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김대륜 DGIST 학생처장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김대륜 DGIST(Daegu Gyeongbuk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생처장(역사학 교수)은 DGIST 최초의 인문학전공 보직교수다. 융합교육을 지향하는 DGIST의 교육철학을 그대로 보여주는 인사인 셈이다. DGIST의 학생처는 전 주기적인 관점에서 학생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입학팀 학생팀 국제협력팀 상담경력개발센터에 생활관 인권센터까지 아우른다. DGIST는 입학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학생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철학으로 학생처에 학생지원 관련 팀을 두고 있다. 이를 관장하는 이가 김 처장이다. 작년 6월부터 학생처장을 맡고 있지만, DGIST 개교 당시부터 함께해왔고 입학전형관리위원회 활동을 계속해온 경력으로 입시도 꿰고 있다. DGIST의 이번 교육과정 변화에 주요결정을 내린 주체이기도 하다.

김대륜 DGIST 학생처장
김대륜 DGIST 학생처장

- 교육과정에 변화가 있다. 학생선발에도 영향이 있나
“2021년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새로운 교육과정을 경험하는 첫 번째 학년이 될 것이다. 그런 만큼 우리도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재능을 꽃피울 수 있는 좋은 인재를 선발하는 데 큰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물론 이번 입시의 전형종류와 선발 방식은 이미 작년에 공표한 것이므로 바뀔 것은 없다. 다만 서류평가와 면접평가 과정을 더 세심하게 관리해서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지원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더 꼼꼼하게 살펴볼 생각이다.

서류상으로 지원자가 모든 과목에서 우수한 성취도를 보였다면 좋은 일이지만,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특정 분야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면 면접 기회를 제공하도록 할 생각이다. 면접평가 가운데 학업역량평가는 지원자의 기본적인 학업역량을 점검하면서도 동시에 창의적인 역량을 살펴볼 수 있도록 문제 출제 방향을 바꿔보겠다.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학생을 뽑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학생에게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문제를 만들어보려 한다. 발표면접은 원래 지원자의 말재주만을 보는 게 아니라 기본적인 문해력을 갖추고 있는지 보는 자리이다. 주로 인문사회과학 영역에서 출제했는데, 올해에는 과학기술 관련 지문도 출제하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 추구하는 인재상은
“DGIST가 추구하는 선발 인재상은 학교 홈페이지의 자료와 입학설명회를 통해서 학생들에게 잘 전달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자리에서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DGIST에 필요한 인재는 기본적으로 학문에 대한 ‘열정(passion)’과 사람에 대한 ‘공감(compassion)’ 역량을 충분히 갖춘 학생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교과과정의 취지가 학생이 자기 미래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으므로 학생 스스로 자기 관심사를 넓혀나가고 추구해가는 열정을 갖추지 못했다면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동시에 우리 학생은 장차 과학기술계의 리더가 될 사람이므로 자기 동료는 물론 한국 사회, 더 넓게는 전 세계에서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 부딪치게 되는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서, 이를 함께 풀어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 점에서 사람에 대한 애정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것이 ‘공감’으로 표현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부디 이런 자질을 갖춘 인재가 우리 학교에 입학해서 자기 재능을 꽃피워나가기를 바란다.”

- 인문학 교수로서, 이공계학생의 인문소양 교육에 어떤 입장이신지
“인문사회 분야 교육은 이공계 학생이나 인문사회계 학생 모두에게 중요하다. 대학생이라면 한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 또 하나의 완성된 인격체로서 나는 누구인가,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가, 세계와 나는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가, 인간과 자연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같은 큰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봐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공계 학생에게 특화된 인문사회 분야 교육이 반드시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문을 갖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학교 학생들이 중고교 시절에 주로 수학과 과학 과목을 공부하는 데 치중했다는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 다만 인문사회 분야의 공부는 이공계 학생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세계에 대한 넓은 시야를 갖춘 책임 있는 과학기술인으로 성장하고, 더 나아가 우리 시대의 지도자로 커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다양한 분야 종사자들과 함께 일하는 데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갖춰야 할 것이다. 바로 이런 역량을 키우는 데 인문사회 분야의 교육이 도움이 된다. 특히 우리나라 중고교 교육에서는 읽기와 쓰기, 말하기 같은 기초적인 교육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서 학생들의 독서량이 크게 부족하고, 특히 글쓰기 경험이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현실을 고려하면 커뮤니케이션 스킬 함양을 목표로 하는 인문사회 교육은 더욱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인문사회 분야 교육을 설계했다. 1,2학년 학생들은 모두 다섯 과목의 인문사회 분야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그 가운데 네 과목은 인문학과 사회과학 가운데 선택해야 하는데, 어떤 과목을 택하더라도 반드시 일정 분량의 독서와 글쓰기를 해야 한다. 이를테면 제가 가르치는 역사학 교과목을 택한다면, 세계사의 흐름을 주입식으로 배우는 게 아니라 역사학의 주요 문헌을 읽고, 역사학에서 글쓰기란 실제로 어떤 것인가를 경험하게 된다. 마지막 한 과목은 우리말 또는 영어로 글쓰기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는 과정이다. 글쓰기 기초 과목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3,4학년에는 인문사회 분야의 관심사가 어떻게 자연과학이나 공학과 연결되는지 생각해보는 융복합 과목을 듣게 될 것이다. 모든 학생이 두 과목 정도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를테면 요즘 누구나 즐기는 게임을 공부하면서 게임을 이루는 서사가 어떻게 기술적으로 구현되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보는 식이다. DGIST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다른 어떤 과학기술원이나 종합대학 못지않은 훌륭한 인문사회 분야 교육을 받게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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