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9월23일, 정시 내년1월7일 유력 ..학생부마감 9월16일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상 초유의 12월 수능이 현실화됐다. 교육부는 2021수능을 2주 연기한 12월3일에 치른다고 31일 밝혔다. 수시 학생부 작성 마감일도 기존 8월31일에서 9월16일로 16일 연기됐다. 

이에 따라 수시/정시 일정도 전반적으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수시/정시 등 대입전형일정은 교육부의 제안만 나와있을 뿐,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대학과 협의를 거쳐 4월 중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수시 학생부 작성 마감일이 9월16일로 연기된 만큼 전반적인 일정의 연기는 불가피해보인다. 

교육부가 제시한 변경안대로라면 수시 원서접수 시작일은 기존 9월7일에서 16일 연기된 9월23일이다. 정시 원서접수 시작일은 기존 12월26일에서 12일 연기된 내년1월7일이다. 대교협 관계자는 “대학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 대교협에서 의견을 짜서 대학의 의견 수렴을 거치고, 기본사항을 변경하는 절차를 진행해서 빠른 시일 내에 세부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라 수능이 2주 연기된 12월3일 실시될 예정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라 수능이 2주 연기된 12월3일 실시될 예정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학생부마감시점 16일 연기 ‘9월16일’>
수시/정시 전반의 연기는 학생부마감시점과 연결된다. 3학년1학기 학생부 작성이 마감됨에 따라, 이후 수시 원서접수가 시작되면서 대입 일정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수시 학생부 작성 마감일은 기존 8월31일에서 9월16일로 16일 연기됐다. 개학 연기에 따라 학생부를 작성할 기간이 촉박하다는 우려를 반영한 결과다. 고교에서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도 줄줄이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존 4월말~ 5월초 즈음 실시되는 중간고사는 5월 중하순으로 미뤄지고, 7월초 치르는 기말고사는 7월말 즈음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크다. 

기말고사가 연기되고 학생부 마감시점은 그대로 연기 없이 진행할 경우 기말고사를 치른 후 학생부 관련 기록을 점검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긴/기말고사 순연, 여름방학 기간 단축 등으로 인한 학습 부담 가중 및 대입 준비기간 부족, 교사의 학생부 기재/점검 및 진학상담 기간 부족 등을 우려해 일정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세특 기초교과 탐구교과군은 모든 학생에 대해 기록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빠듯한 실정이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올해부터는 학생부 공정성 제고를 위해 고교 학생부의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 범위를 특정 교과목과 특정 학생에게만 국한하지 않고 ‘기초교과(군)’과 ‘탐구교과(군)’ 등은 모든 학생으로 확대 적용하도록 했기 때문에 이렇게 개강이 미뤄지게 되면 수업 활동 내용이 적어져 이에 대한 기록의 근거 마련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학생부 마감시점이 16일 연기되면서, 수시 원서접수 역시 16일 연기됐다. 기존 9월7일에서 23일로 이동했다. 수시 원서접수 뿐만 아니라 수능과 정시 일정까지 모두 연기하게 됐다. 수능은 11월19일에서 2주 이동한 12월3일이다. 정시 원서접수 시작일은 기존 12월26일에서 1월7일로 12일 연기됐다. 

<수시 원서접수 16일 연기, 전형기간 5일 축소.. ‘서류블라인드 관건’>
변경안에 따르면 수시 원서접수는 9월23일부터 29일까지 실시한 후 합격자를 12월28일 발표한다. 원서접수기간을 제외한 전형기간은 9월30일부터 12월27일까지 89일간인 셈이다. 기존 일정과 비교하면 5일 줄었다. 기존 일정은 9월7일부터 11일까지 원서접수를 실시하고 합격자를 12월15일 발표하는 일정으로, 수시 전형기간은 94일간으로 결정돼있었다. 

수시 원서접수 시작일이 기존보다 16일 연기됐지만 수시 전형기간 자체는 많이 줄지 않았다. 최근 5년간 수시 전형기간을 살펴보면 짧게는 90일부터 길게는 94일까지 전형이 운영됐다. 2020학년은 9월11일부터 12월9일까지 90일간, 2019학년은 9월10일부터 12월12일까지 94일간, 2018학년은 9월11일부터 12월13일까지 94일간, 2017학년은 9월12일부터 12월14일까지 94일간, 2016학년은 9월9일부터 12월7일까지 90일간이었다. 

그간 정부 주도로 수시 몸집이 커진 상황에서, 특히 학종 비중이 높은 대학들은 수시 전형기간을 줄이는 데 대한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학종 선발 비중이 높은 한 사립대학 입학 관계자는 “대학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학종 비중이 높은 대학의 경우 수시 비중을 줄이는 데는 부담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시 전형기간 축소폭은 최소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올해 ‘서류 블라인드’라는 변수가 생겼다는 점이다. 올해 수시에서 첫 도입으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예년과 같이 입시가 진행된다고 봐도 빠듯한 상황에서, 시범도입도 없이 처음 운영되는 ‘서류 블라인드’라는 변수가 얼마나 시간을 잡아먹을 지가 관건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꼭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대학에서 전형일정을 빨리 처리할 수 있도록 얼마만큼 빠르게 블라인드 처리된 결과를 받아볼 수 있게 할지 관건”이라고 말했다. 

평가를 위해서는 블라인드 처리된 학생부뿐만 아니라, 자격 심사를 위한 블라인드 미처리 자료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신원 자체가 제공되지 않을 경우 지원자격심사가 불가능해지면서 전형운영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교추천이 필요한 전형, 고른기회 성격의 전형의 경우 지원자격 확인이 필수적이다. 농어촌전형의 경우 농어촌 소재지 고교에 재학 중인지 확인해야 하는 식이다. 국가보훈대상자, 기초생활수급자, 특성화고졸재직자 등 전형별 지원자격이 명시된 전형들의 지원자격을 어떻게 심사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평가에 필요한 자료를 얼마나 빨리 대학이 제공받을 수 있느냐가 쟁점이다. 기존에는 대학이 나이스를 통해 학생부를 다운로드하고, 자소서는 원서접수 시스템을 통해 받는 절차였다. 대교협 관계자는 “기존에도 학생부 다운로드 작업은 며칠씩 걸렸던 부분이다. 그걸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류 블라인드는 수험생의 성명 주민번호 사진은 물론 고교명 수상기관명 봉사주관기관명 등이 모두 가려지고 평가를 진행하는 것으로, 교육부가 학종 공정성 강화방안의 일환으로 올해 도입을 밀어붙이고 있는 사안이다. 시험운영도 없이 바로 전면도입되다보니,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도 교육계에서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주민번호 대신 수험생에 가번호를 매겨 대학에 제공하겠다는 교육부방침에 대학들은 난감한 상태다. 대학은 원서접수시스템으로부터 수험번호와 성명 주민번호 고교코드자료를 받은 후 주민번호와 고교코드로 학생부 자료를 요청하고 있다. 문제는 주민번호 없이 수험생마다 '가번호'가 매겨지는 상황이라면 수험생의 평가자료, 즉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가 제대로 딸려올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교육계에서는 블라인드 평가를 보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만기 소장은 “올해 고3 학생의 1학기 학생부 기록이 예전에 비해 부실할 가능성이 커 ‘재학생 대 N수생’ ‘일반고 대 자사/특목고’로 유불 리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여러 기재사항들에서 일반고 재학생들보다 특목/자사고를 졸업한 N수생의 학생부가 상대적으로 돋보일 확률이 있다. 2021입시에서는 학생부 블라인드 평가를 보류하고 철저히 준비해 2022학년부터 실시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정시 일정.. 원서접수 12일 연기>
변경안에 따르면 정시 원서접수 기간은 내년 1월7일부터 1월11일까지이며 합격자는 2월6일 발표한다. 기존 일정은 12월26일부터 12월30일까지 원서접수를 실시해 합격자를 2월1일 발표하는 일정으로, 원서접수가 12일 늦춰졌다. 

원서접수가 끝난 다음날부터 합격자 발표까지의 시점을 단순 계산해보면 기존 12월31일부터 1월31일까지 32일이었던 데서, 1월12일부터 2월5일까지 25일로 7일 줄었다. 미등록충원일정은 제외한 수치다. 줄어든 7일 내에 정시 전형을 마무리하기 위해 우선 가/나/다 군별 전형기간은 1~2일 축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군이 끝난 다음 합격자 발표까지 있었던 준비기간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존 책정돼있던 준비기간은 내년1월29일부터 1월31일까지 3일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정시 일정이 타이트해진 부분이 있다. 각 대학이 정시 일정 하나하나 긴박하게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시/정시 전형기간을 모두 축소하면서 정시 합격자 발표 시점은 5일 연기되는 선에서 결정됐다. 기존 2월1일에서 2월6일로 연기됐다. 한 대학 관계자는 “수시 원서접수와 수능은 2주가량 미뤄졌지만 정시 합격자 발표 시점은 불과 5일 미뤄졌다. 수시/정시 전형기간을 축소하면서 2021학년이 3월에 정상적으로 움직이도록 한 조치로 보인다. 포항지진때 한 주 연기한 경험이 있고,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미 대학들이 불가피한 재해에 의한 연기를 대비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혼란은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전형일정 축소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최대한 빡빡하게 진행해 차질없이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면접 날짜가 조정돼야 하다보니 공간 확보도 다시 진행해야 하는 등 애로사항은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잘 준비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교육평가원의 수능 채점기간은 줄이지 않는다. 이날 발표한 2021 수능 시행계획에 따르면 수능일과 성적통지 시점 모두 2주 연기됐다. 올해 수능을 12월3일 치른 후 성적은 12월23일 통지할 예정이다. 기존 일정은 11월19일 수능을 실시한 후 성적을 12월9일 통보할 예정이었다.

<대입 어떻게 준비할까>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수험생들은 중심을 잡고 지원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시모집 학생부는 3학년 1학기 까지 반영되기 때문에 2학년 때 까지 학생부 기록이 80%를 차지한다. 상당히 많은 부분이 이미 결정되어 있는 셈이다. 2학년 때까지 학생부 자료만 가지고 수시 지원전략을 세워도 큰 문제는 없다. 물론 3학년 1학기도 최선을 다 하기 위한 준비는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전형을 조기에 결정해 놓는 것도 좋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고3 수험생들은 자신이 지원하려는 전형을 조기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2학년까지의 내신이나 학생부기록사항이 충분하지 않은 재학생들은 수능 준비에 집중해 정시에 대비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자소서도 미리 작성해보는 것이 좋다. 보통 자소서는 여름방학에 완성하지만 올해 여름방학 단축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유에서 논술고사 준비도 미리 해두는 것이 좋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정시파’ 학생들은 본격적인 수능 준비시작 시점을 4월로 크게 앞당겨 놓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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