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수능 응시자부터 가능.. 로체스터 공대 등 8개교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올해부터 국내 수능만으로 미국대학 진학 길이 열린다. 그간 SAT 등의 별도 시험성적이 있어야 미국대학 지원이 가능했던 반면, 이제는 우리나라 대입시험인 수능성적만으로 미국대학에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능성적을 내신과 SAT 성적의 참고자료로 활용되는 사례는 있었지만 수능성적만으로 미국대학에 지원, 진학할 수 있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로체스터대 등이 대학 자체적으로 한국수능성적을 SAT성적으로 대체할 수 있게 하고 대신 비교과 자소서 추천서 토플 등의 성적을 요구했던 반면, 국내 업체가 미국대학들에 '수능성적만으로' 지원과 진학을 가능하게 한 점이 돋보인다. 국가기관이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사설업체인 유웨이가 길을 뚫어 눈길을 끈다.

유웨이는 “올해부터 처음으로 우리나라 대입 시험인 대학수학능력시험(CSAT, College Scholastic Ability Test) 성적만으로 미국 대학교까지 진학이 가능해졌다”고 17일 밝혔다. 해당 서비스는 대표적 인터넷 원서접수 대행업체인 ㈜유웨이/유웨이어플라이를 통해 제공되고 있으며, 2019년에 2020수능을 응시해 성적이 나온 학생이라면 모두 지원이 가능하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은 “일반적으로 내신이나, SAT 또는 ACT 등의 별도 시험을 치르고 입학하는 미국 대학을 국내 수능성적만으로 지원할 수 있게 함으로써 수능의 위상을 높이고 진입장벽은 낮추었으며 진학의 폭을 넓혔다”며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가/나/다 군에 걸쳐 총 3회의 기회를 갖는 우리나라 정시모집 전형에 미국대학을 추가할 수 있게 됨으로써 기회가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웨이 유학사업팀 송재원 팀장은 “미국대학의 지원횟수는 제한이 없다”며 “매년 재수생이 10만명 이상 나오는데, 정시 기회는 3회밖에 없다. 대학에 진학한다 해도 성적에 맞추느라 전공불일치 비율이 60%를 상회한다. 반면 미국은 문이과 구분이 없다. 문과 학생도 미국에 이과과목에 지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웨이는 작년 5월부터 작업에 착수, 10개월여 간 공을 들여 이번 ‘수능으로 미국대학 가기’ 건을 성사시켰다. 송 팀장을 비롯, 총 6명의 유웨이 유학사업팀이 출장 및 화상회의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낮밤을 바꿔 일궈낸 성과다. 현재는 미국 동부 명문대 중 한 곳인 Rochester institute of Technology를 비롯해 8개교에 지원이 가능하다. 해당 대학은 Rochester of Technology, University of La Verne, Otis College of Art and Design, University of Vermont, Union College, Ohio Wesleyan University, Muhlenberg College, Beloit College의 8개교다. 송 팀장은 “Rochester of Technology와 University of La Verne의 경우 각 미 동부와 서부 소재, 미국대학 톱150 내에 든다. 우리나라 대학과 견주면 서강대 성균관대 급”이라며 “현재 8개교이지만, 올해 정시에 60개교가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모두 미국 톱100 내에 드는 대학들로 추진 중이다. 미국대학으로 출발, 캐나다대학으로 자연스럽게 확장하고 영국대학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유학비다. 현재 경기침체로 유학수요가 예전 같지 않고, 심지어 국내로 유턴하는 경우까지 발생하는 현실이다. 정부가 정시확대를 일으킨 상황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수시준비가 어려워지자 올해 대입은 특히 정시에 집중될 가능성까지 있다. 수시 학종이 지닌 긍정적 측면이 무색해지는 상황에서 ‘강남 금수저’를 위한 유학행을 종용하는 것 아니냐 하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송 팀장은 “미국의 주요 주립대는 우리나라 대학과 등록금 차이가 크지 않은 대학이 있다. 이런 대학들과 논의 중”이라며 “유웨이가 수능성적으로 진학 가능토록 추진하고 있는 대학들은 우리나라 대학진학을 고려하는 학생들이라면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에서 조금만 높이면 갈 수 있는 곳들”이라 설명했다. “장학금도 논의 중”이라며 “현재는 수능점수 높은 학생들에 대해 3천불 정도를 미국 각 대학들과 심도 있고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유웨이가 성사시킨 이번 ‘수능성적으로 미국대학 가기’는 내신이나 SAT 또는 ACT 등의 별도 시험 없이 100% 수능(CSAT) 성적만 제출한다. 일반적인 미국 대학교 입학 시 요구되는 공인 영어 성적도 영어 인터뷰와 Writing Test로 대체한다. 수능성적만으로 미국대학 길을 뚫은 데 대해 이만기 소장은 “우리 수능(CSAT)의 위상을 높인 결과라 본다”고 전했다. 송 팀장은 “미국대학을 설득하는 데 수능의 수학 영어 문제를 들고 설득했다”고 부연했다.

유웨이가 수능성적만으로 미국대학 원서접수의 길을 열었지만, 수험생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진로와 미국 내 평판 등을 고려한 대학 선택은 충분히 해야 한다. 국내 송도에 캠퍼스를 낸 해외 유수대학들도 진학의 또 다른 길로 생각해볼 수 있지만, 등록금이 비쌀뿐더러 캠퍼스 내에 미국인학생을 찾기 어렵고 한국학생과 동남아국가학생들이 대부분인 점을 감안하면, 유웨이가 낸 이번 길은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할 듯하다.

‘수능성적만으로 미국대학 지원’은 유웨이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지원 후 7일 전후로 지원 학교로부터 합격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수능 성적은 내년 1월에 나올 예정이다. 올해 수능 응시생의 경우 내년 9월학기 입학부터 가능한 셈이다. 

올해 처음으로 수능성적을 통해 미국 8개 대학에 진학이 가능해졌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올해 처음으로 수능성적을 통해 미국 8개 대학에 진학이 가능해졌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