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부터 예고된 정시확대.. ‘수시체제’ 효과 사라지나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서울대 등록실적 톱100을 2018학년과 2020학년 비교한 결과 정시 중심의 실적을 내는 고교의 하락폭이 눈에 띈다. 갈수록 심화하는 의대 선호현상에 서울대 진학이 충분히 가능한 자원이 의대로 빠져나간 경우로 분석된다.  개별 고교로 살펴보면 중동고는 2018학년 31명에서 2020학년 21명, 강서고는 2018학년 24명에서 2020학년 13명, 신성고는 2018학년 17명에서 2020학년 8명 등으로의 하락이다. 대부분 의대 합격 실적이 뛰어난 고교들이다. 베리타스알파 자체 조사 결과 올해 강서고는 36명, 신성고는 20명의 의대 합격자를 배출했다. 결국 정시확대가 예고된 2021학년부터 교육특구 중심 일반고를 중심으로 의대실적과 함께 서울대 정시실적의 쏠림현상이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톱100(108개교 1731명)내 일반고는 48개교 500명으로, 톱100 전체 등록자의 28.9%로 나타났다. 서울대가 등록자 자료를 공개한 2018학년과 비교해보면 일반고 등록자 비중이 소폭 늘었다. 2018학년의 경우 일반고 등록자가 45개교 493명으로 전체 1764명의 27.9%였다. 

영재학교가 8개교 모두 톱100내 들어 282명(16.3%)의 실적으로 뒤를 이었다. 외고 14개교 258명(14.9%), 전국자사 8개교 237명(13.7%), 광역자사 14개교 186명(10.7%), 예고 5개교 151명(8.7%), 과고 6개교 74명(4.3%), 국제고 5개교 43명(2.5%) 순이다.

톱100 내 일반고 외고 영재학교의 실적은 확대된 반면 나머지 특목/자사의 실적은 일제히 축소됐다. 영재학교의 경우 인천영재가 2019학년 원년을 맞이하면서 실적이 확대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841명(48.6%)으로 가장 많이 배출했다. 하지만 2018학년 889명(50.4%)에 비해서는 서울 쏠림 현상이 완화됐다. 

서울대가 수시/정시 비중을 78.5%/21.5%로 유지해 온 와중에 다른 고교유형 대비 일반고의 실적이 확대된 점은 그만큼 수시체제에 적응해가는 고교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서울대의 수시 중심 전형 운영이 서울 쏠림 현상 완화에도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향후 정부 주도의 정시확대가 강제되면서 2021학년부터 정시확대가 예고되어있는 상황이다 보니 이같은 ‘수시 선발’의 효과는 사라지고 정시 중심으로 실적을 내는 고교의 실적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 이어 경기 391명(22.6%), 인천 73명(4.2%), 대전 63명(3.6%), 충남 57명(3.3%), 대구 55명(3.2%), 부산 52명(3%), 광주 38명(2.2%), 전북 35명(2%), 경남 29명(1.7%), 강원 28명(1.6%), 경북 25명(1.4%), 세종 21명(1.2%), 충북 14명(0.8%), 울산 9명(0.5%) 순이다. 전남과 제주에서는 톱100 내 등록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올해 분석의 기초가 된 자료는 곽상도(미래통합)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2020 서울대 최종등록 출신고 순위’다. 통상 대입에서 합격과 등록은 혼용되는 경향이 강하지만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합격자 수가 수시와 정시에서의 최초합격/미등록충원합격(추가합격)을 총 망라하는 개념이라면 등록자 수는 합격자 중에서 실제 대학에 등록을 마친 인원만을 뜻한다. 합격자 수가 실제 서울대 진학의지가 크지 않은 타 대학과의 중복합격 인원들까지 포함하고 있는 반면, 등록자 수는 대학 진학을 위해 최종등록을 마친 인원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허수’와는 무관하다. 통상 합격자 수는 ‘허수’를 포함하고 있는 만큼 등록자 수보다 다소 많게 산정되기 마련이다. 
 

서울대 등록자 톱100 고교를 분석한 결과 2018학년 대비 2020학년 일반고 비중이 소폭 늘고, 서울 지역 비중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서울대 제공
서울대 등록자 톱100 고교를 분석한 결과 2018학년 대비 2020학년 일반고 비중이 소폭 늘고, 서울 지역 비중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서울대 제공

<정시 중심 일반고 실적 하락.. 올해 의대 합격자 실적 두드러져>
서울대 등록실적 톱100을 2018학년과 2020학년 비교한 결과 정시 실적이 뛰어난 일부 고교에서는 의대 쏠림이 더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정시 중심의 실적을 내는 고교 가운데 하락폭이 눈에 띄는 고교들이 있다. 세화고는 2018학년 26명(6명+20명)에서 2020학년 22명(6명+16명), 중동고는 2018학년 31명(5명+26명)에서 2020학년 21명(8명+13명), 강서고는 2018학년 24명(6명+18명)에서 2020학년 13명(2명+11명)으로 하락했다. 숙명여고는 2018학년 17명(6명+11명)에서 2020학년 12명(5명+7명)으로, 신성고는 2018학년 17명(6명+11명)에서 2020학년 8명(2명+6명)으로 하락했다.

세화고는 올해 의대 합격자를 59명, 강서고는 36명, 숙명여고는 30명, 신성고는 20명 배출하는 등 대부분 의학계열 실적이 뛰어난 고교들이다. 갈수록 심화하는 의대 선호현상에 서울대 진학이 충분히 가능한 자원이 의대로 빠져나간 경우로 분석된다.

서울대 실적이 수시체제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라면, 의학계열 합격실적은 정시에 강한 학교를 보여주는 척도다. 서울대가 수시 중심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시’에 강한 학교들은 상대적으로 대입 자원을 의대에 빼앗기는 경우가 많다. 서울대 수시 비중이 2018학년부터 2020학년까지 3년간 그대로 유지된 상황에서 정시에 강한 수험생들은 서울대보다는 의대로 눈길을 돌렸을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정부 주도로 정시확대로 돌아서면서 정시 중심의 고교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의대 강세인 학교들이 곧 정시에 강한 학교와 맥을 같이 하는 상황에서, 정시가 확대되면 정시 강세 학교가 두드러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정시가 확대될수록 의대 실적을 낸 학교들이 앞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고교유형별 실적.. 2018학년 대비 일반고/외고 ‘확대’, 자사고 과고 국제고 ‘축소’>
2020학년 서울대 등록자 톱100 고교를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일반고는 48개교 500명으로 전체 28.9%를 차지했다. 수시 241명, 정시 259명으로 수시와 정시의 실적이 비슷한 편이다. 지난해인 2019학년 등록자 실적은 서울대가 공개하지 않아, 2018학년과 비교하면 45개교 493명(27.9%)과 비슷한 수준에서 소폭 늘었다. 2018학년 역시 수시 237명, 정시 256명으로 수시와 정시의 실적이 비슷했다. 

영재학교는 2019학년 인천영재의 원년 맞이로 2018학년 실적 대비 2020학년의 실적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견된 고교유형이다. 8개교 282명의 실적으로 일반고 뒤를 이었다. 2018학년의 7개교 262명(14.9%)에 비해서 확대됐다. 8개교만으로 전체 16.3%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수시 263명, 정시 19명으로 수시에 방점이 찍혀 있다. 영재학교는 수능을 대비하지 않아 대부분 수시로 진학하는 특징이다. 정시 진학의 경우 재수생인 경우가 많다. 

영재학교를 비롯, 2018학년과 대비해 실적 비중이 높아진 고교유형은 일반고 외고다. 반면 전국자사 광역자사 과고 국제고 모두 실적 비중이 줄었다. 

일반고 영재학교에 이어 외고가 14개교 258명(14.9%)으로 뒤를 이었다. 2018학년의 경우 일반고 영재학교에 이어 전국자사와 외고가 동일한 248명(14.1%)이었던 반면, 올해는 외고가 전국자사를 앞지른 모습이다. 수시 197명, 정시 61명의 실적으로 수시가 더 부각된다. 외고는 2018학년 역시 수시 183명, 정시 65명으로 수시 실적이 더 월등했다.

외고에 이어 전국자사가 8개교 237명(13.7%)의 실적이다. 2018학년 9개교 248명(14.1%)에 비해 실적이 다소 줄었다. 수시 145명, 정시 92명의 실적이다. 광역자사가 14개교 186명(10.7%)으로 2018학년 17개교 216명(12.2%)과 비교해 학교 수가 줄었다. 

과고는 6개교 74명(4.3%)으로 2018학년 7개교 95명(5.4%)에서 줄었고, 국제고 역시 5개교 43명(2.5%)으로 2018학년 5개교 50명(2.8%)에서 줄었다. 국제고는 학교 수는 줄지 않았지만 실적 숫자가 줄어든 모습이다. 

<서울대 전체 등록자 일반고 비중 55%, 톱100 내 일반고 비중 28.9%>
톱100 실적을 올해 서울대가 공개한 신입생 최종 선발 결과와 비교하면 상위 고교 실적의 쏠림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등록자 전체를 기준으로 보면 일반고는 55%로 절반을 넘는 실적이다. 반면 톱100에서의 일반고 실적은 28.9%로 줄어든다. 그만큼 일반고가 다른 고교유형 대비 톱100 내에 많이 자리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반면 다른 고교유형은 모두 전체 등록자에서의 비중보다 톱1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특목/자사고는 수월성 교육에 대한 수요를 흡수하는 데다 선발권을 가진 일종의 ‘선발효과’도 누릴 수 있는 고교유형으로, 대입 실적에서 상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는 고교유형이다. 영재학교는 전체 등록자 대비 8.4% 비중을 차지했지만 톱100에서는 16.3%로 껑충 뛰었다. 8개 고교 모두 톱100 내에 자리한 영향이다. 외고는 전체 등록자에서는 8.8% 비중이었으나 톱100에서는 14.9%로 높아졌다.

자사고의 경우 서울대가 전국자사와 광역자사를 구분하지 않고 최종등록자 현황을 공개해, 두 유형을 합산해 비교하면 전체 등록자에서는 15.7% 비중이었으나 톱100에서는 24.4%였다. 과고는 전체 등록자 3.7%에서 톱100 내 4.3%로, 국제고는 전체 등록자 1.5%에서 톱100 내 2.5%로 각 확대됐다.

2019학년의 경우 서울대가 전체 등록자 현황은 통계로 공개하고 있지만 고교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아 톱100과 전체 통계의 비교가 불가능하다. 2018학년의 경우 고교별 실적 현황은 의원실을 통해 공개된 상황이지만 서울대가 전체 등록자 현황 통계를 공개한 것이 2019학년부터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톱100과 전체 통계의 비교가 불가능했다. 

<수도권 서울/경기/인천 톱3.. 전남 제주 톱100 진입 못해>
톱100 고교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2020학년 톱100내 등록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지역은 서울이다. 841명(48.6%)으로 2018학년 889명(50.4%)과 비교하면 다소 줄었다. 서울 쏠림 현상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경기가 391명(22.6%)으로 뒤를 이었다. 2018학년 376명(21.3%)보다 확대됐다. 인천이 73명(4.2%)으로 수도권 지역에서 톱3를 끊었다. 인천은 2018학년 35명(2%)에서 대폭 확대된 특징이다. 인천영재의 합류 영향으로 분석된다. 

수도권 지역에 이어 대전 63명(3.6%), 충남 57명(3.3%), 대구 55명(3.2%), 부산 52명(3%) 순으로 50명을 넘는 실적이다. 2018학년 대비 실적이 축소된 곳은 대전 충남 부산이며, 확대된 곳은 대구가 유일하다.

50명 미만의 실적 지역은 광주 38명(2.2%), 전북 35명(2%), 경남 29명(1.7%), 강원 28명(1.6%), 경북 25명(1.4%), 세종 21명(1.2%), 충북 14명(0.8%), 울산 9명(0.5%) 순이다. 광주 전북 경남에서는 확대된 반면, 강원 경북 세종 충북 울산에서는 축소됐다. 

전남과 제주는 2018학년에 이어 2020학년에도 톱100 내 진입한 고교가 없었다. 

서울대가 공개한 신입생 최종 선발 결과에서는 17개시도에 따른 구분 없이 서울 광역시 시 군으로 구분해 공개하고 있다. 서울만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2020학년 전체 등록자에서 36.3%를 차지했던 서울 비중은 톱100에서 48.6%로 확대됐다. 그만큼 상위권에 서울 소재 고교가 많이 자리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시 확대’.. 일반고 확대, 서울 쏠림현상 완화 흐름 반전되나>
서울대는 2018학년부터 2020학년까지 수시는 78.5%, 정시는 21.5%로 수시의 비중을 압도적으로 확대해 운영해왔다. 지균은 756명~757명으로 23.8%, 일반은 1739~1742명으로 54.7%, 정시는 684~685명으로 21.5% 비중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선발 비중의 변화가 없었던 2018학년~2020학년에 톱100내 일반고 수는 45개교에서 48개교로 늘었고 합격자 수도 493명에서 500명으로 늘었다. 반면 외고를 제외한 과고 국제고 전국자사 광역자사는 일제히 톱100 내 고교수와 실적이 줄었다. 영재학교는 확대됐지만 인천영재가 원년을 맞이해 대입자원 자체가 늘어난 점을 감안해야 한다. 

수월성 교육에 대한 수요로 진학하는 특목/자사의 특성상 서울대 진학 상위 실적을 이들 고교가 휩쓸 가능성이 높은 와중에도, 그만큼 수시체제로 적응해 실적을 확대한 일반고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였다는 의미다. 

등록자 기준은 아니지만, 서울대가 수시 합격자 발표 직후 공개한 2020 서울대 수시모집 선발결과에 따른 합격자 통계를 살펴보면 수시 최초합격자를 배출한 고교 수는 2018학년 831개교, 2019학년 849개교, 2020학년 872개교로 확대돼왔다. 그 중에서도 최근 3년간 합격생이 없었던 89개 일반고에서도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한 성과다. 

톱100내 서울 쏠림 현상도 완화됐다. 2018~2020학년 사이 서울 비중은 889명(50.4%)에서 841명(48.6%)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 주도로 정시 확대가 강제되면서 상황은 바뀔 것으로 보인다. 2021학년부터 수시가 줄어들고 정시가 확대된다. 2022학년까지 정시30%, 2023학년까지 정시40% 비중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형계획에 따르면 2021학년 수시 76.8%, 정시 23.2%에서 2022학년 수시 69.7%, 정시 30.3%까지 정시 확대가 예고된 상황이다. 

서울대가 수시에 힘을 실어주는 입시를 운영해오면서 각 고교가 교내 프로그램을 비롯한 수시 체제 구축에 몰두하는 추세였다면, 앞으로는 다시 정시 중심으로 회귀하는 고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시 확대로 인해 서울지역을 비롯한 교육특구 쏠림 현상이 강화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여영국(정의당) 의원이 3년간 서울대 입학생의 고교 소재 시군구별 수시/정시 합격자 비율을 분석한 결과, 정시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수시로만 입학생을 배출한 시군구가 전체 31%인 71개에 달했고 이들 대부분 비수도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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