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공, 서울대 자유전공 최다선택 ‘급부상’.. ‘경영제치고 출범 이래 첫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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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공, 서울대 자유전공 최다선택 ‘급부상’.. ‘경영제치고 출범 이래 첫 1위’
  • 손수람 기자
  • 승인 2020.02.05 17:35
  • 호수 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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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 겨냥’ 수요 영향.. ‘의대열풍 넘어설 정책지원 필요’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국내 최상위대학인 서울대 재학생들 사이에서 컴퓨터공학에 대한 관심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가 최근 공지한 ‘2020학년 1학기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전공선택 현황’에 의하면 올해 컴퓨터공학을 선택한 학부학생이 전체의 20.2%였다. 총 124명 가운데 25명이 컴퓨터공학전공으로 진로를 결정한 것이다. 자유전공학부가 설립된 2009년 이후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상경계열을 제치고 처음으로 컴퓨터공학부가 학생들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산업계에서 인공지능(AI)와 소프트웨어 등 컴퓨터 관련 전공자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교육계에선 우수학생들의 이공계진학을 위한 정부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다. 근래 의대열풍이 지속되면서 이공계열의 위기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최근 집계된 여러 가지 통계들에서 소프트웨어나 컴퓨터 관련학과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추정할 만한 내용들이 나온다. 서울대의 경우 자율전공학부 선택자뿐 아니라, 복수/부전공자 수에서도 컴공과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2009년 13명만 선발했던 컴공 복수/부전공자가 2018년엔 106명까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시에선 합격선이 의대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었다”며 “그렇지만 자연계열에서 의대가 여전히 최상위권 학생들을 흡수하는 구조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고 본다. 매년 서울대에서 입학포기자가 가장 많이 나오는 단과대는 공대다. 인원 자체가 많은 영향도 있지만, 대부분 의대 진학에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이공계 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의대로 쏠려있는 수요자들의 선호를 공학계열로 돌리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상위대학인 서울대 재학생들 사이에서 컴퓨터공학에 대한 관심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가 최근 공지한 ‘2020학년 1학기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전공선택 현황’에 의하면 올해 컴퓨터공학을 선택한 학부학생이 전체의 20.2%였다. 총 124명 가운데 25명이 컴퓨터공학전공으로 진로를 결정한 것이다.  /사진=서울대 제공
국내 최상위대학인 서울대 재학생들 사이에서 컴퓨터공학에 대한 관심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가 최근 공지한 ‘2020학년 1학기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전공선택 현황’에 의하면 올해 컴퓨터공학을 선택한 학부학생이 전체의 20.2%였다. 총 124명 가운데 25명이 컴퓨터공학전공으로 진로를 결정한 것이다. /사진=서울대 제공

<‘컴퓨터공학 선택’ 자유전공학부생 20.2%.. 상경계열 제치고 ‘최다인원’>
컴퓨터공학은 올해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재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선택을 받은 전공이었다. 2020학년 1학기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학생 124명 중 25명이 컴퓨터공학전공을 선택했다. 전체의 20.2%의 비중이다. 이어 경영학(23명)과 경제학(15명) 생명과학(10명) 통계학(8명)까지 톱5였다. 복수전공으로 다른 전공과 함께 선택한 경우도 포함한 결과다. 컴퓨터공학전공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배경엔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소프트웨어와 컴퓨터 관련 전공자들이 각광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찬가지로 최근 빅데이터 관련 분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통계학도 상위권에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톱5 다음으로 연합전공인 정보문화학을 7명이 선택했다. 정보문화학은 인문 사화과학 예술 공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가 결합된 전공이다. 전기/정보공학 6명, 심리학 5명, 정치학 철학 각4명, 미학 산업공학 언론정보학 언어학 화학생물공학 각2명, 도시계획공학 사회복지학 수리과학 글로벌환경경영학 기술경영학 외교학 조경학 각1명 순이다. 도시계획공학은 학생설계전공이다. 학생설계전공은 재학생이 학교의 승인을 거쳐 스스로 설계학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제도다. 글로벌환경경영학 기술경영학은 연합전공이다. 2009년 독립학부로 설립된 자율전공학부는 2학년 진학 이후 학생들에게 의학계열과 사범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전공의 선택권을 부여한다. 

자율전공학부가 출범했던 당시엔 재학생들은 주로 상경계열을 선호하는 추세를 보였다. 2009년 첫 입학생 115명 가운데 29.5%인 34명이 경영학을 선택했을 정도였다. 반면 공학계열로 진로를 결정한 학생은 2명으로 1.7%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점차 컴퓨터공학전공을 중심으로 공대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증가한 모습이다. 2016년 1학기엔 컴퓨터공학 전기공학 기계공학 등을 포함한 공대 전공 선택자가 38명에 달하기도 했다. 당시 26명이 진학한 경영학을 앞지른 결과다. 특히 컴퓨터공학은 큰폭의 선택비율 상승을 보여 주목받았다. 2009~2014학번 기준 6년 누계에서 3.7%만 선택했었지만, 2016년에는 11%의 학생들이 몰렸다.

<2019정시 합격선 상위 0.13~0.15%.. ‘선호도 상승 영향’>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의 인기상승은 다른 맥락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정시 합격선이 주요 의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파악됐었기 때문이다. 정시 지원 시 우수학생들이 몰릴수록 합격선을 상승하게 된다. 입시전문 커뮤니티 로미오&물량공급 입시콘서트(이하 로물콘)에 의하면 2019정시 당시 백분위 기준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합격선은 0.13~0.15%로 분석됐다. 같은 자료를 기준으로 서울대 의대 합격선은 백분위 0.03%이내였다. 연대 의대는 0.05~0.07%, 고대 의대는 0.13%로 각각 나타났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와 고대 의대의 합격선이 비슷했던 것이다.

특히 최근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합격선이 의치대에 버금가는 수준까지 올라선 점이 눈길을 끌었다.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으로 계속 합격선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로물콘 입시팀 강동우 대표는 “2016대입에선 상위 1.20~1.30%대로 추정됐던 합격선이 2017학년 0.55~0.60%, 2018학년 0.40~0.45%, 2019학년 0.13~0.15%까지 올라섰다”며 “네이버, 넥슨 등 국내 주요 IT기업 창업주들이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출신인 것이 밝혀지면서 인기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컴퓨터공학부의 새로운 부상으로 그동안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을 휩쓸어가던 의대열풍 현상이 극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형성되는 중이다. 합격선 상승 자체가 컴퓨터공학부의 인기가 오르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근거기 때문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는 반응과 함께 심화된 의대열풍을 잠재울 수 있는 공대 학과의 부상을 반기는 분위기”라며 “서울공대 대학원 미달사태는 물론, 서울대 입학포기와 과기원 자퇴생 증가 등과 같이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쏠림현상이 지속되면서 4차산업혁명의 인재기반 확보가 우려됐던 상황이다. 최근 의학계열 대비 부족했던 사회적 인식과 직업적/경제적 안정성 등이 보장되기 시작하자 최상위권 학생들이 진학을 결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여전한 이공계열의 위기.. 최근 5년간 서울공대 ‘612명 등록포기’>
그렇지만 성급한 낙관을 경계하는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서울대 공대 합격통지를 받고도 입학을 포기하는 학생이 해마다 100명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전희경(자유한국) 의원이 공개한 2015~2019학년 서울대 등록포기 현황에 의하면 가장 최근인 2019대입에서 서울대 등록을 포기한 사례는 364명이었다. 등록포기 인원은 대부분은 자연계열에서 발생했다. 공대가 10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농생대(60명) 사범대(55명) 자연과학대(33명) 간호대(30명) 치의학(17명) 인문대(16명) 생활대(12명) 사회과학대(12명) 수의대(9명) 자유전공(5명) 경영대(3명) 음대(3명) 순이었다. 의대와 미대는 등록포기자가 없었다.

최근 5년간의 추세로 봐도 자연계열에 집중되는 현상은 여전했다. 2015학년부터 2019학년까지 5년간 합산해 보면 공대에서 가장 많은 612명의 등록포기자가 나왔다. 농생대(323명) 자연과학대(193명) 사범대(165명) 간호대(155명) 치의학(72명) 생활대(60명) 인문대(50명) 자유전공(47명) 수의대(41명) 사회과학대(40명) 경영대(8명) 음대(4명) 순이었다. 등록포기비율로 살펴보면 간호대가 49.1%로 가장 높았다. 치의학(32%) 농생대(21.8%) 수의대(20.5%) 공대(15.7%) 순으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최상위 대학인 서울대의 공대에서 입학포기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의치한 선호현상’ 때문이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공대를 비롯한 자연계열 모집단위에서 등록포기가 다수 발생하는 것은 다른 대학에 동시에 합격한 학생들이 의대 치대 한의대 등 취업이 보장된 학과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취업난으로 인해 상위대학 학생들마저 졸업 후 진로에 불안감이 크다. 반면 의대 치대 한의대 등 면허가 주어지는 전문직은 취업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게 사실이다. 결국 사회적 인정과 경제적 안정성이 보장되는 의학계열 전문직의 인기로 최상위 이공계 인재들 까지 흡수해왔던 형국”이라며 “의대 정원확대와 계속되는 취업난으로 이공계 학생들의 이탈수치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컴퓨터공학부의 인기상승은 고무적인 측면이 있지만, 의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공계 우수 인재들이 의대로 진로를 바꾸는 것은 과학기술 연구인력의 유출인 만큼 국가적 손실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교육당국이 이공계 학생들의 진로설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교육전문가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과학기술력은 모든 산업 경쟁력의 기본이고, 국가 경쟁력의 시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기초학문분야의 연구가 활성화 돼야 국가 발전도 꾀할 수 있는 것”이라며 “정부는 이공계 인재를 양산하기 위해 영재학교와 과고에 대한 교육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대학에서도 이공계 정원을 늘리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재정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규제와 현실적 여건에 가로막힌 상태다. 과학기술 분야 전반의 처우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공계 인재들의 안정적인 사회 진출 기회를 열어주는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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