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겨냥’ 교육공약?.. ‘국가교육위로 정치 배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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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겨냥’ 교육공약?.. ‘국가교육위로 정치 배제해야’
  • 손수람 기자
  • 승인 2020.03.10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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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사상최대 문제의식도 없어'..‘현장과 동떨어진 정치적 포퓰리즘만 드러내'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교육공약을 발표하고 있지만 교육계에서는 정권초월 국가교육위 설치가 더욱 멀어졌다는 개탄의 목소리가 높다. 교육공약 발표 사실 자체가 정치권이 여전히 교육을 선거용 포퓰리즘의 도구로 활용할 뿐 교육계가 바라는 정권초월 교육위원회 출범의 의사가 없음을 드러내는 증거라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8일 총선 교육공약으로 국립대 재정투자와 반값등록금 실현 등을 제시했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이보다 앞선 지난달 26일 ‘정시50%이상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렇지만 두 정당 모두 교육계와 현장에 대한 문제의식자체가 없다는 비판이 대부분이다. 현재 정책뒤집기로 공교육경쟁력은 약화하고 사교육비가 사상최대를 기록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책뒤집기의 문제점에 대한 파악이나 인식조차 없이 뜬구름 잡는 ‘선심성 공약’들만 늘어놓았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정시확대 공약으로 총선결과에 따라 입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있는 상황까지 연출했다. 

교육계에선 정당들이 수요자들의 예측가능성을 무시한 채 교육공약을 남발하는 행태부터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교육전문가는 “올해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가릴 것 없이 또 다시 교육공약을 내놓고 있다. 그렇지만 정치가 교육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발상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실현가능성은 고려하지 않고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내용들로 정책의 일관성이 상실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대입정책을 급격하게 뒤집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가장 큰 폐해는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3년간 충분히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수요자들의 예측가능성이 떨어지면서 기회를 잡은 것은 사교육 업체들뿐이었다. 올해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이 밝힌 정시확대 공약 역시 마찬가지”라며 “정권 혹은 집권당이 중장기적인 교육정책까지 마련하는 상황 자체부터 개선해야 한다. 입시를 포함한 교육정책은 10년이상을 내다보고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개별 정당이 선거에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기 위해 내놓은 단기적인 안목의 정책은 오히려 부작용만 커질 수 있는 셈이다. 정권초월 국가교육위 설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현장에서 힘을 얻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영향력을 배제하는 것이 가능한 국가교육위 설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여야의 초당적 협력도 요청된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정권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교육을 이용하는 관행을 극대화했다. ‘조국사태’로 위기에 직면하자 정시비율조정은 없다는 교육부의 입장을 대통령이 곧바로 뒤집는 사태까지 초래했다”며 “문재인 정부 들어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교육을 휘두르는 독재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줬다. ‘조국사태’로 위기에 직면하자 정시비율조정은 없다는 교육부의 입장을 대통령이 곧바로 뒤집는 사태까지 초래됐다. 정책은 사라지고 정치만 남았고 교육정책에서만큼은 이제 누가 정책결정권자인지 알 수 없는 지경”이라며 “그럼에도 총선이 임박하자 혼란이 다시 반복될 것으로 점쳐진다. 장기적 계획에 따른 교육정책이 아닌, 당장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좋은 포퓰리즘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정책 거버넌스를 수요자의 눈높이에서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치배제를 위해 온전한 형태의 국가교육위가 가장 확실하다. 여야 모두 대의를 위해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교육공약을 발표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해 정책일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보다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치권의 영향력을 배제하는 것이 가능한 국가교육위 설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여야의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교육공약을 발표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해 정책일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보다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치권의 영향력을 배제하는 것이 가능한 국가교육위 설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여야의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총선 의식한 여당.. ‘교육 포퓰리즘 의구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8일 공개한 총선 교육공약에선 입시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그렇지만 총선을 의식해 마련된 공약들인 만큼 내실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립대 재정투자를 늘려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방안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현재 연간 평균 419만원인 39개국립대의 평균 등록금을 210만원 안팎으로 인하하겠다는 목표 역시 유권자들의 ‘표심’을 겨냥한 일회성 정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도 여당이 주도했으나 논의가 지지부진한 국가교육위 설치에 대해 아무런 방안을 내놓지 못한 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공공성을 내세우며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을 목표로 했음에도 국립대에 한정된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현장에서 나온다. 재정위기가 극심한 사립대의 문제해결은 외면한 채 국립대의 재정투자를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가장 최근 집계된 2018년 전국 276개대학의 재정적자 규모는 3808억원이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사립대 협의체인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지난해 11월 추진했던 등록금 인상을 거부했다. 한 교육전문가는 “전체 대학 중 비중이 훨씬 높은 사립대의 운영여건이 악화되는데도 상대적으로 소수에 불과한 국립대의 투자만 강화하는 셈”이라며 “구조적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국립대의 지원만 늘린다고 해서 전체 대학교육의 질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심지어 정부는 구체적인 방안 없이 ‘국립대 육성사업’을 개편해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산이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 벌써 교육계에선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총선을 겨냥해 꺼내든 등록금 관련 정책들의 경우 단순히 ‘포퓰리즘’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취약계층 지원이나 지역균형발전 등 긍정적인 취지를 인정할 수는 있지만, 정치적 구호만 앞세우는 듯한 인상이기 때문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실질적인 학생부담의 경감 측면에서 ‘반값등록금’이 실효성 있는 정책인지 의심스럽다. 일부대학에 한정된 학생들만 혜택을 입을 수 있고, 국가지원금 등 사회적 비용을 고려한다면 당장 학생의 부담을 유예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여당은 여러 차례 반값등록금 정책을 내놓았다. ‘반값’이 주는 어감의 영향력을 노린 계산으로 보인다. 지금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립대의 등록금을 더 낮추는 정책이 다른 장학금이나 학자금 대출 제도를 활용하는 것보다 시급한 사안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정부 입장에선 다른 사업을 추진하는 것보다 비용을 적게 들일 수 있겠지만, 사회적인 측면에선 불필요한 정책으로 여겨진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3월 본격 추진했지만 난항을 겪고 있는 국가교육위와 관련된 내용이 빠진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정권초월을 바랐던 현장 수요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정부와 여당이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국가교육위 설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부와 여당 모두 국가교육위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지난해 법안을 마련하며 논의를 시작했지만 정부인사가 여전히 포함되는 등 독립성 보장이 불확실한 형태다. 정책 엇박자의 또 다른 한축인 민선교육감의 역할이 강화되는 부분도 있다. 본래 국가교육위 도입 요구가 높았던 배경은 정권의 입맛에 따라 교육정책이 뒤집힌 것이 수요자 피로감 극대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여당의 의지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대입 흔들기’ 미래통합당 교육공약.. ‘여론 편승’ 정시 50%확대>
야당의 경우 정시확대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육정책의 일관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대입제도의 변화를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사실상 수요자 피해를 방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26일 미래통합당 2020희망공약개발단은 “작년 온 국민을 분노케 한 특권과 반칙의 ‘조국사태’로 정시확대 여론이 60%를 넘었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차원으로 2023년까지 정시 모집 비율을 40% 이상 높이겠다는 ‘찔끔’ 대책 발표로 여론을 무마시켰다”며 “미래통합당은 수능으로 선발하는 정시 모집인원 비율을 50%이상으로 대폭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이 정시확대에 적극적인 배경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대결구도 속에서 교육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11월 정시50%이상 확대가 포함된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로 제출했다.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109명 전원이 발의에 참여했다. 개정안은 현재 시행령으로 규정된 입학전형과 관련된 사항을 법률로 상향하고, 일반전형 모집정원의 50%이상을 수능으로 선발하는 것을 명시했다. 미래통합당이 26일 발표했던 ‘청년 공정 희망 7대공약’에서도 동일한 내용이 포함됐다. 불공정 입시를 바로잡고 희망사다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현 정부가 내놓은 정시확대 규모로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그렇지만 야당이 교육공약을 통한 대대적 변화를 예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미래통합당은 정치적 의도를 숨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여론조사 내용을 근거로 여당보다 더 높은 비율로 정시를 확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라며 “정권 혹은 집권당의 의도에 따라 교육정책을 좌우할 수 있다는 시각 자체가 문제다. 그동안 이 같은 행태를 매 정권이 반복해오면서 수요자들의 피해가 극심했다. 교육계에서 정권의 영향력을 벗어난 국가교육위를 대안으로 제시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실제 현장에서 국가교육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음에도 야당은 시대착오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독립성 보장’ 국가교육위.. ‘여야 협력이 관건’>
결국 ‘정권초월’ 국가교육위 설립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것이 교육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올해 총선에서도 각 정당들은 수요자의 피해보다는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교육위는 10년 단위 중장기 국가교육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기구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역할도 맡는다. 헌법에 보장된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형태다. 특정 정권의 영향을 배제하며 중장기적 안목에서 일관된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정책기구로 기대를 모으는 배경이다.

그렇지만 국가교육위는 설치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3월 초안이 공개됐던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법률’은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이다. 지난달 21일부터 출범한 3기 국가교육회의는 국가교육위 설치 법률안의 신속한 입법화 추진을 핵심목표로 제시했다. 그럼에도 국가교육위 출범을 위한 정치권의 합의는 아직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국가교육위가 실질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위원 구성부터 현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위원회 19명 중 대통령 지명인사가 5명으로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여당 4명 안팎 등으로 출범하는 정권마다 정권쪽 인사가 10명 이상 맡게 되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정권마다 ‘정책 뒤집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소속위원회라는 점도 독립성 보장의 한계가 될 전망이다. 행정부로부터 독립된 초월적인 기구가 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국가교육위가 명실상부한 초정권적 초당적 기구가 되려면 대통령 소속이 아닌 독립기구여야 한다”고 말했다. 법률안처럼 대통령 소속 합의제 행정위원회인 경우 중앙행정기구 성격인 만큼 실질적으로 국무총리 통제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치논리와 관계없이 일관된 교육정책을 펼칠 수 있는 기구 설치를 위해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여당과 야당 모두 교육정책을 통해 정치적 계산을 하려는 것을 멈춰야 한다. 국가교육위가 제대로 설치되면 자연스럽게 정치성은 배제된다. 정당들도 총선이나 대선 등을 앞두고 여론에 편승해 교육정책의 일관성을 무너뜨리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며 “정책 거버넌스의 기본은 수요자다. 분권화가 무조건 민주화라는 도식은 더 이상 교육에선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교육정책의 장기적인 논의 자체가 실종되면서 수요자 피해만 커졌기 때문이다. 반대로 정권에 흔들리지 않는 국가교육위에 역할을 집중시키는 방법이 상실됐던 교육정책의 일관성이 회복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법안을 다시 정비해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한 형태로 장기적인 교육정책을 수립한 기구로 국가교육위가 운영된다면 수요자들의 신뢰 역시도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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