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참여율 74.8%, 사교육참여시간 OECD평균 6배

[베리타스알파=유다원 기자] 공교육 재정의 꾸준한 확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교육지표 현황과 사교육 영향 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방과 후 사교육 참여시간은 주 평균 약 3시간40분으로 조사대상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OECD 평균인 40분의 약 6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체 초중고 학생 사교육 참여율 역시 2016년 67.8%, 2017년 71.2%, 2018년 72.8%, 2019년 74.8%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월평균 1인당 사교육비도 2019년 32만1000원으로, 2007년 조사 이후 처음으로 30만원대를 돌파한 모습이다.

공교육 재정의 꾸준한 확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정시확대 등으로 인한 혼란 가중'.. 사교육 참여율/사교육비 매년 '증가'>
지방교육재정의 꾸준한 증가세/교원 1인당 학생 수 감소/높은 수준의 교사 인건비 등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과 1인당 사교육비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PISA 2018' 자료를 인용하며 우리나라의 방과 후 사교육 참여시간은 OECD 평균의 6배에 이른다고 지적하고 있다.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tudent Assessment)는 만15세를 대상으로 읽기 수학 과학 소양의 성취와 추이를 국제적으로 비S교하고, 교육맥락변인과 성취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3년을 주기로 시행되는 국제 비교 연구다. 한국은 첫 주기인 PISA 2000부터 지속적으로 참여해왔다.

초중고 사교육 참여율 전체 평균은 2017년부터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67.8%에서  2017년 71.2%, 2018년 72.8%, 2019년 74.8% 순의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2015년 소폭(0.2%p) 증가한 것을 제외하고는 2007년 이후 2016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2017년부터 3년 연속 사교육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그 동안 사교육 참여율은 완만하게 하락하는 추세였다. 과고와 외고 등 특목고 입시를 위해 집중됐던 사교육 수요가 분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학종 위주의 수시체제가 확대기조를 유지하면서 공교육이 강화된 입시의 흐름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렇지만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3년 동안 사교육 참여율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교육당국이 기존의 정책기조를 완전히 뒤집으면서 유발된 대입과 고입 혼란이 수요자들의 사교육 의존도를 높인 원인으로 보인다. 앞으로 정시확대가 예고된 상황에서 사교육 참여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복학습이 유리한 수능 특성상 사교육을 통해 많은 기출문제를 단시간에 풀어내는 식의 주입식 교육이 효과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초중고 월평균 1인당 사교육비 역시 2019년 32만1000원으로 2007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30만원대를 돌파한 모습이다. 2018년 29만1000원 대비 3만원이 늘었다. 조사결과가 실제 체감하는 사교육비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조사 대상 가운데 사교육비를 받지 않는 학생의 지출액을 0원으로 계산했기 때문이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지출만 평균을 낼 경우 월평균 사교육비는 42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전년의 39만9000원보다 7.5%가 증가한 셈이다. 

정시확대로 인한 대입혼란이 사교육비 지출의 상승을 이끌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작년 3월 공개했던 '2019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학교급별로 사교육비 모두 상승한 가운데 고교생의 증가세가 컸기 때문이다. 고등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6만5000원으로 전년 대비 4만4000원이 늘어난 13.6%의 증가율을 보였다. 중학생이 33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2만6000원(8.4%), 초등학생이 29만원으로 전년 대비 2만7000원(10.3%) 증가했다.

<학업성취도 하락세.. '사교육 통한 단순 문제풀이 지양,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보고서는 우리나라 학업성취도가 세계적으로 상위권에 위치하지만 사교육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으며 공교육의 성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PISA 테스트 평균점수 및 순위는 국제비교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나 공교육과의 연관성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청년패널조사(YP2007)자료를 사용해 실증분석을 수행한 결과 사교육을 수강하는 경우 학교성적 상위권에 속할 확률이 유의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사교육을 받을 경우 수학 성적이 상위권에 속할 확률은 약 23.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영어 사교육을 받을 경우에도 영어 성적 상위권에 속할 확률이 약 18.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교육은 중위권/하위권에 속할 확률도 유의적으로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의 경우 사교육을 받을 경우 학교성적이 하위권에 속할 확률은 약 11.5% 감소했고, 중위권에 속할 확률도 약 12.3%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영어의 경우 하위권에 해당할 확률은 약 7.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위권에 속할 확률도 약 10.7%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청년패널조사는 2018년 데이터를 사용해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일반고/인문계 학생을 대상으로 분석됐으며 수학/영어 학교성적, 수학/영어 사교육 여부, 학생의 성별, 부모의 학력수준, 부모의 취업여부, 수업내용 만족도, 선생님 만족도, 수학/영어 선호도, 지역변수 등을 사용해 측정됐다. 

최근 들어서는 평균점수와 순위가 하락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교육 의존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입장이다. 한 전문가는 “국제 성취도 평가 등의 출제문제가 갈수록 정교해지고 다각적인 사고방식을 요구함에 따라, 단순 문제풀이 식으로 학습을 진행할 경우 문제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성취도가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학습 전반을 사교육에 의존할 경우 당장의 수행평가에는 높은 점수를 보일 수 있으나, 자발적 흥미가 배제된 교육이 이어지고 있어 학년이 올라가고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쉽게 포기하는 인원이 많아진다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을 무작정 학원에 맡기기보다는, 가정과 학교에서 과목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활동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 PISA에서 회귀분석 기법을 이용해 3년 주기별 PISA 평가의 평균 추세를 추정해 공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3년 주기별 평균 성취도 변화 계수값은 읽기 영역의 경우 –3.1, 수학 영역은 –4.1, 과학 영역은 –2.9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균 성취도 변화 계수값은 마이너스(-) 값에 치우칠수록 성취도가 하락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최근에 고등학생의 학력이 매년 하락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생의 경우 전수조사로 시행된 2016년 이후 학업성취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국어, 수학, 영어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의 평균값은 2016년 82.8%에서 2019년 73.9%로 점진적으로 하락한 모습이다. 특히 수학과목의 경우 2016년 보통학력 이상의 비율은 78.2%였으나 2019년 65.5%로 12.7% 포인트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수학과목에서의 학력수준 하락은 상대적으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진 공교육 여건.. 세부항목 지출 구조조정 통한 공교육 다양화 '필요'> 
한편 교육여건의 대표적 지표로 통하는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학령인구 감소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교원 수는 매년 유의미한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16.5명, 중학교 13.5명, 고등학교 12.8명으로, 2017년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했던 초등학교 22.3명, 중학교 26.4명, 고등학교 28.2명 대비 2년 새 각각 5.8명, 12.9명, 15.4명 감소한 수치다. OECD 평균인 초등학교 14.6명, 중학교 13명, 고등학교 12.8명과도 근접한 수치다. 

공교육 여건의 또다른 지표로 통하는 수업시간당 급여수준은 OECD '최고'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공개된 초등학교 국공립 교사 1인당 급여수준은 연 6243만4130원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인 연 5163만6900원보다 약 1079만원 높은 수치다. 단, 해당 수치는 달러로 표기된 금액을 원으로 환산한 것으로 실제 금액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보고서는 향후 초중등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교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교수 및 학습활동 지원 중심으로 투자를 개편하여 공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경연 유진성 연구위원은 "교육의 획일성/하향평준화를 지양하고 학교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사고 폐지 등의 입시 변화를 교육 수요자의 선택과 만족도에 따라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학생들의 학력향상과 4차 산업혁명 등 사회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해 교수-학습활동에 대한 지출을 확대하고 세부항목에 대한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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