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1위’ 한민고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국내 최고 이공계특성화대학의 하나로 꼽히는 포스텍(포항공대)에 2021학년 가장 많은 등록실적을 낸 고교는 세종과고였다. 포스텍 2021등록자 317명(검정고시 해외고 제외)의 8.8%에 해당하는 28명을 배출했다. 지난해 부산일과고가 2년연속 가장 많은 등록자를 배출했으나 올해는 다른 고교들의 포스텍 진학이 더 늘어나면서 순위에 변동이 생겼다. 

포스텍 2021등록실적의 기초자료는 포스텍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2021학년 포스텍 출신고교별 입학생 현황’이다. 분석결과 전국 115개교가 317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외국고 출신 10명은 제외한 수치다. 포스텍 입시는 정시가 없어 모든 등록자는 수시에서 나온다. 고교유형은 2021대입의 주된 자원인 고3 학생들의 고교 입학시점인 2018학년을 기준으로 한다. 

등록실적은 합격실적과 다른 개념이기에 주의해야 한다. 등록실적은 합격자 중 실제 등록금을 납부하고 등록한 인원만을 기준으로 한다. 최초/추가를 막론하고 합격사실이 있는 인원을 기준으로 하는 합격실적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복합격에 따른 등록포기로 인해 통상 등록실적은 합격실적에 비해 다소 줄어든다. 합격실적은 있지만 등록실적이 없는 경우도 있다. 고교들이 발표하는 실적은 합격실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등록실적의 특수성을 모르는 경우 학교현장에서 ‘실적 부풀리기’를 하는 것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이공계특성화대 등록포기 이유로는 가장 먼저 의대선호현상이 지목되고 있다. 특히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과기원은 일반대에 비해 다양한 장학금과 저렴한 학비 등 혜택이 풍부한 만큼 입학을 포기할 요인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해마다 과고/영재학교의 의대진학자가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고 있는 점도 의대로의 이탈을 방증하는 예다. 자연계열 우수인재들의 맹목적 의대행은 국가 과학기술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공계특성화대 서울대 자연과학/공학계열, 과고/영재학교는 물론 문제의 당사자인 의대까지 함께 고민해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베리타스알파는 KAIST 포스텍 지스트 DGIST 4개 이공계특성화대의 등록실적을 제공받아 공개한다. UNIST는 전년에 이어 올해도 고교별 등록자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2021학년 포스텍 등록자가 가장 많았던 고교는 세종과고였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21학년 포스텍 등록자가 가장 많았던 고교는 세종과고였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세종과고 ‘급상승’.. 한성 울산 톱3>
베리타스알파가 포스텍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2021학년 포스텍 등록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고교는 세종과고다. 28명을 기록, 지난해 11명에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한성과고가 25명으로 역시 지난해 14명에서 11명 증가해 증가폭이 컸다. 울산과고가 20명을 배출해 톱3를 끊었다.

울산과고(20명) 상산고(17명) 부산일과고(14명) 인천과고(9명) 대구과고(8명) 부산과고(8명) 대구일과고(7명) 세종영재(7명) 순으로 톱9까지의 10개교였다. 영재학교가 2개교, 전국자사고가 1개교, 과고가 7개교 자리했다. 톱10 내 일반고는 없었다. 톱10내 모든 고교가 선발권이 있는 고교였던 셈이다.

톱17 21개교는 4명 실적에서 끊겼다. 공동11위 경남과고(6명) 인천하늘고(6명) 한민고(6명) 인천진산과고(5명), 공동14위 한국영재(5명) 한일고(5명), 공동17위 강원과고(4명) 경산과고(4명) 교원대부고(4명) 인천영재(4명) 포항제철고(4명) 순이었다. 한민고가 일반고 톱을 차지해 눈길을 끈다. 한민고는 직업군인들의 잦은 근무지 이동에 따른 자녀교육의 불안정을 해소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로, 정원 70%를 군인자녀, 30%를 일반자녀로 나눠 신입생을 선발하는 고교다. 군인자녀전형은 전국단위로 선발한다.

공동22위가 3명 실적으로 거창고(경남) 고려고(광주) 광주과고(광주) 대전과고(대전) 민사고(강원) 세마고(경기) 전북과고(전북) 충남과고(충남) 하나고(서울) 순이었다. 

<톱30 이후.. 1~2명 배출고교>
2명의 등록실적을 낸 고교는 9개교다. 경기북과고(경기) 동화고(경기) 안법고(경기) 안산동산고(경기) 온양한올고(충남) 이화여고(서울) 창원과고(경남) 풍산고(경북) 화성고(경기)다. 

1명을 배출한 고교는 76개교다. 거제고(경남) 경기과고(경기) 경상고(경남) 경원고(부산) 경희고(서울) 계양고(인천) 고색고(경기) 공주사대부고(충남) 공항고(서울) 광주고(광주) 광주진흥고(광주) 군산제일고(전북) 논산대건고(충남) 다사고(대구) 대건고(대구) 대인고(인천) 대전동신과고(대전) 대전반석고(대전) 덕원고(대구) 도계고(강원) 도림고(인천) 동대부속영석고(경기) 동성고(서울) 동양고(서울) 동인고(부산) 보광고(경남) 봉화고(경북) 부명고(경기) 부산장안고(부산) 부산진여고(부산) 부평고(인천) 삼산고(인천) 삼성여고(제주) 삼척고(강원) 서귀포고(제주) 서울과고(서울) 서현고(경기) 선덕고(서울) 성문고(경기) 세화고(서울) 소사고(경기) 신정고(부산) 야로고(경남) 양서고(경기) 양운고(부산) 염광고(서울) 영생고(경기) 영양여고(경북) 영일고(경북) 옥과고(전남) 옥정고(경기) 와부고(경기) 외대부고(경기) 용산고(서울) 용호고(경기) 운암고(경기) 울산중앙고(울산) 이리고(전북) 이천고(경기) 인천공항고(인천) 인천만수고(인천) 인화여고(인천) 장덕고(광주) 장성고(전남) 주문진고(강원) 창선고(경남) 천안두정고(충남) 철성고(경남) 청심국제고(경기) 청원고(충북) 초지고(경기) 포산고(대구) 현대청운고(울산) 혜광고(부산) 화명고(부산) 화홍고(경기)다. 

<2021 포스텍 고교별 실적조사 왜 했나>
베리타스알파의 고교별 실적은 수요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고교 선택잣대를 제공하는 데 의미를 둔다. 특차 성격의 영재학교를 필두로 전기고/후기고 등 고입시기가 다르고, 설립취지에 기반한 고교유형 역시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고교별 경쟁력을 밝혀 고입의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고교배정제가 아닌 선택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서열화 우려’란 논리로 수요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기보단 투명한 정보공개로 고교 선택의 기준점을 제공해야 하는 배경이다. 

실적조사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방점은 ‘수시 경쟁력’에 찍힌다. 수시 전반을 학종으로 운영하는 서울대를 필두로 KAIST 포스텍 지스트 DGIST 등 학종 중심 입시 체제인 이공계특성화대학의 등록실적은 고교별 수시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학종 중심의 수시실적은 학교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정시는 정량평가라는 특성에 기반해 고교 시스템과 경쟁력보다는 우수한 개인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학종 중심 수시실적은 단순 개인의 우수성을 넘어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 교사들의 노력까지 전부 담겨있는 결과물이다. 

이공계특성화대의 실적 조사는 고교 경쟁력 판단을 넘어 과고/영재학교의 진학상황을 확인, 의대열풍과 그로 인한 설립취지 위반 문제 등을 살필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과고/영재학교와 이공계특성화간 진학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본연의 설립취지인 이공계인재양성이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 가능하다. 면밀한 실적 조사로 일반고 출신은 이공계특성화대 진학이 쉽지 않다는 편견도 해소할 수 있다. 

일각에선 등록실적이 아닌 합격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가늠해야 한단 주장도 나온다. 합격시킬 수 있는 자원들이 많은 고교가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합격실적은 실질적인 고교 진학실적으로 보기 어렵다. 현 대입은 수시 6회, 정시 3회의 지원기회를 부여한다. 지원횟수 제한과 무관한 특수대학/과기원까지 고려하면 지원횟수는 여기서 더 늘어난다. 극단적인 예로 우수 수험생 1명이 10여개 이상의 대학에 중복합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합격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살피면 실제 진학의지와 무관한 부풀려진 실적들을 걸러내기 어렵다. 진학의사가 분명한 등록실적을 기준으로 경쟁력을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2 포스텍 320명 모집>
2022전형계획에 따르면 포스텍은 학종 일반전형으로 320명을 모집한다. 제출서류에서 교사추천서를 폐지한 점이 특징이다. 학생부와 자소서의 평가 중요도가 상승한다는 설명이다. 서류100%로 3배수 내외를 통과시킨 뒤 서류67%와 면접33%를 합산한다. 면접에서는 지원자의 과학공학계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잠재력, 사고력, 이공계 분야 수학을 위한 기본 역량과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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