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 전환 가닥.. '자연계열 상위권 판도 파란 예고'

[베리타스알파=강태연 기자] 숙명여대와 목포대가 2022학년부터 약대를 2+4년제에서 6년제로의 전환을 확정했다. 아직 정원조정 등의 내부조율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진 강원대의 경우,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지만 약대 6년제 전환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체 37개약대 중 35개교가 2022학년부터 6년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37개약대 가운데 32개교는 6년제 전환 내용을 2022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통해 공개했다. 당시 숙대와 목포대는 6년제 전환에 대한 교육부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최근 인가를 받아 전환에 따른 내부조율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추후 대학별 2022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 관련 내용이 수정될 예정이다. 정확한 모집인원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대학들이 2+4년제에서 선발하던 모집인원을 그대로 적용해, 정원내 기준 1633명을 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1473명(32개교)에 전환을 확정한 110명(숙대80명/목포대30명), 전환으로 가닥을 잡은 강원대 50명을 합산한 결과다.

약대의 6년제 전환은 의치한수에 몰려온 자연계열 상위권에 전반적인 판도변화를 예고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마지막으로 고졸신입생을 선발한 2008학년 당시 약대를 향한 수험생들의 선호도와 2+4년제 전환 이후에도 꾸준했던 수험생들의 관심을 고려하면 자연계열의 상위권 판도를 뒤흔들 선호 모집단위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게다가 취업과도 연계된다고 볼 수 있는 약대입시 선호도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상위권 격전지인 의예과까지는 아니더라도 공과대학 지원자 감소, 점수 하락 등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물론 최상위권 여학생의 경우 약대 선호도가 높아 치의예/한의예/수의예 등의 의학계열 입시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숙명여대와 목포대가 2022학년부터 약대를 2+4년제에서 6년제로의 전환을 확정했다. 아직 정원조정 등의 내부조율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진 강원대의 경우,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지만 약대 6년제 전환 기조를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숙명여대 제공
숙명여대와 목포대가 2022학년부터 약대를 2+4년제에서 6년제로의 전환을 확정했다. 아직 정원조정 등의 내부조율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진 강원대의 경우,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지만 약대 6년제 전환 기조를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숙명여대 제공

<숙대 목포대 전환 확정.. 강원대 전환 시 정원내 모집인원 1633명>
숙대와 목포대의 6년제 전환 확정되면서, 6년제 전환이 확정된 곳은 34개교다. 2개교가 늘어나면서 정원내 모집인원도 늘어난다. 아직 명확한 모집인원 자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 2+4년제 정원내 모집인원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숙대80명, 목포대30명 총110명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전환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인 강원대도 6년제로 전환된다면, 기존 2022학년부터 6년제 전환을 확정한 32개약대의 정원내 모집인원 1473명에서 1633명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숙대와 목포대가 다른 대학들과 달리 전환이 늦어진 이유는 교육부 인가가 늦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32개약대가 먼저 전환을 확정지은 당시 숙대 입학관계자는 “현재 학교측은 전환과 관련해 교육부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절차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6년제 약대 전환을 결정한 34개교는 가천대 가톨릭대 경북대 경상대 경성대 경희대 계명대 고려대(세종) 단국대(천안) 대구가톨릭대 덕성여대 동국대 동덕여대 목포대 삼육대 서울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순천대 아주대 연세대 영남대 우석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조선대 중앙대 차의과대 충북대 제주대 등이다. 방침을 결정하지 않은 대학이 강원대 부산대 충남대 3개교. 강원대는 학제변경 등과 관련해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전환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다만 부산대와 충남대는 2+4년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환하는 대학이 늘어나면서 약대는 자연계열 수험생들 사이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할 전망이다. 약대가 마지막으로 고졸 신입생을 선발한 2008학년 당시 약대를 향한 수험생들의 선호도와 2+4년제 전환 이후에도 꾸준했던 수험생들의 관심을 고려하면 자연계열의 판도를 뒤흔들 선호 모집단위가 될 것이라 예측에 이론의 여지는 없다. 대입 전문가들은 취업과도 연계되는 약대입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약대 선발에 따라 자연계열 학생 중 상위권 학생들이 공과대학에 지원하기보다는 약대에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상위권 공과대학의 지원자 감소 및 점수 하락이 예상된다”며 “화공생명학과, 생명과학과, 화학과 등 약대(2+4) 지원 관련 학과의 점수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최상위권 여학생의 경우 약대 선호도가 높아, 치의예과/한의예/수의예 등 의학계열 입시에도 약간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지만 의예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약대 입시 변화.. ‘2+4년제’, ‘통합 6년제’>
현재 약대 입시는 2009년 도입된 2+4 제도다. 약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다른 학부(학과)로 입학해 최소 2년간 기초/교양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PEET(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 응시가 필수다. 대학별 입학전형을 거쳐 합격하면 4년의 전공 교육과정을 거친 후 약사시험에 합격하면 면허를 취득하게 된다. 그렇지만 2+4년제의 경우 학사편입학 체제를 운영하는 탓에 화학 생물학 수학 등 자연계열 학생들의 이탈현상이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대학 2학년을 마친 후 학사편입 방식으로 약대에 입학하는 탓에, 화학계열 이공계열 생명과학계열에서 휴학생과 중도탈락생(자퇴/제적) 등 ‘이탈학생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약대입문자격시험인 PEET가 과도한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매년 이어졌다.

학사편입학 체제를 운영하는 탓에 화학 생물학 수학 등 자연계열 학생들의 이탈현상이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학부 2학년을 마치면 약대 입시에 뛰어들 수 있어 기초학문 붕괴에 더해 수도권 대학의 화학계열 생명과학계열 학생들의 중도이탈 문제도 제기됐다. 2016년 박경미(더불어민주)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6학년 약대 입학생의 55%가 화학 생물학 수학 등 자연계열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자연과학계열 학생 상당수가 약대 입시에 뛰어들어 기초학문 분야가 붕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약대 입시생 증가는 의전원(의학전문대학원)과 치전원(치의학전문대학원)이 단계적으로 폐지되면서 나타난 현상이지만 의전원/치전원 체제와 달리 약대 입시는 학사편입학 형태로 이뤄져 자연계열학생들의 이탈이 가속화된다는 분석이다.

대학 2학년을 마친 후 학사편입 방식으로 약대에 입학하는 탓에, 화학계열 이공계열 생명과학계열에서 휴학생과 중도탈락생(자퇴/제적) 등 ‘이탈학생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약교협이 2016년 발간한 ‘6년제 약학교육의 학제 변화 연구 보고서’에서도 학생 이탈 증가 현상이 드러났다. 약교협은 수도권 주요 11개 대학의 화학과 자퇴율이 약대 2+4체제 시행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2009년 2.2%에 불과하던 자퇴율은 2011년부터 매년 3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가 지속되자 2년 전 수도권의 한 대학 교수가 작성한 '민폐만 끼치는 기형적 약대 입시'라는 기고가 교수신문에 실리기도 했다.

약대입문자격시험인 PEET가 과도한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매년 이어졌다. PEET 시험과목은 일반화학추론 유기화학추론 물리추론 생물추론 등 4과목으로 나뉜다. 시험 난도는 이과계열 입시 가운데 의/치전원 입학을 위해 치르는 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MDEET), 5급 기술고시, 변리사 시험 다음으로 어렵다는 게 일반적이다. 화학 생물 물리 등 대학에서 관련 선수과목을 충실히 들었더라도 시험 특성 상 독학으로 고득점을 받긴 힘들다. PEET 자체가 자격시험의 역할보다 변별력 확보에 초점을 맞춰 난도가 급격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교육에 의지해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 대다수다. 2014년 약교협 조사에 따르면 전국 약대 학생의 53%가 6개월이상 PEET전문학원을 이용했다고 답했다. 1년이상 사설 강좌를 수강했다고 답한 학생도 25%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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