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출제하긴 부담스러울 것’.. ‘일단 불수능으로 대비해야’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21수능 난이도는 어떨까. 올해 재학생/재수생 유불리 문제로 수능 난이도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교육부 차관이 14일 브리핑을 통해 2021수능 난이도를 낮추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교육 당국으로서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실제 수능의 난이도는 6월모평 9월모평을 통해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조정되는 만큼 지금으로서는 속단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쉽다' '어렵다' 하는 판단은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이 느끼는 것이다. 현 시점에 난이도를 판단하기보다는, 6월모평 9월모평을 치른 후 수능의 난이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사태로 인해 등교개학일정이 계속해서 연기되면서 재학생과 재수생(졸업생) 간 격차 문제가 대두되는 가운데, 올해 수능은 다소 쉽게 출제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실제 수능의 난이도는 예측불가인 만큼 어려운 수능을 가정하고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쉬운 수능은 변별력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마냥 쉬운 수능을 출제하기도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2021대입은 서울권 주요대 중심으로 정시 비중이 크게 늘었다. 올해 계속된 등교 일정 연기로 학교생활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수시에서 재학생의 불리함이 커졌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정시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아 학평 역시 제대로 치르지 못한 재학생은 반복학습이 중요한 수능에서 학원에서 등원 수업을 받고 있는 졸업생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교육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재학생이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난 수능 분석결과를 보면 반드시 재학생이 졸업생에 비해 불리한 것은 아니다. 물론 수능 점수는 개인차가 있는 것이어서 집단별로 일반화해서 이야기하기엔 다소 문제가 있다. 대체로 수능이 어려워지면 졸업생이 재학생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지만, 쉬운 수능에서는 그 격차가 좁혀지고 재학생의 불리함이 줄어들 수 있다. 만약 올해 수능이 쉽게 출제된다면 정시에서 졸업생 강세 현상은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직 학교 등교조차 하지 못한 고3 재학생들은 현 시점에서 촘촘한 학습계획 아래 수능 대비에 보다 철저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만기 소장의 도움을 받아 졸업생과 재학생의 점수 격차를 분석해봤다. 

올해 등교개학의 연기로 재수생 재학생 유불리 문제가 대두되면서, 물수능의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어려운 수능을 가정하고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올해 등교개학의 연기로 재수생 재학생 유불리 문제가 대두되면서, 물수능의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어려운 수능을 가정하고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어려운 시험일수록 재학생/재수생(졸업생) 격차 커져>
14일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브리핑을 통해 "수능 난이도 조정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쉽게 출제한다고 해서 꼭 현재 고3이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며 "난이도를 변화했을 때 유불리가 있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의 차관의 발언이 실제 수능의 난이도를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매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기존 출제기조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지만, 해마다 난이도는 변화한다. 당해 수험생 응시집단의 특성을 파악하고 6월/9월 모평 결과를 통해 조정되기 때문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6월 9월모평을 실시하는 이유가 수능 난이도를 조정하기 위함"이라며 "모집단 특성이 어떻게 파악되느냐에 따라 난이도가 결정 될 것"이라고 봤다. 

지난 수능결과를 분석해보면 상대적으로 시험이 어려웠던 해에 졸업생과 재학생의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원점수 등급컷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어의 경우 2018학년보다 2019학년이 어렵게 출제되었고 수(가) 수(나)의 경우도 2019학년이 비교적 어렵게 출제되었다. 따라서 최근 3년간 영역별 대비가 되는 학년도는 세 영역 모두 2018학년도(평이)와 2019학년도(어려움)라고 볼 수 있다. 

영역별로 재학생과 졸업생의 평균 차이를 보면 국어는 2018학년 11.9점, 2019학년에는 12.5점으로 시험이 어려웠던 2019학년에 졸업생과 재학생의 차이가 더 벌어졌다. 수(가)는 2018학년 7.8점, 2019학년 9.4점으로 졸업생과 재학생간 평균 차이를 나타냈으며, 수(나)는 2018학년에는 8.4점, 2019학년에는 9.3점의 차이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해에 졸업생과 재학생의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재학생/졸업생/검정고시 응시 인원과 영역별 등급구성비율을 기준으로 등급별 재학생/졸업생/검정고시 비율을 추정해 살펴본 결과 역시 마찬가지다. 영역별 차이는 있었으나 대체로 수능이 어려울 때 집단의 격차가 커졌다. 최상위권인 경우 수능 난이도에 상관없이 졸업생과 재학생의 유불리가 나타나지 않으나 가장 경쟁이 치열한 중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는 수능이 어려울수록 졸업생들이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되는 결과였다. 2018학년 2019학년 1등급 비율을 비교하면 졸업생 비율이 국어는 42.1%→43.4%(1.3%p증가), 수(가)는 44.5%→42.6%(1.9%p감소), 수(나)는 44.9%→43.9%(1%p 감소), 영어는 42.1%→41.6%(0.5%p감소)로 나타났다. 국어는 증가, 수학과 영어는 감소했다. 하지만 2등급은 국어는 39.9%→40.4%(0.5%p증가), 수(가)는 34.2%→38.5%(4.3%p증가), 수(나)는 38.5%→38.4%(0.1%p감소), 영어는 33.5%→36.8%(3.3%p증가)로 증가 추세를 나타났다. 3등급의 경우는 국어는 35.2%→35.7%(0.5%p증가), 수(가)는 30.8%→32.9%(2.1%p증가), 수(나)는 30.3%→32.7%(2.4%p증가), 영어는 23.8%→29.0%(5.2%p증가)로 나타났다. 

올해 수능은 코로나19사태로 인해 등교개학이 수차례 연기되는 등으로 인해 재학생/재수생 유불리 문제가 계속해서 대두되는 만큼 수능을 어렵게 출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험생들은 어려운 수능을 가정하고 대비하는 것이 좋다. 
이만기 소장은 “평가원이 6월 9월모평을 통해 수험생의 학습정도와 수준을 파악해 출제하겠지만 수능을 어렵게 출제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며 “고3 재학생들은 연일 미뤄지는 등교수업에 피로도가 누적되고 불안감과 답답함 등으로 학습효율이 떨어지는 등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등교수업 후 이루어질 중간/기말고사에 정신이 없겠지만 철저한 학습계획과 실천만이 어려움을 이겨낼 묘책”이라고 조언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