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전쟁이어 강사 빼가기까지'..'대입에서 공무원으로 전선확대'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사교육 업체의 1타강사 경쟁이 또다시 수면위로 올랐다. 에스티유니타스는 30일 메가스터디교육을 상대로 "강사 계약의 이행을 방해하고 계약 파기에 이르도록 했다"며 889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에스티유니타스는 입시업체 스카이에듀의 모회사다.

에스티유니타스는 "메가스터디교육은 에스티유니타스 소속이던 한국사 전한길, 영어 조태정 등의 강사들이 전속 계약기간을 남기고 자사로 이적하는 데 부정한 방법으로 유도해 강사 계약의 이행을 방해했다"며 "에스티유니타스의 적법한 사업권이 침해돼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한길 강사와 조태정 강사는 공무원 입시에서 ‘1타강사’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스카이에듀와 메가스터디의 소송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국어 1타강사 유대종 씨의 이적을 두고 소송을 벌인 것이다. 메가스터디는 에스티유니타스를 상대로 373억원, 유 씨 개인을 상대로는 49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번 소송전은 대입이 아닌 공무원 입시 1타강사와 관련되어 있지만, 커져가는 온라인 시장 규모로 인해 치열해져가는 사교육계 경쟁을 드러내는 단면이라는 점에서는 맥락이 상통한다. 온라인 시장은 특히 ‘승자독식’이라는 특성을 띠기 때문이다. 온라인 시장은 시간/공간의 제약이 없는 특성상 수험생들이 한 강사에만 몰리는 것이 가능하다보니, ‘1등’과 ‘2등’의 격차가 현저히 벌어지게 되면서 1등이어야만 살아남는 시장이 됐기 때문이다. ‘1타강사’를 중심으로 쏠리는 체제에서 치열한 물밑경쟁이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다. 

수험생들도 업체별/과목별 1타강사로 몰리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1타 강사’ 중심의 프리패스로 수익구조를 유지하는 업체들도 1타강사 모시기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프리패스는 일정 금액을 내고 전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한 상품으로, 특정 과목만 듣도록 한 상품과 큰 가격 차이가 없다. ‘1타강사’의 강의를 듣고 싶은 학생들은 해당 업체의 프리패스를 구매하게 되다 보니 1타강사의 유무가 전체 수익으로 직결되는 식이다. 1타강사에 업체의 명운이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한 상태다.

치열한 경쟁이 단면적으로 드러난 사태가 최근 대성마이맥 박광일 강사의 불법 댓글 조작 사건이다. 대중들 사이에선 ‘1타강사’인 그가 왜 굳이 불법을 저지르면서까지 댓글조작을 해야 했는지 의아해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으나, 1위 자리를 빼앗기 위한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터질 게 터졌다’는 것이 사교육계의 반응이다.

물밑에서 치열하게 벌어지던 강사들 간의 경쟁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2017년이다. 강사명 ‘삽자루’로 알려져 있는 우형철 강사가 이투스교육이 ‘댓글알바’를 실시했다고 주장하면서부터다. 알바활동을 했던 제보자로부터 넘겨받았다는 이메일 계정 내 자료를 토대로 알바들이 수험생으로 위장해 특정업체 홍보/비방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투스가 우씨와 그의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이투스의 댓글조작 증거가 없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해 우씨 측이 75억여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1타 강사’ 간의 구설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이투스 소속의 사탐 1타강사 이지영 씨가 메가스터디교육 수학 1타강사 현우진씨를 모욕죄 혐의로 고소한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현씨가 이씨를 향해 지속적으로 모욕적인 비하성 발언을 해왔다는 이유에서다. 

업체들 간에는 ‘1위’임을 자처하는 홍보도 만연하다. 이투스와 스카이에듀가 2014년 말 ‘수능1위’라는 광고문구를 놓고 벌인 갈등이 대표적이다. 두 업체는 오랜 기간 업계 선두였던 메가의 시장점유율과 매출이 다소 위축됐던 시기에 서로 1위로 올라섰다며 대대적 광고에 나섰다. 스카이에듀의 ‘14년만에 바뀐 수능1위’라는 문구에 대응해 이투스는 ‘14년만에 바뀐 진짜 수능 1위’를 내세웠다. 경쟁이 과열되자 노골적인 비방까지 이어졌다. 스카이에듀는 “인서울이 목표라면 공부법이 달라야 한다. 인서울이 목표가 아니라면 차라리 E사를 추천한다”며 자사와 이투스의 1타 강사진을 비교하는 홍보를 펼쳤다. 반면 이투스는 치킨 피자 등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자주 시행한 스카이에듀를 겨냥해 “치킨으로는 여러분의 신뢰를 얻을 수 없음을 안다”는 광고로 맞대응했다. 결국 법적공방까지 진행된 끝에 두 업체 모두 재판부로부터 수능1위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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