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별 비중 고려해야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21정시는 7일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개막한다. 수험생들이 정시 지원에 앞서 최종지원전략을 가다듬어야할 때다. 우선 수능이 합불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큰 전형인 만큼 대학별 수능 반영영역/비중과 환산점수 합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기에다 전년 경쟁률/충원율도 함께 살펴야 한다. 서울교육연구정보원이 최근 발간한 ‘2021 대입 정시전형 진학지도 길잡이(교사용)’를 통해 영역별 우수자 지원전략 등을 살펴봤다. 

정시지원을 목전에 두고 수험생들은 대학별 영역비율과 반영지표 등을 활용한 대학 환산점수를 통해 최종 지원전략을 살펴야 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정시지원을 목전에 두고 수험생들은 대학별 영역비율과 반영지표 등을 활용한 대학 환산점수를 통해 최종 지원전략을 살펴야 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표점/백분위 단순합 아닌 ‘대학별 환산점수’ 활용>
정시 지원에서 수험생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것은 영역별 편차다. 모든 영역의 성적이 비슷한 경우도 있겠지만 특정 영역에 강점이 있고 특정 영역은 자신이 없는 학생들도 많기 때문이다. 서교연은 “예전에는 한 영역에서 우수함을 보이면 다른 영역에서 또한 우수함을 보이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갈수록 모든 영역에서 우수하기보다는 영역별 편차가 큰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성적이 좋지 못한 영역을 더욱 보완해 끌어올리는 것이 더 선호대학의 합격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본인이 잘하고 흥미있는 영역에 더욱 집중하게 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정시에서 합격자를 결정하는 점수는 표준점수의 총합이나 백분위의 총합이 아닌, 대학 환산점수다. 지원자들의 석차를 계산해 정원 범위에서 커트라인이 형성된다. 서교연은 “많은 수험생들이 대학환산점수보다는 자신의 표준점수나 백분위의 단순합을 기준으로 지원전략을 세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매우 위험하다. 좀 더 정확한 점수를 기준으로 하기 위해 자신의 점수에 영역별 반영비율을 곱해서 만든 환산점수를 활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단순합을 활용하는 것보다는 정확할 수 있으나 이 또한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학마다 총점이 다르기 때문에 대학별 환산점수로는 대학별 유불리를 비교하기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지원범위를 잡을 때까지는 영역별 반영비율을 적용한 표준점수나 백분위의 합을 활용하고 어느정도 범위가 좁혀진 다음 대학별 환산점수를 계산해 최종지원전략을 세운다.

<탐구 변표 고려한 환산점수 계산>
환산점수 계산 시 고려해야 하는 것은 탐구영역 변환표준점수다. 선택형으로 실시하는 탐구영역은 난이도가 모든 과목에서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 표점이나 백분위를 그대로 활용하면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발생하기 때문에 활용하는 지표다. 대학마다 발표한 점수를 기반으로 자신의 점수를 다시 계산 한 후 위치를 점검해야 한다. 변환표준점수는 백분위를 기준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탐구영역 중심으로 총점 합이 높았던 수험생은 변표를 적용할 경우 원래 점수보다 낮은 점수를 얻게 된다. 반대로 국어 수학 중심으로 총점이 높고 탐구영역이 낮은 수험생은 원래 점수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게 된다. “여러 대학에서 발표한 탐구영역의 변표 급간 차이가 상대적으로 좁게 형성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총점에서 탐구가 우수했던 수험생은 변표를 적용하는 대학에 지원할 때 보다 신중한 전략이 필요하다. 

<국 수(가) 어렵고 영어 쉬웠던 2021수능.. 영어 전략적 활용은 어려워>
수능의 난이도가 영역 영향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똑같은 점수를 받더라도 표준점수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영역별 만점 점수차가 발생할 경우 상위권 학생들은 원점수와 백분위가 같더라도 만점 점수가 높은 영역에서 고득점을 하게 되면 더 높은 표준점수를 받게 된다. 올해 수능의 경우 국어와 수(가)의 난이도가 높게 나타난 특징이다. 국 수(가) 시험을 더 잘 본 학생이 더 유리할 수 있는 셈이다. 서교연은 “물론 상위권 학생들에게 더 많이 적용되는 것으로 아래 등급의 점수대로 내려올수록 이러한 특징은 사라지게 되고 같은 등급에 따른 영역별 표준점수의 차이는 좁혀지게 된다”며 “2019수능이나 2020수능 모두 3등급까지 내려오게 되면 영역별 표준점수의 차이가 크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영역별 난이도 차이가 크면 상위권 학생들은 어려운 영역을 잘 본 학생이 보다 유리할 수도 있게 되지만, 중위권 학생들에게는 반영비율이 높은 영역을 잘 본 학생이 일반적으로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영어의 경우 올해 유난히 쉽게 출제됐다. 영어 1등급 비율이 12.66%로 절대평가 도입 이래 가장 큰 비율이었다. 그만큼 영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영어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영어에서 높은 등급이 무기가 되기보다는 필수 요소 정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등급별 인원이 많아지게 된 만큼 아무리 영어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이라 하더라도 지원자 대부분이 같은 등급 학생으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영역별 비중 고려.. 특정영역 비중 높을 경우 변수 유의>
대학별 영역 반영비율을 분석했을 때 일부 영역을 반영하거나 한 영역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영역별 반영비율 차이가 크거나 일부 영역만을 반영하는 경우 일반적인 경우보다 의외성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점수가 높다고 해서 무턱대고 지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2개영역만 반영할 경우 생각보다 2개영역 고득점자들이 많아서 배치점수를 보고 지원한다 해도 합격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신중한 지원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문계열에서 2개영역을 반영하는 대학 중 국어영역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을 살펴보면 우수영역을 택해 반영할 수 있는 경우를 모두 포함해 한림대(인문계열)이 80%로 매우 높다. 50%인 대학인 신한대(인문계열), 우송대(인문계열), 을지대(성남 일반2 의료홍보디자인), 을지대(의정부 일반2 스포츠아웃도어), 인천가톨릭대(문화콘텐츠), 건국대(글로컬 인문계열), 한국산기대(수능우수자 경영)이다. 한림대(글로벌학부)는 40%를 반영한다. 

수학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의 경우 역시 우수영역을 택해 반영할 수 있는 경우를 포함해 80%인 곳이 한림대(인문계열)이다. 50%인 곳은 한국산기대(수능우수자 경영), 건국대(글로컬 인문), 신한대(인문계열), 우송대(인문계열), 인천가톨릭대(문화콘텐츠) 등이다.

자연계열에서 2개영역을 반영하는 대학 중 국어영역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을 살펴보면 우수영역을 택해 반영할 수 있는 경우를 모두 포함해 한림대(자연계열)이 80%, 건국대(글로컬 자연계열), 신한대(자연계열), 안동대(물리학과), 우송대(자연계열), 을지대(성남 의정부 일반전형2 자연계열)이 50%, 한국산기대(수능우수자 공학계열) 40%다. 

수학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 중에서는 서원대(수학교육)가 1개영역을 반영하며 100%로 가장 높다. 2개영역을 반영하는 경우 한림대(자연계열)이 80%, 한국산기대(수능우수자 공학계열) 60%, 건국대(글로컬 자연계열), 신한대(자연계열), 안동대(물리학과), 우송대(자연계열), 을지대(성남 의정부 일반전형2 자연계열)이 50%다. 

<2020학년 충원합격 현황.. 전년보다 감소>
정시에서 경쟁률뿐만 아니라 함께 고려할 요소는 충원율이다. 충원율은 최종모집인원 대비 추가합격한 비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모집인원이 50명인 학과에서 충원율이 100%라면 최초합격자 이외에 한바퀴 더 돌아 50명이 추가로 합격했다는 의미이다. 

2020학년 정시 충원결과를 보면 전년 전체적으로 조금씩 증가된 데 비해 2020학년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감소한 추세다. 지원자들이 바뀌는 교육과정에 부담감을 느끼고 소신지원보다는 안정지원에 좀 더 집중한 결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가/나군에 비해 다군은 학생 선호도가 높은 상위권 대학이 적게 분포해 충원율이 매우 높게 나타나는 편이다. 인문계열의 경우 가군 113.2%, 나군 91.3%에 비해 다군은 376.4%로 3~4배 가량 차이가 난다. 전년보다는 낮아졌지만 비슷한 경향이 유지되고 있다. 자연계열에서도 비슷한 경향이다. 건국대 인문계열 중 다군에서 유일하게 8명을 모집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의 경우 97명(2019학년 96명)이 추합해 충원율이 1212.5%를 기록했다. 

다군을 제외하고 보면 인문계열의 경우 가군의 충원율이 나군에 비해 높다. 가군의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등 가군에 지원한 학생이 나군의 연세대나 고려대를 동시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나군에서 고려대보다 연세대의 충원율이 높은 편인데, 가군에서 모집하는 서울대와 중복 합격한 학생이 고려대보다 연세대가 더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자연계열의 경우 의대 치대 한의대의 영향을 받아 인문계열보다는 서울대를 비롯한 최상위권 대학의 충원율이 높게 나타난다. 의학계열 선호현상을 통해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상위권 다른 대학들까지도 충원율이 함께 높아지는 경향이다.

2019학년과 2020학년을 비교해보면 서강대(자연계열) 한양대 성균관대 등의 충원율이 감소했다. 서울대 정시 모집인원이 전년보다 줄었고 나군 고려대와 연세대의 수시이월인원이 전년보다 줄어들면서 정시 모집인원 확대폭이 크지 않았던 점, 의대 정시모집인원이 50여 명 줄어든 점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중복합격의 수치가 내려갔다는 분석이다. 서교연은 “서강대의 경우 2019학년 인문/자연 구분 없이 각 영역 반영비율을 같게 해 계열에 관계 없이 모든 모집단위를 지원할 수 있었던 점을 이용해 전략적 지원을 한 학생들이 많아 충원율이 높아졌던 것에 비해 2020학년엔 그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2021학년부터 수능에 적용되는 교육과정이 달라지기 때문에 재수에 대한 부담이 충원율에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반면 중앙대 국민대 세종대 서울과기대 숙명여대 서울여대 등은 충원율이 소폭 상승했다. “대학의 특성에 맞는 유리한 성적을 받은 학생들이 우선적으로 안정 지원을 한 후 다른 모집군에 상향 지원을 하거나 학생 본인이 원하는 모집단위에 지원해 이동하는 가능성이 큰 대학들로 예상된다”며 “중앙대는 다군에 있는 학과들이 원래도 충원율이 높았지만 더욱 높아진 것은 가군의 서울대와 나군의 연세대/고려대에 지원한 학생들이 본인이 원하는 과보다 더 낮춰 안정지원을 해 충원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2020학년의 안정지원 경향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수험생 감소세가 여전하고 이는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의 합격선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교과전형에서 소신지원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정시지원에는 안정지원하는 소극적인 경향이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충원율이 계속해서 높게 나타나는 일부 대학의 모집단위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과 학과의 2~3년간의 충원율과 대학에서 발표한 환산점 합격선 등을 함께 고려해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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