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3무학종’.. 고교와의 소통 강조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한양대가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 안내하는 ‘한양대 수시전형안내 플러스(학생부종합전형 편)’ 책자를 최근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학종 평가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와 학종 관련 FAQ를 담고 있어 ‘학종 가이드북’의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평가역량별 학생부 사례를 꼼꼼하게 제시하고 있어, 학생부만으로 평가하는 한양대 학종을 준비중인 수험생이라면 필수적으로 참고해야 할 자료다. 

2021전형계획에 의하면 한양대는 학생부종합(일반)으로 979명을 모집한다. 학생부종합평가100%로 선발하며 학생부 외에 제출서류는 없다. 면접을 실시하지 않고 수능최저도 적용하지 않는 ‘3무학종’의 대표격이다. 

한양대가 학종 가이드북 역할을 하는 '한양대 수시전형안내 플러스' 책자를 발간했다. /사진=한양대 수시전형안내 플러스
한양대가 학종 가이드북 역할을 하는 '한양대 수시전형안내 플러스' 책자를 발간했다. /사진=한양대 수시전형안내 플러스

<평가역량별 학생부 사례 소개>
한양대는 비판적사고역량 창의적사고역량 자기주도역량 소통및협업혁량의 4대역량을 통한 종합성취도를 평가한다. 종합성취도는 단순한 교과성적을 의미하지 않는다. 교과성적을 정량적으로 수치화해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부에 드러난 학업관련 기록을 통해 종합성취도를 판단한다. ‘한양대 수시전형안내 플러스’ 책자(이하 가이드북)에서는 “학생이 이수한 과목과 성취도(원점수/평균/표준편차) 교내수상 세부능력및특기사항 창의적체험활동상황 등 학생부에 기록된 모든 내용을 토대로 학생의 교육여건과 교육과정을 고려해 고교 3년 동안의 성취도를 정성적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한다.

- 비판적사고역량.. 비판적질문 논리적전개 등 평가
4대역량 중 하나인 비판적사고역량의 경우 어떠한 현상 혹은 지식에 대하여 의문을 갖고 합리적인 추론에 근거해 질문이나 토론을 통해 반성적으로 숙고하고 논리적으로 평가하는 역량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현상 이면의 원리나 함의에 대해 ‘왜’ ‘어떻게’ ‘정말 그럴까’ 등과 같은 질문을 가지고 탐구를 촉발시킬 수 있는지(비판적질문) 명확한 이해를 위해 복잡한 현상을 개별요소로 나누어 정리하는 능력이 있는지(분석적사고) 다양한 정보 혹은 근거의 관계를 합리적이고 일관되게 규명하는지(논리적전개) 자기성찰 혹은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사고과정과 결과물에 대해 올바르게 검증하고 평가할 수 있는지(타당한평가) 등으로 평가한다.

이와 관련한 학생부 사례도 자세히 공개하고 있다. 창의적체험활동상황의 경우 ‘경제 이슈에 대한 기사들을 가지고 주요 경제 정책에 대한 정보들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기사에서 인용한 통계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에 수학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친구들과 함께 협력하여 언론에서 잘못 인용한 통계 자료들을 발견하는 활동을 했다. 대표성이 없는 편향된 표본에서 나온 데이터라든가 비교 집단이 잘못 형성된 경우 등 통계가 잘못된 결론을 지지하는 근거로 사용된 경우를 발견하였고, 경제정책에 대한 기존의 평가를 재조명하는 안건에 대하여 동아리 부원들과 토론을 진행’한 경우다.

세부능력및특기사항의 경우 화학Ⅱ 관련, ‘화학생명공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으로, 매 수업시간마다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실생활에 연관지어 새로운 문제 상황을 만들고 이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하며 친구들과의 토론을 유도했다. 토론과 질문을 통해 문제에 대한 자신만의 논리를 만들고, 단계적으로 추론하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음. 화학제품 부작용에 대한 수행평가 주제로 탈리도마이드를 선정하고 이에 대해 탐구하는 과정에서, 광학 이성질에 관한 이론적 내용을 알아보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당시 동물실험 결과와 실제 인체에서의 효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친구들과 고민하는 모습을 보임. 뿐만 아니라 본인이 제기한 가설의 타당성에 대해 교사에게 물어보면서 자신의 사고과정을 검증하려는 태도도 보여주었다’는 내용이다. 

행동특성및종합의견에서는 ‘수업시간에 배운 지식을 단순히 이해하고 암기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몇 단계 더 나아가 주어진 사실을 비틀어보거나 지식을 확장하려는 탐구정신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다.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자주 하는 학생으로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질문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논리적인 메커니즘을 통해 내린 소기의 결론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수업 시간에 교과 내용이나 문제 풀이법과 관련한 비판적인 질문을 제기함으로써 다른 학생들도 함께 토론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한다‘는 내용이 담긴 학생부가 사례로 제시됐다.

- 창의적사고역량.. 지적호기심 바탕, 융합적사고 등 평가
창의적사고역량은 지적호기심을 바탕으로 문제에 대해 상세히 고찰하고 정보처리및해석능력을 통해 주어진 관련정보를 다각도로 분석해 학문 간 연계/지식의 확정, 독창적 문제해결로 나아가는 역량을 의미한다. 지적호기심을 바탕으로 주어진 문제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지(문제 인식) 자신이 가진 다양한 정보를 유기적으로 종합해 이해하는 능력이 있는지(융합적 사고) 새로운 것을 기획하고 실천해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해결책 제시) 등으로 평가한다.

예시로 든 세부능력및특기사항 사례는 문학 관련, ‘섬세한 읽기를 바탕으로 문학작품의 내용과 형식이 긴밀히 연관되어 있음을 잘 이해하고 다양한 맥락에서 감상했다. 채만식의 소설 탁류를 읽고, 작품의 배경인 금강의 흐름과 초봉의 삶을 연계하여 그 의미를 파악하고 주제의식을 깊이 이해했다. 문학사에 대한 수업을 들은 뒤에는 고려가요 모음집, 무진기행 등 시대별 문학 직품들을 문학사와 한국사를 비교하여 맥락을 파악하려 노력했다. 관심의 저변을 넓혀 문학작품에 반영된 시대상을 알아가는 것에 흥미를 느껴 근대 문학사를 정리하면서 전쟁 독재 산업화 등으로 인한 인간소외 현상이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인간중심적 사고와 기술의 진보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내용의 발표를 했다.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깊이 있는 시각과 더불어 우수한 표현력을 드러낸 발표였다. 또한 강은교의 ‘우리가 물이 되어’를 배운 뒤 ‘물’과 같이 자신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어주는 소재를 찾아 글을 작성하고, 고려가요 ‘동동’을 배운 뒤 월령체 형식을 모방하여 학교생활을 월별로 풀어낸 시를 창작해내는 등 문학작품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응용력이 뛰어난 학생이라고 판단되었다‘는 내용이다.

확률과통계 관련, ‘통계단원의 연속확률분포에 대한 개념이 확실하며 이를 활용한 다양한 문제들에 강점을 보인다. 또한 통계학적 데이터와 실생활의 연관성을 찾아내 사건을 폭넓고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분석적인 사고가 돋보인다. 평소 학생이 좋아하던 의류 브랜드가 도산한 것을 계기로 소비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다양한 요소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를 분석해 보고자 그룹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소비자의 구매 및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이라는 주제를 정해 확률적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고 관련 통계자료 및 통계적 추정과 더불어 이면에 제시된 시대적, 사회적, 심리적 요소를 분석하고 이를 인포그래픽으로 재해석하여 발표하는 등 독특하고도 고유한 브랜딩 및 상품 판매 전략을 구측했다‘는 예시가 제시됐다.

- 자기주도역량.. 자발적 참여, 흥미 적성 계발 위한 노력
자기주도역량은 어떠한 현상 혹은 지식에 대해 의문을 갖고 합리적인 추론에 근거해 질문이나 토론을 통해 반성적으로 숙고하고 논리적으로 평가하는 역량을 뜻한다. 다양한 교내활동 및 교과수업시간 중 자발적 참여를 통해 본인의 흥미와 적성을 발견하고 이를 발전시키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지(동기형성및계획수립) 수립한 계획을 바탕으로 본인의 흥미와 적성을 계발하기 위해 열정을 다해 꾸준히 노력해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지(수행및성취) 달성한 목표를 자율적 판단과 평가를 통해 새로운 목표로 확장해나가고 있는지(목표확장) 등으로 평가한다.

사례로 제시된 물리Ⅱ 관련 세부능력및특기사항은 ‘물리Ⅱ교과에 대한 호기심이 아주 많은 학생으로 물리학의 기본개념을 잘 정리하고 그 원리를 정확히 이해한다. 동아리활동 등을 통해 더 알고 싶은 내용은 친구들과 토론하며 실험으로 확인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부족한 부분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반복적인 학습으로 물리분야에 대한 큰 성취 결과를 보여준다. 물리 법칙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이론적인 개념들에 더 큰 호기심을 보이며 단순한 암기보다 공식 등의 유도 과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원리를 알고 유도 방법을 익혔다. 영화 속 물리학 찾기 수행평가로 영화 ‘앤트맨(2015)’, ‘앤트맨과 와스프(2018)’를 보고 양자 세계에 대해 관심이 생겨 양자 물리에 대해 개인적으로 조사를 했다. 이를 더 발전시켜 터널링현상과 양자역학, 다이오드의 원리 등과 접목하여 보고서를 제출하였고, 수업시간 중 발표하여 친구들과 선생님께 큰 호응을 받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조사 과정 중 알게 된 에사키 다이오드가 교과 과정에서 학습한 ‘미시세계와 양자현상’과 관련이 있다는 것에 호기심이 생겨 ‘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쉬운 양자역학 수업(리먀오)’을 읽는 등 스스로 심화 학습하는 능력이 뛰어났다‘는 내용이다.

- 소통협업역량.. 협력태도 공감능력 등
소통협업역량은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자발적 협력태도를 보이며, 책임감과 공감능력을 바탕으로 타인을 배려하고자 노력하는 역량을 의미한다.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지(경청및공감) 과제해결과정에서 자발적인 협력의 태도를 보이며 적극적으로 임하는지,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기보다는 구성원 각자의 상황과 입장을 고려해 공동체 활동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해결하는지(공동체 역할수행) 지역 및 세계 속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환경 기아 빈곤 인권과 같은 범지구적 공동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문제 해결에 참여하고자 하는지(시민의식 확장) 등을 평가한다. 

사례로 제시된 한국지리 관련 세부능력및특기사항은 ‘살고 싶은 지역 만들기 프로젝트’ 활동에서 조장을 맡아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하지 않고 조원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경청해주고 수용하며,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조원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도농복합도시로 다문화가정이 많은 OO시의 특성을 고려하여 문화의 포용성에 대한 교육 자료인 ‘너와 내가 함께 사는 OO시’를 제작하여 친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처음에는 인근 지역 중학교를 방문하여 직접 교육을 진행하는 방안을 계획했지만 수업 등으로 인해 섭외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해당 내용을 1분30초짜리 UCC로 제작하고 학교 SNS에 업로드 하여 배포했다. 또한 프로젝트 종료 후에도 인근지역 중학교의 다문화가정 학생 대상 학습 멘토링을 한 학기 동안 진행하여 인식변화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학생부 간소화 흐름.. ‘고교와의 소통’ 강조>
한양대는 최근의 자소서/추천서 폐지 움직임이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학생부만으로 평가해온 대표적인 대학이다. 학생부 간소화 정책에 따라 수상경력 개수가 제한되고 창체 글자수 축소, 자율동아리 기재 제한, 행특 글자수 축소 등 정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학생부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가이드북은 “지금까지 학종을 진행해오면서 학생부 하나만 가지고 평가하기 위해 학생부 평가방법에 대해 연구해왔다”며 “오히려 학생부의 정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글자수 제한이 있을 때 그 전과는 어떤 점이 달라졌고 무엇을 더 강조하고 싶은지’ 등에 대해 학생부를 작성하는 고교교사들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더 많다. 고도화된 평가방법과 고교와의 소통으로 학종에 대한 공정성 신뢰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분야의 활동을 모두 참여하는 것과 개인의 흥미를 고려해 특정영역을 선별해 심화활동을 하는 것 중 어떤 경우가 더 높게 평가받을까. 답은 ‘두 가지 모두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각 활동 속에서 본인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그 과정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추후 배움을 통한 결과가 어땠는지 연계적인 부분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학생부 기재 가능 글자수가 줄어드는 만큼 어떤 내용을 선별해 학생부에 담아야 할지가 고교교사의 고민이다. 이에 대해 “활동 자체보다는 활동과정 중 드러나는 학생 개인의 역량에 더 집중해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내신을 정량적으로 반영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이드북에서는 “내신을 정량적으로 반영하지 않아도 수상경력 세부능력및특기사항 행동특성및종합의견 등을 통해 학업역량(종합성취도)을 정성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같은 내신 등급이라도 고교마다 학생의 수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내신이라는 정량지표의 한계를 정성평가로 보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많은 대학이 강조하고 있듯, 수상경력의 개수, 특성 수상의 유무, 수상의 등위는 정량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수상경력의 내용과 학생부의 다른 항목을 연계해 종합/정성평가한다는 설명이다. 수상경력의 내용을 다른 영역에 기재하지 못하지만 횡단평가에서 주목하는 것은 수상경력의 내용이 아닌 수상경력에 나타난 학생의 역량이다. 해당 역량이 학생부 다른 영역에서 관찰될 경우 횡단평가가 가능하다. 

동아리활동의 경우 비교과활동 동아리를 했더라도 해당 활동을 통해 학생의 역량이 충분히 드러났다면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1~3학년 진로희망이 다 달라도 불이익은 없다. 전공적합성이 아닌 계열적합성에 초점을 두고 평가한다는 설명이다. 

출결사항의 영향력은 얼마나 될까. 출결사항은 학생부 참고영역으로 지각/결석 유무를 평가하는 항목이 별도로 있진 않지만 무단결석 무단지각이 많거나, 그것과 관련해 학생부상에서 이유와 원인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 봉사활동은 시수를 정량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수상 창체 세특 행특에 기록된 학생의 총체적인 봉사 인성과 관련된 내용이 더 중요하다.

독서활동의 경우 중요하게 평가되지 않는다. 독서활동은 학생의 진로 및 흥미와 연관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한양대는 전공적합성을 평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독서활동 기재방안도 단순화되면서 학생부상의 내용만으로 유의미한 독서활동 평가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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