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학평 인문계 수학등급 '빨간불'.. '보정체계 실효성 논란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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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학평 인문계 수학등급 '빨간불'.. '보정체계 실효성 논란 증폭'
  • 유다원 기자
  • 승인 2021.03.29 17:27
  • 호수 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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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별 유불리 발생 불가피’.. 자연계 최상위권 등급경쟁 ‘심화’

[베리타스알파=유다원 기자] 3월학평 결과 수학영역에서 인문계 학생들의 등급하락이 예고되며 수능 준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확률과통계(이하 확통) 응시생들의 1~3등급 비율이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를 나타낸 것이다. 통상 인문계 학생들이 응시하는 확통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은 단 8.8%에 불과하다는 추측이 나왔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학력평가 풀서비스' 분석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투스 학력평가 풀서비스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된 학생들의 점수를 기준으로 수학 선택과목 응시자 비율을 분석한 결과 확통을 응시한 학생이 전체의 59%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미적분 35%, 기하 6% 순이다. 반면 응시자 비율과 과목별 1등급 비율은 상이했다. 미적분 선택자의 1등급 비율은 82.7%에 달했으며, 확통은 8.8%, 기하는 8.5%의 학생이 1등급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문계 학생 100명 중 약 9명만이 수학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셈이다. 이투스 김병진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이번 자료는 이투스에서 자체적으로 집계한 풀서비스에 성적을 입력한 학생들을 기준으로 한 데이터이기 때문에 실제 결과와 다소 차이가 있다"면서도, "확통을 선택한 인문계 학생들의 험난한 입시가 예상되는 점은 분명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교육현장에서는 통합형 수능이 거론될 때부터 이미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수학 시험에서 인문/자연 모집단위 구분이 없어짐에 따라 자연계 학생들이 수학에서 높은 등급을 선점하는 것은 불보듯 뻔한 결과”라며, “점수보정 체계는 수학에서 상대적으로 어려운 미적분/기하를 응시한 학생들에게 공통과목 역시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하기 때문에 인문계 학생들은 공통/선택과목 모두 낮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입장을 전했다. 미적분/기하 선택자 중 하위권 학생들이 6월모평 이후 확통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다른 교육관계자는 “자연계 하위권 학생들이 확통으로 유입될 경우 인문계 학생들의 수학 등급하락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표했다. 미적분/기하에서 낮은 성적을 보인다 할지라도 수학 선택과목 중 가장 난이도가 낮다고 평가되는 확통에서는 인문계 학생들보다 훨씬 우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혼란한 상황임에는 분명하지만, 3월학평 결과만으로 일희일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유불리 논란 해소에는 무리' 점수보정 체계.. '인문계 학생들 갈수록 불리해지나'>
국어 수학에서 선택과목을 도입함에 따라 국어/수학 과목별 난이도에 따른 유불리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특히 국어와 달리 인문/자연 모집단위의 선택과목이 극명하게 갈리는 수학의 경우, 계열별 유불리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논란에 불을 지핀 건 새로 개편된 통합형 수능과 함께 도입된 '점수 보정체계'다. 점수보정 체계는 학습분량이 많고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여겨지는 선택과목을 응시한 수험생 집단의 공통과목 점수가 평균적으로 높을 경우, 선택과목 점수 역시 다른 선택과목을 응시한 수험생들에 비해 상향 조정되는 구조를 말한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의 불이익을 없애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평가원 측은 1999학년부터 2004학년까지 탐구영역이 필수과목과 공통과목으로 구분돼 있었으며, 2005학년부터 2011학년까지는 수학(가)형에 공통/선택과목 구도가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오랜 기간 검증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인문계 학생들의 경우 수학 과목을 선택할 때 단시간에 공부하기 어려운 미적분이나 기하보다 확률과 통계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인문/자연 구분이 없는 모집단위나 교차지원이 가능한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인문계 학생들의 경우 예년보다 더욱 불리한 싸움을 이어가야 할 가능성이 높다. 한 교육전문가는 "수시에서 수능최저 충족을 위한 등급 역시 인문계 학생들에게 다소 불리하게 작용하게 될 수 있다. 인문/자연 구분 없는 수학 시험으로 인해 자연계 학생들이 수학에서 높은 등급을 선점할 가능성이 기존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교육전문가 역시 "점수보정 체계를 시행하는 게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의 시선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통합형 수능을 실시하며 고난이도 과목에 대해 이익을 부여하는 것은 또다른 유불리를 자아낼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교육전문가는 "수학 영역에서 과목에 따른 난이도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불 보듯 뻔한 사실이다. 상대적으로 쉬운 확통의 경우 인문계 학생들이 대부분 지원한다는 점 역시 명백하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인문/자연 모집단위 구분을 없애고 통합형 수능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비합리적이다"라며, "난이도가 높은 과목에 이익을 부여하는 게 아닌, 모집단위별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따른 수능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대성 이영덕 소장 역시 "인문계 학생들은 통상 인문계 모집단위라고 불리는 학과에 지원하는 경우가 대다수기 때문에 선택과목제를 도입한다고 해서 엄청난 유불리가 작용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도, "교차모집이 이뤄지거나, 계열 구분이 없는 모집단위의 경우 수능최저를 충족하는 데 있어 인문계 학생들이 훨씬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실제로 통합수능 체제에서는 확통을 응시한 인문계 학생들이 수능최저 충족에 더욱 불리한 입지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상대평가가 적용되는 등급제 특성상 수학 영역 상위권에 자연계 학생이 증가할 경우 인문계 학생들의 수학 등급이 상대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작년까지는 수학 영역을 통상 자연계 학생들이 응시하는 (가)형과 인문계 학생들이 응시하는 (나)형으로 구분, 유형에 따라 등급을 발표했기 때문에 응시 과목에 따른 유불리 논란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한 교육전문가는 “수시에선 대학별로 수능최저를 적용하는데 자신의 성적을 예상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대체 어떤 학교의 어떤 모집단위에 지원하라고 조언해야 할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의약학계열 모집인원 확대/모집단위별 교차지원.. '자연계 학생들만 유리해지는 구조'>
자연계 희망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 인문계 중 수학 반영비율이 높은 학과로 교차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문/자연 분리 모집이 시행됐던 작년 대입의 경우, 인문계 학생들이 자연계 모집단위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수학(가)나 과탐을 반드시 응시해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자연계 학생들이 인문계 모집단위에 지원할 때는 별도의 자격제한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 역시 2022전형계획으로 살펴보면, 인문계 모집단위는 상당수의 학교가 수학(확통/미기/기하) 중 선택, 탐구는 사회/과학 중 2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반면 인문계 학생들이 자연계 모집단위에 지원할 경우 대부분 수학은 미적분과 기하, 탐구는 과학 과목 중 2과목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의대 정원이 확대되고 약대가 학부모집을 실시함에 따라 자연계 학생들의 입시경쟁이 심화, 인문계 학생들의 수학 성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성 이영덕 소장은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의 수학 등급경쟁이 심해질 것"이라며, "그러다 보면 자연히 미적분/기하 응시생들의 공통과목 평균점이 높아질 확률이 높고, 점수보정 체계에 따라 선택과목에서도 확통 응시자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의견을 전했다. 자연계 학생들의 수학 경쟁이 심해질수록 확통을 응시한 인문계 학생들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의미다.

자연계 학생들의 '미적분 쏠림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투스 데이터베이스 조사 결과에 의하면, 대체로 자연계열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미적분/기하’ 선택자 중에서는 전체의 85.4%가 ‘미적분’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나 미적분 쏠림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1학년 수능의 경우 기하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연계 N수생 역시 대부분 미적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미적분 선택자 중 하위권 학생들은 확률과통계로 전환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재학생만 지원 가능했던 3월학평과 달리 6월, 9월모평에서는 계열/선택과목별 응시 인원 비율이 상당부분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 교육전문가는 "자연계 하위권 학생들이 확통으로 유입될 경우 인문계 학생들의 수학 등급하락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미적분에서 하위권 성적을 보였다 할지라도 수학 선택과목에서 가장 난이도가 낮다고 평가되는 확통에서는 인문계 학생보다 더 우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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