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0.1%] 2014 서울대 재료공학부 정시 전우석

2014 정시로 서울대에 합격한 전우석(20)군은 끈기와 적극성을 바탕으로 한 자기주도학습의 위력을 그대로 입증했다.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공식의 원리를 직접 증명해보며 파고 들었다. 궁금한 부분이 생기면 끊임없이 질문하고 질문 하나로 선생님과 토론까지 벌이는 적극적 태도까지 갖추었기 때문이다. 정시로 합격했지만, 환경분야의 연구자의 꿈을 키워준 것은 배재고의 다양한 교내 프로그램들이었다. 교내프로그램으로 삶의 방향을 잡은 전군은 환경오염을 줄일 대체에너지 연구를 꿈꾸며 실생활에서도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다.
환경에 도움이 될 분야의 공학자를 꿈꾸는 전군은 서울대에 두 번 지원했다. 수시 일반전형에서는 에너지공학부를 지원해 탈락의 고비를 마셨지만 정시에서 재료공학부로 지원해 합격의 문을 열 수 있었다. “성적 때문에 학과를 바꾼 것은 아니었다. 환경오염을 위해 에너지 분야에 힘쓰기 위해 지구환경시스템, 화학공학, 재료공학에너지 관련 연구를 하고 싶었다. 수시지원을 한 후 에너지 분야에 깊이 있게 알아보니 재료공학부에서는 잉크와 석유등 새로운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재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인상이 깊어 정시에는 학과를 바꿔 지원했다.”

▲ 전우석
<끊임없이 질문하는 공부법으로 승부>
[베리타스알파 = 박은정 기자] 전우석군은 ‘배우고 생각하지 않으면 남는 것은 후회밖에 없다’는 자신만의 좌우명을 세우고 공부에 몰입했다. “1학년1학기 내신 공부를 3일 전부터 했었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시험범위가 많아지면서 올바른 공부법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시험 전부터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 학교수업 직후 복습을 공부의 기본으로 삼았다. 공부법을 바꾸자 잠깐 성적이 떨어지긴 했지만 올바른 공부습관이 자리잡으면서 결국 큰 결실을 맛볼 수 있었다. 공부할 때 ‘질문’과 ‘끈기’는 공부의 원동력이었다. 수업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모르는 부분은 그냥 넘어가지 않아 항상 질문이 넘쳐났다. 물리 시간에 렌츠의 법칙에 대해 수업을 들을 때 선생님께서 예시로 솔레노이드에 자석을 가까이 대면서 전류가 흐르는 모습을 보여주신 적이 있었다. 하지만 렌츠의 법칙대로라면 자석이 솔레노이드 안에 들어가는 순간 코일의 극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 선생님께 질문을 드렸다. 선생님과 계속 토론을 벌이다가 관련 실험을 한 적도 있다. 실험결과 나의 주장이 틀린 것임이 밝혀졌지만 덕분에 렌츠의 법칙에 대해 자세히 이해하게 됐다. 질문이 생길 때마다 놓치지 않고 끝을 보려고 했던 노력은 기본 개념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수학을 공부할 때도 개념을 직접 증명해봤다. 부정적분과 정적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증명은 10번 넘게 풀어보면서 새로운 증명을 찾아보기도 했다. 의문이 생기면 넘어가지 못하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성격이 높은 성적의 비결인 셈이다.” 질문이 너무 많아 시험범위를 다 보지 못한 일도 벌어졌었다. “질문의 습관이 2학년 때 과학공부에 발목을 잡기도 했다. 단원마다 질문이 너무 많아서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이후에는 시험 공부를 위해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질문은 적어두고 시험이 끝난 후 해결하고자 했다.”

<수능 영역별 공부비법>
언어영역에서 고전문학을 가장 어려워해 작품의 전체를 이해하고자 했다. “고전 문학과 시는 해석하기 어려워 문제 풀 때 가장 골치가 아팠던 부분이었다. 해설지를 보면서 작품을 이해하려고 했다. 주제는 무엇이고, 한 단어에서 저자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파악했다. 답안지를 보고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선생님께 찾아가 직접 여쭤봤다. 선생님께서 해당 작품의 배경들을 설명해 주시면서 작품의 전체적인 의미를 이해해 나갔다.”

교내 방과후 수업을 통해서 부족한 언어영역을 보충했다. “교내에서 영역별로 선생님들께서 방과후 수업을 진행해주셨다. 주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중점으로 강의를 하셨다. 언어영역에서는 문학과 수필, 현대소설 등의 강좌가 개설됐는데 가장 어려워했던 고전과 관련된 수업을 수강했다. 교과과정이나 문제집으로도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한 번 더 복습하며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수학영역은 모의고사를 풀며 실력을 키웠다. “수학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수학문제를 풀었다. 점심시간에는 영어 모의고사와 수학 모의고사를 번갈아 가면서 풀었다. 고3 1학기와 2학기 때는 매주 모의고사를 풀면서 다양한 문제를 접하려고 했다. 틀리는 문제가 있으면 오답노트를 만들어 해당 개념과 풀이 적어 수능 전에는 틀린 문제를 집중적으로 복습했다. 방과후 수업에서 수리논술 강의를 듣기도 했다. 학교 내에서 자체적으로 수학 문제집을 만들어줘 문제들을 방과 후 수업시간에 같이 풀었다.”

영어영역은 문제집을 풀기보다 영어 원서를 통해 공부했다. “영어는 원서읽기를 하면서 실력을 키웠다. 단지 원서를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친구들과 서로 설명해주며 어려워하는 문법, 관계사 등을 정리해나갔다. 친구들과 함께 공부했던 공부법은 내 실력도 높아졌을 뿐 아니라 친구들도 함께 성적이 올랐다.”

학교 자습실을 이용해 밤낮 구분하지 않고 공부에 대한 엄청난 열의를 보였다. “교내에 있는 자습실을 매일 이용했다. 시험기간이 아닐 때도 자습실에 밤 11시까지 남아 공부했다. 주로 그 날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모의고사를 풀었다. 학교에서 특별반이었기 때문에 아침에는 모의고사를 풀며 실전 감각을 키웠다. 아침 자습시간마다 국어, 영어, 수학영역을 번갈아 풀면서 수능의 긴장감을 유지시켰다.”

수능 전 수시에서 불합격의 고비를 맞았던 전군은, 재수할 것을 각오하는 마음으로 수능을 준비했다. “수능 전 수시에서 합격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불합격이 되면서 고민이 많아졌다. 주위 친구들은 수시에 합격해 수능 준비를 안 하는데 친구들 속에서 공부하는 데 마음을 다잡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재수할 것을 각오하는 마음으로 다시 공부에 몰입했다. 국어, 수학, 영어 영역은 단 기간에 올리기 어려운 과목이기 때문에 수능 직전에는 과학영역을 주로 공부했다. 국수영은 막판 뒤집기가 어려워 모의고사만 매일 풀었다. 과학은 물리와 화학을 중점적으로 그 동안 배웠던 개념들을 복습하며 공부했다.”

<환경오염 줄이는 공학자의 꿈>
전군의 꿈은 환경 분야 공학자이다. 환경오염으로부터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보며 더 이상 환경으로부터 피해를 받는 사람없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됐다. “어렸을 때 한 다큐멘터리를 보며 환경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아프리카 사람들은 자신들이 환경오염을 일으킨 적이 없지만 서구 문명인들 때문에 지구온난화의 피해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돕고 환경오염이 심해지지 않도록 환경을 보존하고 싶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 연구자를 막연히 생각했다.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어떤 분야에 집중적으로 연구를 해야 할 지 고민을 하게 됐다. 평소 즐겨보던 한 과학잡지에서 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신 재생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기사를 보고 에너지 분야 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사람들이 사용하는 석유 등의 에너지가 불러일으키는 환경적 피해와 자원고갈의 문제들을 접하며 대체에너지 발명이 시급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환경단체들을 직접 알아보며 환경연구를 향한 마음은 더욱 커졌다. “환경단체로 유명한 그린피스 등의 홈페이지에 직접 들어가 환경보호를 위해 세계적으로는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아봤다. 그린피스의 경우 직접 몸으로 환경보호에 힘쓰는 활동을 주로 했는데, 활동으로 환경보호에 힘쓰는 것 보다 연구를 통해 직접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데 더 힘쓰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실생활에서 조금씩 노력했다. “부모님께 에어컨이 환경에 좋지 않다는 것을 설명해드리고 에어컨을 버렸다. 학교 내 실험시간에 발생하는 폐수도 따로 모아서 폐수통에 따로 처리한다. 당연한 거지만 제대로 시행하는 친구들은 몇 명 없어 나라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성채>라는 책을 통해 환경연구자에게 필요한 덕목을 배워나갔다. “책에는 불합리한 사회의 장벽에 저항하는 젊은 의사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의사 사회의 암담한 현실에 주인공이 맞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열정과 정의를 내세우고 싸워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환경운동을 할 때에 주변 단체나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힐 상황이 일어날 수 있지만, 책의 주인공처럼 옳은 것은 반드시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꿈을 키워준 배재고의 프로그램들>
전군의 꿈이 확고해진 계기는 역시 교내 프로그램들이다. 교내 논문경연대회를 계기로 전군은 환경오염과 자원고갈을 해결하기 위해 고갈되지 않는 대체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태양에너지와 풍력에너지의 효율을 최대로 높이는 방안’이란 소논문을 제출했다. “대체에너지를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내고자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는 신 대체에너지들에 대해 조사했다. 기존의 태양에너지와 풍력에너지는 효율성이 낮다는 문제점이 있는데 어떤 조건에서 효율이 극대화되는지 실험을 실시했다. 태양에너지는 빛의 방향과 온도, 각도에 따라 얼마나 바뀌는지를 관찰했다. 풍력에너지는 날개의 모양과 개수가 에너지 생성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실험했다. 실험을 하면서 예상했던 결과와 맞지 않기도 하고 같은 조건에서 실험을 했는데도 결과가 다르게 나올 때도 있었다. 연구결과가 맘대로 나오지 않아 힘들지도 했지만 실험과정을 통해 실험을 대하는 끈기와 인내심의 자세를 배우게 됐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오히려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었던 기회로 삼고자 했다.”

고2 때 만든 수학 동아리 ‘Math Holic’의 단장 역할은 협업과 경청의 자세를 깨닫게 했다. “수학을 좀 더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활동을 만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수학공부를 잘하는 친구들과 함께 동아리를 창단했다. 1년간 단장의 역할을 맡으면서 부원들을 이끌어 함께 동아리를 진행했다. 동아리 첫해이기 때문에 학교의 전통 동아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활동 계획을 수립했다. 매주 활동이 끝날 때마다 회의를 하며 다음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여러 친구들과의 회의 과정을 거치면서 가장 중요한 자세가 ‘경청’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친구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때에 말을 무시하거나 소외 당한다는 느낌을 들지 않도록 서로 배려하며 회의를 진행해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음을 배우게 됐다. 회의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집에서 미리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멘트를 준비하는 등의 노력을 했었다. 1년간의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협동심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으며 부족했던 자신감을 키울 수 있어 고교생활에 있어서 가장 의미 있었던 활동이었다.”

전군은 배재고의 학교생활이 행운이라고 여긴다. 수시를 위한 교내 프로그램은 물론 교과학습을 업그레이드하는 교육체제까지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을지초 을지중을 나와 광진구 자양동에 사는 전군은 서울대 입학으로 배재고 진학이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깨닫게 됐다. “집이 멀어 아는 친구들이 거의 없었지만 적응이 어렵지 않았다. 입학 전 테스트와 상담 그리고 선생님들의 열정 때문이다.” 전군은 1학년 때 입학하기 전 인성, 진로, 심리 등의 테스트를 통해 학교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입학 전 테스트 결과를 통해 교내에서 상담을 한다. 직접 상담 선생님께서 상담을 해주시는데, 상담을 통해 입시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해결했다. 입학했을 때 아는 친구들이 없어 적응하는 데 걱정이 많이 됐었는데 당시의 고민들을 상담 선생님과 나누면서 학교 적응에 많은 도움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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