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고려 잣대’ 수능최저.. 가이드북 모의논술 ‘적극 활용’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2021수시에선 31개대학이 4731명을 인문계열 논술로 선발할 계획이다. 그간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논술축소를 지속적으로 권장해온 만큼 모집규모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논술은 학생들 사이에서 ‘역전의 기회’로 통하는 만큼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전형이기도 하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격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논술고사의 성적이 당락을 좌우하는 만큼 자신에게 유리한 문제유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리논술 혹은 통계자료 분석 등에 강점이 있다면 집중적인 대비를 통해 경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수능최저 유무에 따른 유불리도 고려해야 한다. 자신의 수능최저 충족가능성을 냉정히 판단해 지원대학을 추릴 필요가 있다. 고사일정도 신경써야 한다. 중복일정을 고려하지 않은 실수로 6회뿐인 수시 지원기회를 낭비하는 것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최근 논술 대비가 매우 쉬워진 것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대학별로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가 충실히 공개되면서 기출문제를 통해 이른 시기부터 논술시험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들이 자체 발간하는 논술가이드북도 유용한 자료다. 논술문항에 대한 상세한 해설과 함께 출제위원이나 합격자들의 실질적인 조언도 수록되기 때문이다. 대다수 대학이 실시하고 있는 모의논술에도 참여한다면 실전감각까지 기를 수 있다. 사교육 유발전형으로 낙인 찍혀 있는 외형과 달리 현재의 대입 논술은 공교육과 자기주도학습으로 충분히 대비 가능한 셈이다. 선호대학의 수능최저를 충족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수험생 입장에서 정시를 준비하며 논술 지원을 함께 검토해볼만한 이유다.

2021수시에선 31개대학이 4731명을 인문계열 논술로 선발할 계획이다.  논술은 학생들 사이에서 ‘역전의 기회’로 통하는 만큼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전형이다. 수험생들은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격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사진=건국대 제공
2021수시에선 31개대학이 4731명을 인문계열 논술로 선발할 계획이다. 논술은 학생들 사이에서 ‘역전의 기회’로 통하는 만큼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전형이다. 수험생들은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격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사진=건국대 제공

<‘모집규모 감소’ 인문계열 논술.. 31개대학 4731명 모집>
2021학년 인문계열 논술 모집인원은 총 4731명이다. 가톨릭대 건국대 경기대 경북대 경희대 광운대 단국대 덕성여대 동국대 부산대 서강대 서울과기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성신여대 세종대 숙명여대 숭실대 아주대 연세대(서울) 연세대(미래)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코리아텍 한국외대 한국항공대 한양대 한양대ERICA 홍익대의 31개대학에서 선발을 진행한다. 인문계열과 동일한 형태의 논술고사를 치르는 예체능계열 모집인원을 합산한 결과다. 올해 논술을 실시하는 전체 대학 33개교 가운데 울산대와 한국산기대를 제외한 31곳이 모두 포함된 셈이다. 울산대는 의예, 산기대는 공학계열 모집단위만 논술고사를 치른다.

논술의 전체 모집인원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1만2146명에서 올해 1만1162명으로 984명 줄었다. 전체 모집인원 대비 비중도 전년 3.5%에서 3.2%로 감소했다. 대학별로는 연대가 지난해보다 223명이 줄어 모집인원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한양대ERICA 176명, 부산대 146명, 성신여대 102명 등 24개대학에서 마찬가지로 줄어든 양상이다. 반면 한국산기대(118명)와 덕성여대(12명)는 모집인원이 증가했다.

대학들은 대부분 전형요소로 논술과 학생부성적을 함께 반영한다. 그렇지만 실질적으로는 논술 비중이 압도적이다. 건대 연대 연대(미래)의 3개교는 논술100%로만 평가한다. 홍대의 경우 지난해 논술60%+학생부40%에서 올해 논술90%+학생부10%로 논술비중이 크게 늘었다. 나머지 대학들도 논술 반영비율이 60%~80%다. 일부 대학들이 여전히 학생부를 40%까지 반영하지만, 등급간 격차가 크지 않아 논술고사를 잘 치르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구조다. 대학에 따라 교과 혹은 비교과 반영여부가 다르지만 전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강점 극대화’ 논술고사 대비 .. ‘대학마다 다른 출제유형’>
논술전형은 무엇보다도 논술고사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수험생들은 지원 전 대학별 논술고사 유형을 잘 살펴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인문계열의 경우 자연계열에 비해 다양한 유형의 문항이 출제되기 때문이다. 특히 상경계열 모집단위들을 지원하려면 수리논술이 포함된 논술문항을 대비해야 한다. 통계자료나 그래프를 제시하며 복합적인 분석력을 요구하는 대학들도 있다. 심지어 영어제시문이 출제되기도 한다. 수험생에 따라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유형의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전략을 세워야 하는 셈이다.

인문계열 수험생들의 관심은 수리논술의 출제여부로 쏠릴 수밖에 없다. 건대 경희대 숭실대 이대 중대 한대 등의 상경/사회계열이 대표적이다. 코리아텍 인문계열 모집단위인 산업경영학부와 항공대 이학계열 등 특수한 성격의 모집단위들을 지원할 경우에도 수리논술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수험생의 입장에서 수리논술 대비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출제유형이 비슷한 여러 모집단위를 함께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본인이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판단될 경우 수리논술을 포함한 전형에 집중하는 편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수학개념이 다져진 학생들은 수리논술을 출제하는 대학을 집중적으로 노리는 전략이 유효하다.

그럼에도 수리논술은 상당수 인문계열 학생들의 발목을 잡는 약점으로 여겨진다. 수학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은 만큼 지원 자체를 기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인문계열 시험의 수리논술 문항은 모두 학생들이 배웠던 범위 내에서 출제된다. 교과 내용을 활용해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도록 구성된 문제들이다. 인문계 수리논술은 수학과 관련된 개념을 이용해 수험생이 문제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일부 계산을 필요로 하는 부분도 포함될 수 있지만 수학적 사고 자체가 더 중요한 셈이다. 단순히 수학문제를 많이 풀기 보다는 수학적 원리와 개념을 충분히 이해해 응용력을 높이는 접근이 필요하다. 

건대 경기대 경북대 단대 서강대 시립대 서울여대 성대 성신여대 인하대 외대 한양대ERICA는 인문계열에서 언어논술과 함께 통계도표를 분석하는 문항을 출제하는 대학들이다. 수험생들은 통계자료와 그래프에 대한 해석능력을 갖춰야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다. 자료가 나타내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 자료의 제목, x축과 y축의 내용, 그래프에 나타난 값 등을 활용해 도표나 그래프를 글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제시된 자료에서 변인이 무엇인지 찾고 값들의 변화 양상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출제된 내용과 연결 지어 인과관계를 찾아낸다면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국어의 독서문항이나 사탐 교과내용 가운데 통계자료와 그래프가 포함된 지문을 통해 글과 자료 사이의 상관관계를 찾는 연습을 반복하는 것이 대비방법이다.

경희대(사회) 연대 이대 외대의 4개교는 영어 제시문이 활용될 수도 있다. 영어 제시문은 단독으로 나오지 않는다. 다른 제시문들과 함께 출제되며, 일반적으로 고교 수준을 넘지 않아 수험생들이 독해하는 데 부담이 크지 않다. 그렇지만 수능의 영어영역 문제를 푸는 것처럼 기계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논제에서 질문하는 바를 충분히 숙지한 후 영어 제시문 속에 함축된 의미와 연결해 답안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완화 추세’ 수능최저.. ‘충족가능성 판단해 지원 결정’>
최근 대학들은 수능최저를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추세다. 교육부가 지원사업을 빌미로 수능최저 폐지를 압박해왔기 때문이다. 수능최저를 전면 폐지하고도 선호도가 유지되는 연대나 한대의 사례가 다른 대학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측면도 있다. 실제 올해의 경우 덕성여대 성신여대 연대(미래) 이대 외대 홍대가 수능최저기준을 전년에 비해 완화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상당수 대학이 부분적으로라도 수능최저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1수시에서도 인문계열 논술을 치르는 31개대학 가운데 20개교가 수능최저기준이 있는 모집단위 선발을 실시한다. 수험생들은 충족가능성을 신중하게 파악해 지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수능에 자신이 없는 인문계열 수험생들은 수능최저 미적용 대학 모집단위 지원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가톨릭대 경기대 광운대 단대 과기대 시립대 연대 아주대 인하대 코리아텍 한국산기대 외대(글로벌) 항공대 한대의 14개교다. 가톨릭대는 간호를 제외한 인문 전 모집단위가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 외대의 경우 글로벌캠 모집단위들만 수능최저가 없다. 서울캠은 전 모집단위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한다.

반대로 수능성적이 안정적인 편이라면 과감하게 수능최저기준이 높은 대학을 지원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하는 인원이 발생하는 데다, 지원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경쟁률이 낮아질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다만 고3 재학생의 경우 학평 성적만을 기준으로 수능최저 충족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원서접수 전 3월 4월 7월 세 차례 치러지는 학평은 상대적으로 상위권 비중이 높은 N수생들이 제외된 결과다. 등급이 다소 부풀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6월,9월모평을 기준으로 수능최저의 충족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9월모평의 경우 원서접수 시까지 성적표가 발표되지 않는 만큼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을 활용해 충족 가능성을 판단하는 수밖에는 없다.

<시험일정도 ‘변수’.. ‘중복일정, 수시납치 유의’>
논술로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시험일정을 유의해야 한다. 중복일정과 수시납치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논술고사 일정이 겹치는 대학을 동시에 지원했다면 수험생은 한 개 대학의 시험만 응시할 수 있다. 특히 현행 대입에서 수시 지원 횟수가 6회로 제한됐다. 중복일정을 미리 파악하지 못할 경우 무의미하게 한번의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다. 전형료도 돌려받을 수 없다. 대학들의 논술고사는 통상 수능이후 주말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필히 원서접수 전 시험일정을 파악해 중복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물론 일정이 중복된 대학들의 고사시간이 다를 수는 있다. 이동시간을 잘 고려한다면 하루 2개대학의 논술시험에 응시하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루에 논술고사를 두번 치른다고 합격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대학간 유형의 차이가 뚜렷한 것이 논술의 특징인 만큼 충실한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 입시전문가는 “고사시간이 다른 점을 활용해 하루에 2차례의 논술시험을 응시하는 수험생들이 있다. 그렇지만 학기초부터 논술을 겨냥해 기본실력을 탄탄하게 쌓아둔 학생이 아닐 경우 권장하고 싶은 방법은 아니다. 대개 수험생들은 수능이 끝난 직후 짧은기간 동안 급하게 논술을 대비해야 한다. 여러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실패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라며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여러 대학의 논술고사를 응시할 경우 부담감만 더 커질 수도 있다. 차라리 중복일정을 피해 가장 합격가능성이 높은 대학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수능 전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에 지원할 계획이라면 수험생들은 ‘수시납치’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수능을 예상보다 잘 치러도 선호도가 더 높은 대학에 지원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전형계획에 의하면 인문계열 모집단위 기준으로 가톨릭대 시립대 성신여대 연대 홍대의 5개교가 수능이전에 논술고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이들 대학의 수시 논술 원서접수 시 ‘상향지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역전 기회’ 경쟁률 높은 논술.. ‘지원 주저할 필요 없어’>
통상 논술은 다른 수시전형에 비해 압도적인 경쟁률을 보이지만 수험생들이 크게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논술은 누구나 지원 가능한 전형이다. 지원자격 제한도 없고, 전형요소 가운데 ‘논술고사’의 영향력이 압도적이다. 반면 학생부가 중심이 되는 수시전형들의 상황은 다르다. 학종은 평가의 중심축인 학생부 교과/비교과가 부실한 경우 합격을 바라보기 어렵고, 교과성적 정량평가 형식의 교과전형은 내신등급이 사실상 지원자격으로 기능한다. 결과적으로 다수의 수험생들이 시험대비를 통해 합격이 가능한 논술을 ‘일발역전’의 기회로 여기는 것이다. 뚜렷한 학생부의 강점이 없는 N수생들도 논술지원에는 비교적 적극적인 이유다.

지난해 수시에서 논술모집을 실시했던 33개교의 경쟁률은 40.98대1(모집1만2056명/지원49만4001명)을 기록했다. 2019학년 39.25대1(1만3268명/52만804명)보다 상승했다. 논술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대학은 서강대다. 총 235명 모집에 2만2403명이 지원하며 95.33대1의 경쟁률이었다. 인문계열 모집단위 가운데선 경희대 한의예(인문)이 가장 경쟁률이 높았다. 7명 모집에 1847명이 지원해 263.8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한국외대 경영학부 73.49대1(39명/2866명), 서울시립대 국어국문학과 72.67대1(3명/218명), 세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69.43대1(7명/486명), 한국항공대 항공운항학과 66.18대1(11명/728명) 순으로 톱5였다.

그렇지만 수험생들은 높은 경쟁률을 의식해 지원을 망설일 필요는 없다. 수능최저나 다른 기타요인을 고려해 실제 논술고사를 응시하는 인원 기준으로 따지는 ‘실질경쟁률’은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수능이후 논술시험을 치르는 경우 일차적으로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해 논술고사 응시를 포기하는 수험생들이 매년 발생한다. 동시에 수능을 예상보다 잘 봐 논술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더해진다. 실질경쟁률이 최초경쟁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교육전문가는 “논술전형은 경쟁률이 평균적으로 50대1을 넘는 모집단위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실질경쟁률이 크게 떨어지는 경향이 뚜렷한 만큼 수험생들은 과감한 지원이 오히려 합격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특히 수능 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평소 서술형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면 정시전형 병행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요행’을 노리고 무턱대고 도전하기보다는 신중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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