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보건/의료계열 4개직업 10위권 랭크..1위 교사 감소추세

[베리타스알파=정진주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2020년 고등학생 희망직업에 간호사가 2위, 의사가 5위로 급부상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2019년 10위권 안에도 들지 못했던 의사가 5위로 급부상했다. 중고생들의 희망직업 부동의 1위인 교사는 매년 비율이 감소하는 추세다. 교육부는 희망직업이 전보다 다양해졌다는 분석이지만 1위부터 10위까지 교사 군인 경찰 등의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경향은 지속적이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지난해 7월15일부터 10월15일까지 초·중·고생 2만3223명, 학부모 1만6065명, 교원 28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한 '2020년 초·중등 진로 교육 현황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코로나19 여파 가운데 초중고생들의 희망직업으로 의사, 간호사가 부상했다./사진=베리타스알파DB

 

<의사 등 보건/의료계열 선호도 급등>
대입과 맞닿아 있는만큼 가장 현실적인 선호직업 양상을 보여주는 고등학생의 보건/의료계열 선호도는 급등했다. 고등학생 선호직업 10위 권 내 보건/의료계열만 4개다. 보건/의료계열은 선호직업 상위 10위권 전체비율인 34% 중에서 무려 13.7%를 차지했다. 전체 파이 중 3분의1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하지만 2019년 조사에서 보건/의료계열이 차지한 비율은 상위 10위권 전체비율인 32.3% 중 6.3%로, 전체의 약 4분의1에도 미치지 못했다. 실제 2019년에는 간호사 3위(3.7%), 생명/자연과학자 및 연구원 6위(2.6%)로 단 2개만 10위권에 올랐다. 2020년에는 간호사가 4.4%로 2위, 생명/자연과학자 및 연구원이 3.6%로 3위, 의사 3.2%로 5위, 의료/보건관련직 2.5%로 9위다. 의사는 2019년 11위로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지만 올해 무려 6계단이 상승한 5위를 기록했다. 의료/보건관련직도 9위에 올라 역시 2020년 처음으로 10위권에 안착했다. 

중학생 선호직업에서도 의사는 꾸준한 증가세다. 2018년 4.8%로 3위에 올랐고 2019년에는 4.9%로 2위에 올랐다. 2020년에는 2019년과 같은 2위를 차지했지만 비율은 1.3%p 늘었다. 갈수록 비율이 낮아지는 부동의 1위 교사와의 격차를 전년도 6%p에서 올해 2.7%p로 더욱 줄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19년 10위로 10위권 안에 들기 시작한 간호사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 2020년 8위로 올라섰다. 

초등학생 사이에서 의사는 운동선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4위였던 2019년보다 2계단 올라 1위인 운동선수와의 격차를 1.3%p로 줄였다. 비율로만 보자면 2%p나 의사선호도가 증가했다. 2%는 2020년 고등학생 선호직업 중 공무원(10위)이 차지한 비율로 결코 작지 않은 수치다. 의사는 순위로만 보면 2018년 3위, 2019년 4위로 반짝 처진 것으로 보이지만 비율로 보면 2018년 5.1%, 2019년 5.6%, 2020년 7.6%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보건/의료계열의 선호도가 2020년 급증한 이유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보인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방역 최전선에 선 전문 의사와 간호사, 역학조사관들의 노력,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나선 과학자들을 향해 관심이 쏠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고등생 부동의 1위, 교사>
중고등생 사이에서 부동의 1위는 교사다. 2009년부터 교사가 중고등생 사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역시 교사가 1위지만 그 비율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고등학생의 경우 2018년 9.3%의 선택을 받았으나 2019년 7.4%, 2020년 6.3%로 매년 1%p 이상의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2018년 2위였던 간호사와 무려 4.4%p차이가 났다. 4.4%는 그해 선호직업 3위였던 경찰관(4.5%)과 비등한 비율로 엄청난 차이다. 하지만 2020년에는 2위인 간호사보다 1.9%p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2위와의 격차가 점점 줄어들면서 1위가 위태로워지고 있는 양상이다. 

중학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교사 비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2018년 11.9%로 1위에 등극했지만 2019년 10.9%로 1%p가 감소했고 2019년에 비해 2020년 8.9%로 다시 2%p가 추가 감소해 하락세가 커지고 있다. 2018년 2위였던 경찰관(5.2%)의 두배 이상으로 압도적이었던 선호 비율이 2020년 2위인 의사(6.2%)와 2.7%p 차이로 2위와의 격차가 확연하게 줄었다. 

초등학생 선호 직업 1위는 교사가 아닌 운동선수다. 최근 3년간 꾸준히 1위를 지켜오고 있다. 다만 최근 3년간 선호 비율은 2020년 가장 낮게 나타났다. 2018년 9.8%, 2019년 11.6%, 2020년 8.8%로 2020년에 들어서 8%대로 떨어졌다. 2018년 2019년 2위는 교사였다. 그러나 교사는 2018년 8.7%(2위), 2019년 6.9%(2위)로 점점 하락하더니 결국 2020년 6.5%로 의사(7.6%)에 밀려 3위로 떨어졌다. 초등학생에서도 교사 선호도는 낮아진 셈이다.  

특히 고등학생에서 희망직업 순위 속 교사의 비율이 점점 낮아지는 이유는 희망직업 다양화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장기화된 취업난을 교사 역시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도 보인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대와 사범대 등 초, 중등 교원 양성기관의 정원 수는 계속적으로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2일 교육부는 '2020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결과를 통해 사범대와 일반대 교육과와 교직과정, 교육대학원 등의 인원을 감축/폐지 결정했고 교대 등 초등교원양성기관을 대상으로도 올해 안에 진단할 예정이다. 게다가 교사를 희망한다면 좁은 입시문을 통과한 후에도 높은 경쟁률의 임용고시를 다시 한번 뚫어야한다. 지난해 서울교육청은 과목별 중등 일반교사 661명을 모집했고 6153명이 지원해 경쟁률 9.31대1을 기록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데다 최근 교권악화등도 교사 인기도 하락의 요인으로 보인다. 

<군인/공무원/경찰, 중고등생 사이서 꾸준한 인기>
중고등생 선호직업에서 꾸준히 상위 10위 안에 들지만 초등학생 선호직업 10위권에는 없는 직업이 있다. 군인과 공무원이다. 두 직업 모두 안정적인 것으로 유명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계속되는 취업난 속에서 안정적인 생계유지를 도모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등학생 사이에서 군인은 2018, 2019년 모두 5위에 올랐고 비율은 2.8%에서 2.9%로 0.1%p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0.5%p가 증가하면서 3.4%로 생명/자연과학자 및 연구원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보건/의료계의 인기를 기반으로 5위에 오른 의사와는 0.2%p차이다. 공무원의 경우에도 군인보다는 낮지만 2018년 10위, 2019년 9위, 2020년 10위로 지속적으로 10위권에 머무르는 것을 볼 수 있다. 비율은 3년 연속 2%로 꾸준한 인기를 보여준다. 2020년 희망직업 상위 10위권 전체 비율인 34%에서 군인과 공무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5.4%로 약 6분의1에 해당한다.

중학생 사이에서도 역시 군인이 근소하게 공무원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군인은 2018년 2.4%, 2019년 2.6%, 2020년 3.5%로 드디어 2020년에 3%를 넘어섰다. 순위로 보자면 2018년과 2019년 각각 7위에서 2020년 4위로 급등했다. 공무원의 선호도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공무원은 2018년 2.3%, 2019년 2.5%로 각각 8위에 올랐으나 2020년 3.1%로 역시 3%를 넘어서면서 6위에 안착했다. 다만 군인과 공무원 사이의 간격은 다소 커진 것으로 보인다. 군인과 공무원은 2018년과 2019년 모두 0.1%p 차이로 나란히 7,8위를 차지했지만 2020년에는 0.4%p의 차이로 4위와 6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2020년 희망직업 상위10위권 전체 비율인 39.7% 중 군인과 공무원은 6.6%를 차지해 약 6분의1에 해당하는 수치를 보여줬다. 

군인/공무원과 함께 준공무원급 직업인 경찰도 중고등생 사이에서 꾸준히 10위권 안에 들지만 초등생에서도 높은 인기를 보여준다. 다만 중고등생에서는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고등학생에서는 2018년 4.5%, 2019년 3.8%, 2020년 3%로 꾸준히 하락세다. 중학생에서도 2018년 5.2%, 2019년 4.9%, 2020년 4.5%로 경찰 선택 비율이 감소했다. 초등학생에서는 2018년 4.3%, 2019년 3.7%, 2020년 4.2%의 선호도를 보여줬다. 수험생 입장에서 경찰로 진출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경로인 경찰대는 지난해 모집인원을 축소하면서 경쟁률이 대폭 증가했고 2019 신입생부터 경찰대만의 병역특혜를 없앤 바 있다. 

<희망직업 다양화>
특정 직업에 희망이 쏠리는 현상은 갈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보다 다양한 직업을 희망하는 셈이다. 2020년 희망 직업 상위 10위까지의 누계 비율은 고등학생 34%, 중학생 39.7%, 초등학생 48.8%다. 초중학생은 최근 3년동안 가장 낮은 수치이며 고등학생 역시 34%로 2019년 32.3%보다는 소폭 상승했으나 전체적으로 낮아진 양상이다. 5년 전 고등학생 상위 10위 누계 비율은 40.9%였기 때문이다. 중학생은 5년 전 누계 비율이 41.7%였으나 2018년 41.5%, 2019년 40.9%, 2020년 39.7%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초등학생 역시 5년 전 누계비율이 무려 25.7%로 과반이 넘었으나 2018년 50.5%, 2019년 51.2%, 2020년 48.8%로 드디어 절반 이내로 들어왔다. 10위권에 없는 직업을 고르는 학생수가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희망직업, 어떻게 선택할까> 
- 희망직업 선택 기준
학생들은 '좋아하는 일'과 '잘 해낼 수 있는 일'을 기준으로 희망직업을 선택했다. 희망직업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로 좋아하는 일을 꼽은 학생은 고등학생 44%, 중학생 46.5%, 초등학생 50.8%로 절반에 가까웠다. 이어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란 응답이 각각 22.9%, 22.4%, 18.8%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고등학생에서 해당 응답은 최근 3년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2018년 21.4%, 2019년 21.1%, 2020년 22.9%를 차지했다. 3위인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 해당 직업을 선택했다는 비율은 각각 6.9%, 7.6%, 7.3%로 모든 연령층에서 10%를 넘기지 못했다. 

- 진로정보획득/상담..비대면 방식 '증가'
코로나19의 여파로 진로정보를 얻고 진로상담을 받는 방식이 다소 바뀐 양상이다. 진로정보는 온라인매체를 통해 얻는 경우가 고등학생 기준 2019년 19.3%에서 2020년 27.8%로 8.5%상승했고, 진로상담은 전화상담과 온라인상담을 통해 받는 비율이 2019년보다 증가했다(고등학생 기준 35.1%→46.8%). 

고등학생이 진로정보를 얻는 경로는 온라인매체가 가장 높았다. 실제로 진로정보사이트 '커리어넷'은 48.9%, '인터넷 동영상'이 27.8%였다. 즉, 온라인매체 비율만 76.7%인 것이다. 담임교사에게 정보를 얻는 경우는 27.3%로 뒤를 이었다. 마지막으로 학부모/가족에게 정보를 얻는 경우는 24%로 대입정보포털(25.3%)보다도 뒤쳐져 최하위를 기록했다. 

중학생이 진로정보는 얻는 경로 고등학생에서 꼴찌를 했던 학부모/가족이 1위를 차지한 모습이다. 중학생의 경우 정보를 학부모/가족(42.7%)에게서 가장 많이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리어넷(42.6%)과 친구(28.5%), 인터넷동영상(26.9%)이 뒤를 이었고 사회관계망서비스(24.8%)가 순위에 올랐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