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혁 한뜸 한의원 원장

코로나사태가 언제 끝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안전한 백신이 개발되어 집단면역이 생기고, 치료제도 만들어져 코로나19에 감염되어도 중증으로 진행되기 전에 치료가 되는 때이다.
현재 영국과 미국에서 백신이 접종되고 있는 만큼 멀리 희망의 빛이 보이는 상황이다. 치료제도 국내의 GC녹십자와 셀트리온 등에서 내년 초까지 3상에 들어가는 등 국내외의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코로나19는 인류가 겪었던 수많은 전염병들과 비교하면 심각한 병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20세기 초에 수천만 명이 사망한 스페인독감과 비교해도 그렇다.
1918년 조선총독부는 통계연감에서 총인구 1670만 명 중에서 44%인 742만 명이 독감에 걸렸고 14만여 명이 죽었다고 집계했다. 사망자 집계 등의 문제가 있었을 것을 감안하면 더 많은 사망자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918년 봄에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가을에 변종이 생겨 9월 이후 전 세계에서 5천만 명이 넘게 사망했다고 추정되기도 한다. 게다가 사망자의 70% 이상이 25~35세 사이의 젊은 층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의 사망자가 1백61만 명(14일 현재) 정도인 것을 보면 스페인 독감 보다는 피해가 적은 셈이다.
그 이유는 바로 의학의 발전이다. 이전의 코로나19가 스페인 독감보다 덜 심각한 이유는 독감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폐렴 등의 후유증을 현대의학이 잘 제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말 등으로 전염되는 방식을 파악해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으로 전염속도를 늦추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이다.
스페인독감은 1918년부터 1920년까지 2년 반 정도 전 세계에서 유행한 다음 거의 사라졌다. 그 이유는 아마도 거의 모든 사람이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집단면역이 생겼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백신 개발에 몰두하는 이유가 바로 감염이 아닌 백신을 통한 집단면역을 만들어내기 위함이다.

/황치혁 한뜸 한의원 원장
/황치혁 한뜸 한의원 원장

새로운 백신을 만들어내기가 아주 어렵지만 백신의 제조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우리 몸이 새로운 바이러스와 싸우는 항체를 빨리 만들어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 몸의 면역세표인 백혈구 중의 B림프구와 T림프구는 새로운 바이러스를 공격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들어 낸다. 문제는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항원을 만드는데 며칠 또는 몇 주가 걸린다는 것. 그 시간 동안 우리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는 폭증해서 폐렴 등의 심각한 병을 만들고, 그로 인해 생명이 위험해진다.
백신은 바이러스에 노출시키는 것도 같은 효과를 내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으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항체를 만들어내게 먼저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백신은 만드는 방법이 여러 가지이다. 먼저 약화된 바이러스를 몸에 투여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천연두백신이다.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는 천연두바이러스 백신으로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우드바이러스를 사용했다. 현대의 바이러스 백신은 직접 바이러스를 투입하는 방식을 거의 쓰지 않는다.
최근의 바이러스 백신은 바이러스가 세포로 침투할 때 꼭 필요한 단백질을 차단하는 방식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로 침투해 병을 일으키려면 자신의 유전자를 세포 안으로 침투시켜야 한다. 세포 내로 들어가야 유전자를 복제하며 자신을 증식시킬 수 있다. 그런데 세포로 들어갈 때엔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필요하다.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체 세포 표면에 있는 특정 단백질에 붙어 침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코로나19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이 체내에서 생성되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실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속에 들어오지 않았어도 면역체계가 스파이크 단백질을 인식하고 마치 바이러스가 들어온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대응 훈련을 시키는 것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을 체내로 들여오는 방법은 크게 2가지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불안정해서 백신으로 직접 주입하기 어렵다. 유전자 지도가 잘 알려진 아데노바이러스 등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체내로 주입되면 스파이크 단백질을 생성하도록 조작하는 방식이 가장 많이 쓰인다.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존슨앤드존슨이 이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세포 침투에 핵심 역할을 하는 특정 부위(서브유닛)만 골라 이 구조를 모방한 물질을 만들어 백신으로 주입하는 방식도 있다. 국내 제약사 GC녹십자가 유전자의 구성을 인위적으로 바꾸는 기술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의 서브유닛을 대량 생산하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바이러스의 유전자(RNA)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RNA는 바이러스의 증식과 생존에 꼭 필요한 단백질 생산을 위한 핵심 정보를 갖고 있다. 이 RNA를 미세한 입자에 싸서 체내에 주입하는 백신이다. 체내로 들어간 RNA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생산해내고, 면역체계는 이를 진짜 바이러스로 착각해 대응 준비를 하게 된다. RNA 백신은 기존 다른 방식보다 개발 과정이 짧다. 지금까지 제품으로 상용화한 적이 없는 기술어서 부작용 우려가 많았지만 RNA 방식의 화이자 백신이 14일 현재까지 의외로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고, 치료제가 개발된다고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급속하게 전파되어 확진자와 중증환자가 폭증해서 의료시스템을 붕괴시키는 코로나사태에 대한 우려가 사라질 뿐이다. 백신의 유효기간도 짧아 매년 백신을 맞아야 할 것이란 예측이다. 고비를 넘더라도 이제까지 겪었던 독감처럼 매년 유행하는 바이러스 질환으로 고착될 전망이다.
마스크를 쓰고 손 씻기에 지속적으로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전염병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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