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신하용 KAIST 입학처장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신하용 KAIST(Kore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한국과학기술원) 입학처장(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은 올해 입학처장 보직 4년째다. 4년째 신 처장이 ‘뽑고 싶어 하는 학생(즉 KAIST가 선발하고자 하는 학생)’은 한 마디로 “엣지 있는 학생”이다. 첫 해에 강조한 “즐길 줄 아는 사람”, 이듬해에 강조한 “학업 외 역량”, 그 다음 해에 강조한 “엣지 있는 학생”에서 올해도 “엣지 있는 학생”이다. 네 차례의 인터뷰를 돌이켜보면, 항상 같은 얘기다. 기본전제는 당연한 ‘수학(修學)능력’이고, 여기에 반드시 학업 내로 한정할 게 아니라 뭔가에 관심을 갖고 즐길 줄 아는 특장점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게 내 강점이야’ 하고 드러낼 수 있다면 ‘엣지 있는 학생’”이라는 신 처장의 설명이다. “모든 것을 다 잘하지 않더라도 특정분야의 몰입도 및 수월성, 학생의 발전가능성 등을 고려하고, KAIST에 진학한 이후에 더 성장할 수 있는 잠재성이 큰 학생을 적극 선발하고자 한다.”

또 강조하는 게 “버텨낼 수 있는” 자세다. “힘들어질 때를 몇 번쯤 겪고 넘어서야 비로소 안정성도 생기고 오랫동안 자기 분야를 끌어갈 수 있다. 고비를 넘어갈 만한 끈기가 있었으면 한다. 처음에 너무 빨리 앞서 나아가는 사람보다는 동료들과 잘 어울려가면서 오래 갈 수 있는 학생들이 지원해주길 희망한다. 이 같은 자세는 KAIST뿐 아니라 어느 곳에 가든 굉장히 중요한 성공요인이 될 것으로 믿는다.”

신하용 KAIST 입학처장
신하용 KAIST 입학처장

 

- ‘엣지 있는 학생’ 선발 차원에서 지난해 “모험적인 선발”을 언급했다. 사례를 들자면
“작년에 ‘모험선발’로 선발한 A학생은 교과성적은 동일학교 지원자들의 내신성적을 비교해보면 상위권은 아니었다. 하지만 A학생은 벤처창업이라는 꿈과 구체적인 계획을 가진 학생이었으며, 이를 위해 창의과제 문제해결, UCC제작, 발명품 개발 등 다양한 창작활동에 열정적으로 도전했다. B학생은 한 분야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관련 참고논문을 찾아 공부해 컨퍼런스에 발표하고, 본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특허출원을 했다. 두 학생 모두 내신성적이 동일학교 지원자들과 비교하여 다소 부족했지만 특정 분야에 대한 몰입도와 그 성과는 탁월하여 선발이 되었다.

다만 이런 사례에 국한해선 곤란하다. ‘엣지 있다’는 건 굉장히 다양한 여러 측면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다. KAIST가 다양한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는 다양한 학생을 선발하고자 한다는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되겠다. 구성원이 다양해야 서로 배운다. 어떤 학생은 수학이라는 학문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고, 또 어떤 학생은 창의적인 사고 측면에서 엣지를 가질 수도 있는 거다. 혹은 “나는 어려서부터 이러한 궁금증이 있었는데 그걸 해결하고 나니 그 다음 단계의 궁금증이 생겼으며, 그런 과정을 거쳐 지금은 이것이 KAIST에 진학해서 해결하고 싶은 궁금증이다”와 같은 ‘호기심의 사다리’를 가지고 있다면 이 또한 본인의 ‘엣지’로 내세울 수 있을 것이다. KAIST 지원자들의 기본적인 수학능력은 대부분 충족되는 수준이다. 기본적인 수학능력이 되지만, 나는 향후 어떤 측면에서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 된다.”

- 올해 전형변화가 있다면
“전형별 모집인원 등 전반적으로 작년과 동일하다. 다만 일반전형 학교장추천전형 고른기회전형의 학업역량면접 준비시간을 작년 40분에서 올해 55분으로 15분 연장했다. KAIST의 면접은 문제에 대한 답을 얼마나 정확하게 빨리 찾느냐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이 주어진 문제에 대해 다양한 사고로 접근해 본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시간을 늘린 것이다.

올해부터 합격한 후에라도 최종학기 성적이 급격히 하락한 경우는 불성실한 학교생활로 간주하고 관련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입학 취소 또는 장학지원 제한이 될 수 있다. KAIST의 장학지원은 일반대학과 비교하면 등록금면제의 성격이라 보면 된다. 3학년2학기에 해당하는 성적이고 조기졸업자의 경우 2학년2학기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KAIST에 합격하고 나니 그동안 내신성적 관리에 대한 압박감에서 벗어나 관심있었던 분야의 활동이나 연구에만 매진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나, 학교생활을 끝까지 성실하게 마치는 것 또한 중요하다. KAIST가 선발할 때 기대한 건 마지막 학기까지 성실하게 고등학교 생활을 하고 대학교 와서 공부할 수 있는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학기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입학취소가 될 수 있다는 건 지금껏 해온 제도인데, 여기에 올해 장학금지원을 제한할 수 있다는 걸 추가한 것이다.

외국고전형의 경우에는 올해부터 공인시험성적의 예상점수로 지원할 경우 조건부합격이 부여될 수 있고, 이후 제출한 예상점수와 최종점수 간의 차이가 클 경우 합격/입학 취소 또는 장학지원이 제한될 수 있다.”

- 내년 전형변화는
“2022학년에는 특기자전형 모집인원을 기존 20명에서 25명으로 5명 늘린다. 확대배경은 과학기술원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연구/교과/활동 등에 탁월한 역량과 잠재능력이 있는 다양한 학생을 선발하고자 하는 데 있다. KAIST 학생들의 기초필수과목 이수요건이 24학점인데 특기자전형 학생은 13학점으로 줄이고 해당분야의 멘토교수님을 개별로 연결해줌으로써 자신이 잘하는 특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으며, 여러 해 운영한 결과 잘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되어 내년에 소폭 증원할 예정이다.

2022수능우수자전형 수학선택과목으로 미적분 또는 기하 중 한 과목, 그리고 과학과목 중 두 과목(단, 서로 다른 과학 과목의 I+II 또는 II+II 조합)으로 정했다.

더불어 KAIST는 학사과정 입학전형에 대한 근본적/장기적 고민과 대안을 마련하고자 올해 초 전형기획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과거의 선발결과, 정부의 교육정책 변화, 여러 대외환경 요소 등을 분석해 KAIST에 적합한 전형 계획을 수립하고 개편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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