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 재지정기준 ‘70점으로 상향’.. ‘중학교 입시까지 흔드는 교육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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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 재지정기준 ‘70점으로 상향’.. ‘중학교 입시까지 흔드는 교육당국’
  • 손수람 기자
  • 승인 2020.02.0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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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보호 원칙 무시’.. ‘일괄폐지 추진할 수도’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국제중 재지정평가 기준점수가 60점에서 70점으로 상향되면서 다수의 국제중이 ‘무더기 탈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교육계에 의하면 각 시/도교육청이 대원국제중 부산국제중 영훈국제중 청심국제중의 4개교에 대한 재지정평가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평가에선 재지정 기준점수가 70점으로 오르고, 일부 평가지표도 강화됐다. 지난 평가에서 지정취소 위기에 몰렸던 영훈국제중을 포함해 평가대상인 4개교 모두 재지정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다. 재지정평가에 따른 일반중 전환이 현장반발로 어려워질 경우 교육부가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사례처럼 일괄폐지를 추진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그렇지만 현장의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학기가 진행되는 도중 학교유형을 바꿀 경우 입시의 ‘신뢰보호 원칙’이 깨지면서 수요자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제중 폐지가 사교육 급증과 해외 조기유학을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교육전문가는 “입시에 있어선 수요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전부터 입시를 준비해왔던 수험생들은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입시가 진행되는 도중에 국제중 폐지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정부의 근본적인 인식부터 문제다. 이른 시기부터 입시를 목표로 해왔던 수요자들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국제중 폐지가 실제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했는지 의심스럽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 일괄폐지 방침을 확정하면서 현장에선 이미 사교육과 우수학생들의 해외유출을 우려하는 시각이 팽배하다. 국제중까지 없앤다면 공교육에선 수월성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다고 수요자들은 더욱 확신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중학교 시기 이전부터 조기유학을 택하는 사례가 늘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중 재지정평가 기준점수가 60점에서 70점으로 상향되면서 다수의 국제중이 ‘무더기 탈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교육계에 의하면 각 시/도교육청이 대원국제중 부산국제중 영훈국제중 청심국제중의 4개교에 대한 재지정평가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대원국제중 제공
국제중 재지정평가 기준점수가 60점에서 70점으로 상향되면서 다수의 국제중이 ‘무더기 탈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교육계에 의하면 각 시/도교육청이 대원국제중 부산국제중 영훈국제중 청심국제중의 4개교에 대한 재지정평가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대원국제중 제공

<‘기준점 상향’ 국제중 재지정평가.. ‘일괄폐지도 추진 가능’>
올해 재지정평가 대상인 국제중은 총 4곳이다. 서울에 소재한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이 모두 포함된다. 경기의 청심국제중과 부산국제중도 평가를 받는다. 고교 재지정평가와 절차가 동일하다. 교육청은 각 학교들로부터 운영성과보고서를 제출받아 3월부터 평가에 착수해 5월 중 결과를 발표한다. 이후 결과에 대한 교육부의 최종 ‘동의/부동의’ 판단에 따라 국제중 유지 여부가 결정된다. 2018년 개교한 경남 진주의 선인국제중은 올해 재지정평가 대상이 아니다.

특히 지난해 자사고 재지정평가와 마찬가지로 상당수 국제중들이 기준점수를 넘기지 못할 수 있다는 예측이 힘을 받는다. 각 시도교육청이 공통적으로 재지정 기준점수를 60점에서 70점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감사지적사항에 따라 교육청이 감점할 수 있는 점수폭을 5점에서 10점으로 강화한 점도 국제중들에게 압박이 될 전망이다. 실제 영훈국제중은 2015년 재지정평가에서 기준점 미달로 지정취소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었다. 당시엔 ‘2년유예’ 판정을 받은 뒤 재평가를 통해 국제중을 유지했으나, 올해는 탈락 시 반전을 이뤄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다른 국제중 역시 평가기준 강화에 따른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일각에선 현재는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교육부가 국제중 일괄폐지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향후 재지정평가에 대한 현장의 반발이 거세질 경우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일괄폐지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교육청과 경기교육청은 국제중 일괄폐지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교육부가 국제중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부산교육청의 경우 국제중 폐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도 교육감들 간 이견으로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수요자 외면’ 입시 흔들기.. ‘교육정책 신뢰 상실할 것’>
수요자들이 입시를 준비해왔을 수 있는데도 정부가 재지정평가를 계속 밀어붙인다면 신뢰보호의 원칙’을 무시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신뢰보호의 원칙은 행정기관이 행정적 조치에 대해 신뢰를 지켜야 한다는 행정법상의 일반원칙이다. 현 정부가 강조했던 대입 사전예고제가 대표적이다. 정책의 투명성을 확보해 수요자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접근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고입에 이어 중학교 입시에서도 교육당국은 특정 학교유형을 겨냥해 일방적으로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입시의 혼란을 가중 시키는 정책으로 신뢰를 깨뜨리며, 수요자 피해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재지정평가 논란이 커졌을 당시에도 신뢰보호의 원칙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헌법재판소 역시 교육당국의 정책변화가 고입에 대한 수요자들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후기모집으로 이동시킨 ‘고입 동시실시’ 자체에 대해선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헌재 재판관 9명 가운데 5명이 위헌의견을 밝혔기 때문이다. 헌재가 현장의 혼란을 자초하며 수요자의 피해를 키웠던 교육당국에게 자제할 필요성을 전한 의도로 해석됐던 대목이다. 서기석 재판관을 비롯한 5명은 “자사고 입학전형에서 교과지식 질문이 금지되는 등 특별히 고교입시를 과열시킨다고 볼 수 없다. 고입 동시실시와 이중지원 금지에 의해 자사고 불합격자는 평준화지역 후기학교 배정이 보장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자사고의 존폐 여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당국의 일방적인 자사고 폐지가 ‘고입재수’를 유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학교 입시에서도 마찬가지로 수요자 신뢰보호가 정책이 최우선이 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교육당국이 입시를 흔들수록 혼란에 따른 수요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입시나 선발을 위한 시험 등에 있어서는 수요자들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행정기관에 대한 ‘신뢰보호의 원칙’ 하에 수험생들이 준비하기 때문이다. 의전원이나 사시를 폐지하는 과정에서도 정부는 유예기간을 두며 피해자 구제를 위해 노력했다”며 “그렇지만 문재인 정부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 폐지는 재지정평가를 통해 압박한 한 것을 넘어 일괄폐지까지 확정했다. 엄연히 수요자들이 존재하는 상황인데도 우려의 목소리 자체를 듣지 않았다. 중학교 입시도 동일한 상황에 직면했다. 입시를 준비하던 학생과 학부모들을 무시하고, 교육당국이 직접 학교를 없애겠다며 재지정평가를 실시하려는 모습이다. 국제중 지원을 희망하는 수요자가 전체 학생대비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들의 피해를 무시하겠다는 정부의 태도는 무책임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중학교 시기 ‘사교육 확산 우려’.. ‘조기유학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재지정평가 강행에 따라 국제중들이 대거 일반중으로 전환될 경우 사교육과 조기유학 수요 급증이 초래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이미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괄폐지가 확정된 상황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국내 공교육을 통해 수월성교육을 받기 더욱 어려워졌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차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던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기의 사교육이 다시 과열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다음으로 국내 경제여건에 대한 불안 등으로 늘고 있는 해외 투자이민 행렬에 동반해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조기유학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교육과 교육특구가 국제중 폐지에 따른 수요자들의 대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현재 중학교 체제의 경우 학교유형에 따른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우수한 고입진학 실적을 보였던 국제중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게 형성된 상태다. 실제 국제중들은 일반중에 비해 차별화된 교육과정도 제공한다. 국제중들이 일반중으로 전환된다면 중학생들의 수월성교육 수요를 공교육 내에서 충족할 만한 방법이 거의 사라지는 셈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실제 정시확대와 특목자사 일괄폐지 등과 맞물리면서 중학생들의 교육특구 쏠림이 확인되고 있다. 서울교육청에 의하면 2020학년 중학교 신입생 7만3615명 중 38.2%인 2만8148명이 교육특구로 진학했다”며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까지 없어진다면 앞으로도 사교육 접근성이 높은 교육특구로 학생과 학부모들이 몰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소득계층의 우수학생들을 중심으로 해외유학을 고려할 가능성도 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사회조사 결과’에서도 월평균 소득이 600만원이상인 학부모들의 약 70% 가량이 자녀의 유학을 원했다. 국내에서도 충분히 우수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인재의 해외유출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경제적 여력이 된다면 누구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에 거주하고, 그 곳에서 자녀를 교육시키고 싶을 것이다. 최근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해외이민을 선택하는 배경 역시 합리성에 따른 것”이라며 “자녀 교육도 마찬가지다. 싱가포르 등의 국제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편이 중학교 시기부터 사교육 등을 동반해 국내에서 학업을 지속하는 편 보다 저렴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제중 입시의 특성상 조기유학을 함께 준비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내 여건이 더 불리해지면 대다수 학생들이 조기유학을 선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5개교 체제’ 전국 국제중.. 진주 선인국제중 ‘2018년 개교’>
2020년 2월 기준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국제중은 모두 5개교다. 서울에는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 2곳이 소재하고 있다. 경기 청심국제중, 부산 부산국제중, 경남 선인국제중이 지역별로 각1개교 위치하고 있다. 부산국제중만 유일하게 공립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나머지 4개교는 사립이다. 국제중은 국제분야와 외국어교육에 특화된 교육으로 외고나 국제고 등 특목고 진학실적이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자사고 진학실적에서도 두각을 보이는 편이고, 과고실적을 기록하는 학교들도 있다.

국제중은 모두 자기주도학습전형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지만, 구체적인 전형방법은 학교마다 차이가 있다. 2015년 서울 소재 2개 국제중인 대원 영훈은 100% 추첨선발로 전환했다. 영훈국제중의 입학비리 사건으로 특목중 재지정취소 문제가 터졌기 때문이다. 부산국제중 역시 급부상한 외고 자사고 폐지 논란의 영향으로 2018학년 신입생 모집부터 2단계 면접을 폐지했다. 추첨만으로 선발하며 사실상 선발권을 포기한 것이다. 

반면 청심과 선인은 선발권을 유지하고 있다. 청심국제중은 1단계에서 지원자 전원을 대상으로 전산 추첨을 실시한 뒤 2단계 면접을 거쳐 최종합격자를 가린다. 다만 초등학교 졸업예정자 가운데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야만 지원할 수 있는 제한이 있다. 학교장 추천 학생 수는 소속 학교의 졸업예정자의 10%까지 가능하다. 2018년 경남 진주에 개교한 선인국제중도 2단계 전형을 운영한다. 1단계는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계획서를 토대로 2배수를 선발한다. 이어 2단계 면접을 통해 최종합격자를 정하는 방식이다.

선발효과가 축소됐지만 뛰어난 진학실적으로 국제중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특히 2020학년 일반전형 기준 대원국제중은 21.78대1의 매우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128명 모집에 2788명이 지원한 결과다. 지난해 19.34대1(모집128명/지원2476명)보다 상승했다. 영훈국제중 역시 지난해 8.1대1(128명/1040명)보다 오른 9.3대1(128명/1196명)로 마감했다. 경기권의 청심국제고는 특목자사고 진학비율이 약 70%에 이르는 점이 눈에 띈다. 청심국제고 28명, 외대부고 17명, 하나고 4명, 상산고 인천하늘고 각1명, 기타 외고 5명 등이다. 2020학년 일반전형 80명 모집에 1342명이 지원해 16.78대1의 경쟁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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