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 = 김대식 기자] 배재고의 교육철학은 인성교육, 진로지도, 대입지도 등 세 가지 교육의 조화다. 또한 배재고는 강남에 인접한 지역적 특성상 서울대 진학에만 집중하기보다 학생 각자의 수요에 따른 대학진학이 하나의 특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에 부합하는 학교 효과가 뚜렷한 명문고이다. 예를 들면 SKY를 포함해 의치한과 특목대 진학이 가능한 전국석차백분율 2.5% 이내 학생이 2011학년 고입 당시 7명에 불과했지만 이 학생들로 일군 2014학년 대입에서 SKY 포함 의치한, 특목대 합격생이 65명(재학생 46명)으로 급성장했다. 서울시내 주요 10개 대학에 진학 가능한 수준인 전국석차 백분율 4.3% 이내 수준이 15명에 불과했던 2011학년 입학자들이 2014학년 대입에서 낸 실력은 130명(90명) 수준으로 향상됐다. 6% 대였던 SKY 진학률은 자사고 1기를 배출한 2013학년 대입에 11.0%, 2014학년 15.2%로 뚜렷한 상승세다. 김용복 교장은 “학부모들은 대입지도를 추구하지만 고교 생활도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성교육, 진로지도, 대입지도 등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이유다. 배재인은 배재고를 졸업했다는 자부심과 자긍심이 어느 학교보다도 높다. 행복한 고교 시절과 목표로 하는 대학의 합격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 배재고의 교육활동은 ‘인풋보다 좋은 아웃풋’을 창출해나가고 있다. 자사고 전환 이후 실질적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비교과활동은 대입 수시전형에서 경쟁력을 입증할 근거로 풍성하다. /사진=배재고 제공

<기본은 인성.. 배재 자부심의 근거>
인성교육은 기본으로 강조하는 부분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매주 1회 정규교과로 편성된 채플이 꼽힌다. 기독교교육에 근간을 두고 있으나 단순히 예배만 드리는 기도회 차원을 넘어 인성함양 프로그램까지 포함하는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철학, 문학, 예술 등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으로 인성함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가수나 밴드를 초청해 공연을 보기도 하고 유명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기도 한다.

아침 일과를 시작할 때는 교내 방송인 ‘은총으로 여는 아침’을 통해 기독교 가치를 내면화한다. 말씀과 찬양, 상담 사례로 올바른 삶의 방향을 세우고 그리스도 안에서 섬김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함이다.

1~2학년들은 노동의 신성함과 농산물의 소중함을 깨닫기 위해 농촌선교봉사활동도 한다. 감리교 학교인 점에 근거해 2004년부터 농촌지역 감리교 교회와 연결, 경기도 이천의 10개 지역의 가을걷이 자비량 봉사를 한다.

<진로설정부터 진학지도까지.. 전공전략 프로그램>
진로지도는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교육 중 하나다. 학생들이 배재고에 합격하면 입학 전 오리엔테이션 과정에서부터 인성검사, 적성검사, 다요인 검사 등을 실시한다. 학생들의 진로를 일찍 설정해주기 위해서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학교 기숙사에서 2박3일간 실시하면서 인/적성 검사, 다요인 검사 등에 비중을 둔다. 결과가 나오는 즉시 학생 상담과 학부모 초청 결과 해석 설명회 등을 실시해 진로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알려준다.

1학년 1학기가 끝나면 ‘전공별 대학진학 전략 프로그램’에 의해 학생들의 전공 선택에 따라 의치한반(PCM, PreCollege of Medical, 60명) 공학반(PCE, PreCollege of Engineering, 100명) 자연과학반(PCNS, PreCollege of Natural Science, 60명) 사회과학반(PCSS, PreCollege of Social Science, 40명) 인문학반(PCH, PreCollege of Humanities) 등 5개 반으로 편성된다. 정규로 편성되는 반은 아니지만 계열별로 학생들에게 맞는 교과 및 비교과영역에 대한 지도를 체계화하기 위해 편성한다. 고진영 교감은 “고교 전반에 비교과 프로그램이 양적으로 확대됐지만 좀더 체계적인 비교과 지도가 필요하다. 비교과 프로그램은 100여 가지에 이르지만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수행하기 벅찬 부분도 있으며, 모든 학생이 참여한다고 하면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비교과에 비중을 두면서 교과에 소홀해지는 사례도 있다. 체계화가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을 위해 1학년 2학기부터 시작하도록 했다. 선택을 언제까지나 미룰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2학년에 진학해서는 확정된 형태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계열별로 전공과 밀접한 교과의 교사 2~3인이 배치돼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교과 및 비교과 영역에 대한 지도가 이루어진다. 교과 관리는 교과목 예/복습 및 수행평가 점검, 학습플래너 지도 및 점검, 교과목별 학습 코칭 및 조조학습 관리, 독서활동 관리 및 맞춤식 방과후학교 편성, UP(고교-대학 연계 심화과정), 올림피아드 및 경시대회 준비, 자기주도학습 인증제 등의 내용으로 구성된다. 비교과 관리의 경우 봉사활동 및 동아리활동 실시, 대학 전공탐색 및 체험실시, 예체능 활동 및 독서활동 실시, 배재챌린지캠프 실시, 구술면접특강 및 훈련, 스터디 그룹 및 멘토-멘티제 운영 등이 포함된다. 오프라인 상으로는 주 1회씩 담당 교사와 만나도록 하고 온라인 상에서는 계획서 제출, 결과물 제출, 교사 확인 등의 절차가 이루어진다. 학기가 끝나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까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체계적인 진학지도 시스템>
온라인 시스템과 교사 연수 등을 통한 체계적인 진학지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유기적으로 학생의 성적변화 추이나 진로지도상황을 공유해 학생에 맞는 맞춤형 진학지도가 일관성 있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온라인 시스템 ‘배재IN’을 구축했다. 성적자료, 비교과활동내역, 상담내역까지 모두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학생들의 과제 제출도 가능하다. 전공 전략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을 온라인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이유다. 모든 기록이 누적되기 때문에 대입을 앞두고 자소서나 추천서를 쓸 때 원천적인 소스로 활용되기도 한다. 기재 내용은 학부모도 열람할 수 있어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다. 학생이 학습한 내용, 참여하고 있는 프로그램, 방과후 활동 등 교과와 비교과에 대한 내용을 손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공유된 내용을 바탕으로 교사들의 연수도 실시해 진학지도 전략을 수립한다. 1~2월 담임교사 연수를 통해 신학년도 학년별 진로진학지도 계획을 수립하고 학기 중에 진로진학지도에 필요한 최신 정보를 공유하는 담임교사 대상 진학연수를 2~3회 실시한다. 여름방학 중에는 고3 담임교사는 물론 대입진학에 관심이 많은 교사를 대상으로 집중 연수를 실시, 수시/정시 지원 전략을 수립한다. 1~2학년 학생들에 대한 진학지도계획도 함께 세운다.

<수학에 강점.. 문과생에게도 불리하지 않아>
배재고는 수능에서 당락을 가르는 주요 교과를 수학으로 보기 때문에 수학을 강조한다. 고 교감은 “학생들도 자연계열을 염두에 두고 오는 편”이라며 “문과 성향 학생들이 지원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지만 대학 진학을 놓고 보면 문과학생들의 성적이 더 좋다. 수학에 있어서 성적향상도가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학교육 강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1,2학년 때 수행하는 수학 1000문제 풀기 프로젝트. 학생이 하루에 최소 3문제씩 교과서, 익힘책, 기출문제집 또는 개별 참고서 등에서 1000문항을 선택해 1년 동안 서술형으로 풀이를 생각하고 기록해야 한다. 1000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학생은 ‘배재 수학 1000제 인증’을 받게 된다. 학생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도 기재된다. 시험에서도 서술형 문제를 100% 출제한다. 대학의 수리논술 대비와 개념의 완벽한 이해를 위한 취지다. 고 교감은 “채점 등에서 운영이 쉽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수학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자기능력향상반(PJUP, Paichai Jump Up Program, 80명)도 구성된다. 교과학습 부진을 위한 학업능력향상반과 예체능계열 지원 학생들의 특성에 맞춰 교과/비교과 영역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예체능전공반으로 구성된다. 학업능력향상반의 경우 과목별 편차가 큰 학생들을 교과학습 부진으로 판단해 학교 차원에서 보충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고 교감은 “상위 10~20% 성적을 유지하는 학생들의 특징은 과목별 편식이 심한 경향이 크다는 점”이라며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국영수를 예로 들면 국어, 영어는 잘하지만 수학이 안 되는 경우다. 스스로 하라고 놓아두면 자신 있는 국어 영어만 공부하고 수학은 3학년이 되면 자연히 잘할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만 한다. 실제로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학교가 개입해 성적향상을 이끌어야 한다.”

교과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효과보다 학교효과가 크다고 설명한다. 고 교감은 “현재 고3학생들이 처음 본 2012년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국영수 모두 1등급인 학생이 8명, 등급합 4인 학생이 22명이었으나 2014년 6월 수능모의평가에서는 모두 1등급 학생이 13명, 등급합 4인 학생이 25명으로 늘었다”며 “SKY급 대학과 의치한, 사관학교 등 특목대로 가려면 전국 석차백분율 상위 2.5% 내에 들어야 한다. 중학교 내신 석차백분율 기준 2.5%인 학생은 7명이었지만 전국 석차백분율 상위 2.5% 학생은 재학생만 46명이다. 재수생까지 합하면 65명에 이른다. 입학효과보다는 학교효과가 월등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질 강조.. 다양한 특성화 프로그램>
‘배재 챌린지 프로그램’은 자사고 전환 이전 일반고 시절부터 운영된 배재고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5월부터 11월까지 논문 작성 및 발표 프로그램으로, 5인 이내의 인원이 한 조를 구성해 인문 사회 수리 과학 등 전 분야에 걸쳐 탐구하고자 하는 주제를 자유롭게 선정하면 된다. 탐구활동계획서로 예선을 실시하며, 본선에 진출하면 멘토교사의 지도를 받아 탐구활동을 한다. 대회는 챌린지 프로그램 Ⅰ, Ⅱ, Ⅲ 세 분야가 있다. Ⅰ은 팀별로 참가할 수 있다. Ⅱ는 참가하고 싶은 학생은 많지만 모두 수용할 수 없어 동아리 활동을 통해 만든 보고서나 논문을 발표하는 대회다. Ⅲ는 개인 연구를 발표하는 대회로, 3학년 학생들이 많이 참가하는 편이다.

협성토론대회는 1895년 배재학당 학생회에 해당하는 단체에서 출발해 자주독립, 자유민권, 자강개혁 등을 놓고 공개토론회가 열렸던 ‘협성회’의 개혁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열리는 토론대회다. 3인1조로 구성돼 예선은 원탁토론, 본선은 CEDA(Cross Examination Debate Association) 방식으로 진행한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열린 대회에 45개팀 135명이 참가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독서교육도 중시해 ‘독서캠프’를 연다. 학년 초의 3월 셋째 주에 학교 권장도서 100권을 발표하고 전체 일정을 안내한다. 학생들이 4월부터 8월까지 독서교육종합시스템을 활용해 독서활동을 기록하게 되면 8월부터 9월 사이에 참가 신청 및 선발시험이 실시된다. 올해 78개 팀에서 156명이 참가한 상황이다. 명사초청강의, 독서토론, 글쓰기, 영화감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학생들이 참가하며, 각 활동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해 시상한다.

<공부에만 올인하지 않아.. 체육활동으로 협동심 고양>
배재고는 인근 주민들이 ‘체육고’로 오인할 만큼 체육활동이 활발하다. 특히 1946년 시작돼 지난해까지 58회에 걸쳐 열린 양정고와의 럭비 정기전인 배양전은 협동심과 애교심을 기르는 특색있는 활동이다. 양정은 배재와 함께 명문사학으로 이름을 높여온 학교다. 6월 중순 열리는 배양전에 맞춰 1개월 동안 전교생이 준비한다. 응원반과 밴드반의 연습은 물론 학생회, 방송반, 신문반, 기독동아리 ‘에클레시아 미디어팀’ 등 다수의 동아리가 사전준비, 진행, 청소 및 정리정돈 등 자원봉사를 자발적으로 실시한다. 재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회, 총동창회, 기별 동창회, 동아리별 동창회까지 8만 동문이 합세한다. 동문팀, 중학교 YB팀, 고등학교 YB팀, 고등학교 OB팀의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선/후배 간의 끈끈한 정을 다진다.

 
학교장배 체육대회를 통해서도 협력과 인내, 리더십 등을 배양한다. 축구와 농구로 종목을 나눠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동안 예선과 본선을 진행하고 8월 말 종목별 결승전을 치른다. 농구는 6개팀 46명, 축구는 16개팀 230명이 참가했다. 배재고 축구부와 농구부 전담 코치와 감독선생님들의 엄정한 심판 하에 열린다. 열기가 치열하다는 후문이다. 고 교감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팀을 꾸린다. 유니폼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들끼리 하루, 이틀, 1주일 단위로 훈련을 한다. 우승팀에게는 명예의 유니폼과 우승기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우남학사.. 기숙사 넘어선 다목적 공간>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우남학사는 단순한 기숙사를 넘어서는 다목적 공간이다. 1실당 4명씩 수용할 수 있는 100개의 생활실은 물론 9개의 학습실과 6개의 세미나실, 3개의 학습지원실, 다목적홀(체육관), 체력단련실, 식당까지 갖추고 있다. 비교과활동이나 대회가 열리는 장이 된다는 점에서 다목적 공간인 셈이다.

주로 원거리 학생을 위주로 선발한다. 학년당 100명 정도가 생활하고 있으며, 기숙사 생활을 원하면 언제든 수용할 수 있다는 고 교감의 설명이다. “실제로 300명 정도로 운영하고 있다. 원거리 학생들을 위주로 선발한다. 현재로는 학생들이 원하면 수용할 수 있다. 한 학년 당 425명 정도가 되는데 학년별로 100명 정도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1학년과 3학년이 학생 수가 많은 편이고 2학년 학생수가 적은 편이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에게는 선후배 멘토링을 제공한다. 기숙사생 10~15명을 한 팀으로 구성해서 명문대 학생으로부터 주 1회 멘토링을 받는다. 고 교감은 “기숙사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명문대에 진학한 대학생 선배들이 멘토로 참가해 학교 생활에 대한 적응이나 학습 방법에 대한 조언을 하고 직접적인 학습지도를 하고 있다”며 “15~20명 정도의 명문대 학생들이 학교로 와서 학생들을 관리해준다”고 말했다.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길러주는 스터디 그룹활동도 이루어지고 있다. 같은 또래 4~6명이 팀을 구성해 주제를 정하고 역할을 나눠 과제를 발표하고 공유하는 활동을 한다. 휴대폰, TV, 컴퓨터가 없는 ‘3無 환경’도 만들어주고 있다. 컴퓨터는 학습활동 때만 별도의 컴퓨터실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휴대폰은 별도 보관해 필요한 경우에만 담당 선생님의 허락을 얻어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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