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탐방] 배재고 황방남 이사장 인터뷰

황방남(73) 학교법인 배재학당 이사장의 의지는 확고하다. 1960년 배재고를 졸업한 ‘배재인’ 황 이사장은 배재고가 지닌 역사적 의미와 8만 동문의 염원을 피력하며, 교육적 우위를 갖기 위한 자율형사립고로서의 배재고의 당위성을 주장한다.
연세대 신학대학 학사,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석사, 미국 풀러 신학교 목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황 이사장은 1972년 수도여자사범대학 부속 중고등학교에서 교목으로서 목회활동을 시작했고, 1976년부터 2011년까지 35년간 배광교회 담임목사를 지냈다. 그 사이 호서대 인문사회대학 신학과 교수로서도 활동했고, 95년에 배재학당 이사, 96년에 배화학원 이사로서 학교법인에 발을 들였다. 97년에 감리교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연구소 이사장과 한국 감리교회 컨설팅 이사장을,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배화학원 이사장을, 2009년부터 현재까지 배재학당의 이사장을 지내고 있다. 현재 배재학당 산하 학교로는 배재고와 더불어 배재대학교 배재중학교 배재대학교부속유치원이 있다. 국방부 군특면검열단 해병대위 출신으로 베트남전에도 참전한 이력의 황 이사장은 부드럽고 차분한 인상 속에서 오히려 굳건한 의지가 선명하다.

▲ 황방남 이사장
- 배재고 강점에 대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배재고는 1885년 아펜젤러 선교사께서 교육과 선교를 위하여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는 하나님을 말씀을 건학정신으로 설립한 학교로서, 대한민국 근대교육의 효시이며 신교육의 발상지이고 신문화의 요람터다. 내년 개교 130년 기념을 맞는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전통을 지닌 배재고는 지성과 인성이 건강한 신체와 조화를 이루는 전인적 배재인을 양성하고, 기독교의 신앙심에 바탕을 둔 의롭고 진실한 인간상을 추구하며,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며 창조적 사고를 지닌 섬김의 리더(Servant Leader) 양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람을 길러내는 학교, 사람다운 사람을 길러내는 학교로 그간 명문사학으로 국가와 민족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수 많은 선각자를 배출했다. 8만의 동문들이 세계 곳곳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담당하며 배재의 정신을 널리 알리고 있다. 배재인들은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8만 동문이 한 마음으로 모교를 사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분란이 없는 학교라는 것 역시 큰 자랑이다.”

- 재단지원과 동문지원은 어느 정도인지요
“법인과 동문이 한마음이 되어 학교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 자사고 전환 전에 매년 7억원 이상을 고등학교에 지원해온 법인은 자사고 전환을 계기로 지원을 더욱 확대했다. 자사고의 경쟁력 강화 및 시설확충을 위해 2012년 약 120억원을 투자해 4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3000여 평 규모의 최신식 기숙사 ‘우남학사’를 준공했다. 기숙사 건립과는 별도로 2010년 약 7억7000만원, 2011년 약 8억2000만원, 2012년 약 9억7000만원, 지난해 약 13억원 등 지원 규모를 확대해가고 있다. 앞으로 배재고가 명문 자율형사립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법인은 여건이 허락하는 한 최선의 지원을 할 생각이다.
8만 동문들은 2010년 동문장학회를 설립, 배재발전기금을 모금해 모교에 2010년 4300만원, 2011년 8150만원, 2012년 1억3300만원, 2013년 1억6600만원, 2014년 1억8094만원을 지급했다. 총동창회에서는 2009년 윤영노 총동창회장이 배재 발전을 위한 100억 모금 프로젝트를 시작, 현재 곽명근 총동창회장이 뜻을 이어받아 동문들에게 학교사랑과 후배양성을 위해 후원을 독려하고 있다. 수많은 동문들이 후원한 결과 현재 약 51억원이 모금되었다. 총동창회에서는 장학금 이외에도 신입생을 위한 배재역사탐방투어, 길벗행사, 한마음채플, 아펜젤러 소사이어티 등 수많은 행사를 통해 동문들과 소통하며 상호협력을 통해 학교를 후원하고 후배들에게 배재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 배재고의 자사고 유지에 대한 재단 차원의 확고한 입장표명이 인상적입니다. 현재 자사고 폐지 움직임과 관련한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입장은 어떠하신지요
“자사고 평가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은 6월말 문용린 전 교육감이 평가했을 때는 82.2점의 점수를 받아 자사고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는 듯했으나 조희연 교육감 당선 후 당초 공지된 평가지표 외 평가 미비점을 들어 새로이 임의 추가한 일련의 재평가를 통해 65.2점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점수로 배재를 지정취소대상 학교로 선정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 학교와 동문들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교육청의 자사고 죽이기 정책에 강한 비판을 하고 있는 상태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의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자율적으로 자사고를 선택하였으며, 명문학교로서 학생들에게 전인교육, 교육 프로그램의 다양화, 학생자치활동 지원 등 여러 변화를 통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여 훌륭한 배재인을 배출하고자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학교의 교육의지와는 상관없이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자사고를 이용한 이념싸움을 하고 있는 현 상황은 너무나 안타깝고 아쉬움이 남는다. 이 싸움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학교다. 우리 미래의 희망은 지금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다. 단지 자사고냐 아니냐로 판단하지 마시고 선한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지원과 협조 부탁드린다.

우리는 타의에 의해 자사고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교육청의 자사고 운영성과 종합평가에 대한 결과와 자사고 지정 취소 예고에 대해서는 법의 판단을 물을 것이다. 이미 교육부에서도 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와 관련한 행정처리는 위법임을 발표한 바 있다.

배재학당은 1885년부터 일제 강점기를 지나 수많은 어려움을 헤치며 국가와 사회에 헌신할 인재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배재는 이 어려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것이다. 앞으로도 법인과 총동창회에서는 학교의 발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교단은 교단대로 힘을 모으고 있다. 우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계속해서 자사고로 나아간다는 결심은 변함이 없다. 지금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배재는 굳건하게 교훈대로 ‘남을 섬기는 인재’들을 계속해서 길러내는 일에 앞장서고 있을 것이란 신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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