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달라지는 대입, 경찰대학 모집인원 축소..당분간 '지정취소 리스크 사라진’ 특목자사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문재인 정부가 유발하고 있는 교육정책 혼란이 여전히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수요자들의 피로감이 한계에 달했다는 우려가 크다. 특히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고교서열화 해소방안’과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을 연달아 발표하면서 고입 대입 가릴 것 없이 입시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고입의 경우 2025년 고교학점제의 전면도입과 함께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괄폐지를 위한 시행령 개정에 이미 착수했다. 대입에서도 ‘조국 사태’로 맞이한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대통령이 전면에 나선 결과 정시확대기조로 완전히 돌아선 상황이다. 2022대입개편의 영향으로 2020학년 2021학년 2022학년 입시가 모두 다른 데 더해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까지 나오면서 2023학년 2024학년 입시까지 매년 바뀌게 됐다.

당장 올해 대입이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교육계 전반으로 정시확대의 ‘후폭풍’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정치권에서는 정시확대 여론을 주도하는 반면, 각종 교사단체는 한 목소리로 정시확대를 반대한다는 의견을 표하면서 사회적 갈등이 극에 달한 상태다. 현 중2부터 고2까지 모든 학생들이 급격한 변화에 노출되면서 제각기 다른 입시를 치르는 혼란을 지적하는 비판도 거세다. 2021학년 대입을 치르게 되는 현 고2는 2021대입개편의 한 차례 유예로 불확실성을 겪은 데다 수학/과학계 의견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결정한 수능 출제범위로 인해 수(가)에서 기하가 제외됐다.

향후 정시확대가 예측되는 점도 대입 혼란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대입정책이 뒤집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교육계의 우려를 무시하고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확대’를 언급하며 수시/정시 비율논란을 점화시켰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자녀 입시 논란을 개인 비리 문제가 아닌 대입제도 탓으로 돌리기 위해 정시확대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컸던 부분이다. 실제 대통령의 ‘돌발 발언’은 이전까지만 해도 비율조정이 없을 것이라던 교육부 입장과는 충돌하는 내용이었다. 2018년 실시한 공론화 결과는 물론 그보다 앞선 대선공약까지도 뒤엎었다는 점에서 정치논리에 의해 뒤집히는 교육정책의 ‘철학부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뿐만 아니라 올해 4월 예정된 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또다시 교육정책을 흔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고입의 경우 정책의 번복에 따른 입시변화가 오히려 수요자들의 불확실성을 줄인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자사고 외고 국제고 입시를 준비하는 수함생과 학부모들에겐 일반고 전환의 위험이 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교육부가 당초 밝혔던 입장대로 재지정평가를 통한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단계적 폐지 방침을 유지했다면 올해 수험생들은 일반고 전환 가능성까지 고려해 지원여부를 결정해야 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입시가 진행되는 도중에 자사고나 외고가 재지정평가에서 탈락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2025년으로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괄폐지 시점을 못 박으면서 오히려 올해 고입수요자 입장에선 이들 고교를 지원해도 큰 불이익이 없다. 이미 지난해 일반고 전환 가능성이 사라진 전국단위 자사고들은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대부분 원서접수 경쟁률이 상승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올해 역시 상위권 수험생들에겐 특목자사고 선호현상이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유발하고 있는 교육정책 혼란이 여전히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수요자들의 피로감이 한계에 달했다는 우려가 크다. 뿐만 아니라 올해 4월 예정된 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또다시 교육정책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진=교육부 제공
문재인 정부가 유발하고 있는 교육정책 혼란이 여전히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수요자들의 피로감이 한계에 달했다는 우려가 크다. 뿐만 아니라 올해 4월 예정된 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또다시 교육정책을 흔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교육부 제공

<대입/대학정책 변화.. 대통령까지 나선 ‘대입 흔들기’>
올해 치르는 2021대입의 경우 2022대입개편안이 확정된 시점에서 별다른 입시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렇지만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서울 소재 16개대학의 정시비중을 40%이상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혼란이 급속도로 가중된 상황이다. 당장 올해 입시에 미칠 영향 자체는 작더라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입을 흔든 것 자체가 문제라는 시각이 교육계에선 지배적이다. 대입제도를 교육적 담론보다는 정치적 이슈로 몰고 간 현 정부의 접근이 대학의 발전까지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경회 성신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국가가 선발권을 장악해야 한다는 반민주적 발상을 버리지 않고 있다. 대학의 선발권을 확대하려는 정책은 찾아볼 수 없고, 대학을 불신해 오히려 선발 재량권 범위를 축소하려 하고 있다. 대입 제도 개편 논의에서 정작 학생선발에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대학은 주변부로 밀려났다”고 꼬집었다.

- ‘정시확대’ 대입기조 전환.. ‘비중 계속 늘어날 듯’ 
표면상 당장 올해의 정시확대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2021학년 전형계획 기준 대입 모집정원은 34만7447명이다. 수시77%(26만7374명) 정시23%(8만73명)의 선발비율이다. 전년도에 비해 정시비중이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수시중심의 선발기조가 유지된다. 그렇지만 최근 4년동안 정시비율이 꾸준히 줄어왔던 추세가 뒤집힌 점이 주목된다. 대입 모집인원의 정시비율은 2017학년 30.1%(10만7076명), 2018학년 26.3%(9만2652명), 2019학년 23.8%(8만2972명), 2020학년 22.7%(7만9090명), 2020학년 23%(8만73명)의 추이를 보였다. 올해 정시비중이 늘어난 배경은 2018년 박춘란 전 교육부 차관이 일부 상위대학에 전화로 ‘정시확대’를 주문한 데 이어 2022대입개편에서도 정시30%확대로 결론지어진 영향이다. 

그렇지만 교육부가 서울 소재 16개대학에 정시를 40%이상 확대하도록 방침을 정하면서 향후 입시의 큰 변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이다. 정시확대가 강제된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의 16곳이다. 수시이월을 반영할 경우 실제 정시 선발비율은 이보다 더 높은 45% 수준이 될 전망이다. 정원내 기준 최근 4년간 수시이월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16개대의 최종 수시/정시 합산모집인원 대비 수시이월인원 비율은 2016학년 3.5%, 2017학년 3.7%, 2018학년 3.8%, 2019학년 3%로 나타났다. 평균 3~4%수준으로 정시비중이 증가한 셈이다. 특히 SKY대학인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는 '대입의 블랙홀' 의대의 영향권인 만큼 매년 5~7%가량으로 타 대학에 비해 수시이월비율 높은 편이다. 정시확대가 앞으로도 상위권 학생들에게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장에선 사실상 교육특구와 N수생 강세가 모두 사교육 강화를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대형 사교육업체들은 학생들을 한 강의실에 모아두고 끊임없는 문제풀이식 교육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입시성과를 내며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대입의 결과 역시 부모가 얼마나 사교육 등을 통해 지원할 수 있는 지로 판가름나면서 교육특구 출신이 독식해왔다. 재수생이 유리한 지형이 된 점 역시 사교육과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소득이 없는 학생들이 고교 졸업후에도 사교육을 통해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선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입시전문가는 “재수를 위해서는 학원비, 교재비, 인터넷 강의 수강료 등 연 2000만원 가량이 필요하다. 기숙학원일 경우 3000만원까지 든다”며 “교육특구를 중심으로 재수생 양산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면 정시실적이 교육특구 중심으로 쏠리는 현상과도 연관 깊다. 정시확대가 재수생 폭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대입 전형명칭 단순화.. ‘지원자격 제한’ 따른 차별금지
2021대입부터는 복잡한 전형명칭 표기가 통일된다. 대학마다 다르게 불리는 전형명을 학생/학부모가 이해하기 쉽게 단순화한다는 취지다. 전형명칭은 대학이 자율로 정하되 위주구분을 통일해 표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학생부종합(○○인재전형) 실기/실적(△△전형) 등인 식이다.

대학이 전형을 운영할 때 출신고교나 검정고시 출신 등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도 금지된다. 단 전형특성을 고려해 필수 전형요소에 대한 제출이 불가한 경우 지원자격 등을 제한할 수는 있다. 고른기회 특별전형도 정원내 또는 정원외로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사회적배려대상자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교육지원을 위해서다. 차등적 보상기준에 의한 특별전형을 반드시 1개이상 실시해야 한다. 

재외국민과 외국인 특별전형 지원자격은 표준화한다. 그동안 대학은 정원외2%이내 선발전형의 지원자격을 자율적으로 설정해왔다. 2020학년까지는 학생이수기간을 대학이 임의로 정했지만, 올해부터는 고교 1개학년 포함 중고교과정 3년이상으로 표준화한다. 체류기간과 해외근무자 재직기간도 명확히 한다. 체류기간의 경우 학생은 학생이수기간의 4분의3이상 부모는 학생이수기간의 3분의2이상이어야 한다. 해외근무자 재직기간은 통산 3년(1095일)이상이어야 한다. 

- 수능 출제범위 변화.. ‘2015개정교육과정 영향’
2015개정교육과정을 적용하면서 수능 출제범위의 변화도 생겼다. 국어는 화법과작문 언어(언어와매체) 독서 문학이 출제범위다. 2015개정교육과정의 신설과목인 언어와매체에서 기존 수능의 문법에 해당하는 언어만 분리해 출제범위에 포함했다. 논란이 많았던 수학(가)는 ‘기하’를 제외하고 수학Ⅰ 미적분 확률과통계에서 출제한다. 반면 수학(나)는 2009교육과정의 미적분Ⅱ 단원인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 등을 다룬 수학Ⅱ가 포함됐다.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통계에서 출제한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문과 학생들이 치르는 수학(나)에 함수영역이 추가되면서 학습부담은 오히려 늘어났다”며 “삼각함수는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단원이기도 한 만큼 전략적 학습량 설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탐구는 이전과 동일하게 계열별로 사회9과목 과학8과목 직업10과목 가운데 최대 2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출제여부를 두고 논란이 있던 과학Ⅱ 4과목도 출제범위에 포함됐다. 2015개정교육과정에서 물리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 등 과학Ⅱ 과목이 진로선택과목으로 이동하는 변화가 있었지만, 2017년 수능개편 유예 발표 당시 제시한 현재와 동일한 수능과목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에도 변화가 없다. 시험체제도 현행과 동일하다. 영어와 한국사는 절대평가를 유지하고 나머지 영역은 상대평가를 적용한다. 

- ‘모집인원 50명 축소’ 2021경찰대학.. ‘남녀통합선발 실시’
경찰대학이 지난해 4월 공개한 ‘2021학년 전형계획’에 의하면 올해 고졸 신입생 선발인원은 기존 100명에서 50명으로 줄어든다. 성별 분리선발도 폐지된다. 올해 예정된 모집인원 50명 모두 남녀통합 선발한다. 2023학년부터 편입생을 50명 선발하기 위한 사전단계로 신입생 입학제한도 상당부분 완화된다. 41세까지는 경찰대학 입학이 가능해진다. 그동안 금지됐던 기혼자도 입학이 허용된다. 2023학년부터 시작되는 경찰대학 편입에는 43세까지의 현직 경찰관도 지원 가능해진다. 다양한 배경의 지원자는 물론 경사 이하 입직 경찰관의 고위직 진출 기회가 확대되는 것이다. 

체력검사의 측정종목과 평가기준도 일부 변경된다. 지난해까진 악력,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100m 달리기, 1000m 달리기 등 5개종목을 실시했다. 올해는 100m 달리기와 1000m 달리기가 각각 50m달리기, 20m 왕복오래달리기로 바뀐다. 여성 응시생들이 바닥에 무릎을 댄 채로 팔굽혀펴기 시험을 치를 수 있었던 측정방식도 남성과 동일한 자세로 통일된다. 남녀 모두 팔굽혀펴기 시험에서 무릎을 뗀 정자세를 취해야 한다. 다만 평가기준을 다르게 적용한다. 남자는 만점기준이 1분당 58개이상에서 61개이상으로 오른다. 반면 여자는 50개에서는 31개로 완화된다. 약력의 경우 남녀의 최고점이 상향됐고, 윗몸일으키기는 최고점은 그대로지만 최저기준이 오르는 변화가 있다.

학비의 전액지원 등 기존의 특혜를 줄이는 변화도 예고했다. 경찰대학 관계자는 지난해 4월 등록금의 일부를 학생 본인이 부담하도록 하면서 다양한 장학제도를 운영해 절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대학 설치법’ 개정을 추진해 이후 모집한 학생부터 적용한다.

올해는 고졸 선발인원 50명 축소와 12%로 제한됐던 여학생 선발비율을 폐지한 것이 입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 경찰대학은 성별분리 선발을 실시해 총 모집인원 100명 가운데 남자는 88명, 여자는 12명이었다. 그렇지만 올해 총인원 50명을 남녀통합 선발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엔 연령제한도 함께 완화되기 때문에 상위권 여학생들이 다수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경찰대학 뿐 아니라 육사 등 다른 특수대학에서도 ‘여풍’이 상당하다는 점도 올해 경쟁력 있는 여학생들의 지원일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받는 이유다. 그렇지만 체력검정 기준의 강화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팔굽혀펴기의 자세가 변경되면서 합격이 어렵다고 판단한 여학생들은 경찰대학 대신 다른 대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첨단분야 인재확보’ 대학정책 방향.. ‘학비부담 완화’ 지원
입시의 영향과 별개로 교육부가 제시한 대학정책 방향 자체는 미래 첨단분야의 우수한 연구인력 확보와 안정적인 학업여건을 조성에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9일 공개된 ‘2020 경제정책방향’의 각 부처별 핵심과제에 의하면 교육부는 학부단계에서부터 계열간 융합학과 신설요건을 완화를 추진해 첨단분야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3,4학년 대상 융합학과를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대학마다 중도이탈로 발생하는 100~400명의 결손인원을 탄력적으로 첨단학과 신설 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4차 산업혁명과 인구구조 변화 등 사회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현재 3단계 사업이 진행중인 BK21사업도 확대 개편한다. BK21사업은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하고 학문후속세대를 지원하기 위해 1999년부터 시작된 사업이다. 올해 9월부터 4단계 사업을 개시하면서 투입예산도 연간 2700억원에서 4080억원으로 증액한다. 사업이 진행되는 7년의 기간동안 총 2조9000억원이 지원되는 셈이다. 정부는 ‘혁신성장선도인재양성사업’ 유형도 신설한다. 8대 핵심선도사업과 13대 혁신성장동력분야 등을 선정해 석/박사급 융복합 인재 육성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대학교육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치도 마련한다. 근로장학금 시급단가를 인상한다. 교내근로 시급은 8350원에서 9000원, 교외근로 시급의 경우 1만500원에서 1만1150원으로 각각 높인다. 교외근로장학생 지원인원도 올해 4만6000명에서 내년 4만9000명으로 3000명 늘린다. 정부가 지원하는 대학생 학자금 대출금리도 0.2%p 인하한 2%로 적용한다. 2018학년 1학기 2.2%로 낮아진 이후 2년 만에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것이다. 지난해 8월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 시행으로 오히려 악화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시간강사의 처우 개선을 위한 ‘대학 강사제도 안착방안’도 추진된다. 교육부는 방학 중 임금 577억원, 강사 퇴직금 232억원, 대학 평생교육원 강좌 개설지원 49억원 등의 예산을 확보할 방침이다.

- ‘전문대학 혁신방안’ 추진.. ‘실무형 석사취득’ 마이스터대학 도입
미래 산업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대학 체제개편도 추진한다. 교육부는 지난달 23일 공개한 ‘전문대학 혁신방안’을 통해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를 졸업한 학생이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고도 전문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마이스터대학’을 올해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정책연구를 거쳐 5개권역별로 1~2개대학 총 10개교 정도 선정될 전망이다. 마이스터대학으로 지정될 경우 일부 학과에서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비학위 단기 수료 과정, 전문학사 과정, 학사 과정, 전문기술석사 과정을 함께 운영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고졸 취업자는 마이스터대학의 전공심화과정을 통해 학사학위를 이수한 후 ‘실무형 석사’인 전문기술석사 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게 된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전문대학 전공심화과정의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 역시 검토한다. 전공심화과정은 2년제 혹은 3년제 전문학사를 가진 학생이 전문대에서 추가로 1~2년 더 공부해 4년제 학사학위를 받는 과정이다.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동일계열 관련학과의 졸업여부와 관계없이 전공심화과정 입학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현재는 동일계열 졸업 후 산업체에 재직했거나, 관련학과 전공자만 입학할 수 있다. 미용학과 졸업자가 미용실을 운영하며 경영과 전공심화과정 입학을 희망해도 현행 법령으로는 불가능한 셈이다. 교육부는 입학정원의 20%를 넘길 수 없는 전공심화과정 현행 총학생수 상한기준을 완화하거나 폐지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고입/고교정책 변화.. 특목자사 입시 ‘불확실성 해소’>
고입의 경우 자사고 외고 국제고 일괄폐지가 포함된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의 여진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2025년 3월 고교학점제의 전면 도입과 함께 고교유형 단순화를 추진한다고 지난해 11월7일 밝혔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모두 일반고로 전환하고, 일반고 가운데 전국모집을 실시했던 49개교도 광역단위 모집으로 축소한다. 충분한 논의 없이 시행령만 개정해 고교유형을 없앤다는 계획이 ‘교육법정주의’에 어긋나고 수요자 피해가 예견되는 만큼 현장 반발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고교판도를 흔들 수 있는 일괄폐지 방안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현실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내년 고입의 불확실성은 상당부분 해소된 상황이다. 2024년까지 자사고 외고 국제고 재지정평가를 실시하지 않게 되면서 일반고 전환의 위험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올해 원서접수에서도 전국단위 자사고와 외고 경쟁률이 상승하며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확인됐다.

- ‘2025년 일괄폐지’ 자사고 외고 국제고.. ‘일반고 전환 위험 사라져’
교육부는 지난달 26일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의 후속 조치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서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설립근거 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일괄폐지 방침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1월 중으로 시행령 개정이 공포될 전망이다. 개정안은 현재 초등학교 4학년이 고입을 치르는 2025년 3월부터 단순화된 고교분류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일반고 중심 ‘맞춤형 교육체제’를 강화해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흡수해왔던 수월성교육 수요를 충족하겠다는 것이 교육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고교체제는 일반고 자율고 특목고 특성화고 영재학교로 구분된다. 자율고는 자사고와 자공고, 특목고는 과고 외고 국제고 예고 체고 마이스터고로 나뉜다. 그렇지만 2025년부터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일반고로 일괄 전환된다. 학생선발권도 상실해 일반고와 동일하게 평준화지역은 교육감 배정, 비평준화지역의 경우 학교장 선발을 실시한다. 전국단위 선발이 허용됐던 일반고들도 광역모집으로 변경된다. 자사고와 함께 자율고로 분류되는 자공고까지 일반고로 바뀐다. 후기고 배정을 진행하는 일반고가 대폭 늘어나는 셈이다. 특목고 중 과고 예고 체고 마이스터고는 그대로 유지된다. 특성화고와 영재학교 역시 학교유형의 변화가 없다. 

그렇지만 교육계에선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괄폐지가 실현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계속 나온다. 현장과 소통 없이 정부가 독단적으로 추진하는 고교체제 개편의 파열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 59개교 교장들로 구성된 전국자사고외고국제고교장연합회는 헌법소원으로 맞대응하겠다는 성명을 지난달 18일 발표했다. 교원단체와 학교 관계자들 역시 이미 정부가 설립 근거가 되는 시행령을 삭제해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일괄폐지하려는 것에 공개적으로 반대의견을 낸 상황이다. 외고 동문들은 무료 변호인단을 조직해 실제 법률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까지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대한 일방적인 탄압이 부당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2025년까지 정책의 연속성을 보장할 확실한 방법은 없다는 점은 이광호 청와대 교육비서관도 인정한 바 있다. 결국 현장 반발로 여론까지 악화될 경우 현 정부가 자진해서 정책을 철회할 수 있다는 불신까지 확산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다만 올해 입시를 치러야 하는 고입 수요자 입장에선 오히려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괄폐지 시점을 2025년 3월로 내걸면서 이들 고교에 입학해도 일반고 전환을 우려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실시할 예정이었던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재지정평가도 중단된 상황이다. 수요자 입장에선 특목자사고 지원 시 예상됐던 불이익이 모두 사라진 셈이다. 오히려 정부가 정시확대로 대입정책을 뒤집은 영향으로 특목고와 자사고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정부가 정시 확대 기조를 유지하는 동안에는 면학 분위기가 좋고 수능 대비에 강한 자사고 외고에 대한 선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학교별로 편차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일반고 전환 전인 2024년까지 인기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서울고교 ‘공유캠퍼스 3~4개교 운영’.. ‘실질적 역량강화 의구심’
서울에선 올해부터 학생들이 거주지역 내 지정된 다른 고교에서도 수업을 듣는 것이 가능한 ‘공유캠퍼스’ 제도가 시범 운영된다. 공유캠퍼스는 특정 권역의 3~5개고교를 모두 교과특성화학교로 지정해 교육과정을 학교별로 특성화시키는 단위를 의미한다. 지역 내 학교들이 교과교육과정, 창의적체험활동, 학교별 특색프로그램 등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공유캠퍼스는 이웃 학교 간 자율협의체 단위로 공모하여 운영할 예정이다. 2020년 3~4개 캠퍼스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자치구별 1곳 수준인 25개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공유캠퍼스를 운영하는 고교는 교당 평균 1억7000만원을 지원받는다. 전입요청 대상인원 추가나 교과특성화 관련 전공교사 배치 등 학교의 요구에 대해서도 교육청은 적극적으로 수용할 예정이다.

현장에선 서울교육청의 공유캠퍼스 운영계획이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발표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의 후속조치로 보고 있다. 교육부는 당시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으로 자사고 외고 국제고 일괄폐지와 함께 일반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학생 맞춤형 교육, 진로/학업설계 지원, 교원 전문성 강화, 학교 교육여건 혁신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특히 교육부는 일반고의 교육역량을 높이기 위해 학생의 학습역량에 따른 응용/심화교과를 편성할 수 있는 교과특성화학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일반고 체제로 운영되는 교과특성화학교는 현재의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비해 자체적으로 수업의 질을 끌어올릴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것이 현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애당초 교육당국이 일반고의 교육역량이 저하된 원인을 잘못 짚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교육계에선 일반고 수가 지나치게 많아 교육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더불어민주)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전국에 소재한 2345개 고교 가운데 일반고는 1650개로 전체 70.4%의 비중이다. 반면 특성화고는 513개교로 21.9%에 불과하다. 실제 전문가들이 상대적으로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 등 직업계고가 부족해 취업이 목적인 학생들까지 일반고로 진학하면서 수업 분위기가 열악해졌다고 진단하는 배경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대입 진학에 뜻이 없는 학생들이 일반고에 진학하면서 ‘교실붕괴’가 유발됐다. 직업교육을 받고 싶어도 직업계고 정원 자체가 적어 어쩔 수 없이 일반고로 가는 학생이 많기 때문”이라며 “직업계고의 비중이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모두 수용할 만큼 늘어날 경우 ‘일반고 황폐화’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된다”고 말했다.

-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 ‘마이스터고 51개교부터 도입’
고교학점제 시행을 위한 청사진이 올해 공개된다. 교육부는 2025년 전면 도입하는 고교학점제의 구체적 실행방안을 담은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교육과정 이수/운영 학사제도를 의미한다. 교육부는 전국 마이스터고 51개교를 대상으로 올해부터 고교학점제 정착을 위한 첫 단계에 돌입한다. 이후 2022년 특성화고와 일부 일반고들까지로 범위를 넓히고, 2025년 전체 고교에서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학점제 적용을 위해 마이스터고 교육과정 이수기준을 ‘단위’에서 ‘학점’으로 전환하고, 총 이수학점은 현행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축소한다. 전공 외 학과(과정)의 과목을 일정 학점이상(최소 24학점) 취득할 경우 부전공으로 인정해 학생들의 선택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마이스터고 역시 학과 내에서 국가직무능력표준에 기반한 세부 직무경로 연계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개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학과의 경우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과 ‘정보보안과정’으로 세분화된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현장에선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정착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크다. 현 정부가 정시확대로 대입기조를 바꾸면서 엇박자를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처럼 학생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 수강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학생들의 자유로운 수업 선택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수능 영향력이 크다면 결국 수능과 관련 있는 과목들로 학생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고교학점제를 시행한다고 하더라도 선택과목이 일부 늘어나는 정도에 머물 것이라는 우려가 현장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진보성향 시민단체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한 관계자도 “수능위주의 정시 비중이 확대될 때 학생의 과목 선택권이 확대되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되고, 결국 고교학점제는 시행 전부터 난맥에 부딪히게 된다”고 말했다.

- 고교 무상교육 고2,3대상 실시.. 2021년 ‘전학년 확대’
지난해 2학기 고3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던 무상교육도 계속된다. 올해 고2,3학년으로 지원 범위가 확대된 후, 2021년 전 학년으로 확대된다. 고교생 1인당 연평균 학비 158만원 가량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학생들은 수업료 및 학교운영비를 지원받는다. 지원항목과 대상학교 범위는 의무교육 단계인 초등학교 및 중학교에 적용되는 기준과 동일하다. 지원항목은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비 등 4개 항목이다. 대상학교는 초중등교육법상 고등학교 고등기술학교 및 이에 준하는 각종학교이며, 입학금 수업료를 학교장이 정하는 사립학교는 제외된다. 

- 과제형 수행평가 폐지.. ‘셀프학생부 근절’ 대필금지 원칙
수업시간에 마무리하기 어려운 활동을 학생들이 귀가 후 해결할 수 있도록 제시하고 점수를 매기는 ‘과제형 수행평가’가 올해부터 폐지된다. 교육부는 ‘학교생활기록 작성/관리지침’을 일부 개정하면서 ‘정규교육과정 외에 학생이 수행한 결과물에 대해 점수를 부여하는 과제형 수행평가는 실시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신설했다고 지난달 17일 밝혔다. 수행평가가 수업시간에만 이뤄질 수 있도록 강제하는 규정도 마련됐다. 별도로 규정된 수행평가의 정의 속에 ‘교과 수업시간’이라는 부분을 추가해 의미를 한정했다.

학생부 대필을 금지하는 원칙도 신설했다. 교육부가 밝힌 개정령안에서도 ‘교사가 직접 관찰/평가한 내용만을 근거로 자료를 입력해야 한다’고 지침을 수정했다. 교외 활동실적이나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암시하는 내용을 학생에게 제출받아 교사가 기재하는 ‘셀프학생부’ 행위의 근절하기 위해서다. 학생이 직접 제출하는 내용이더라도 실질적으로는 학부모나 입시설팅업체를 거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면서 불공정성 논란이 제기됐던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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