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국립 경상대학교(GNUㆍ총장 이상경)에 재직 중인 김종길 씨가 ≪한국 정원 기행≫(미래의창, 328쪽, 1만 7000원)을 펴냈다. 김종길 씨는 이 책의 부제로 ‘역사와 인물, 교유의 문화공간’이라고 붙였다. 이 책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를 보여준다.

세상의 아름다운 동천과 명승, 건축물 등을 글과 사진에 담아온 인문여행가 김종길 씨가 한국의 옛 정원을 학술서가 아닌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인문학적 시각으로 새롭게 썼다.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중국, 일본만 가도 정원 관련 책들과 연구가 매우 활발한 데 비해, 우리나라는 연구서도 많지 않지만 그마저도 일반인이 보기 어려운 학술서가 대부분이다. 특히 일부 학자들의 전통 정원에 대한 현학적인 태도로 인해 소수 관련자들의 전유물이 되다시피 한 우리 정원에 대한 인문학적 기행서는 현재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그런 아쉬움들을 반영해 매우 구체적이면서도 활용도가 높은 방법들을 제시한 점이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먼저, 동선을 따라 정원을 관람하면서 그 특징과 공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때문에 다수의 정원서가 우리 정원을 단순히 열거하여 소개하거나 조경이나 건축 혹은 상징물 등의 설명에만 그쳤다면, 이 책은 VR로 구성된 화면을 보듯이 진입로부터 함께 입장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다음으로 정원을 만든 사람과 당시의 시대 상황이 어떻게 반영됐고, 정원가의 사상이 어떻게 구현됐으며, 후손들은 정원을 어떻게 유지했는지를 살펴봤다. 마치 한 편의 역사서나 다큐멘터리를 보듯 흥미롭게 기술된 당대의 역사적 배경을 읽다 보면 왜 이언적의 ‘독락당’이 그토록 폐쇄적인지, 흥선대원군은 어떻게 해서 김흥근의 별서를 빼앗아 ‘석파정’이라 이름 지었는지를 저절로 알 수 있게 한다. 

또한 우리 정원 보는 방법을 별도로 소개함으로써, 실제로 정원 현장을 답사할 때의 유용함뿐만 아니라 직접 가지 않더라도 사진과 글로 충분히 우리 정원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왔다. 

조선시대 3대 민간 정원부터 별서ㆍ주택ㆍ별당 정원까지 집중적으로 다룬 이 책은 옛 정원 40여 곳의 사계절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들과 옛 그림들만 봐도 함께 답사를 다닌 듯한 현장감이 느껴진다. 추가로 그밖의 정원들까지 30여 곳을 짧게 소개함으로써 우리나라에 있는 거의 모든 정원을 책 한 권에 총망라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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