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재 풀 겹치고 서울대, 의학계열에 밀렸을 가능성'

[베리타스알파=강태연 기자] 15일 일부 언론들은 ‘지역인재 전형 40명 더 늘린다던 UNIST, 고작 7명 더 뽑아’, 'UNIST, 40명 늘린다던 지역인재전형 7명 더 뽑아‘ 등의 제목으로 UNIST가 울산시에게서 전형 확대 조건으로 교육지원예산을 받으려고 했으나, 선발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처럼 보도했다. 실제 UNIST는 기존 25명 내외를 선발하던 지역인재 전형을 지역 우수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울산시와 협약해 지난해 65명 내외로 늘렸다. 전형을 확대하는 조건으로 연간 지원금 중 일부를 교육지원예산으로 지정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맞지만, 마치 UNIST가 일부러 학생을 선발하지 않은 것처럼 기사가 보도되고 있었지만, 실상은 과연 그럴까.

여러 매체에서 기사를 작성한 것처럼 UNIST가 지난해 지역인재 전형에서 모집인원의 절반가량인 32명을 선발한 것은 맞지만, 선발을 안 한 것이 아니라 못해 '미달을 기록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전문가들은 서울대와 의대 등 우선순위가 높은 대학/학과에 밀렸다는 분석이다. 과학기술원 지원은 자연계열 학생들에게 있어서 수시6회제한에도 영향이 없어 흔히 ‘보너스 카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UNIST 지역인재에 지원한 인원은 193명으로 2.9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역인재 전형이 울산 소재의 40여개(과고 일반고 자사고 등)의 고교에서 최대 5명을 추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인원이 원서를 접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193명의 지원자 중 161명이 타 대학이나 재수로 이탈했다는 것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과기원 자체가 지원 방식이 보험을 들어놓는 형식이다보니, 서울대를 비롯한 의대 등의 지원자가 빠지면서 생겨난 공백으로 보인다. 울산지역을 대상으로 지역인재를 통해 선발을 실시하는 의대 전형에서도 이탈이 일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발인원만 채우면 울산시로부터 교육지원예산을 지정해 사용할 수 있는 상황에 UNIST가 고의적으로 선발을 미실시할 이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5명으로 모집인원이 전년 대비 40명 확대된 UNIST 지역인재 선발에서 절반 수준의 32명의 인원만 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UNIST는 지난해 지역 우수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울산 고교 출신 학생을 선발하는 지역인재 전형 정원을 기존 25명내외에서 65명내외로 늘렸고, 지난해 193명이 지원해 2.9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결과적으로 미달이 발생했다. /사진=UNIST 제공
15일 일부 언론들은 ‘지역인재 전형 40명 더 늘린다던 UNIST, 고작 7명 더 뽑아’, 'UNIST, 40명 늘린다던 지역인재전형 7명 더 뽑아‘ 등의 제목으로 UNIST가 울산시에게서 전형 확대 조건으로 교육지원예산을 받으려고 했으나, 선발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처럼 보도했다. 여러 매체에서 기사를 작성한 것처럼 UNIST가 지난해 지역인재 전형에서 모집인원의 절반가량인 32명을 선발한 것은 맞지만, 선발을 안 한 것이 아니라 못해 '미달을 기록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사진=UNIST 제공

지난해 65명으로 모집인원이 전년 대비 40명 확대된 UNIST 지역인재 전형에서 정원의 절반 수준의 32명만 최종선발돼 미달을 기록했다. UNIST는 지난해 지역 우수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울산 고교 출신 학생을 선발하는 지역인재 전형 정원을 기존 25명내외에서 65명내외로 늘렸고, 지난해 193명이 지원해 2.9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결과적으로 미달이 발생했다. 미달이 발생하게 된 상황에 대해 UNIST 입학처 관계자는 “선발 시 정원에 맞도록 선발을 실시하고 충원합격을 진행한 결과로, 합격생 중 다수가 타 대학에 중복합격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래도 지역인재 전형 자체가 학교장 추천을 받아야한다는 특성상 추천을 받은 학생들이 상위권이라는 점에서 대학을 선택하는 폭이 넓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울산시와 UNIST가 지역인재 전형을 확장시킨 이유는 지역인재가 다른 지역 대학으로 진학해 유출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울산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울산지역 고교 졸업생 1만1305명 중 65%인 7416명이 다른 지역 대학으로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지역대학 부족에 따른 학업 연령층 인구 이탈이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과 2030세대 인력유출 등으로 이어져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을 내리고, UNIST와 협의를 통해 선발규모를 늘렸던 것이다. 울산시는 지역인재 유출을 막고, UNIST는 교육예산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선발의지의 문제가 아닌 기본적으로 ‘보너스카드’로 활용되는 과기원 지원카드의 특성과 서울대를 비롯해 블랙홀이라 불리는 의학계열 진학열풍에 의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원규모만 보더라도 193명의 지원자들은 울산 소재 고교에서 대부분이 UNIST 지역인재에 지원했다고도 볼 수 있다. 과기원 지원카드가 수시6장제한에 영향을 받지 않고 수시납치도 없다는 이점을 활용해, 자연계열 상위권 수험생들이 ‘보험용’으로 우선 넣고 보는 성향이 그대로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다. UNIST 지역인재가 면접 없이 서류로만 전형을 진행했다는 점에서도, 수험생 입장에선 자소서 등을 손보는 정도로도 부담없이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의견이다.

보험용으로 넣어둔 과기원 지원서는 서울대를 비롯한 의학계열에게 우선순위가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수험생들의 지원양상에 어떠한 영향력도 없다보니 우선순위의 대학/학과에 진학하면 자연스럽게 버리는 카드가 된다는 것이다. 의대의 경우 정시확대가 이뤄지는 상황에 정시비중이 큰 의대를 목표로 두는 학생들이 많아졌고, 의대진학을 꿈꾸는 경우 최상위권 학생일 가능성이 높다. 고교별로 추천하는 5명의 인원 역시 자연계열 내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하는 학생들일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들의 진학이 서울대를 비롯한 의대 등의 의학계열로 몰리고 있다는 점에서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라며 “지방대 의대에서 울산지역 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인재 전형에 지원할 수 있고, 고교의 추천을 받아야하는 전형 등의 학생풀은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에 매력적인 선택지들이 우선순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UNIST 지역인재는 공통 자격을 충족하면서 울산시 소재 고교에서 교육 전 과정을 이수하고, 고교 재학 전 기간 동안 주민등록상 울산에 거주해야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다. 재학 또는 출신 고교 학교장의 추천도 필요하며, 고교별 추천인원은 5명으로 제한된다. 선발방식은 면접 없이 서류로만 평가하는 방식으로,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 등을 활용한다. 학업역량, 지원계열에 대한 관심, 학교생활충실도, 인성 등 글로벌 과학기술 리더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제출서류 추가확인과 면접을 실시할 수 있다. 학업역량은 수학 과학 국어 영어 교과를 중심으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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