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원재환 서강대 입학처장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원재환 서강대 입학처장(경영학과 교수)은 “사립대학의 뚜렷한 특징”을 강조한다. “사립학교법 제1조에 사립학교 설립목적이 명시되어 있다. 두 가지다. 하나는 ‘고교교육정상화를 위한 공공성 앙양’이다. 또 하나는 ‘대학의 특성을 반영한 자주성 확보’이다. 이 두 가지가 사립대학 존재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고교교육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서강대 역시 공공성을 앙양하기 위해 연구와 노력을 지속해왔다. 특히 고민을 해온 것은 대학의 특성을 반영한 자주성 확보 문제다. 대학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올해 서강의 교육철학을 담은 학종 평가지표를 세분화했다”는 것이다. 원 처장은 서강의 오랜 고민을 담은 평가지표 세 가지를 ‘지정의(知情意)’라 말한다.

- 새로운 평가지표 ‘지정의(知情意)’가 무엇인지
“대학의 특성을 반영한 자주성 확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왔다. 대학의 교육철학은 곧 입학제도에 녹아들고 연계되어 일관성 있어야 하기에 이를 고민했는데, 이에 서강대는 서강대 고유의 특성을 반영한 선발을 하고자 한다. 서강의 교육철학이 녹아든 새로운 평가지표는 세 가지다. ‘지정의’, 즉 수월성, 창의성, 이타성의 세 가지로 세분화된다. 수월성은 지적인 측면, 창의성은 정적인 측면, 이타성은 의적인 측면을 보고자 한다. 지적인 측면은 현재 알고 있는 지식을 측정하는 것 외에 수학(修學)능력을 보려 하며, 특히 의적인 측면 즉 창의성은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창의적 융합능력을 보고자 함이고, 정적인 측면 즉 이타성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격적인 측면을 보고자 한다.

새로운 평가지표 ‘지정의’는 학종뿐 아니라 논술에서도 평가가 가능하다. 글에는 지성과 함께 창의성과 인격도 드러난다. 출제도 이와 같은 방향으로 계획하고 있다. 논술은 당연히 고교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하며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 등을 통해 누구나 수년 간의 기출문제와 출제의도, 모범답안을 살펴 사교육 없이 준비할 수 있다.

결국 서강대가 선발하고자 하는 학생은 수월성, 창의성, 이타성을 겸비한 학생이라 할 수 있다. 선발을 거쳐 실천하는 지성으로 키워내겠다는 얘기다. 전인격적인 지정의를 갖춘 리더를 키우는 것이 서강대 인재 양성의 목표이다.”

- 공정성 문제로 정시 확대가 예고되어 있는데
“정시 확대는 긍정적인 면, 부정적인 면이 모두 있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면이라 한다면 절차의 정당성 혹은 공정성 측면을 확보할 수 있다는 거다. 국가가 관리해 출제하는 객관식 문제로 같은 시각 정해진 장소에서 일괄적으로 치르는 시험이라는 데서 정부도 여론을 받아들였고 서강대 역시 2022학년부터 정시 비중을 확대한다.

다만 부정적인 면도 살펴야 하겠다. 하나는 교육의 본질 측면이다. 고교교육을 정상화하는 측면에서 정시 확대가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10여 년 간 학종을 통해 고교 교육현장이 긍정적으로 바뀐 측면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제풀이 위주의 교육체제에서 벗어나 학종을 준비하며 동아리활동, 진로체험 등 학생중심 활동중심으로 고교현장이 발전했다. 대학과 고교가 대면해 돌파구를 함께 찾게 한 전형이 학종이다. 이 같은 긍정적 발전 측면이 정시 확대로 인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 또 하나는 시대성의 측면이다. 지금의 시대, 다가오는 시대는 기계적으로 암기해 제한된 시간 내에 문제를 빨리 푸는 게 중요하지 않다. 정형화된 객관식 문제, 누구나 그 답에 동의할 수 있는 문제보다는 창의적이고 개성적인 문제를 내고 해결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창의력 융합능력 팀워크가 수능시험으로 평가될 수 있는가 하는 데는 회의적이다. 앞으로 살아갈 시대는 부모세대가 살아온 시대와 다르다. 이미 취업시장 등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은 계산능력이 아닌 창의력 융합능력 팀워크다. 이에 반하면 도태되게 마련이다. 정말 자녀교육에 신경 쓴다면 사회변화를 알아야 한다.

물론 학종도 그간의 공공성 시비에서 벗어날 노력을 해야 한다. 서강대의 경우 면접이 없는 서류평가 중심의 학종을 운영해왔다. 여기에서 서류평가에 대한 전문성이 부각된다. 전임입학사정관은 물론 교직원들로 이뤄지는 위촉입학사정관까지 이미 기준을 넘어선 교육시간을 할애해 모두가 함께 선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왔다. 입학처 내에 ‘입학연구소’를 두려 할 정도로, 입학처 자체가 학종 선발을 위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고 있다. 특히 서류평가는 보통 2인이 1인의 학생을 평가하는 것과 달리 서강대는 입학사정관 3인이 학생 1인을 평가한다. 올해 전임입학사정관 세 명을 더 충원하여 평가시간과 전문성을 더욱 높일 예정이다.”

- 2022학년부터 정시 확대를 말씀하셨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사립대학의 자주성을 확보하는 가운데서도 정부의 권고에 따르는 게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일단 올해 실시하는 2021학년 입학전형엔 크게 두 가지의 변화가 있다. 그간 선택적으로 제출하게 했던 추천서를 올해 폐지한다. 서류를 간소화해 수요자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정원내 고른기회의 비중을 3.6%에서 3.8%로 늘린다. 인원은 많지 않지만, 정원내에서 확대했다는 데 의미를 둔다.
내년 실시하는 2022학년 입학전형엔 다섯 가지의 변화가 있다. 가장 큰 변화는 학생부교과전형의 신설이다. 정원내 10.9%에 해당하는 인원을 선발한다. 추천서에 이어 자기소개서 제출도 폐지된다. 논술은 축소되어 정원의 10.7%에 해당하는 인원을 선발한다. 정원내 고른기회는 기존 3.8%에서 4.6%로 늘어난다. 정시는 확대된다. 정원내 30.1%에서 37.5%로의 확대이지만, 정원외 기준으로 보면 41.3%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정부가 2023학년 수능 40%를 권고한 데 비하면 1년 일찍 여론에 화답한 것이라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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