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 서울대등 5개 대학 승인.. 현장 '역차별등 일부 부작용 우려'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고3을 위한 대입관련 방안이 7월까지 확정 발표될 수 있도록 논의 중이라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발언 이후 대학별로 고3을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고려대는 올해 면접을 비대면으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면접부담이 큰 상황을 감안해, 학교추천 일반(학업우수형)의 경우 결격사유가 없는 경우 PASS가 가능하도록 하는 PASS/FAIL 방식으로 평가한다. 

교육부의 발언 당일 비교과 축소 방안을 내놓은 연세대에 이어, 서울대 성균관대를 비롯한 5개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변경안을 제출해 승인을 받은 상태다. 대교협은 12일 발표 이후에도 입학전형 변경을 요청하는 대학에 대해 심의를 진행, 수시로 심의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대학별로 가능한 선택지는 서울대의 경우처럼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경우, 연세대처럼 학생부 평가에서 3학년1학기 비교과 평가영역을 축소하는 것 등이 있다. 그 외에도 면접 등 특정 전형요소의 비중을 낮추거나 아예 제외하는 경우, 단계별 전형을 일괄합산 전형으로 전환해 평가과정을 단순화하는 경우, 자소서 등 특정 제출서류를 폐지하는 경우, 논술 시험범위를 축소하거나 난이도를 조정하는 경우 등이 거론된다.

교육부의 고3 대책 발언 이후 대학별로 속속 고3을 위한 대입전형 변경 방안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교육부의 고3 대책 발언 이후 대학별로 속속 고3을 위한 대입전형 변경 방안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고려대 비대면 면접 실시'..서울대 성균관대 동국대(경주) 계명대 유원대 대교협 승인>
고려대는 올해 수시 면접을 비대면 방식으로 치르기로 했다. 규모가 가장 큰 학교추천, 일반(학업우수형)은 결격사유가 없는 경우 PASS가 가능하도록 PASS/FAIL방식의 평가를 실시한다. 면접준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간소화한다는 취지다. 일반(계열적합형)은 PASS/FAIL 방식을 도입하지 않는다.

면접방식은 간단한 면접질문을 사전공개하고, 답변을 직접 녹화해 정해진 기간에 온라인으로 업로드하는 '녹화 영상 업로드 방식'을 실시한다. 나머지 전형 대부분은 학교를 방문해 별도 마련된 온라인 화상 녹화 고사장에서 비대면 면접을 실시한다. 면접위원과 대면하지 않는 방식이다. 

서류평가에서는 기존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코로나19에 따른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평가한다는 방침이다. 고대 입학 관계자는 "고대는 그간 수험생의 교육적 환경을 고려한 정성평가를 진행해왔으며 올해 서류평가에서도 해당 기조를 유지한다"며 "현 고3 재학생들의 등교수업이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해 학교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의 비교과 활동인 점을 충분히 고려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일찌감치 방안을 발표한 서울대와 연대에 이어 성균관대는 수시 해외이수자전형에서 어학시험 자격기준을 폐지하는 방안을, 동국대(경주)는 재외국민 전형 관련 변경안을, 계명대는 체육특기자 전형에서 1학기 대회실적을 반영하지 않는 방안을, 유원대는 면접일정을 기존 3일에서 더 늘리는 방안을 대교협에 제출해 승인받았다.

중앙대의 경우 봉사활동 기준 시간을 당초 25시간에서 20시간으로 줄이기로 했다. 연대와 중대의 경우 기존 대입전형에 별도로 적혀있었다거나, 입학전형을 변경하는 사안이 아니어서 대교협 심의는 받지 않는다. 

한국외대는 학종에서 면접을 전면 폐지하고 서류100% 전형으로 실시한다. 3학년1학기 활동은 코로나19상황과 학교별 환경을 고려해 재수생과의 차별/불이익이 없도록 평가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불가피한 출결상황 결손에 대해서는 반영하지 않는다. 학생부교과와 논술에서는 비교과 반영을 폐지한다. 

대학들의 전형변화는 고3의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지만 고3의 불리함을 해소한다는 이유로 과도하게 전형을 변경할 경우 오히려 대입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하는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과 재수생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두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대학별 고3 대책을 내놓도록 요구한 직후 대학 입학처장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표명하기도 했다. 전국대학교입학관련처장협의회는 9일 입장문을 내고, “과도한 불안감과 이에 따른 전형방법의 지나친 변경은 오히려 대부분의 수험생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다양한 공정성과 형평성의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다른 전형요소 부담 확대되는 풍선효과 발생할수도>
대학별 전형 변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서울대의 수능최저 완화다. 올해 지균 수능최저를 3개영역 2등급이내에서 3등급 이내로 변경하는 방안이다. 이에 따라 다른 대학들도 수능최저를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최저 완화는 수험생의 부담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효과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대학 입장에서는 충원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수능최저를 만족하지 못해 최종 합격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작용의 가능성 역시 고려해야 한다. 학생부위주전형의 경우 내신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질 우려가 있다. 수능최저가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교과 면접 서류 등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해당 대학만이 아니라 비슷한 레벨의 다른 대학 충원에도 영항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연세대는 비교과활동의 반영을 최소화하는 방향이다. 3학년에 해당하는 수상경력, 창의적체험활동, 봉사활동실적을 평가에 반영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출결상황의 경우 코로나19로 발생할 수 있는 불가피한 결손에 대해서 반영하지 않는다. 이 같은 조치는 현재 교육과정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고3의 특수한 처지를 고려해 비교과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는 조치다. 내신등급과 수능준비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의미도 있다. 연대는 고3 재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생 역시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해, 재수생과의 형평성 문제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생색은 나지만 기존과 다른 실제적인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우려되는 부작용 역시 존재한다. 기존 3학년1학기 비교과가 우수했던 졸업생의 반발이 예상된다. 비교과의 경우 쌍방향 원격수업에서 교사가 직접 관찰한 내용을 학생부에 기록하라는 지침이 무색해진다는 시각도 있다. 이만기 소장은 “코로나19라는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도 신개념 창체와 봉사를 하는 등 비교과를 꾸준히 준비해 온 수험생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교과 축소가 교과의 확대로 이어져 지나치게 내신 성적의 비중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 소장은 “셀프 학생부를 금하기는 해도 ‘세부능력및특기사항’을 잘 적기 위한 사교육 컨설팅 의존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비교과에 한정하지 않고 3학년1학기 자체를 평가에서 제외하거나 반영비율을 낮추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3학년1학기 성적이 가장 좋은 수험생들에게는 역차별 논란이 있을 수 있다. 3학년1학기 내용이 언급된 자소서/추천서 등의 평가는 어떻게 할 것인지도 문제다. 같은 이유로 2022대입에서는 2학년1학기, 2023대입에서는 1학년1학기도 제외해야 한다. 이만기 소장은 “2015개정교육과정의 특징인 진로선택과목의  의미가 없어져 교육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봤다. 

<전형요소 제외 방안.. 역차별 논란 대두될수도>
수능최저나 비교과가 아닌 면접 등 대학별고사같은 특정 전형요소의 비중을 낮추거나 제외하는 방안도 있다. 단계별 전형을 일괄합산 전형으로 전환해 평가과정을 단순화하는 것과도 연결된다. 이 경우 절차를 간소화해 수험생 부담을 감소시키고 다중이 모이는 것을 방지해 감염병 확산의 우려를 낮춘다는 장점이 있지만, 특정 전형요소에 강세를 보이거나, 이전부터 이를 준비해온 수험생들에게 반발을 살 수 있다. 제외되는 전형요소 외의 나머지 요소가 비중이 커진다는 우려도 있다. 

자소서 등 특정제출서류를 폐지하는 방법도 있다. 원래라면 8월에 자소서에 투입하는 노력과 시간을 기말고사와 수능준비에 집중할 수 있다는 효과가 있다. 다만 학종 평가요소를 줄이는 것인 만큼 입학사정관이 학생 평가에서 자료의 부족을 겪을 수 있다. 

논술의 경우에는 시험범위를 축소하거나 난이도를 조정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학습부담을 완화시키는 취지지만 이를 꾸준히 대비해왔던 수험생, 대학별고사에 강한 수험생들에게 역차별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고3의 불리함을 완화한다는 취지로 전형방법을 변화하는 것으로 코로나19라는 불가피한 사태에 대한 대응방안이지만, 수시 원서접수를 앞두고 급작스레 검토한 사안이다 보니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대두된다. 한 교육 전문가는 “각 대학은 전형방법을 바꾸게 될 경우 이전의 입시결과나 평가진행결과 등을 토대로 충분히 검토하고 논의해 결정한다. 해당요소의 변화가 당해입시 결과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미리 예측해보는 것도 필수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기존 예측하고 있었던 결과와는 다른 입시결과를 받아들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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