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클리닉] 조심해야 할 건강기능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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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클리닉] 조심해야 할 건강기능식품
  • 황치혁 편집위원
  • 승인 2020.03.1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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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클리닉] 조심해야 할 건강기능식품

“코로나19에 좋은 음식이 있을까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면 참 답하기 힘들다. 특정 질병에 대해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음식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의학엔 A라는 병에 B라는 약이라는 정답은 없고, 개인의 건강을 살펴보고 그에 맞춰 처방을 하는 게 정상적인 치료방법이라고 구구절절하게 설명하면 실망하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폐의 염증에 좋은 도라지(한약재명 길경)를 추천하면 자칫 ‘코로나19엔 도라지’라는 잘못된 의학지식을 전파할 수도 있기에 조심스럽다.

 

코로나19의 증상 중 하나인 인후통과 급속하게 진행되는 폐렴을 고려하면 도라지가 코로나19에 좋은 음식이 된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인후통과 기침 이외에도 다른 여러 가지 증상을 보인다. 고열과 근육통도 나타나고,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도라지가 이런 증상을 예방하기는 힘들다. 그래도 “도라지가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때 조금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겁니다”라는 말을 하긴 한다. 건강에 크게 해를 일으킬 정도로 도라지를 많이 먹을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도라지는 인후가 붓고 가래의 색이 노란 경우 쓴다는 설명을 반드시 해준다.

흔히 먹는 도라지를 권하는데도 이렇게 조심스럽다. 그런데 한약 중 아주 강한 약을 건강기능식품이라며 쉽게 복용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갱년기엔 백하수오가 최고입니다.” “홍삼은 체질에 상관없이 누구나 먹을 수 있습니다. 기력이 부족한 부모님에겐 물론이고 수험생, 직장인에게도 좋은 약입니다.” “이 제품은 가족 누구나 먹을 수 있는 건강식품입니다. 비싼 만큼 제값을 합니다.” 이런 말을 아주 쉽게 접하는 게 요즘 세상이다. 인터넷엔 건강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종편방송을 보면 건강에 대한 프로그램이 너무도 많다. 제약회사에서 나오는 건강기능식품도 넘쳐난다.

“한 번 잡숴보세요. 기운이 벌떡 납니다”라고 장바닥에서 뜨내기 약장수들의 말하던 것이 이제는 좀 더 세련된 모습으로 변한 듯하다.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정보와 치료법이 돈벌이를 목적으로 한 건강정보와 뒤섞여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실정이다. 헛돈을 쓰는 경제적인 손실만 있다면 그나마 다행인데 자칫 돈 주고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문제가 되는 건강정보를 걸러내고 속지 않을 수 있을까. 제품을 판매하는 사이트나 판매업자들과 마주치면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엄청나게 비싼 제품은 일단 의심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이 약을 연구하는 데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는지 압니까”라며 고액을 요구하면 뒤돌아보지 말고 나와도 된다. 비싼 약들은 쓸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 임상실험조차 제대로 안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것도 병원급이나 최소한 의료인이 연관되지 않았다면 보나마나이다. 전문가인양 포장되어 있는 사람도 과연 믿을 수 있을지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기이한 약재를 들먹이는 것도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 당신의 병엔 천년 묵은 기와에서 나오는 버섯 등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사기꾼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요즘 세상에 심심산골 계곡의 절벽에 있는 신비한 약재를 캐 오면 병이 낫는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믿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설령 그런 약재로 만든 약이 있더라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비쌀 것이다. 그렇게 귀한 약재로 약을 대량으로 만들어 팔러 다닌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물론 임상에서 안전성 검사도 거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병을 치료하든지,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 실행하기 어려운 방법을 제시한다면 신통치 않은 방법이라고 보아도 된다. 요즘 세상에 마늘과 쑥을 삼 년 동안 먹으라고 하면 누가 실행할 수 있을까. 어려운 방법을 제시하면 중간에 그만둘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보아야 한다.

같은 맥락으로 신비한 치료법은 경계해야 한다. 치료는 합리적이어야 한다. 양방선생님들의 일부는 한의학도 비합리적인 치료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의학 중 전통적인 치료법이 검증이 안된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은 아마 적을 것이다. 한약에 비방은 없다고 보아도 된다. 특정 질환을 잘 치료하는 한의사들도 정확한 진단을 통해 처방을 잘 운용하는 것뿐이다.
부작용이 없다고 주장하는 약은 효과가 없는 약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비타민과 같은 영양제 수준일 뿐이다. 한약 중에서 아주 많이 쓰이는 숙지황도 부작용을 일으킨다. 속이 더부룩한 사람들에게 숙지황을 쓰면 더욱 악화된다. 하지만 같은 증상이라도 속에 열이 많은 소양인에겐 숙지황은 아주 좋은 약이 된다. 이런 사실을 잘 아는 한의사들은 부작용이 없다는 약에 대해선 “약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까지 이야기한다. 홍삼도 마찬가지다. “홍삼은 누구나 먹을 수 있다”고 말하는 한의사는 없다. 홍삼을 상복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나머지 사람들에겐 효과가 없거나 해가 되는 경우라고 보아도 된다.

다른 예로 알로에도 몸을 잘 살피고 복용해야 하는 약이다. 약성이 서늘해서 몸이 찬 사람에겐 좋은 약이 아니다. 임신이 안 되는 걸 걱정해서 시부모님이 보내주신 알로에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를 본 적이 있다. 문진을 해보니 알로에를 먹으면서 몸의 상황이 더 나빠졌는데 그걸 모르고 계속 복용하고 있었다. 알로에 복용을 중단하고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한약을 복용시켰더니 몸의 컨디션이 좋아졌고 한 달 후엔 임신을 했다. 약성이 강한 약이라면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진 않는다는 걸 잘 보여주는 케이스였다.

또 탕제원에 가면 흑염소나, 개소주를 다릴 때에 한약재를 많이 넣는다. 한약재를 많이 넣으면 좋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십전대보탕도 누구에게나 적합하지 않다. 땀이 없는 사람에겐 황기가, 몸이 더운 사람에겐 육계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탕제원에서 넣는 것은 한약이라고 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약성이 강한 약재로 구성된 건강식품은 오래 쓰면 독이 된다. 자기 체질에 맞는 약이라도 오래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한뜸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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