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지원가능’ 자연계열.. ‘위험 동반’ 인문계열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예비 중3 학생들은 고입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현재의 고입체제에선 진로에 따라 학생들이 지원 가능한 고교유형이 다른 상황이다. 고입 수험생들의 희망 진로는 우선 대학 모집단위 구분에 의해 자연계열과 인문계열로 나눌 수 있다. 대체적으로 학생들이 지원을 고려하는 학교유형은 영재학교, 과고, 전국단위 자사고, 광역단위 자사고, 외고, 국제고, 일반고다. 목표로 하는 진로에 맞춰 고교를 선택해 입시를 준비하는 것이 기본이 된다.

특히 자연계열이나 이공계열로 진로를 정한 학생들에게 기회가 많다. 4월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영재학교와 전기고로 분류되는 과고를 각1회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학교에 모두 불합격해도 후기모집 고교인 자사고와 농어촌 자율학교를 지원하는 것이 여전히 가능하다. 경우에 따라 일반고임에도 수학 과학 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과학중점학교도 선택할 수 있다. 고입에서 총 4회의 지원기회가 있는 셈이다. 영재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과고와 자사고를 위한 대비도 함께 가능하다는 것도 유리한 부분이다.

물론 자연계열임에도 의대진학을 목표로 할 경우엔 후기모집 고교 입시 준비를 집중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다. 영재학교와 과고를 다녀도 의대진학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영재학교와 과고에선 수능 대비가 이뤄지지 않는다. 심지어 2021대입에선 수시 특기자전형을 통한 의대입학도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영재학교나 과고에 진학할 경우 스스로 수능을 준비해야 하는 방법만 남은 것이다. 실제 영재학교와 과고는 이공계열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학교들인 만큼 의대로 진학한 학생에게 불이익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의치한’ 실적에서 우위를 보이는 자사고나 일반고를 염두에 둔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인문계열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의 고민은 더욱 깊을 수밖에 없다. 자연계열과 달리 영재학교와 과고 진학 자체의 효용이 전혀 없다. 결과적으로 후기모집을 실시하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 일반고 가운데 한곳만 1지망으로 선택할 수 있다. 최상위권 자사고에 갈만한 실력을 갖춘 학생들이라면 수시중심 현 대입지형에 최적화된 특목자사를 겨냥해야 할 이유가 명확하다. 그렇지만 합격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면 원하는 일반고에 배정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자신의 진학성향을 신중하게 판단해 지원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수험생들은 대학진학의 목표에 맞춰 고교를 선택한 후 본격적으로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 특차모집 성격의 영재학교는 ‘3단계 전형’의 입시가 특징이다.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영재성검사, 3단계 캠프 순이다. 난이도가 높은 지필시험을 치르고, 캠프를 통해 심층적 평가까지 이뤄진다. 대체적으로 이른 시기부터 입시를 준비해왔던 학생들이 많은 만큼 지금은 꾸준함이 중요한 시점이다. 영재학교를 제외한 과고 자사고 외고 국제고는 모두 2단계의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실시한다. 1단계에서 교과 서류평가 등이 진행되고, 2단계는 주로 면접이 치러진다. 어떤 고교유형에 지원해도 내신의 중요성은 다르지 않다. 학교마다 일부 반영과목이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내신관리에 소홀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이후 2단계전형인 면접은 자신이 지원하려는 고교유형에 맞춰 준비할 필요가 있다. 사교육에 의지하기보다는 학교생활을 적극 참여하는 방법을 활용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학생부의 내용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을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면접역량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예비 중3 학생들은 고입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수험생들은 대학진학의 목표에 맞춰 고교를 선택한 후 본격적으로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  자연계열이나 이공계열로 진로를 정한 학생들에게 기회가 많다. 4월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영재학교와 전기고로 분류되는 과고를 각1회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서울과고 전경.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예비 중3 학생들은 고입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수험생들은 대학진학의 목표에 맞춰 고교를 선택한 후 본격적으로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 자연계열이나 이공계열로 진로를 정한 학생들에게 기회가 많다. 4월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영재학교와 전기고로 분류되는 과고를 각1회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서울과고 전경. /사진=베리타스알파DB

<‘4번지원 가능’ 이공계열 진로.. 영재학교 과고 자사고/자율학교 일반고 순> 
자연계열로 진로를 정한 수험생들은 고입 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준비한다면 기회가 많은 편이다. 이공계 대학진학을 생각한다면 최대 4회까지 지원이 가능해 폭넓은 고교선택이 가능하다. 특히 초중등교육법이 아닌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운영되면서 모집시기가 여타 고교유형보다 빠른 영재학교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가장 높다. 이어 전기모집 고교유형인 과고 지원이 가능할 뿐 아니라, 후기고 배정도 받을 수 있다. 영재학교나 과고 진학에 실패하더라도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자사고 혹은 일반고 지원에 불이익이 전혀 없는 것이다. 다만 일부 지역에선 자사고와 과학중점학급을 운영하는 일반고를 동시에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후기고 지원 대신 전기고인 과고의 추가모집을 노리는 방법도 있다. 그렇지만 선호도가 높은 과고 특성상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 ‘첫 관문’ 영재학교 입시.. ‘선행학습보다 기본에 충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영재학교의 높은 인기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영재학교는 학생들의 영재성을 기를 수 있도록 일반 고교보다 자유로운 교육과정이 특징이다. 교과이수단위를 적용하는 대신 대학처럼 학점제로 운영하며, 이공계특성화대 연계교육은 물론 해외 유명대학과의 교류도 활발하다. 7~8월부터 모집을 실시하는 전기모집 고교인 과고보다도 이른 4월경 입시가 시작된다. 출신 중학교 소재지나 거주지의 제한 없이 지원할 수 있고, 중1,2 학생도 학교장이나 지도교사의 추천이 있다면 원서접수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영재학교 탈락자는 물론 합격자까지도 과고 지원이 가능해 이과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교육과정 운영은 물론 우수자원을 흡수하는 데도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교유형인 셈이다. 

영재학교 입시는 여타 고교유형과 달리 세밀한 평가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전형방법은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영재성검사, 3단계 캠프의 정형화된 구조다. 그동안 2단계전형을 실시해왔던 경기과고가 2020학년 다른 영재학교들과 동일한 3단계전형으로 변경했다. 최근 공지한 2021학년 모집요강에서도 3단계 체제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1단계 또는 2단계 우선선발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단계별로 우선선발을 실시해 다음 단계 전형이 면제된다. 다만 다음 단계 전형을 치르지 않더라도 해당 전형일에 검사나 면접 등 별도의 프로그램을 참석해야 한다. 영재학교가 늘어나면서 우수인재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우선선발 대상은 학교마다 어떤 단계에서 결정되는지, 몇 명인지 차이가 있다. 캠프에서 합격했어도 학교에 따라 최종합격자로 확정하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나머지 2학기 학교생활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학기를 마친 후 최종합격자를 결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1단계는 대부분의 영재학교들이 ‘학생기록물 평가’로 지칭해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를 평가한다. 학생부는 자사고나 특목고 지원 시엔 가려야 하는 수상실적 등 ‘제외항목’ 없이 전부 출력해 제출해야 한다. 자소서에는 외부 수상기록이나 영재교육원 수료 등의 내용을 쓸 수 없다. 2단계 영재성검사는 수학과학에 대한 지필고사 형식이다. 중학교 교육과정의 수학과학 교과지식을 바탕으로 융합적 사고와 창의적 문제해결력 등을 평가한다. 3단계 영재성캠프는 보통 1박2일 과정으로 학교에서 숙식하면서 실험설계 과제및보고서작성 과제및보고서발표 등을 팀별로 진행한다. 평가위원들이 온종일 지원자들을 관찰하며 평가하는 방식이다. 

많은 수험생들이 영재학교 입시를 준비하면서 사교육의 유혹을 느낀다. 영재학교 입학전형의 2,3단계와 관련된 사교육이 끊임없이 선행학습을 강조하는 분위기에 휩쓸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다수의 영재학교 관계자들은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소서나 추천서에서도 구체적 사실 위주로 지원자의 성장과 변화가 드러난다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매번 달라지는 영재성검사의 출제유형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 중학교 교과과정 내에서 충분히 해결 가능한 내용들로 출제한다고 학교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광주과고 관계자는 “분명한 건 중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했다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들이다. 사교육 없이 입학한 학생들도 존재한다”며 “사교육을 받고 온 학생들은 오히려 영재학교의 교육과정을 따라가는 것을 힘들어한다. 출제되는 문제들은 사교육 없이도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스스로 학습하는 자기주도적학습능력을 키우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 ‘전기모집 실시’ 과고.. 서류 면담 면접 ‘함께 준비해야’
전국단위 모집과 중복지원이 가능한 영재학교와 달리 과고 입시는 광역단위로 모집범위가 좁고 1곳에만 지원할 수 있다. 그렇지만 ‘고입 동시실시’ 이후에도 전기모집을 유지하면서 선발권을 어느 정도 유지해 이공계열 우수학생들이 적극 지원을 검토하는 고교유형이다. 전형방법도 수학과학 내신중심 자기주도학습전형이다. 지역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큰 틀에서 1단계 서류전형, 2단계 면접의 형식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과고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여타 특목자사고와 다르다. 1단계 서류전형에서 자사고 외고 국제고와 달리 지원자와 소속 중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해 보다 면밀한 서류평가를 실시하기 때문이다.

과고 입학전형은 큰 틀에서 서류 면담 면접을 함께 대비해야 한다.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선발하는 다른 고교유형과 달리 과고는 대부분 1단계에서 서류평가와 함께 면담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과고 내신 반영방법이 석차9등급제에서 성취평가제로 바뀌면서 고입 변별력이 크게 하락하자 지원자의 과학영재로서의 잠재력을 파악하기 위해 면담을 강화한 셈이다. 실제 지원자의 수학/과학역량은 2단계 전형인 면접을 통해 확인하기 때문에 면담에선 서류의 내용과 연관된 상세한 질문들이 많은 편이다. 

1단계 서류평가는 교과성적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를 종합 평가하는 방식이다. 수험생들은 내신관리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수학 과학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내신이 우수한 학생들이 다수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서접수는 1학기가 끝난 뒤 진행하지만 전형과정에서 3학년2학기 성적을 반영하는 과고들도 적지 않다. 과고 지원자들은 입시가 끝날 때까지 내신관리에 최선을 다해 경쟁력을 갖춰야 합격을 바라볼 수 있다. 자소서나 추천서는 이미 기록이 끝난 학생부와 달리 반전을 가할 수 있는 요소다. 1단계뿐 아니라 면접에서도 평가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내용이 충실할수록 유리하다. 수학 과학 교과에 대한 열정과 우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교과활동이 드러나는 것이 좋다. 단 경시대회 수상실적, 각종 인증시험 성적을 기재하는 것이 금지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서류평가와 함께 치러지는 면담은 주로 지원자, 소속 중학교 교사, 학교장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입학담당관이 직접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의 진정성을 검증하고 추가자료를 확보하는 과정이다. 학교마다 명칭에서 차이는 있지만 면담은 출석면담(소집면담)과 방문면담의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출석면담은 지원자가 과고에 방문해 면담을 치르는 것이고, 반대로 방문면담은 입학담당관이 지원자의 학교를 방문하는 방식이다. 면담에선 지원자가 자소서에 기록한 수학 과학 관련 탐구내용을 자세하게 묻는다. 학생부의 독서활동 등에 기재된 내용에 관해서도 신빙성을 확인한다. 수험생들은 전반적으로 서류내용을 충분히 검토하며, 자신의 활동과 진로에 대해 충분히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예상되는 질문에 대한 답변도 미리 생각해보고 실제와 비슷한 환경에서 모의면담을 진행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2단계 소집면접은 서류평가와 면담을 거쳐 일정 배수를 선발한 뒤 진행된다. 과고 입학전형의 소집면접은 지원자를 학교로 소집해 중학교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과학/수학에 대한 창의적 문제 발견과 해결 능력,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상당수 수험생들이 면접에서 큰 부담을 느끼는 편이지만, 기본적으로 중학교 교과과정의 범위 안에서 출제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매년 서울지역의 세종과고와 한성과고가 공개하는 기출문항을 토대로 대비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중등 교육과정 내에서 수학과 과학 영역의 개념들이 융합된 형태의 문제들이다. 과고를 지원하기 위해선 중등과학의 전체 내용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고1의 통합과학의 내용과 연결되는 중등 교육과정 내의 개념을 숙지할 필요도 있다. 

- ‘한 곳만 선택’ 자사고 과학중점학교 자율학교.. ‘수시실적 기반으로 판단’
영재학교와 과고 입시를 실패해도 수험생들은 후기고 모집에서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 12월 동시에 모집하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 일반고 자공고를 지원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통상 자사고가 가장 유력한 선택지다. 수험생들은 합격가능성이나 지역조건 등에 따라 전국단위 자사고 혹은 광역단위 자사고 가운데 한 곳에 지원할 수 있다. 일반고 중에서도 이공계열 대학진학에 도움이 될 만한 학교들이 있다. 수학과학 심화학습과 체험활동을 강조하는 과학중점학교는 실제 서울대 등 상위대학의 수시지원에 유리한 환경으로 평가된다. 수험생들은 오랜 운영노하우로 꾸준한 실적을 내는 학교에 주목해야 한다. 진로희망 계열과 상관없이 모든 상위권 학생들의 관심이 높은 농어촌 자율학교도 충분히 고려할만한 카드다.

전국 10개교 체제인 전국단위 자사고들은 지난해 대부분 경쟁률이 상승하며, 높은 인기를 유지한 모습이다. 모두 일반고 대비 우수한 교육프로그램을 갖췄다는 데 이견이 없는 학교들인 만큼 올해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전국모집 선발권을 바탕으로 대입 수시실적으로 성과까지 입증한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이공계열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교내 프로그램들도 전반적으로 잘 갖춰진 편이다. 그렇지만 전국의 우수학생들이 몰리는 만큼 상대적으로 입학이 어렵다. 반면 광역단위 자사고는 모집범위가 제한되고, 학교별 실적과 교육환경의 차이가 크다. 전국자사고에 비해 입학이 쉬운 측면은 있지만, 지원에 앞서 ‘옥석가리기’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국단위 자사고 선발은 2단계로 진행된다. 대체적으로 1단계 교과와 출결, 2단계 서류와 면접 평가를 실시한다. 진학을 희망하는 고교에 맞춰 내신관리는 하는 것이 1단계 통과의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교과는 국영수사과 등 주요 5과목을 반영한다. 학교별로 예체능과목을 반영하거나, 전 과목을 모두 반영하는 곳도 있다. 반영학기도 3개학기에서 5개학기까지 학교마다 다르다. 학교에 따라 1학년부터 3학년1학기까지의 성적이 평가된다. 그렇지만 모든 고교가 3학년1학기의 비중을 가장 높게 반영하는 만큼 수험생들은 3학년의 내신을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2단계 서류평가와 면접평가는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를 기반으로 한다. 전국자사고 지원자 대부분이 최상위권 내신으로 1단계를 통과하기 때문에 2단계의 명목 반영비율은 적지만 합격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면접은 자소서와 교과성적을 제외한 학생부 내용을 기반으로 진행된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은 개별면접에서 교과지식에 대한 질문을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통문항이 아닌 이상 학생부에 기재된 내용과 자소서를 바탕으로 자기주도학습능력과 인성만 평가한다. 학생 특성에 따라 제출서류의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질문도 달라진다. 수험생들의 면접 대비 방향 역시 교과내용 학습이 아닌 문제가 제시된 상황에서 적절한 답변을 구성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방향이어야 한다. 중학교 교과내용 기반의 공통문항도 실생활 응용된 형태로 핵심을 파악해 논리적으로 대답하는 것이 관건이다. 사교육 등을 통한 선행학습이 필요한 질문들이 아니라는 얘기다. 평소 교내 토론대회나 발표수업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신의 논리력을 스스로 키워나간다면 대비가 가능한 셈이다.  

광역단위 자사고 선발은 서울권과 비서울권으로 구분된다. 서울권은 1단계에서 추첨선발을 진행하기 때문에 비서울권 대비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다. 1단계에서 추첨으로 일정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 면접을 거쳐 최종합격자를 정한다. 면접은 자소서와 학생부를 기반으로 자기주도학습과 인성 영역을 평가한다. 교과지식을 묻는 면접이 아니기 때문에 평가에 대한 부담도 적다. 반면 비서울권은 1단계에서 교과성적으로 면접대상자를 가려낸다. 전국자사고와 마찬가지로 학교별로 반영과목이 일부 다를 수 있다. 면접은 서울권과 마찬가지로 지원동기 진로계획 인성 등을 평가한다.

일반고 가운데서도 이공계열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의 눈길을 끄는 고교들이 있다. 학종중심의 대입지형에서 주목받고 있는 과학중점학교(과중)가 대표적이다. 과중은 수학과학 중심 교육과정 운영이 특징이다. 수학과학 이수단위가 30%이하인 일반고와 달리 전체 이수단위의 45%이상을 수학과학 과목으로 구성해야 한다. 실험과 실습 위주의 체험활동을 강조하고, 과고 근무경력 교원을 배치하는 등 우수한 교육여건을 갖춘 특징이다. 교과교실제나 수준별 이동수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부의 재정지원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서울권에선 2011년부터 과중반을 운영한 서울고를 비롯해 반포고 경기고 마포고 등이 과고나 자사고와 견줄만한 대입실적을 자랑한다. 다만 서울을 비롯한 일부지역에선 중점학교와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동시에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공계열이 목표라면 자사고와 과중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해야 하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농어촌 자율학교 역시 수험생들 입장에서 매력적이다. 농어촌 자율학교는 전교생 기숙사 체제를 바탕으로 한 완벽한 공교육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 최대강점이다. 학교 특성상 농촌 지역에 자리해 불편한 지리적 여건을 극복한 결과다. 외부 활동에 제한을 받는 만큼 정규수업 시간은 물론, 방과 후 시간까지 학생의 하루 24시간을 관리하면서 물샐 틈 없는 탄탄한 공교육 체계가 특징이다. 기숙사 같은 호실에 살며 다져진 끈끈한 선후배, 사제지간에서 우러나오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은 학종중심 대입지형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제 대입실적을 토대로 한일고(공주) 공주사대부고 거창고 거창대성고 남해해성고 풍산고 등이 부상하며 전국에서 수험생들이 지원하는 상황이다. 전형방법은 대부분 내신성적만 반영하는 형태로 간명하다.  

<‘후기모집부터 가능’ 의학계열.. ‘의치한 3강’ 경신(대구) 상산 휘문>
이공계 혹은 자연계와 마찬가지로 이과성향이지만 의학계열로 진학하려는 수험생들의 경우 선택지가 확연하게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영재학교나 과고는 의대진학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의치한’을 노릴 경우 영재학교나 과고에 입학하는 것은 큰 실익이 없다. 두 학교유형 모두 교육과정이 과학인재 양성을 목표로 설계되면서 수능 대비를 하지 않는다. 정시의 영향력이 강한 의대입시의 구조와 애당초 방향이 다른 것이다. 그나마 영재학교와 과고 학생들의 의대 진학루트로 꼽혔던 특기자전형은 2021학년을 기점으로 모두 폐지된다. 사실상 학생들은 영재학교나 과고를 졸업한 후 별도로 수능을 준비해 의대로 진학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이다. 이 경우 굳이 영재학교나 과고를 거치는 것은 시간낭비다. 따라서 후기모집부터 고교선택이 가능해진다고 봐야 한다. 

의학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대입실적을 기준으로 고교의 성과를 판단해야 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여영국(정의) 의원이 지난해 10월 공개했던 ‘2019자사고 졸업생 계열별 대학 진학실태’ 자료와 <베리타스알파>가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의대진학률이 높았던 고교들을 파악할 수 있다. 대구 수성구 소재 경신고가 41.2%로 가장 높았다. 경신고는 2018년 일반고로 전환됐지만, 2019학년 대입을 치른 학생들은 자사고의 교육과정을 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 이어 상산고(37.6%) 민사고(24%) 휘문고(22.8%) 세화고(22.6%) 해운대고(22.2%) 순으로 20%이상의 학생들이 의대로 진학한 자사고들이었다. 다만 민사고의 경우 의대뿐 아니라 유학 등 다른 진로 역시 활발한 특징이다. 여 의원의 자료는 모집단위의 구분 없이 자사고만 일괄 파악한 것이지만, 교육특구 일반고나 농어촌 자율학교에서도 의대실적이 돋보이는 고교들도 존재한다.

그렇지만 학생 개인능력의 영향이 큰 정시실적이 다수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의대 진학실적만으로 고교를 선택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교육전문가는 “의대진학률이 20%이상으로 나타난 고교 가운데 민사고를 제외하고는 전통적인 ‘정시강세’를 보이는 학교들이다. 특히 경신고 휘문고 세화고는 교육특구에 자리하고 있다. 사교육 접근도 용이한 만큼 정시에서 높은 성과를 냈던 배경도 따져볼 필요가 있는 셈”이라며 “자사고보다 일반고의 경우엔 더욱 유의 깊게 살펴야 하는 지점이다. 한일고처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의대실적이 높게 나타난 일반고들은 사교육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어렵다. 단순히 의대진학을 위해 교육특구 일반고만 좇는 것이 ‘무리수’가 될 수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한번의 기회’ 인문계열.. 자사고 외고 국제고 자율학교 ‘1곳만 지원가능’>
인문계열 상위권 학생들은 전기고 가운데 선택할 수 있는 고교유형이 사실상 없다. 특차모집인 영재학교는 물론 전기모집 특목고인 과고 예고 체고 마이스터고 역시 인문계 수험생들의 진로와는 무관한 고교유형이다. 본래 전기모집이었지만 고입 동시실시 이후 후기고로 이동한 자사고 외고 국제고와 농어촌 자율학교 가운데 한 곳만 지원이 가능하다. 지역이나 수험생의 선택에 따라 고입재수의 위험도 커진다. 경기 등의 비평준화 지역에선 후기모집에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지원할 경우 지역 내 일반고를 곧바로 배정받을 수 없다. 거리가 먼 다른 지역의 평준화 고교나 선호도가 낮아 미달을 빚은 비평준화 고교를 지원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인문계열을 지망하는 수험생들은 고교선택의 기회가 적을 뿐만 아니라, 불합격 시 불이익도 발생하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인문계열 학생들에겐 상대적으로 수시실적이 돋보이는 일반고를 선택하는 것이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전략이 되기도 한다. 

- ‘유력한 선택지’ 외고.. ‘2단계 자기주도학습전형 대비’
주로 인문계열 대학진학이 목표인 경우 수험생들은 자사고와 외고 가운데 선택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전국단위 자사고와 달리 전국의 30개외고는 광역모집을 실시한다. 수험생들은 거주지 내 외고에만 지원이 가능한 셈이다. 외고가 없는 광주와 세종의 경우 타 지역 외고에 지원할 수 있다. 다만 매년 학교마다 광주 세종 학생들에 대한 지원자격 부여 여부가 달라진다. 수험생들은 그 해 발표되는 전형요강을 통해 지원 가능한 지역의 외고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외고는 전공별로 모집한다는 특징도 있다. 특정 전공에 한해 전국단위 모집이 이뤄진다. 충남외고 베트남어와 울산외고 아랍어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운영되는 전공이기 때문에 전국모집을 허용하고 있다.

외고 입시는 영어내신위주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따른다. 1단계에서 영어내신성적과 출결점수를 합산해 일정 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 면접을 거쳐 합격자를 정하는 방식이다. 30개교 모두 1단계 160점과 2단계 40점을 합산해 총 200점 만점으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1단계의 영어성적은 2,3학년 4개학기 성적을 동일한 비율로 반영한다. 4개학기 모두 절대평가 성적인 성취도점수를 환산해 반영한다. 2019고입부터 영어내신성적 산출방법이 석차9등급제에서 성취평가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상대평가로 변별력이 있었던 석차9등급제가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로 변경된 것이다. 상위권 지원자가 많은 만큼, A등급도 많을 것으로 여겨져 동점자 처리기준이 중요해졌다. 1단계에서 동점자 발생 시 국어 사회 성적순으로 합격자를 정한다. 미세한 차이로 합격의 당락이 결정되는 만큼 감점을 통해 반영하는 출결도 변수다. 

2단계는 40점만점의 면접이다. 자소서와 학생부를 바탕으로 진행한다. 평가영역은 자기주도학습과 인성이다. 자기주도학습영역에서는 학습을 위해 주도적으로 수행한 목표설정 계획 학습과 결과까지 전 과정을 평가한다. 학교특성과 연계해 희망 전공어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 꿈과 끼를 살리기 위한 입학 후 활동계획, 졸업 후 꿈을 이루기 위한 진로계획과 실현방법 등에 대해서도 드러내야 유리하다. 인성은 자소서와 학생부의 행동특성및종합의견에 기재된 핵심인성요소 등을 토대로 면접을 거쳐 판단한다. 자소서는 자신의 경험이나 사례 등을 들어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한다. 다만 토익 토플 등 인증시험 점수, 한국어 한자 등 능력시험 점수, 교내외 각종 대회 입상실적이나 인적사항을 암시하는 내용 등 배제사항을 기재해서는 안 된다.

- ‘준 전국단위 모집’ 국제고.. ‘위험 감수할 필요 있어’
국제고도 인문계열 학생들이 지원해볼 만한 고교유형이다. 전국 7곳뿐이지만 모집범위가 광역단위로 한정된 외고와 달리 준 전국단위 모집이 가능한 특징이 있다. 학생 입장에서 거주지 제한에서 벗어나 우수한 교육여건을 갖춘 국제고 진학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동시에 전반적인 경쟁률도 외고보다 높게 형성되는 편이다. 지원에 따른 불합격 위험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수험생 입장에선 합격가능성과 실익을 면밀하게 따져 국제고의 지원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합격가능성이 불투명하다면 외고나 광역자사고 지원을 노리는 편이 현명한 결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광역단위 모집이지만 전국에서 국제고는 서울 경기 인천 부산 세종에만 있다. 따라서 국제고가 없는 지역에선 타 지역 국제고 지원이 가능하다. 7개국제고에서는 유일하게 청심국제고가 사립 국제고로 운영되고 있다. 전형방법은 외고와 동일하다. 1단계에서 영어내신성적과 출결감점으로 일정 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 면접점수를 합산해 최종합격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1단계 전형방법은 7개교 공통이다. 2학년1학기부터 3학년2학기까지 4개학기 영어성적을 160점 만점으로 환산한다. 2단계는 면접이다. 7개교 모두 40점 배점이다. 자소서 학생부 등 제출서류를 바탕으로 자기주도학습영역과 인성영역으로 나눠 평가한다. 필기고사나 교과지식을 묻는 형태의 구술면접, 외국어면접은 실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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