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확대와 맞물린 촉박한 학사일정 불리..재학생 차분한 시간관리로 개학전 공백 활용해야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개학 연기 사태가 올해 정시 확대 추세와 맞물리면서 ‘N수생 강세’를 심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대두된다. 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줄연기되면서 올해 실시하는 2021대입에 고3재학생과 재수생N수생 간 유불리 문제가 입시계에선 화두다. 

개학연기 사태가 재수생보다는 고3재학생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시선이 많다. 내신시험 연기, 수험기간 단축, 학생부기재 퀄리티, 서류블라인드 처리, 여름방학 축소로 인한 대학별고사 준비시간 단축 등의 문제가 거론된다. 

여기에 올해 의대 선발인원이 2977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데다, 2022대입개편, 대입공정성강화방안 등을 통해 정시 확대세로 돌아선 점이 재수를 더욱 부추기는 요소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재수 안 하면 손해”라는 인식이 퍼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정시 수능전형의 경우 고3수험생들이 N수생에 비해 불리할 확률이 더 커졌다. 두 집단은 원래 성적 차이가 나는데다 그 간격이 커질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교육계 전문가들은 현재 공백기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시간인 만큼 시간을 잘 배분해 차분하게 잘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교육 전문가는 “불안해하기보다는 자소서 등 여름방학에 준비할 사안을 지금 미리 준비하면서 침착하게 주어진 시간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학연기사태가 정시확대 추세와 맞물리면서 N수셍 강세현상을 심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대두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개학연기사태가 정시확대 추세와 맞물리면서 N수셍 강세현상을 심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대두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정부 정시확대 추진.. 개학연기와 맞물려 재수생 급증 우려>
개학이 세 차례나 연기되면서, 현재 4월6일로 개학일이 정해진 상황이지만 이 역시 확실치 않다. 코로나 사태가 더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개학연기의 가능성도 열려있기 때문이다. 수시/정시 일정 순연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는 상황에서, N수생보다 재학생에게 불리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앞서 추진된 정부의 정시확대 방침이 N수생 강세 예측에 힘을 싣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서울 소재 16개대학에 정시를 2023학년까지 40% 이상 확대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이보다 앞선 2018년 실시한 2022대입개편에서는 전체 대학에 대해 정시 비율을 30% 이상으로 맞출 것을 요구했다. 대학들은 이 비율에 맞추기 위해 2021학년부터 정시 확대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여기에다 올해 의대 선발인원이 2977명으로 역대 최대치라는 점이 더해졌다. 최상위권의 재수비율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정시는 정량평가의 수능 특성상 반복학습이 유리하다는 점 때문에 N수생이 강세를 보이는 전형이다. 지난해 발표한 2019수능의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재학/졸업 여부에 따라 표점 평균을 살펴보면 국어 수(가) 수(나) 모두 졸업생의 점수가 높았다. 대입 결과를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올해 2월 서울대가 발표한 2020 서울대 정시모집 선발결과를 살펴보면 N수생 비중이 58.8%에 달해 3년연속 확대세를 보였다.

이만기 소장은 정시 수능 전형의 경우는 올해 고3 수험생들이 N수생에 비해서 불리할 확률이 더 커졌다고 분석한다. 두 집단은 원래 성적 차이가 나는데다가 그 간격이 커질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변한다고 하더라도 그 개정범위가 크지 않고 대체로 학습양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일례로 자연계 학생이 주로 보는 수학 가형 출제범위에서 '기하'가 제외된다. 반면 인문계 학생이 주로 보는 수학 나형 출제범위에는 '지수함수·로그함수', '삼각함수' 등이 새로 추가된다. 자연계 졸업생의 부담이 한결 덜어졌다”고 말했다.

<수시 학생부 부실 우려도.. 급박한 작성시간>
정시에서만 재학생이 불리한 것은 아니다. 개학이 늦춰지고 수업일수, 시수가 축소되면서 고3 수업진행이 빠듯해지다보니 학생부 부실의 위험성이 대두된다. 올해는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학생부의 소재와 질적인 면에서 작년 졸업생들보다 올해 고3 재학생들이 다소 불리할 가능성이 있다. 이만기 소장은 “올해 학생부 기재요령이 강화되면서 기재가 불가한 제한 조건들이 세세하게 제시되었기 때문이고, 과거에는 교사들의 관심이 소수의 우수학생들에게 집중되었다면 이제는 학생부 기재 공력이 전교생에게 분산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각 고교는 4월6일 개학을 상정하고 수행평가(지필 형태 포함)로 중간고사를 대체하거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차례로 연기하거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의 간격을 좁히는 등의 학사일정을 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수행평가 100%로 중간고사를 대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지필고사의 형태로 볼 가능성이 높다. 그러기 위해서는 급히 교과 진도를 나가야 하는 부담이 생기고 특히 7월 중/하순경에 기말고사를 실시하게 되면 수시 일정을 1~2주 미룬다고 하더라도 채점 및 성적 확인, 학생부 작성 및 확인에 매우 쫓기게 된다.

고3 수험생은 학생부위주전형으로 수시에 올인하는 재학생들이 많으므로 내신에 대한 부담과 집중도는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학생부 비교과(교과 연계 활동)나 수능 준비 등에서 이미 학생부를 마무리한 졸업생에게 뒤질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올해부터 학교생활기록부 공정성 강화 방안에 의해 고교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 범위를 특정 교과목과 특정 학생에게만 국한하지 않기로 해 교사들의 기록 부담이 더 커졌다. 학생부 작성 및 관리 지침에 '기초교과(군)'과 '탐구교과(군) 등은 모든 학생으로 확대 적용하도록 했으므로 결국 예체능 교사를 제외한 모든 교사들이 전체 학생의 세특을 기록하게 되면 소위 ‘복붙(복사해서 붙이기)’이 많아질 가능성도 높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줄어든 수업시수로 수업 활동 내용이 적어져 이에 대한 기록의 근거 마련이 결코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는 학생부의 부실 기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보면 비교적 N수생들이 불리하다고 하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올해는 상황이 뒤바뀔 수도 있다. 이만기 소장은 “대학마다 다 다르긴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학종에서 졸업생의 지원 비율은 20% 내외이고 합격률은 훨씬 그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대적으로 고3 재학생들이 학종에서는 N수생에 비해 유리한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개학이 연기되는 특별한 상황에 의해서 몇 가지 이유로 고3 재학생과 졸업생 간에 가장 중요한 평가자료인 학생부의 기록에 차이가 날 수 있다. 그 결과 졸업생들의 학종 합격률이 다소 올라갈 가능성이 있으므로 N수생들은 올해 학종에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류블라인드 처리로 특목자사 졸업생이 돋보일 가능성>
블라인드 평가도 변수다. 여러 기재사항들에서 특목, 자사고를 졸업한 N수생들의 학생부가 돋보일 확률이 있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학종의 서류평가와 면접평가에서 학생부의 인적사항(성명, 주민번호, 사진), 학적사항(학교명이 기재된 기재사항), 수상경력(수여기관), 창체활동(봉사실적 주관기간)을 블라인드 처리하여 학교명을 가리는 작업을 하게 된다. 만약에 현재의 흐름대로 고교명을 블라인드 처리한 상태에서 교육부가 대학에 응시자의 재학 혹은 졸업한 고교의 교육과정 편제와 전입학 여부를 제공하게 되면 구체적인 학교명은 몰라도 특목/자사고라는 고교 유형을 짐작할 수도 있으므로 해당 응시자의 기재사항이 고교유형의 후광을 입을 개연성도 있는 것이다.

개학이 연기되는 와중에 기록된 재학생들의 학생부보다 특목/자사고 졸업생들의 학생부가 눈에 띌 가능성이 큰 것이다. 특목/자사고 졸업생뿐 아니라 졸업생 전체에도 해당할 수 있는 가정이다. 이 소장은 “물론 입학사정관들에게 졸업생 지원자(N수생)란 작년이 이미 한번 탈락한 학생이라는 불리한 인식이 있긴 하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지원자 풀의 수준을 고려해 평가자가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여름방학 축소.. 자소서 미리 작성하기도, 대학별고사 준비도 쉽지 않아>
각 교육청은 수업일수와 수업시수를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름방학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지필고사 기간도 줄여 하루에 여러 과목을 시험을 치르는 것을 고려할 것이다. 내신시험을 보기 위해 주어진 학습량을 소화하기 위해 교사나 학생이나 분주하게 1학기를 보낼 확률이 높다.

여름방학이 줄어들 경우 여름방학 때 수시를 준비하는 대부분의 고3들에게 무언가에 대비할 기회가 많이 줄어든다는 점이 문제다. 고3들은 대체로 여름방학 때 자기소개서를 완성하거나, 대학별고사 준비를 하거나, 탐구과목 단기 완성 등을 들으며 입시일정에서 무엇인가를 보충하는 기간으로 인식하는데 올해는 그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 교육계의 우려다. 지금 휴업 기간에 미리 당겨서 준비하기도 자기소개서를 제외하고는 쉽지 않다. 선행진도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N수생의 경우 이번 여름방학 기간에 구애받지 않을 것이고, 또 재학생과 달리 촉박하게 내신 등에 쫓기지 않고 수능이나 대학별고사의 부족분을 채우면 되므로 한결 여유가 있다. 그러므로 올해는 정시 수능전형은 물론 논술, 구술면접, 적성고사 등 대학별고사가 반영되는 수시 전형에서도 예년에 비해 N수생들의 불리함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똑같이 주어진 공백기.. 차분하게 대응해야>
하지만 유불리의 문제는 현재 공백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것이 교육계의 시각이다. 이만기 소장은 “가장 공부를 열심히 할 3월에 재학생들은 등교를 안 하고 집에 있는데 비해 한번 실패의 경험을 한 N수생들은 학원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이야기이고 자기관리 능력이 철저한 고3 재학생인 경우는 전혀 불리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져 있는 지금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구체적인 시간 배분 계획을 세우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줄어든 여름방학 시간 대신, 지금 자소서를 미리 준비하고 논술 기출문제를 미리 살펴보는 등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 교육 전문가는 “모두 수업을 못 받고 있다는 점은 똑같다. 차분하게 대응한다면 큰 문제가 없다. 불안해하지 말고 시간 배분을 잘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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