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론] 다산 정약용 선생의 가르침 - 최성기 창선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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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다산 정약용 선생의 가르침 - 최성기 창선고 교장
  • 베리타스알파
  • 승인 2020.01.2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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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기 창선고 교장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성공 여부는 부지런함에 달려 있다. 어떻게 생각하면 참으로 진부한 말이긴 하지만, 부지런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의 진리이며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이다. 이는 부지런한 사람 치고 성공하지 않고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부지런함도 그 중심에는 교육(敎育)이 있었다. 조선 최고의 석학(碩學)인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선생이 가장 아꼈던 제자 황상(黃裳)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사제(師弟) 간의 관계를 반추(反芻)해 본다. 조선(朝鮮) 정조(正祖) 서거(逝去) 후 몰아닥친 노론벽파(老論僻派)의 공격으로 다산 정약용(1762~1836) 선생이 전남 강진(康津)에서 유배(流配) 생활을 하던 중, 기거(起居)하고 있던 주막집에 서당(書堂)을 열고 아이들을 가르칠 때의 일이다. 다산은 황상(黃裳, 1788~1870)이라는 미천한 더벅머리 소년의 자질을 눈여겨보고 그에게 학문을 닦도록 권했다. 이에 황상은 머뭇거리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에게는 세 가지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머리가 둔하고,
둘째는 앞뒤가 막혀 답답하고,
셋째는 미욱해 이해력이 부족합니다. 
저 같은 아이도 정말 공부할 수 있나요?” 

이에 다산은 “학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보통 세 가지 큰 문제가 있다. 너는 그 세 가지 중 하나도 없구나!”라고 했다. 그러자 다시 황상은 “그것이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다산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최성기 남해창선고 교장
최성기 남해창선고 교장

“첫째, 머리가 좋은 사람은 외우기는 빨리하지만 재주만 믿고 공부를 소홀히 해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둘째, 글재주가 좋은 사람은 속도도 빠르고 바로 알아듣고 글을 빨리 짓는 것은 좋은데, 다만 재주를 못 이겨 들떠 날리는 게 문제이며, 자꾸 튀려고만 하고, 진중하고 듬직한 맛이 없다. 셋째, 이해가 빠른 사람은 한번 깨친 것을 대충 넘기고 되새겨 보지 않으니 깊이가 없는 경향이 있다. 

내 생각을 말해줄까? 공부는 꼭 너 같은 아이가 해야 한다. 둔하다고 했지? 송곳은 구멍을 쉽게 뚫지만 곧 다시 막히고 만다. 둔탁한 끝으로는 구멍 뚫기는 어렵지만 계속 뚫으려고 노력하면 구멍은 뚫리게 된다. 뚫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번 구멍이 뚫리면 쉽게 막히지 않는 법이다. 앞뒤가 꽉 막혔다고, 답답하다고 했지? 여름 장마철의 봇물을 봐라. 막힌 물은 답답하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제자리에서 계속해서 빙빙 돌지만 농부가 막힌 그 봇물을 삽으로 터버리면 그 고였던 봇물의 흐름을 아무도 막을 수가 없단다. 얼마나 통쾌하게 뚫리니. 미욱해 이해가 안 된다고 했지? 처음에는 누구나 공부가 익숙지 않아 힘들고 이해가 안 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튀어나오고 울퉁불퉁하던 부분이 반반해져서 마침내 빛을 발하게 된다.” 

그러면서 정약용은 제자 황상에게 “열심히 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뚫으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연마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할 수 있겠니? 어기지 않고 할 수 있겠니?” 계속해서 묻는 다산을 황상은 감격의 눈으로 바라봤고, 고개를 끄덕이는 황상의 머리를 다산은 쓰다듬어 줬다. 그리고는 그날의 문답(問答)을 글로 써주며, 벽에다 붙여두고 마음을 다잡도록 하라고 격려했다. 

부지런하고, 부지런하고, 부지런하라…. 황상은 세 번씩이나 부지런하라고 당부한 다산의 말을 ‘삼근계(三勤戒)’라 부르고 평생 마음에 새겨 실천해 훗날 당대 선비들이 극찬(極讚)하는 유명한 시인이 됐다고 한다.

이는 스승의 칭찬(稱讚)과 격려(激勵)가 제자에게 얼마나 큰 결과를 남기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事例)이며, 우리 자녀들에게도 귀감(龜鑑)이 되는 내용이다.

오늘날 교육(敎育)이 정말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어찌 생각하면 쉬울 수도 있는 게 교육이다.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마침내 돌(石)을 뚫는다는 ‘낙적천석(落適穿石)’의 자세로 작은 노력도 끊임없이 계속하면 큰일을 반드시 이룰 수 있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꿈도 다양하고 창의력(創意力)도 매우 뛰어나다. 그래서 어쩌면 입시(入試)에 매몰된 주입식(注入式) 공부가 더 많이 우리 아이들을 힘들게 하고 괴롭힌다. 그러므로 자신이 세운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들을 길러내는 것은 학교 선생님들의 몫인 것 같다. 

선생님들이 도와줘야 한다. 적어도 내가 맡은 교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만이라도 그런 배움의 자세를 갖도록 도와줘야 한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가르침을 나침반(羅針盤) 삼아 자신의 미래를 항해 꿈을 키워나간다. 스승과 제자는 서로 마주 바라보는 거울의 관계이다. 부지런하고, 부지런하고, 부지런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다산(茶山)의 삼근계(三勤戒)를 가슴 깊이 새기며, 모두들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황상(黃裳, 1788~1870): 아명(兒名)은 산석(山石)이며 아호(雅號)는 치원(巵園)이다. 다산 정약용의 강진 유배 시절 애제자로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도 황상의 시를 극찬했다고 한다. 저서로는 ‘치원유고(巵園遺稿)’, ‘임술기(壬戌記)’ 등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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