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직화 반대 '90.5%'..최근 사기저하 77%

[베리타스알파=강태연 기자] 교원들이 현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 거버넌스에 회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승의 날을 맞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유/초/중/고교와 대학 교원 57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초중등교육 권한을 시도교육청에 이양하는 것에 79.4%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지방직화에 대한 반대 의견은 90.5%를 기록했다.  초중등 교육을 시도교육청으로 넘기려는 현 정부의 교육 거버넌스에 대한 거부감이 교원지방직화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서 증폭된 것으로 보인다. 교육전문가들은 교육 거버넌스의 문제는 시작점인 교육감직선제에 대한 재검토부터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꾸준히 교육감직선제가 정책엇박자를 양산하면서 사실상 ‘교육의 정치화’를 초래해 현장의 혼란이 증폭시키고 수요자들의 피로감을 극대화해왔다고 지적해 왔다. 

 

교사들이 유/초/중등교육 권한을 시도교육청에 이양하는 현 정부 공약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교육자치 도입에 대해 79.4%가 반대한다고 답변했다. 교원지방직화에 대해서도 90.5%가 반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교사들이 유/초/중등교육 권한을 시도교육청에 이양하는 현 정부 공약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교육자치 도입에 대해 79.4%가 반대한다고 답변했다. 교원지방직화에 대해서도 90.5%가 반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교총의 교육 현안에 대한 부분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현장 교원들은 초/중등교육 지방이양과 관련해 79.4%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한다는 답변은 13.3%에 불과했다. 교육지방직화는 90.5%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지방직화는 초/중등 교육을 시도교육청으로 이양 시 교원의 신분을 국가공무원에서 지방공무원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 정부의 교육 거버넌스가 교원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에 대한 거부감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전문가들은 교육감직선제부터 손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감직선제가 실시된 이후 교육감들이 교육을 정치화하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모든 혼란이 수요자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초중등교육 지방이양이 이뤄진다면 교육의 정치화는 물론 지역별 교육격차도 심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교원들이 교육지방직화를 반대 이유로는 ‘교원의 지위, 보수 차이 등 신분 불안 야기’가 44.5%로 가장 높았다. 교육을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는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우수 인재의 지역 편중과 교육격차 심화’ 17.8%,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호나 등 국가책무성 강화 기조에 역행’ 14.3%, 직선교육감의 보은/정실인사 등 전횡 우려‘ 13.5% 등이다.

‘교원들의 사기가 최근 1~2년간 어떻게 변화했나’를 묻는 문항에 교원의 77.7%가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대체로 떨어졌다’가 39.3%로 가장 높았고, ‘매우 떨어졌다’가 38.4%로 뒤를 이었다. 이어 ‘변화 없이 그대로다’ 18.7%, ‘대체로 높아졌다’ 3.1%, ‘매우 높아졌다’ 0.5% 순이다. 2009년 같은 문항으로 처음 설문을 진행했을 당시 ‘떨어졌다’고 답한 비율(55.3%)보다 10년 새 22.4%p 증가한 수치다. ‘학교현장에서 선생님의 교권은 잘 보호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가 61%(별로 그렇지 않다 38%, 그렇지 않다 23%)인 것으로 조사됐다. 답변 중 ‘별로 그렇지 않다가 38%로 가장 높았다. 이어 ’보통이다‘ 27.8%, ’전혀 그렇지 않다‘ 23%, ’대체로 그렇다‘ 10.2%, ’매우 그렇다‘ 0.9% 순으로 답변 비율이 높았다.

교권 하락과 사기 저하로 인해 발생하는 심각한 문제를 묻는 문항에 대해서는 ‘학생 생활지도 기피, 관심 저하’가 39.5%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학교 발전 저해, 교육 불신 심화’ 21.1%, ‘헌신, 협력하는 교직문화 약화’ 15.8%, ‘수업에 대한 열정 감소로 교육력 저하’ 15.4%, ‘명예퇴직 등 교직 이탈 가속화’ 6.6% 순이다.

교직에 대한 만족도도 전년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교직생활에 만족하고 행복한지’에 대해 ‘그렇다’는 응답은 32.1%였다. 지난해 52.4%(대체로 그렇다 41.9%, 매우 그렇다 10.5%)에 비해 20.3%p 하락한 수치다.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선택하겠는지에 대해서도 ‘그렇다’는 응답이 30.1%로 전년 대비 9.1%p 하락했다. 교총은 “교권 확립과 처우 개선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최근 코로나 사태에서 보듯 교원에게 온라인 수업, 돌봄, 방역 등 무한책임을 독려함에 따라 부정적 교직관을 더 많이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교직생활에서 가장 큰 어려움(2개선택)’에 대해서는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가 47.5%(2739명)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가 40.9%, ‘교육계를 매도/불신하는 여론/시선’ 39.4%, 교육과 무관하고 과중한 잡무‘ 34.5%, ’교원/행정직/교육공무직 등 학교 구성원 간 갈등‘ 18.5%, ’톱다운 방식의 잦은 정책 변경‘ 14.7%, ’수업능력 및 교과전문성 향상‘ 3.7%, 기타 0.9% 등으로 조사됐다.

정부나 시/도교육청의 교육정책들이 학교 현장의 의견과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가 65.8%(별로 그렇지 않다 40.6%, 전혀 그렇지 않다 25.2%)로 나타났다. ‘그렇다’는 응답은 7.5%(대체로 그렇다 7.1%, 매우 그렇다 0.4%)에 불과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59.5%가 ‘그렇지 않다’(별로 그렇지 않다 37.3%, 전혀 그렇지 않다 22.2%)고 응답했고, ‘그렇다’는 응답은 11.3%였다. ‘그렇지 않다’는 6.3%p 증가, ‘그렇다’는 3.8%p 하락한 수치다.

가장 되고 싶은 교사상(복수응답)으로는 ‘학생을 믿어주고 잘 소통하는 선생님’ 60.5%, ‘학생을 진정 사랑하는 선생님’ 32.4%, ‘학생의 강점을 찾아내 진로지도하는 선생님’ 27.4%, ‘전문성 향상에 부단히 노력하는 선생님’ 23.2%, ‘교육공동체의 협력을 잘 이끄는 선생님’ 21.4%, ‘누구보다 헌신, 솔선수범하는 선생님’ 17.4%, 교과지식이 풍부하고 잘 가르치는 선생님‘ 16.5% 순이다. 

결과는 교총이 4월27일부터 5월6일까지 실시한 ‘제39회 스승의 날 기념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조사는 전국 유‧초‧중‧고 및 대학 교원 5767명을 대상으로 모바일로 실시됐으며,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1.29%p다.

교총은 “국가의 교육적 책무 약화와 이로 인한 시도 간 상이한 교육 초래, 학생 교육 격차 및 학력 저하 심화는 물론, 교육 이양이 교원 지방직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현장 우려가 높다”며 “정부의 교육 이양 추진과 관련해 최근 국가교육회의 논의나 일부 교육감들의 발언, 국책연구기관의 연구보고서에서 교원지방직화가 제기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간 지방직으로 이원화됐던 소방직이 시/도 여건에 따른 인력, 시설, 장비, 처우 등의 차이로 국민을 위한 재난 대응 역량에까지 격차를 초래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국가공무원으로 전환된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