 주장도 나온다. 합격시킬 수 있는 자원들이 많은 고교가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합격실적은 실질적인 고교 진학실적으로 보기 어렵다. 현 대입은 수시 6회, 정시 3회의 지원기회를 부여한다. 지원횟수 제한과 무관한 특수대학/과기원까지 고려하면 지원횟수는 여기서 더 늘어난다. 극단적인 예로 우수 수험생 1명이 10여개 이상의 대학에 중복합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합격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살피면 실제 진학의지와 무관한 부풀려진 실적들을 걸러내기 어렵다. 진학의사가 분명한 등록실적을 기준으로 경쟁력을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2 지스트 특기자 5명 확대>
지스트는 2022입시에서 총 200명 내외를 모집한다. 전형별로는수시 일반 110명, 학교장추천 40명, 고른기회 15명, 특기자 15명, 수능우수자 20명으로 일반에서 5명 줄어든 대신 특기자에서 5명이 늘었다.

일반 학교장추천 고른기회는 1단계 서류100%로 4~5배수를 통과시킨 뒤 서류60%와 면접40%를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특기자는 1단계 서류100%로 4~5배수를 통과시킨 뒤 특기종합평가100%로 선발한다. 정시 수능우수자의 경우 수능성적100%에 고교 교과이수 기준에 따른 가산점을 적용해 합격자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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