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Ⅱ 18번.. '정답없음' 의견 지배적
[베리타스알파=유다원 기자] 7일 오후6시 종료된 2021수능 개별 문제/답안 이의신청 결과, 총 383건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과목 별로 국어가 13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수학 13건, 영어 46건, 한국사 2건, 사탐 117건, 과탐 68건이었다. 문제/정답과 관련 없는 이의신청이나 이의신청에 대한 반박의견, 중복신청 등은 제외한 수치다.
<국어 133건.. 37번이 77건으로 '과반수' 차지>
국어 37번이 77건으로, 가장 많은 이의신청이 집중됐다. 37번은 이의신청이 시작된 3일부터 꾸준히 이의 제기돼 온 문제로, 3D 애니메이션과 관련한 제시문을 읽고, 제시문을 바탕으로 적절하지 않은 답을 고르는 항목이다. 문제는 3D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한 계획을 담고 있으며, 정답은 4번이다. 배점은 3점으로 높은 편이다.
37번에 의의를 제기한 수험생들에 의하면, 제시문 3문단에 '"'표면 특성을 나타내는 값을 바탕으로, 다른 물체에 가려짐이나 조명에 의해 물체 표면에 생기는 명암, 그림자 등을 고려하여' 라는 구절을 봤을 때, 풍선에 의해 '가려진' 입 부분의 삼각형의 표면 특성도 '고려되어' 화솟값을 구하는 데 사용했다고 볼 수 있다"며 "따라서 1번도 답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수험생은 "지문에서는 다른 물체(선지 1번의 '풍선') 의 가려짐이나 조명 에 의해 물체 (선지 1번의 '입') 표면에 생기는 명암, 그림자 등을 '고려한다' 라고 돼 있으므로 선지 1번의 '입 부분의 삼각형들의 표면 특성은 화솟값을 구하는 데 사용하지 않겠군' 은 적절하지 않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과탐 물리Ⅱ 18번.. '정답 없음' 의견 지배적>
물리Ⅱ 18번 역시 11건의 이의가 제기됐다. 공통영역인 국어와 달리 선택과목임을 고려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물리Ⅱ 18번은 지문 속 등속도 운동과 역학적 에너지 감소폭을 파악 후 문제 속 수치를 구해야 하는 문제로, 정답은 1번이다. 18번 문제의 그림을 보면 물체의 운동 경로를 틀리게 제시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의 발문에는 '그림과 같이'라고 돼 있어서 물체는 그림의 경로를 따라 운동하게 된다는 것이므로, 물체의 운동 경로에 오류가 있으면 문제의 성립 요건에서 문제가 생기게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베리타스알파 물리 논구술 해설 필진인 김장업 영훈고 물리교사는 오류가능성을 지적하며 문항을 수정해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종로학원을 비롯한 입시업체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운동 경로에 대한 오류에 대해 종로학원은 "S1 구간 끝에서 역학적 에너지는 11/12mgh이다. 그런데 S1 구간 끝에서 물체의 운동 에너지를 계산해보면 18/12mgh보다 큰 값을 갖는다. 따라서 S1 구간 끝에서 중력에 의한 퍼텐셜 에너지는 음()의 값을 가지게 되는데 그 크기는 7/12mgh보다 작은 값을 가지게 된다. 그러므로 물체는 수평면 아래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의 그림에서 물체는 수평면 위에 있으므로 모순이 생긴다"고 설명하고 있다. S1 구간의 끝 부분을 수평면 아래로 가도록 그려야 하므로, 그림이 문제에 부합되지 않으므로 문제 오류로 판단, '정답없음' 처리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지구과학Ⅰ 16번에 대한 이의제기도 다수 존재했다. 16번은 주계열성 A와 B가 각각 A'와 B'로 진화하는 경로를 그림으로 제시, 이에 대해 옳은 설명을 고르는 문제로 정답은 5번이다. 이에 대해 한 수험생은 "B는 주계열성이므로 중심핵에서 수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탄소는 헬륨 핵융합 반응의 결과이므로 별 B의 중심핵에는 탄소가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B의 중심핵이 탄소를 포함한다는 선지 ㄴ은 틀렸다고 생각하며, 옳은 선지는 ㄱ,ㄷ 뿐이므로 문제에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 다른 학생 역시 문제에있는 보기 'ㄴ'에서 주계열성인 b의 핵중심에는 탄소가 존재한다고 하는데 주계열성중심에서는 헬륨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지구과학Ⅰ 6번, 물리학Ⅱ 16번 등에 대한 이의제기가 올라와 있다.
<사탐 117건.. 생윤 9번 다수, 영어는 시험 과정에 대한 이의신청이 대부분>
사탐 역시 117건으로, 많은 이의신청이 확인됐다. 생활과 윤리 9번 문제에 대한 이의신청이 9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생윤 9번은 주어진 지문 속 사상가들의 공통된 입장을 고르는 문제로, 정답은 2번이다.
한 응시자는 이의제기를 통해 "빈곤한 사람들이라는 건 절대적 빈곤인 사람들도 포함된다는 건데 롤스는 절대적 빈곤은 인권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질서 정연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절대적 빈곤을 해결해야된다고 본다. 절대 빈곤을 위한 원조를 보편적 의무로 봤다고 알고 있다. 그러면 ㄹ선지는 싱어와 롤스 둘 다 해당되서 정답이 아닌가"라는 입장을 전했다. 또 다른 응시자 역시 "위 문제를 풀어보면 답은 2번이라고 하지만, ㄹ 항목에 대해서도 깊이 고려해 보아야 한다. 공자와 플라톤은 인간은 각자의 신분이 있으니 그 신분에 충실한 것이 덕이고 이상국가를 이룬다는 주장인 것이다"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사회문화 16번 역시 이의신청이 다수 존재했다. 16번은 A~C국에 나타난 문화 변동에 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고르는 문항으로, 정답은 5번이다. 이에 대해 한 수험생은 "A국 이웃나라 사람들과의 교류, c국 식민 통치하였던 외국인들이 즐겨먹던 통조림 고기(식민통치 모두) 직접 전파다. 그리고 b국에서 ~한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새로운 형태의 냄비를 만든것은 자극 전파이므로 답이 2번이라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다른 학생 역시 정답이 2번이라는 생각이었다.
수학은 가형 30번/나형 30번에 대한 이의신청이 각 2건 나타났다. 나머지는 복수정답을 요구하는 내용이 많았다. 영어의 경우도 문제에 대한 이의신청이 아닌 시험 과정에 대한 이의신청이 대부분이었다.
2019학년도 수능에서는 수능 다음날 오후5시까지 130건, 2020학년도 수능은 다음날 오후4시까지 96건의 이의신청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평가원은 모든 문항을 '이상없음'으로 최종 결론 내린 바 있다. 올해 유독 많은 이의가 제기된 국어 37번과, '정답 없음'에 대한 주장이 확산되는 물리Ⅱ 18번에 대해 어떻게 결론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