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경쟁률 ‘수시이월 변수 주목’.. 일반고 출신 62.8% ‘최고’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DGIST(Daegu Gyeongbuk Institute of Science & Technology,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의 최근 3년간 입시결과에선 경쟁률이 가장 눈에 띈다. 3년 동안 꾸준히 상승하며 상위권 학생들의 높은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학년 13.34대1, 2019학년 14.03대1, 2020학년 15.75대1의 추이다. 특히 모집인원 변동이 없는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지원자수가 늘어난 점이 돋보인다. 학령인구 절벽으로 전체 대입자원의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경쟁률 상승이 이어지는 것은 DGIST를 향한 뜨거운 관심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최고경쟁률을 기록한 전형은 수능우수자다. 60명 모집에 1072명이 지원하며 17.87대1의 경쟁률이다. 수시이월로 모집인원이 크게 늘었지만 1000명이상이 지원한 결과다. 수시에선 사회배려 성격의 학종 고른기회가 15명 모집에 200명이 지원해 13.33대1의 경쟁률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학교장추천11.48대1 일반11.31대1 특기자9.5대1 순이다. 수시모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종 3개전형 모두 10대1이상의 경쟁률을 보이며 지원열기가 상당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수험생들은 고교유형별 입학현황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상적인 인식과 달리 일반고 학생들의 뛰어난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반고와 자공고를 합산할 경우 전체 합격자의 62.8%를 차지했다. 일반고133명 자공고12명의 등록자가 나온 결과다. 전형별로도 수시77명 정시68명으로 고른 실적이다. 2019학년 50.5% 대비 일반고 출신 학생의 비율이 크게 확대된 변화가 눈길을 끈다. 영재학교와 과고 학생 위주의 선발이 이뤄질 것이라는 세간의 오해와 달리 일반고 학생들에게도 문호가 활짝 열린 것이다.

전교생을 무학과 단일학부로 선발하는 DGIST는 별도의 모집단위가 없어 전형별 입결만 정리할 수 있다. 수시의 경우 정성평가인 학종이 중심이고, 정시는 수능100% 전형이다. 수험생들이 입결을 통해 합격자 내신성적 등을 파악할 필요성이 높지 않은 셈이다. 대신 DGIST가 공개한 경쟁률과 고교유형별 입학현황을 통해 지원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DGIST 입학생 10명 중 6명이 일반고 출신이라는 대목에서, 과기원이지만 영재학교 과고에만 집중하지 않고 일반고 학생 중에서 가능성이 있는 인재를 발굴하려는 DGIST 철학이 엿보인다. 사실상 영재학교 과고 대비 일반고 학생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이 정도 비율은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 의미있어 보인다. /사진=DGIST 제공
DGIST 입학생 10명 중 6명이 일반고 출신이라는 대목에서, 과기원이지만 영재학교 과고에만 집중하지 않고 일반고 학생 중에서 가능성이 있는 인재를 발굴하려는 DGIST 철학이 엿보인다. 사실상 영재학교 과고 대비 일반고 학생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이 정도 비율은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 의미있어 보인다. /사진=DGIST 제공

<2020경쟁률 15.75대1.. ‘3년연속 상승’>
경쟁률은 수험생들의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지표다. 지난해 입시에서 DGIST의 전체 경쟁률은 15.75대1이었다. 220명 모집에 3466명이 지원한 결과다. 최근 3년간 꾸준히 경쟁률이 오른 점이 돋보인다. 2018학년 13.34대1(모집220명/지원2934명), 2019학년 14.03대1(220명/3086명), 2020학년 15.75대1(220명/3466명)의 추이였다.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한 상황에서도 지원인원이 매년 늘어난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에도 전년대비 모집인원이 380명 증가했다. 지속적으로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온 결과로 평가된다.

특히 DGIST 수시 지원을 염두에 둔 수험생들은 연도별 경쟁률 등락을 눈여겨봐야 한다. 전반적으로 10대1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가운데 매년 수험생들의 지원양상이 전년과 반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경쟁률이 상승할 경우 이듬해 낮아지고, 하락할 경우엔 다시 오르는 식이다. 반드시 3년치 입결을 토대로 경쟁률 추이를 살펴본 후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이유다.

전형별 최고경쟁률은 정시 수능우수자가 차지했다. 60명 모집에 1072명이 지원하며 17.8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정시경쟁률의 경우 변동폭이 큰 편이지만 전반적으로 타 전형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최근 3년간 2018학년 30.1대1(18명/541명), 2019학년 24.08대1(25명/602명), 2020학년 17.87대1(60명/1072명)의 추이다. 기본적으로 DGIST는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과학기술원으로 일반대와 달리 입시운영이 자유롭다. 과기원 가운데 정시선발을 하는 DGIST는 KAIST 지스트대학과 함께 군외대학으로 분류된다. 수험생들은 모집군 제한 없이 이들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 결국 DGIST는 ‘추가지원카드’로 여겨지면서 매년 정시경쟁률이 높은 특징을 보인다.

다만 예년에 비해 경쟁률이 낮아진 배경엔 수시이월이 있다. DGIST의 경우 수시에서 미충원인원이 발생할 경우 정시로 이월된다. 같은 과기원이지만 KAIST가 수시이월을 실시하지 않는 것과 차이가 있다. 따라서 DGIST는 수시에서 이월된 인원의 규모에 따라 정시 선발인원이 달라진다. 지난해엔 요강상 본래 10명을 모집할 계획이었다. 그렇지만 수시이월을 반영하면서 정시 선발인원이 50명 늘어난 60명으로 확대됐다. 결과적으로 지원자수가 전년대비 470명이 증가했음에도 경쟁률은 24.08대1에서 17.87대1로 하락했다. 실제 지난해 지원인원이 늘어난 이유도 정시 모집규모 확대에 따라 합격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 학생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DGIST 정시 지원을 생각하는 수험생들은 반드시 수시이월에 따른 변수를 미리 파악할 필요가 있다.

수시의 경우 ‘최대 전형’인 학종 일반 경쟁률의 주목도가 높다. DGIST 입시는 학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시에 무게중심이 있다. 올해도 전체 220명의 모집인원 가운데 일반145명 학교장추천40명 고른기회15명으로 총200명을 학종으로 선발한다. 전체 모집인원 가운데 95.5%의 비중이다. 학종 가운데서도 선발인원이 가장 많은 일반전형의 지난해 경쟁률은 11.31대1이다. 145명 모집에 1640명이 지원한 결과다. 2019학년 12.16대1(140명/1702명)보다 소폭 하락했다. 전년보다 모집인원이 5명 증가하고, 지원자수가 62명 감소한 결과다. 학령인구 절벽으로 지원인원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DGIST 학종 지원을 노리는 수험생들이 여전히 많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반고 특성화고 자율고 학생들이 지원 가능한 학교장추천은 지난해 11.4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40명을 모집한 가운데 459명이 지원했다. 일반과 반대로 2019학년 10.38대1(50명/519명)보다 경쟁률이 소폭 상승했다. 지원자수가 60명 감소했지만 모집인원도 10명 줄면서 경쟁률은 오른 것이다. 고른기회의 경우 15명 모집에 200명이 지원하며 13.33대1로 나타났다. 2019학년 16.4대1(10명/164명)보다 소폭 낮아졌다. 특기자는 10명 모집에 95명이 지원해 9.5대1의 경쟁률이다.

<입학생 62.8% ‘일반고 출신’.. ‘대입 히든카드 역할’>
DGIST는 과기원으로 일반고 학생에겐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2020학년 고교유형별 입학현황에 의하면 일반고와 자공고 학생이 145명으로 전체의 62.8%였다. 단일 학교유형 가운데 입학생수가 가장 많다. 자공고의 경우 법률적으로는 일반고와 구분되지만, 현장에선 다르지 않은 학교유형으로 이해된다. 지난해 일반고에선 수시70명 정시63명으로 총133명, 자공고는 수시7명 정시5명으로 총12명의 합격자가 각각 나왔다. 최근 3년을 기준으로 매년 일반고와 자공고 학생들이 전체 입학생의 절반이상을 차지해왔다. 2018학년 52.9%(109명), 2019학년 50.5%(99명), 2020학년 62.8%(145명)의 추이다.

자사고의 경우 3년동안 입학생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2018학년 9.7%(20명)에 머물렀던 자사고 입학생 비율은 2019학년 10.2%(20명), 2020학년 14.7%(34명)로 비중을 계속 늘려 왔다. 특히 지난해 입학생수가 많아진 배경에는 정시실적이 확대된 영향이 크다. 2018학년 2명에 불과했던 정시입학생이 2020학년 22명이 됐기 때문이다. 반면 수시의 경우 2018학년 18명, 2019학년 16명, 2020학년 12명으로 3년간 감소 추세였다.

입시 관점에서 일반고와 자사고 학생들의 정시실적이 눈에 띈다. 물론 일반고는 수시와 정시에서 고르게 입학생이 나온 편이다. 그렇지만 입학비중은 정시에서 훨씬 압도적이다. 이공계특성화대 진학을 적극 타진하는 영재학교와 과고 학생들이 주로 수시 준비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반고나 자사고 학생들은 수능까지 대비하며 막판 정시지원을 고민한다. 특히 군외대학으로서 DGIST는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들에게 매력적인 추가 선택지가 된다. 심지어 KAIST 등 다른 과기원들 함께 지원 가능하다. 이공계 진로를 희망하는 상위권 일반고 자사고 학생들이 DGIST 지원에 전향적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 결과가 지난해 입학현황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지난해 영재학교/과고 입학생은 줄었다. 영재학교 입학생은 0.4%(1명)였다. 2019학년 4.6%(9명)보다 하락했다. 과고의 입학생 비율도 2019학년 34.2%(67명)에서 2020학년 21.6%(50명)로 낮아졌다. 입학생수가 줄면서 전체 고교유형 가운데 비중도 축소됐다. 그럼에도 DGIST는 일반대에 비해 영재학교/과고 입학생 비율이 높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과고와 함께 비슷한 유형인 영재학교 출신 학생의 비중이 지금보다 더 커져도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DGIST를 포함한 과기원은 일반대와 태생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대는 교육기관으로서 교육부가 관할한다. 반면 각 지역 특별법 제정으로 설립된 과기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관할하는 교육연구기관이다.

과기원은 국가예산 지원과 교수진 경쟁력 기반의 연구비 수주 등으로 풍족한 경제적 배경을 갖추고 있다. 등록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원 국비장학생으로 입학하고 장학금 지원도 상당하다. DGIST 역시 입학한 학생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이 거의 없다. 게다가 과기원들은 소규모로 소수정예교육이 가능해 교육의 질이 높고, 대학원에서 출발해 학부과정을 개설한 배경으로 대학원과의 교류도 원활하다. 재학생들의 취업보다 대학원 진학 또는 해외유학이 일반적인 이유다. 최근 일고 있는 산학협력과 창업 붐도 주도하고 있다. 영재학교와 과고 모두 이공계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하는 만큼 과기원 진학자가 늘어난다면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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