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신승희 기자] 그림책 전문출판사인 ‘어린이아현’에서 신간 ‘없다 업다’를 출판했다. 신간은 전정숙 작가가 글을 쓰고 이장미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그간 반려견과 함께 살기로 가족의 문제를, 경계를 긋고 막아서는 통제로 생기는 차별과 아픔을 돌아보는 등 현시대와 사회를 예리하게 짚어온 전정숙 작가가 이번에는 이장미 작가와 출산과 잉태를 다룬 그림책 “없다 업다”를 출간했다.

머지않아 인구 절벽을 맞이하게 될 거라는 우리 사회의 출산 기피 문제는 꽤나 심각하다. 다양한 출산 지원책이 등장했고, 심지어 TV에는 아기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들까지 생겨서 알게 모르게 출산 동기를 자극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출산율은 0.92로 전 세계 꼴찌 수준이다. 결혼은 고사하고 취업도 어려운 현실이고, 운 좋게 결혼을 했어도 집값 걱정, 노후 걱정에 아이 한 명 낳기도 꺼린다는 것이다.

“없다 업다”에 등장하는 마을도 10년 동안 아기가 태어나지 않았다. 너무 오랫동안 아기 울음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는 이 마을 사람들은 아기에게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신혼부부에게 아기가 생겼다. 만나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한다. ‘일은 다 했다, 돈이 얼마나 드는 줄 아나, 고생을 사서 한다…’ 다들 진심으로 걱정해서 하는 말이지만, 두 사람에게 막연하지만 분명하게 기쁨과 기대의 마음이 생겼고 아기도 엄마 뱃속에서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

그림책에서는 점점 배가 불러가면서 엄마가 경험하게 되는 여러 불편과 수고를 그렸다. 먹기도 자기도 걷기도 힘든 초기를 지나 만삭이 다 되어 거동이 힘들어진 임신의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글은 맛있는 걸 먹어서, 한밤중의 달구경을 해서, 옆으로 자보는 게 재밌어서 좋다고 쓰여 있지만 그림은 입덧으로 못 먹고 잠을 못 자고 바로 누워 자거나 계단을 오르는 간단한 일조차 힘겨워하는 모습이 반어적으로 그려진다. 그러고는 아기가 태어난 뒤 확 달라진 마을 풍경은 우리가 놓치고 있는 기쁨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작가는 “여자들이 ‘출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목숨을 걸다!”가 아닐까요? 의술이 발달하면서 아기를 낳다가 목숨을 잃는 일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출산은 여전히 위험하고 고통과 수고가 따르는 일입니다. 그런데 오늘도 목숨을 거는 엄마들이 있습니다. 그 엄마들이 점점 더 삭막해져 가는 우리 사회에 새 생명의 신비와 기쁨을 선물합니다“라고 말하며, 이 그림책은 그 엄마들에게, 그리고 아기를 낳고 기르는 모든 엄마에게 존경과 감사를 보내고 싶은 마음으로 지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장미 작가는 최근 관계와 꿈을 이야기하는 그림책 ”달에 간 나팔꽃“으로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전정숙 글, 이장미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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