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신승희 기자] 성공회대에 학부 최초로 난민 학생이 입학했다고 23일 전했다.이번 2021 수시모집으로 인문융합자율학부에 입학한 그레이셔스(만18세) 학생이 그 주인공이다.

가나 난민촌에서 태어난 그레이셔스 학생은 10살 때인 2012년 엄마와 함께 한국에 왔다. 그레이셔스 학생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한국 학교에 다니기 시작해 한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식당, 전단지 배포 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도 고등학교에서 영어 시사 토론반 활동을 하며 통역사의 꿈을 키웠다.

그레이셔스 학생은 성공회대 인문융합자율학부에 입학한 이유도 영어학전공을 공부해 통역사의 꿈을 이루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입학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았다. 다행히 첫 학기 등록금은 한국어능력우수자에게 주어지는 전액 장학금을 받아 해결했고, 입학금은 한국인 지인의 도움을 받았다. 기숙사비는 이 학생의 사연을 알게 된 성공회대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100여 만 원을 모아 납부할 수 있었다.

성공회대 21학번 새내기가 된 그레이셔스 학생은 “비자와 경제적 문제로 대학은 못 갈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대학생이 되어 많이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가족들의 비자가 불안한 상황이라 두렵기도 하다”며 “앞으로 내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잘 해나가서 졸업까지 잘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레이셔스 학생을 위해 직원 대상 모금을 주도한 성공회대의 한 직원은 “가족 중 유일하게 한국어를 할 수 있어 가장의 역할까지 해야 하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대견스러웠다”며, “성공회대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해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사회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공회대와 난민 학생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성공회대 학부 입학은 그레이셔스 학생이 최초이지만 성공회대 일반대학원 아시아비정부기구학전공(MAINS)에는 이미 콩고, 미얀마, 이라크, 예멘에서 온 4명의 난민 학생이 졸업한 바 있다. 한편, 그레이셔스 학생과 가족들은 NGO단체의 도움으로 난민 신청을 해 2017년 대법원으로부터 난민으로 인정한다는 판결을 받았으나 1년마다 비자를 갱신해야 하는 인도적체류허가자이다. 이 때문에 그레이셔스 학생과 가족들은 여전히 추방의 불안감을 안고 살고 있다.

그레이셔스가 막내 동생을 돌보고 있는 모습. /사진=조진섭 사진가 제공
그레이셔스가 막내 동생을 돌보고 있는 모습. /사진=조진섭 사진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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