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방담] 교육부가 흔들다 뒤엎은 판도학령인구절벽에서 기사회생한 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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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방담] 교육부가 흔들다 뒤엎은 판도학령인구절벽에서 기사회생한 사교육
  • 김경 기자
  • 승인 2020.01.13 09:20
  • 호수 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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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새해를 여는 베리타스알파 323호의 핫이슈 코너를 보면, ‘학령인구절벽’이라는 사회구조의 급격한 변화에 갑작스레 끼어든 정부정책이 비튼 판도변화를 실감하게 합니다. 공교육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엉거주춤하는 사이, 사교육은 세를 확장하며 성장가능성과 공력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령인구절벽’이라는 얘기가 몇 해 전부터 흘러나오고 있지만, 구랍31일 마감해 베리타스알파의 323호 지면에 소개하는 2020정시 경쟁률에서 그 위기를 절감합니다. 인기가 높은 서울소재 상위15개대학(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의 정원내 기준 2020정시 경쟁률이 5.29대1(모집1만5126명/지원7만9943명)로 지난해 5.86대1(1만4112명/8만2737명)에서 하락했습니다. ‘2년연속’ 하락입니다. 2019정시에서 이미 급감한 지원인원을 경험했지만, 2020정시의 경우 정부의 정시확대기조에 따라 모집인원이 크게 늘어나 정시지원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와중에도 지원인원까지 크게 줄었습니다. 시립대를 제외한 14개대학의 경쟁률이 일제히 하락했고, 특히 SKY조차 많은 학과들이 경쟁률 3대1을 못 넘긴 상황이고 보면, 이를 미달이라고까지 여길 수 있습니다. 정시원서 3장까지 쓸 수 있는 터라, 중복합격으로 빠져나갈 학생까지 생각하면 미달이라 여기는 게 입시판의 시각입니다. 서울소재 상위대학부터 이런 지경이고 보면, 지방소재 대학들의 사정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의학계열열풍’도 학령인구감소의 위기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물론 정시경쟁률이 서울권 상위대학이 2년째 하락, 이공계특성화대학이 4년째 하락하고 있는 와중에 의치한수는 상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국 37개의대가 2020정시 6.21대1(1255명/7796명)로 2019정시 6.18대1(1306명/8070명)보다 상승, 치대가 6.31대1(271명/1711명)로 6.27대1(모집335명/지원2101명)보다 상승, 한의대가 12.27대1(311명/3817명)로 9.37대1(380명/3560명)보다 상승, 수의대가 10.27대1(198명/2033명)로 9.05대1(217명/1964명)보다 상승하며 의학계열의 여전한 열풍의 강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의학계열의 경쟁률상승은 모집인원의 감소여파라는 데 역시 학령인구감소의 위기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의학계열 중 상위라 할 수 있는 의대와 치대의 지원인원이 줄었고, 한의대와 수의대만 지원인원이 증가한 상황입니다. 아무리 의학계열열풍이라 하더라도 입시판에 학령인구감소의 영향이 본격 드러나기 시작한 겁니다. 대학의 모집인원보다 수험생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대학들은 이제 ‘선발’이냐 ‘모집’이냐로 갈라질 겁니다. 그나마 좋은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선발대학’이 있고, 그저 학생을 충원하는 데 급급한 ‘모집대학’으로 갈리는 겁니다.

반면, 학령인구감소 따위는 영향을 받지 않는 입시판이 있습니다. 바로 사교육입니다. 사실 사교육판이 이미 누구보다 제일 먼저 학령인구감소의 위기를 체감했습니다. 서울대 고려대를 비롯한 상위대학의 학종확대에 학령인구의 급감까지 겹치면서 사교육시장이 확 위축되었기 때문입니다. 학생부에 기반한 평가인 학종은 수능과 달리 사교육이 접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학교 밖 활동의 기재가 불가능해진 때문이지요. 사교육시장에서 큰 파이인 재수종합학원과 인터넷강의는 수능을 중심으로 편제되어 있는 탓에 학종확대와 학령인구감소는 사교육시장엔 악재였습니다. 그대로 뒀으면 어쩌면 사교육시장은 강자 몇 군데만 살아남는 위축세가 불가피했겠지요. 동네 내신학원 정도만 운영되는 수준이지, 10여 년 전처럼 해외에서 투자가 들어오는 대형학원의 모습은 기대조차 안 하고, 특히 지난해 이즈음만 해도, 재종학원 기숙학원은 1위를 고수해온 대성을 제외하곤 모두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어요. 후발 기숙학원들이 정원을 크게 못 채워 문 닫을 지경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재종학원의 위기에 관계자들의 하나같이 어두운 얼굴이었습니다. 학종확대와 학령인구급감의 상황은 재수가 어려운 학종의 특성상 재종학원에선 더할 수 없는 악재였습니다. 대형사교육인 메가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정도까지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지난해를 기점으로 판도가 바뀌었습니다. 사교육판에 호재가 뜬 겁니다. 바로 정부가 뒤집은 대입 고입 정책 때문입니다. 상위대학에 정시40%를 강제하고 특목자사고를 폐지하겠다는 느닷없는 뒤집기는 사교육판에선 ‘메가가 안 팔린 게 얼마나 다행이냐’ 하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사교육판의 성장가능성을 열었습니다. 매각까지 고려한 메가는 극적으로 기사회생,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재종학원과 인강까지 시장을 압도하겠다는 메가는 애널리스트들이 교육부의 서울소재 상위대학을 중심으로 한 정시확대 방침으로, 수능이 중요해지고 사교육수요가 늘 것이라는 핑크빛 관측으로 입지를 키우고 있습니다. 최근 3개월간 메가의 주가는 21.9%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 애널은 메가가 오프라인 기숙학원을 확장할 것이란 계획을 거론하며 “오프라인 기숙학원 수용인원을 늘리는 것은 정시확대 트렌드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다. 수험생 사이에서 기숙학원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 전망합니다. 메가의 기사회생과 성장가능성은 이미 교육판에서 기정사실화한 거라 크게 놀랄 것도 아니지만, 최근 대성의 행보는 판도가 얼마나 바뀌었는지 절감하게 합니다. 대형 재종학원 중심으로 운영해온 대성이 최근 대치동에 거점을 마련했습니다. 소규모 학원 중심인 대치동판에 이영덕 소장까지 사무실을 대치동으로 옮기며 판을 다지기 시작한 겁니다. 재종학원들이 학령인구감소로 절박했던 지난 몇 년 간 대치동에서 뉴 스타로 떠오른 학원이 하나 있습니다. ‘시대인재’라는 곳인데요. 동네 보습학원과 대형 재종학원을 믹스한 형태로, 학생마다 책상을 정해주고 자습도 할 수 있게 해주고 빠른 입시정보를 제공해 맞춤형으로 운영하면서 대치동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기 시작한 게 불과 몇 년입니다. 물론 그래봤자 대치동 몇 군데에 분원을 조금 내는 정도의 작은 학원이지만, 강남 교육특구 학생들을 순식간에 끌어모으며 급부상해온 시대인재가 대성에 자극을 준 셈이지요. 은마사거리 네 귀퉁이에 새 둥지를 튼 대성의 추진력은 그만한 사교육판의 활력을 보여주는 사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특목자사를 폐지한다는 정부발표에 이미 교육특구 부동산값이 급등하고 전세시장의 씨가 마르는 상황에, 오히려 사교육일번지라 할 대치동이 부흥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대성 대치동 입성이기 때문이지요. 유웨이가 얼마 전 내놓은 ‘70% 가까운 응답자가 정시지원 과정에 교사보다 진학사의 모의지원 시스템을 신뢰한다’는 설문결과에서 보듯, 그러지 않아도 공교육보다 사교육에 대한 신뢰가 높고 상위고교 진학교사들 역시 정시지원 자료를 사교육을 기반해 구축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정부의 수능확대 학종축소와 특목자사폐지의 행보가 낳은 판도변화가 더욱 굳건해질 거라 보여집니다. 수능40%로 사실상 절반은 수능중심이 되고, 재수가능성이 더 커지고, 입시정보 역시 수능과 점 치듯 지원해보는 정시지원상황을 고려하면, 베리타스알파의 보도 역시 올해는 그간의 학종위주 공교육중심 행보에서 수능위주 사교육정보 얻기로도 확장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조차 듭니다.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커지는 사교육시장… 입시를 흔들수록 사교육시장은 활성화한다는 교육판의 진리지요. 문제는 아예 판을 뒤엎으면서 공교육의 힘을 빼고 사그라들던 사교육의 위세를 키워준 주체가 바로 정부당국이라는 데 생각이 미치면 씁쓸한 새해벽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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