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투박하지만 진솔하게’.. 2020면접기출 ‘출제경향 확인’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KAIST(Kore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한국과학기술원)는 명실상부 국내최고로 평가받는 이공계특성화대학이다. 과학고(과고)와 과학영재학교(영재학교)를 다니는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의 선호도가 뚜렷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고 학생들에게도 기회는 충분히 열려 있다. 올해도 일반고 특성화고 자율고 학생들만 지원 가능한 ‘학교장추천전형’으로 85명을 선발한다. 꼼꼼하게 자기소개서(자소서)와 면접을 준비한다면 일반고나 자사고 학생들도 세계적인 수준의 교육과정을 경험해볼 수 있는 셈이다.

올해 KAIST 수시 4개전형의 전형방법은 큰 틀에서 동일하다. 1단계 서류100%로 일정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 서류60%+면접40%을 합산해 합격자를 정한다. 수시지원을 생각한다면 서류 전형요소인 자소서와 2단계에서 반영되는 면접 모두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KAIST 김정현 입학팀장의 조언으로 자소서와 면접의 효과적인 대비방법을 알아본다.

<KAIST 자소서 작성팁.. ‘고유문항 2,4번 집중’>
KAIST 자소서는 5개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1번은 고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3개이내)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야 한다. 2번은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거나 시도한 사례를 들고, 그것이 본인과 주변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작성하는 문항이다. 3번의 경우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묻는다. 4번은 본인의 꿈(목표)을 이루기 위해 지금까지 기울인 노력과 앞으로의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5번에선 지원자가 작성하고 싶은 내용을 자유롭게 기술할 수 있다.

수험생들은 KAIST의 고유문항으로 제시된 2,4번을 충실하게 작성해야 한다. 대교협 공통문항에 비해 평가자들이 확인하고 싶은 내용을 직접 질문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KAIST는 2019학년부터 대교협 공통양식을 따르지 않은 문항을 자소서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동안 KAIST만을 위해 별도로 작성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인지 성의 없게 느껴지는 자소서가 적지 않게 발견됐다”며 “지원자들은 자소서 작성 시 대교협 공통양식을 따르지 않은 KAIST의 고유문항의 내용 작성에 보다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기졸업자의 경우 졸업 후의 활동을 5번문항에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밝혀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전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구체적이고 솔직하게 작성하는 것이 평가자들을 가장 확실하게 설득하는 방법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김 팀장은 “자소서는 지원자 본인만의 생각과 경험을 직접 어필할 수 있는 유일한 전형요소다. 학생부에 있는 사실을 단순히 나열하지 말고, 구체적인 활동과정과 자신의 노력을 중심으로 기술해야 한다”며 “평가자들은 화려한 활동내역과 수상실적, 수려한 미사여구로 포장된 자소서보다는 투박하더라도 진솔한 자소서를 선호한다. 고등학생의 꿈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만큼 진로가 변경됐더라도 굳이 숨길 필요가 없다. 진로가 바뀌게 된 계기나 과정을 자소서에서 구체적으로 밝히면 된다”고 설명했다.

- 자소서 긍부정 사례.. ‘노력과정 구체적으로 작성’
입학처 관계자는 자소서 작성의 긍정사례와 부정사례를 각각 공개하며 수시 지원을 염두에 둔 수험생들에게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첫 번째 긍정사례에선 ‘진솔함’이 돋보였다. 이 학생은 자신의 신체적 약점을 숨김없이 기술했다.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지원자의 의지가 자소서에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서술된 노력의 과정이 다른 전형자료를 통해서 입증된 점도 긍정적으로 여겨졌다. 쉽게 공개하기 어려운 자신의 약점을 투박하지만 진솔하게 작성한 점이 자소서의 진실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다른 학생의 긍정사례도 비슷했다. 고교생활 중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서술해 평가자들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다. 특정학기 성적이 갑작스럽게 하락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했고, 다시 학업성취를 높이기 위한 노력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평가됐다. 학생부에서 실제 성적이 향상된 결과가 확인되면서 자소서 내용도 검증됐다는 게 입학처 관계자의 설명이다. 구체적인 과정과 노력중심의 자소서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셈이다.

반면 부정사례의 경우 기본적인 ‘성실성 부족’에서 초래된 실수들이다. 김 팀장은 가장 먼저 KAIST 고유문항을 작성하지 않거나, 두 개의 문항에 같은 답변을 붙여넣기 한 사례를 꼽았다. 타 대학 자소서 문항의 답변을 KAIST 자소서 자유기술 5번에 그대로 옮겨 넣은 경우도 있었다. 다른 대학의 학과명 또는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학업계획을 기술한 것 역시 부정사례였다. 모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발생한 문제가 평가자들에게 나쁜 인상을 남긴 경우로 볼 수 있다. 수험생들은 자소서 작성을 마친 후 반드시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

<‘준비시간 있는’ KAIST 면접.. ‘시간배분이 관건’>
KAIST 면접은 학업역량, 학업외역량으로 각각 나뉘어 별도의 면접실에서 다른 면접위원에 의해 진행된다. 학업역량 면접은 수학 과학 영어(일반전형만 실시)와 관련된 내용으로 20분간 진행된다. 응시자들은 준비실에서 55분간 개별적으로 제시문 기반 답변을 구상할 수 있다. 학업역량 면접을 마친 후 학생들은 학업외역량 면접 준비실로 곧바로 이동한다. 15분 동안 공통제시문 답변을 준비한 후, 개인별 구술면접을 15분간 실시하게 된다. 학업외역량 면접을 통해 면접위원들은 학생부와 자소서에 기재된 내용을 확인하고, 제시문 기반 공통질문에 대한 답변을 평가한다.

시간분배가 중요하다. 김 팀장은 “학업역량 면접준비시간에 과목별 시간을 제대로 배분하지 못해 수학, 과학 중 한과목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일반전형은 수학 과학뿐 아니라 영어도 있으니 과목별 시간배분을 잘 해야 한다”며 “응시자들은 학업역량 준비실에서 총55분동안 과목별 주어진 제시문 기반 답변을 준비할 수 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업역량 면접의 경우 부분점수가 반영되는 평가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대한 아는 내용을 면접 중에 모두 밝히는 것이 유리하다는 얘기다. 김 팀장은 “정답을 맞히지 못하더라도 면접관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잘하면 충분한 수학적 과학적 사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며 “그럼에도 문제가 어렵다고 느껴지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는 지원자들이 매년 나온다. 학업역량은 면접준비실에서 미리 문제를 풀어볼 수 있다. 면접 시 문제풀이 과정에서 부분점수가 주어지므로 최대한 아는 내용을 설명하는 것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반전형 지원자들이 대비해야 하는 영어면접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발음이나 능숙한 영어표현이 아닌 독해와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학생의 발음이 얼마나 유창한지, 문법적인 오류가 있는지, 얼마나 고급 어휘를 구사하는지 등의 여부는 평가에서 배제한다. 면접 과정에서 발음이나 학술적 표현 등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셈”이라며 “영어활용능력평가의 기준은 고교수준을 넘기지 않는다. 지문을 제대로 이해하고, 영어로 본인의 의사를 잘 전달할 수 있는지 등에 초점을 맞춰 평가가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학업외역량 면접의 경우 공통으로 배포되는 면접제시문을 읽어보고 주어진 상황에 대한 분석과 함께 본인의 생각을 정리한 후 면접관의 질문에 따라 답변한다. 이를 통해 논리적 사고전개, 다면적 사고, 남들과 달리 생각하는 능력, 도전정신, 배려심, 국가 세계관,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한다. 더불어 지원 서류와 관련된 개인별 질문도 받게 된다.

<서류제출마감, 도착일시 기준>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당연하지 않은 일이 입시에선 매년 일어나는 실정이다. 입학요강에 명시한 서류제출마감시각을 헷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김 팀장은 “KAIST 입학전형의 서류제출 마감은 도착일시 기준”이라며 “우편으로 송부한 서류의 경우 우편 소인일 기준으로 착각하여 제출서류가 마감일시보다 늦게 도착하는 경우가 있으니 서류는 도착일시를 고려하여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심지어 자소서에 “온점 또는 특수문자만 남기는 경우”도 있다. 작성을 마치지 못한 자소서를 시간에 쫓겨 제출하는 실수다. 접수 마감시각을 잘 확인해 기한내에 자소서를 마무리해야 하겠다.

베껴서도 안 된다. 김 팀장은 “모든 전형관련 자료는 대교협의 대학입학전형 종합지원시스템을 통해 유사도 검증을 실시한다”며 “타인의 글을 그대로 옮기거나 대필의 흔적이 남는 경우에는 유사도 검증을 통하여 표절여부를 판정하고 그 정도에 따라 평가에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2020학년 학종 면접 기출.. 수학 과탐 영어>
KAIST 수시 면접을 준비중인 수험생이라면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수험생들은 현재 KAIST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2018학년부터 2020학년까지 출제된 일반 학교장추천 고른기회의 학종 3개전형 면접 기출문제를 확인 가능하다. 사실상 선행학습영향평가결과와 동일한 내용인 만큼 기출문제에 따른 출제의도/근거, 문항해설, 채점기준, 예시답안 등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 3개년도 문항을 토대로 수험생들은 충분히 면접유형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학종의 경우 전형에 따른 유형구분이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전 전형에서 학업역량을 측정하기 위해 수학/과학 구술면접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학교장추천/고른기회전형과 달리 일반에선 영어 구술면접이 포함되는 차이만 있다. 학업외역량 측면에서는 공통질문과 함께 제출서류 기반으로 면접을 진행하는 만큼 별도로 기출문제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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