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과는 혁신적으로 다른 시대다. 코로나19라는 전세계적 질병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너무도 빨리 바꿔버렸다. 더 이상 모든 일을 만나서 해결할 필요가 없다. 식당을 가면 점원에게 직접 주문해야만 했던 것이 키오스크를 통한 비대면 주문으로 변화하고, 직접 마트에 갈 필요 없이 어플 접속만으로 장을 볼 수 있다. 학교와 직장도 이러한 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 강의실에서만 이뤄지던 수업은 Zoom, Webex와 같은 화상수업이 대신한다. 이제 가상공간 속에서 교수가 자신의 화면을 공유해 수업을 하고, 웹캠을 통해 학생과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이 많은 변화가 불과 1년 남짓 만에 이뤄졌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

김윤배 성균관대 입학처장(물리학과 교수)
김윤배 성균관대 입학처장(물리학과 교수)

‘트렌드 코리아 2021’의 대표 저자 김난도 교수는 “코로나 사태로 바뀌는 것은 트렌드의 방향이 아니라 속도”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이전부터 서서히 이뤄지던 변화가 빠르게 이행되었을 뿐이라는 얘기다.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즉, 이제 시대적 요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교육 현장 또한 변화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선 고교에서는 인문계와 자연계를 명확히 구분해 수업을 진행했다. 지금은 통합교육과정 속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이수하고자 하는 과목을 선택해 본인의 진로를 설계하는 시대다. 약간의 진통을 수반할 수는 있다. 하지만 교육과정의 변화는 곧 새로운 사회적 니즈를 반영한다. 다시 말해 인문과 자연을 구분하지 않고, 소프트웨어·인공지능기술에 기반한 글로벌 융합인재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된다.

사람은 생각보다 변화에 익숙하지 않다. 학생들에게 10년 전을 생각해 볼 때, 그때와 지금이 많이 다르냐고 물으면 모두들 그렇다고 대답한다. 반면 앞으로 10년 동안 많이 바뀔지를 물어보면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대답한다. 모두가 변화를 체감하고 그 중요성 또한 피부로 느끼고 있다. 다만, 그것을 직면할 때 어떻게 반응할지, 또 어떠한 준비가 필요한지가 낯설 뿐이다.

대학은 직업양성소는 아니다. 그러나 사회가 요구하는 기본 역량을 강화해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지금 여기를 살아갈 인재를 길러내야 하는 고등교육기관이다. 농경사회에서 요구하는 역량이 있고, 산업사회에서 요구하는 역량이 있었듯, 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갈 지금의 인재들에게 필요한 역량이 바로 ‘변화’와 ‘융합’이 아닐까 생각한다.

시대는 새로운 언어적 소양을 요구한다. 영어, 중국어와 같이 의사소통 기본언어로서의 ‘프로그래밍 언어’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언어적 소양을 기반하여 딥러닝, 머신러닝을 통한 빅데이터 분석 및 자료 처리에 대한 능력의 함양 또한 필요로 한다. 이는 인간의 설계에 맞게 자료를 계산하고 분석해 새로운 시대로 발돋움하기 위한 목적이다. 즉, 컴퓨터는 수단일 뿐 결국은 “인간다움”을 위함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인문학적 사고’의 강화가 필요하다. 인간적 사고 없이는 뛰어난 기술도 죽은 학문에 불과하다.

성균관대는 건학 623년의 뿌리 깊은 전통 아래 지속적으로 학생을 위한 교육을 시행해 오고 있다. 인의예지(仁義禮智)를 교시로 인문학적 소양교육을 통한 인성교육과 더불어, 전교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코딩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나아가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 나갈 때 도움을 줄 ‘학생성공센터’를 국내 최초로 출범시켜, 선후배를 비롯한 교수-학생간 기관-학생 간 활발한 교류체계를 구축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변화를 주저하기 마련이다. 이 근원에는 낯섦, 두려움 등이 있는데 우리 대학은 기초교양교육과 다양한 교류·지원체계를 통해 변화에 친숙한 학생들을 양성하고 있다.

이제, 나아가는 것을 주저하지 말자. 이미 세상은 우리에게 많은 변화를 주었다. 내연기관을 밀어내고 전기차가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폐보다 카드, 카드보다 스마트페이를 사용하는 시대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교육 또한 변화를 주저해서는 안 되겠다. 학생은 더 이상 단순 지식을 전달받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다. 능동적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응용하는 문제해결 중심의 인재가 되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것이 변하는 지금, 새로운 것을 주저하지 않게 교육하는 것이 앞으로 나아갈 길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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