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고대 서강대 '미약’... 연대 경희대 외대 시립대 숙대 '강력’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수능 영어를 1등급 받아야 상위대학에 합격할 수 있을까. 올해도 여러 입시관련 사이트를 중심으로 영어가 2~3등급이지만, 상위대학이나 의대에 합격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서강대의 경우 인문계열 영어 3등급 합격자가 확인된 상황이다. 고대 자연계열 합격생 역시 영어에서 3등급을 받았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2021수능영어의 입시 영향력에 대한 궁금증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영어 영역은 2018학년 수능부터 절대평가를 도입해 등급제 성적이 제공된다. 대학에서는 표준점수를 그대로 반영하는 국어 수학과 다른 방식으로 평가가 진행된다. 등급을 점수화해 활용하거나 가점/감점을 적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절대평가 시행 4년차를 맞이한 수능 영어의 영향력이 전반적으로 축소된 것으로 내다보지만, 대학마다 등급별로 부여하는 점수차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최상위 대학인 서울대는 영어 영향력 축소의 대표적 사례다. 서울대는 절대평가 전환과 함께 영어의 영향력을 낮춰 1~4등급의 점수차가 1.5점에 불과하다. 연세대의 1~4등급 점수차가 25점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적은 수치다. 실제 서울대는 시행 1년차의 2018학년 대입에 이어, 2019학년 대입에서도 영어 4등급을 받은 합격생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대와 마찬가지로 감점 형식으로 성적을 반영하는 고려대도 영어의 영향력이 작은 대학으로 꼽힌다. 가산점을 부여하는 서강대 역시 등급별 점수격차가 1점에 불과해 영어보다 다른 영역의 성적이 중요할 전망이다. 영어성적을 전형총점에 일정비율 반영하는 대학 가운데선 건국대 동국대 인하대 한양대 등은 1등급이 아니어도 합격을 노릴만하다. 반면 경희대 연세대 한국외대 등은 영어의 비중이 상당하다.

수험생의 입장에선 영어영역의 난이도 역시 주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1등급 비율에 따라 합격 가능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처럼 난이도가 높아질 경우 합격 가능한 영어영역의 등급이 낮아지기도 한다. 한 교육전문가는 “수험생들은 대학별 영어영역의 반영방법/등급별 점수도 상세히 분석해야 합격에 다가갈 수 있다. 다만 의대의 경우, 최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지원하기 때문에 점수차가 작더라도 합격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며 “6월, 9월모평을 통해 수능의 경향과 난이도를 짐작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그간 수능 난이도를 쉽계 예측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2019학년 지나치게 어려웠던 난도가 2020학년 다소 안정화됐음에도 일관성을 보장하긴 어려운 상태다. 교육당국의 실책으로 수험생들을 사교육을 내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일단 수능을 준비하는 입장에선 영어가 어려워질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능 영어를 1등급 받아야 상위대학에 합격할 수 있을까. 올해도 여러 입시관련 사이트를 중심으로 영어가 2~3등급이지만, 상위대학이나 의대에 합격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절대평가 시행 4년차를 맞이한 수능 영어의 영향력이 전반적으로 축소된 것으로 내다보지만, 대학마다 등급별로 부여하는 점수차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능 영어를 1등급 받아야 상위대학에 합격할 수 있을까. 올해도 여러 입시관련 사이트를 중심으로 영어가 2~3등급이지만, 상위대학이나 의대에 합격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절대평가 시행 4년차를 맞이한 수능 영어의 영향력이 전반적으로 축소된 것으로 내다보지만, 대학마다 등급별로 부여하는 점수차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영어 3등급’ 서강대 고대 합격.. ‘1등급 아니어도 의대진학 가능’>
올해의 경우도 영어 2~3등급대의 학생들이 서울 상위대학에 합격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 입시커뮤니티에선 영어 3등급을 받은 서강대 인문계열 합격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서강대 영미문화계에 합격한 한 학생은 영어가 3등급이었지만, 수학나형의 높은 표준점수로 극복한 사례였다. 다른 영역의 표준점수는 국어126점 수학나형145점 생활과윤리63점 사회문화62점이었다. 서강대 경제학과의 한 학생도 영어가 3등급이었음에도 다른 영역은 모두 1등급을 받아 최초합격자에 이름을 올렸다. 한 입시전문가는 “서강대의 경우 애당초 수학의 영향력이 매우 높은 대학 가운데 한 곳으로 꼽혔다. 그만큼 전 모집단위에서 합격의 변수가 많았다”며 “영어뿐 아니라 국어가 3등급임에도 경제학과에 최초합격한 학생도 있다. 결과적으로 올해 수학나형의 난도가 매우 높았던 것과 연결되면서 인문계열에서 이례적인 사례들이 나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다른 상위대학이나 의대의 합격자 가운데서도 영어 2~3등급대의 학생들이 확인되고 있다.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에 최초합격한 한 학생은 영어가 3등급이었다.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국어133점 수학가형128점 생명과학I67점 지구과학Ⅱ67점을 기록했다. 경북대 의대에 추가합격한 한 학생의 경우 영어가 2등급이었다. 표준점수는 국어136점 수학가형131점 화학I67점 생명과학I67점이었다. 다른 한 학생도 영어는 2등급이었던 반면,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국어136점 수학가형131점 화학I67점 생명과학I67점을 받아 영남대 의대에 최초합격 했다.

지난해엔 영어 4등급을 받은 서울대 합격생이 나오면서 현장의 파장이 상당했다. 이 학생은 다른 과목에선 국어140점 수학가형123점 생명과학I68점 지구과학Ⅱ65점을 받아 서울대 사범대학 지구과학교육과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관계자는 “수험생들의 학습부담을 축소한다는 절대평가 도입 취지에 맞춰, 점수차를 적게 상정했다. 영어점수가 당락을 좌우할 수 없도록 조정한 것”이라며 “절대평가 도입 이후, 영어의 난이도가 일관성 있게 유지될 것이라는 전제로 이뤄졌던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실제 상대적으로 영어성적이 저조했던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들의 의대합격 사례도 있었다. 성균관대 의예과와 중앙대 의학부의 합격생들이 영어 3등급이었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당시 한 입시기관은 1~2등급간 영어성적 점수차가 0.5점에 불과한 가톨릭대 의대 최초합격자 중 영어영역 2등급이하 비율을 40%로 추정하기도 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2019정시에서 변수가 컸던 이유는 ‘불수능 논란’이 번지기도 했던 난이도 때문이다. 서울대에 합격한 학생의 경우 ‘역대급 난도’로 꼽힌 국어영역에서 영어영역 감점을 만회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영어도 상당히 어렵게 출제된 것도 영향이 있었다. 1등급비율이 전년의 10.03%의 절반 수준인 5.3%였다. 인원감소와 대학별 영어반영비율에 따른 지원자 쏠림이 2등급이하 합격자의 의대진학을 만들어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마다 다른 ‘영어 반영방법’.. 감점 가산점 점수합산>
영어성적이 다소 낮아도 상위대학의 합격이 가능해진 배경은 절대평가 도입 이후 반영방법과 비중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상당수 대학들이 영어의 반영비율을 낮추거나 등급간 점수격차를 줄이고 있다. 수능에서 다른 과목에 비해 영어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흐름인 것이다. 대학별 수능 영어 반영방법은 크게 감점 가산점 점수합산의 세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상위15개대학 중 고려대와 서울대는 감점, 서강대 성균관대 중앙대의 3개교는 가산점을 반영한다. 나머지 10개대학은 일정비율의 영어성적을 전형총점에 합산한다.

대학별로 영어영역의 영향력도 다르다. 감점 방식인 고대와 서울대는 영어 1~2등급간 점수차가 1점을 넘지 않아 합격 가능성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반면 경희대의 경우 1등급과 2등급의 격차가 8점으로 큰 편이다. 지난해 1등급과 2등급의 점수차가 5점이었던 동국대와 인하대는 올해 격차가 줄어든다. 영어 영향력의 축소로 다른 영역들이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계열 구분 없이 전 모집단위에 동일하게 등급별 환산점수를 부여하던 중대와 한국외대의 반영방법 변화도 있다. 두 대학은 올해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을 분리해 영어 등급별 환산점수를 별도로 적용한다. 반대로 2020학년까지 인문/자연을 분리했던 성균관대는 올해 계열구분 없이 영어 등급별 환산점수를 일괄 부여한다.

- ‘감점 반영’ 서울대 고대.. ‘영어 변별력 크지 않아’
서울대 고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감점제로 영어성적을 반영한다. 등급간 점수격차도 크지 않다. 상위권 학생 가운데 영어가 약해 2,3등급을 받았다면 다른 대학보다 고대나 서울대를 지원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입시전문가는 “합격자 분포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연대보다 고대에서 영어 2~3등급을 받은 학생이 상대적으로 많게 나타난다. 반면 연대는 영어가 2등급이면 사실상 합격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며 “그렇지만 성적이 전체적으로 떨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영어가 2~3등급인 학생들은 다른 주력과목에서 감점을 만회할 수 있어야 합격권에 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특히 서울대는 1등급과 2등급 격차가 상위15개대학 중 가장 작은 0.5점에 불과하다. 등급간 점수차도 9등급까지 유지된다. 1등급부터 5등급까지 점수차가 2점에 불과하며, 9등급의 최대 감점도 4점까지다. 극히 드문 사례지만 2019대입에서 자연계열 한 학생이 영어4등급을 받고도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다. 고대의 경우 서울대보다 점수차가 큰 편이다. 1등급과 2등급은 1점, 3등급부터는 2점씩 감점하는 방식이다. 1~2등급간 점수차가 1점으로 비교적 낮은 대학은 고대 동대 서강대의 3곳뿐이다. 서울대만큼은 아니지만 고대 역시 다른 상위대학에 비해 영어의 영향력이 작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가산점 부여’ 3개교.. 서강대 성대 중대
영어성적을 가산점으로 반영하는 대학은 서강대 성대 중대의 세 곳이다. 2020정시에서 ‘3등급 합격자’가 나온 것으로 확인된 서강대의 영어반영 방법이 주목된다. 실제 서강대는 상위대학 가운데 서울대 다음으로 영어의 영향력이 작은 대학으로 꼽힌다. 계열구분 없이 전 모집단위 대상으로 등급간 점수차가 1점이다. 1등급100점 2등급99점 3등급98점 순이다. 9등급을 받아도 1등급과 8점차일 뿐이다. 특히 통합모집을 실시하는 서강대의 2020학년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이 국34.4% 수(가/나)46.9% 사/과탐18.7%다.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수학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이 다수 지원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결과적으로 영어성적의 가산점이 다소 낮아도 다른영역을 통해 극복한 사례들이 나왔던 것으로 보인다.

2020대입에서 전년대비 등급간 점수격차를 넓혔던 중대는 2021학년 다시 간격을 좁힐 예정이다.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을 분리하고, 1~3등급 이내 학생들의 등급차도 다시 줄어든다. 인문계열은 1등급100점 2등급97점 3등급93점 4등급86점 순이며, 자연계열의 경우 1등급100점 2등급98점 3등급95점 4등급92점 순이다. 1등급부터 4등급까지 인문계열의 점수격차는 0점 3점 4점이고, 자연계열은 0점 2점 3점 3점으로 나타난다. 2020대입에선 계열 구분 없이 전 모집단위에 동일하게 1등급100점 2등급95점 3등급88점 순으로 가산점을 부여했다.

성대는 중대와 반대로 계열별 분리 적용했던 영어 등급별 환산점수를 전 계열 동일하게 부여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1등급100점 2등급97점 3등급92점 4등급86점 5등급75점 6등급64점 7등급58점 8등급53점 9등급50점 순이다. 1등급부터 4등급까지 점수격차가 3점 5점 6점 11점으로 2020학년 인문계열의 가산점 부여방식과 같다. 상대적으로 자연계열 학생들의 입장에선 이전에 비해 영어의 영향력이 미세하게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변화다.

- ‘전형총점 점수합산’ 10개교.. ‘2등급 합격가능성 낮은’ 경희대 연대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한국외대 한양대의 10개대학은 등급별 점수를 환산해 총점에 합산한다. 1~2등급 점수차로 따질 경우 경희대가 8점으로 가장 격차가 크다. 연세대 숙명여대 한국외대(자연)도 5점의 격차로 적지 않은 편이다. 가감점 반영으로 점수차가 적은 서울대 고대 서강대 등과 비교해 영어등급이 낮을수록 합격권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 입시전문가는 “경희대의 경우 변화 없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상위대학 가운데 영어 영향력을 크게 유지하고 있는 대학이다. 올해 중대가 상대적으로 영어비중을 완화한 만큼 수험생들의 지원흐름도 다소 달라질 것”이라며 “연세대도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고대에 비해 영어의 중요성이 높다. 비슷한 성적대의 상위권 학생들 중 영어 1등급이 아닌 학생들은 연대 선택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상위15개대학 가운데 경희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등급과 2등급의 점수차가 가장 큰 8점이다. 1등급200점 2등급192점 3등급178점 4등급154점 순으로 격차가 벌어진다. 영어 반영비율이 15%로 국수탐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등급이 낮아질수록 점수차가 커지기 때문에 영향력은 높다고 볼 수 있다. 1~2등급 점수차가 5점인 연대 역시 영어의 영향력이 작지 않다고 평가된다. 상대적으로 영어의 비중이 크지 않은 고대와 비교되는 지점이다. 연대는 전 계열 1등급100점 2등급95점 3등급87.5점 4등급75점 순으로 등급이 낮을수록 점수차가 커진다. 반영비율은 계열별로 다르다. 인문은 17%, 자연은 11%를 반영해 자연계열 모집단위보다는 인문계열 모집단위에서 영향력이 클 전망이다.

한국외대 시립대 숙대 역시 영어가 상대적으로 중요한 대학들로 꼽힌다. 외대의 경우 지난해 인문/자연계열을 통합해 등급환산 점수를 반영했지만, 올해 분리해 적용하는 것으로 변경한다. 인문계열의 경우 1등급140점 2등급133점 3등급123점 4등급107점, 자연계열은 1등급105점 2등급100점 3등급92점 4등급80점 순이다. 연대 못지않게 점수차가 크며,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나는 인문계열은 반영비율도 20%로 자연계열에 비해 높다. 시립대의 경우 인문계열의 영어 반영비율이 25%로 상위15개대 중 가장 높다. 점수차의 경우 8등급까지 4점으로 적지 않은 격차로 일정하다. 9등급은 0점이다. 자연계열의 경우 반영비율이 20%로 줄고, 등급간 격차도 2점으로 감소한다. 숙대는 1~2등급의 점수차는 5점이지만, 3등급부터는 10점씩 벌어진다. 1등급100점 2등급95점 3등급85점 4등급75점의 격차다. 3등급이하라면 합격이 어려워질 수 있는 수준이다. 인문/자연계열 모두 20%를 반영해 영어 영향력 자체도 작지 않은 편이다.

반면 동대와 인하대는 2020학년에 비해 1등급과 2등급의 점수격차를 줄였다. 동국대는 올해 계열 구분 없이 1등급200점 2등급199점 3등급197점 4등급190점의 등급별 환산점수를 적용한다. 4등급까지 점수차는 1점 2점 7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1등급200점 2등급198점 3등급196점 4등급190점 순이었다. 인하대는 2021학년 1등급200점 2등급198점 3등급194점 4등급185점 순으로, 점수차도 각각 2점 4점 9점이다. 전년 등급별 환산점수는 1등급200점 2등급195점 3등급190점 180점으로 이어졌다. 두 대학 모두 사실상 3등급까지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점수구조로 변경된 것이다.

건대와 한대는 큰 변화 없이 지난해와 동일한 영어 영향력을 유지한다. 건대는 인문계열의 경우 1~2등급 점수차가 4점이지만 자연계열은 1,2등급을 동일하게 200점으로 환산한다. 영어 2등급을 받은 자연계열 수험생은 1등급 수험생과 비교해 적어도 영어에서 손해 볼 점수는 없는 셈이다. 한대는 영어 반영비율 자체가 상위15개대 중 가장 낮은 10%다. 계열별로 등급별 환산점수를 다르게 적용한다. 인문의 경우 1등급100점 2등급96점으로 4점차, 자연은 1등급100점 2등급98점으로 2점차다. 건대와 한대 모두 영어성적이 다소 낮게 나온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전략적으로 노려볼 만한 대학들로 분석된다.

<‘사교육 막기 어려운’ 절대평가.. ‘난이도 안정화부터 필요’>
수능 영어의 절대평가 도입이 3년차를 맞이했지만 경쟁완화와 사교육비 경감을 도모하겠다는 본래의 취지를 전혀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중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1등급만 맞추면 된다는 목표로 인해 사교육 시장이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다. 수능의 난이도가 매번 달라지고 있는 점도 수험생들의 사교육 의존도를 키우는 요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작은 점수차로도 당락의 좌우되는 정시에서 불확실한 난이도는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선 수험생들이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영어영역의 난도가 그리 높지 않은 수준으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렇지만 실제 절대평가 시행 이후 영어 사교육비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의하면 영어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8만5000원이었다. 2017년에 비해 7.2% 늘어난 액수다. 특히 수학(8만3000원) 국어(2만1000원) 사회/과학(1만2000원) 등 다른 교과보다 사교육비 지출이 컸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2019년 교육여론조사’에서도 수능 영어 절대평가로 사교육비가 줄었다고 생각하는 학부모가 10명 가운데 1명도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교육비 경감효과가 가장 큰 정책을 묻는 질문에 대해 ‘수능 절대평가 실시’를 선택한 응답자도 4.9%에 불과했다.

현장에선 사교육 수요가 최상위권 학생들에서 중상위권으로 확대된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상대평가 때보다 등급 받기가 쉬워졌다는 판단으로 사교육을 찾는 수험생들이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교육부는 2018학년 수능부터 영어를 절대평가로 실시하고 있다. 절대평가의 경우 원점수 100점만점 중 90점이상일 경우 1등급을 받는다. 이후 10점 간격으로 이어지는 총 9등급 체제다. 당시 교육부는 상대평가에 비해 경쟁완화로 사교육비 경감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90점만 받으면 더 이상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에서다”며 “그렇지만 상황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선 영어를 이른 시기에 끝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중상위권의 경우엔 90점이상을 목표로 영어를 대비하기 시작했다. 두 경우 모두 사교육에 의존하는 것으로 이어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수능시험의 난이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2018학년 첫 절대평가에서 1등급 비율은 10.03%로 ‘쉬운 영어’ 기조를 확연히 드러냈지만, 다음해 5.3%로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다시 올해 1등급 비율이 7.43%까지 확대되면서 매년 난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현장의 우려가 제기된다. 한 교육전문가는 “영어의 난이도 수준을 떠나 수요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은 우려스럽다. 당초 절대평가 도입이 상대평가 체제의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고 학습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였던 것을 고려하면 영어 난이도는 평이한 수준이어야 한다. 다만 쉽게만 출제하기보다 난이도를 일관성 있게 조절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일각에서는 영어 절대평가 도입의 한계를 완전히 보완할 수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영어 학습에 소홀해지는 ‘절름발이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국어 수학은 상대평가로 실시하고, 영어는 절대평가인 체제다. 영어에 대한 부담이 궁극적으로 완화돼도 국어나 수학의 경쟁 심화를 막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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