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 2곳 ‘재지정평가’.. '고교 공유캠' 운영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서울교육청이 미래 산업수요에 대응해 올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2024학년까지 특성화고 가운데 10개교를 AI/빅데이터분야 고교로 전환할 예정이고, 4차 산업혁명 분야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원 중장기 연수도 운영한다. 직업계고 19개교 52학급의 학과개편도 지원할 방침이다.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도입을 대비해 특정 권역의 3~5개고교를 모두 교과특성화학교로 지정해 교육과정을 학교별로 특성화시키는 ‘공유캠퍼스 제도’도 운영한다. 서울 모든 학교의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의 재지정평가를 통한 일반중 전환 역시 추진한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 서울교육 주요업무’를 공개했다. 

현장에선 서울교육청이 제시한 교육방향 자체에는 타당한 측면이 있지만, 보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직업계고에 대한 지원이 부족했던 만큼 단시간에 교과서를 개발하고 전문교사를 양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직업계고 확대처럼 일반고 역량강화까지 함께 도모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교육전문가는 “서울교육청이 AI교육에 집중하겠다는 방향성 자체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이전에 공개했던 정책들을 종합해 다시 발표한 수준에 불과하다. ‘AI교육 원년’을 내세웠지만 특성화고 지원을 위한 세부계획은 여전히 미흡하다. 교육청이 제시한대로 교원연수를 실시해도 교사들이 기초수준 이상의 전문교육을 수행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AI고를 지정해도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학교 운영을 위한 ‘인센티브’가 없는 공유캠퍼스 제도 제대로 유지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반계고와 직업계고가 동시에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전국적으로 직업계고인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수요에 맞춰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를 늘리는 접근을 고민한다면 직업계고 내실화와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를 동시에 이뤄내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이 미래 산업수요에 대응해 올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2024학년까지 특성화고 가운데 10개교를 AI/빅데이터분야 고교로 전환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서울교육청이 미래 산업수요에 대응해 올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2024학년까지 특성화고 가운데 10개교를 AI/빅데이터분야 고교로 전환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AI/빅데이터고 ‘10개교 전환’.. ‘직업계고 학과개편 추진’>
서울교육청은 2020년을 ‘서울 인공지능교육 원년’이 될 수 있도록 가시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곧 보편화 될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해 공교육에 선도적으로 사물인터넷(IoT) 환경과 AI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2021학년부터 모든 특성화고에 인공지능(AI)교육을 강화하고, 희망하는 특성화고를 대상으로 AI고와 빅데이터고 전환 개교를 추진한다. 2024학년까지 총 10개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성화고 AI전문가 육성을 위해 매년 교원 80명을 대상으로 전문 심화연수를 실시한다. 전문교사 800명을 육성하여 초등학교와 중학교에도 전문교사가 1명은 근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에 따른 산업구조 급변과 학생,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미래직업 수요를 반영한 직업계고 학과 개편도 추진한다. 직업계고 19개교 52학급에 학과개편을 위한 예산을 지원하고, 체질 개선과 학과 재구조화를 위한 컨설팅도 실시한다. 개편된 학과의 교육과정을 담당할 교사의 역량강화를 위해 대학교 산업체 전문연수원 등에서 신기술 중장기 연수도 진행할 예정이다. 안전한 산업체 현장실습, 특성화고 국제화 추진, 산/학/관 협력 강화를 기반으로 학생들의 취업역량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공교육 전반에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작년부터 진행해온 ‘인공지능과 미래사회’ ‘데이터과학’ ‘사물인터넷’ 등 AI분야 교과서를 올해 개발완료해 하반기부터 수업을 개설할 전망이다. 메이커교육 5개년 계획에 따라 코딩교육, 코딩실험, 3D프린터 등 첨단기기를 이용한 다양한 창작교육도 실시한다. 정규교육과정가 AI교육을 연계하는 ‘AI-사물인터넷(AI-IoT) 시범학교’도 초중고 각1곳 3개교를 운영한다. 공립초 6곳을 ‘AI활용 영어 말하기 연습 시스템’ 활용 선도학교로 지정할 계획이다.  

<마이스터고 4개교 ‘고교학점제 도입’.. ‘서울고교 공유캠’ 시범운영>
서울교육청은 고교학점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방안을 내놨다. 우선 교육부 방침의 연장선에서 서울에 위치한 서울로봇고 서울도시과학기술고 수도전기공업고 미림여자정보과학고의 4개마이스터고에 고교학점제를 도입한다. 고교학점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교육과정 다양화할 수 있도록 학교의 역량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2025년 전면 시행에 앞서 올해부터 일반고 교사를 대상으로 학생들의 교육과정 설계를 도울 CDA(교육과정/진로/진학전문가)를 육성한다. CDA는 일반고 고1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진로에 맞게 고2,3학년의 선택과목을 종합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일반고의 교육역량 강화를 목표로 공유캠퍼스도 올해부터 시범 운영한다. 공유캠퍼스는 서로 다른 교과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역량이 있는 5~6개 고교가 클러스터 형태로 묶여 마치 하나의 학교처럼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 내 학교들이 교과교육과정, 창의적체험활동, 학교별 특색프로그램 등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공유캠퍼스는 이웃 학교 간 자율협의체 단위로 공모하여 운영할 예정이다. 2020년 3~4개 캠퍼스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자치구별 1곳 수준인 25개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공유캠퍼스를 운영하는 고교는 교당 평균 1억7000만원을 지원받는다. 전입요청 대상인원 추가나 교과특성화 관련 전공교사 배치 등 학교의 요구에 대해서도 교육청은 적극적으로 수용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수업이 없는 시간을 활용하여 토의/정보검색/협업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인 ‘꿈담학습카페’를 40개이상 추가 구축할 예정이다. 꿈담학습카페는 현재 122개교에서 운영하고 있다. 사회현안에 바탕을 둔 ‘논쟁형 독서토론수업’의 확산도 추진한다. 사회문제에 바탕을 둔 비판적 독서와 쟁점이 있는 토론을 통하여 민주적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학생시민의 실천능력까지 함양하는 수업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학생들이 사회현안을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 관련 도서를 선정하고, 비판적 독서와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자신의 관점을 정립할 수 있도록 운영될 예정이다.

<‘초3 중1 기초학력진단’ 3월 실시.. 국제중 2개교 ‘일반중 전환 추진’>
지난해 9월 발표했던 ‘2020 서울학생 기초학력 보장방안’에 따라 기초학력부진의 정확한 진단으로 원인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설명도 있었다. 서울교육청은 3월 중으로 단위학교에서 초3과 중1 학생 대상의 통합적 진단검사를 진행하고, 학교에서 책임지고 지도하는 ‘기초학력 책임지도제’를 확대한다. 학습부진요인별로 맞춤형 지원을 위한 다중지원팀을 운영하고, 현장밀착지원을 위한 지역학습도움센터도 신설한다. 서울 모든 초등학교에서는 초등학교 2학년 ‘유레카 프로젝트’와 연계해 초2 기초학력보장 집중학년제를 운영한다. 기초학력부진이 누적되기 전에 조기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올해부터 중학교 1학년의 자유학년제를 전면 도입한다. 2개학기동안 자유학기 활동을 연간 221시간이상 운영할 예정이다. 모든 중학교는 참여중심 수업을 확대하고, 학생의 희망을 중심으로 하는 유연한 자유학기 교육과정을 편성한다. 총괄식 지필 시험은 실시하지 않고, 개개인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과정중심평가결과를 수시로 제공하여 학생의 성장을 돕는다. 이 기간 동안 교과성취도도 산출하지 않는다. 교육청은 마을 자원과 진로직업체험센터 등을 활용한 체험 인프라를 구축하고, 대학이나 기업 등과의 연계 프로그램 발굴도 지원할 예정이다.

후세들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물려주기 위한 생태전환교육도 실시한다. 생태전환교육은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생각과 행동의 총체적 변화를 추구하는 교육으로 이전의 환경교육과 생태교육을 포괄하는 보다 확장된 개념이다. 올해는 우선 소규모 학생 참여형 생태전환교육을 전체 중학교에서 학교당 5개학급 대상으로 진행한다.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한 생태전환교육을 초중고 60개교에서 실시하고, 생태전환교육을 위한 동영상과 교구를 개발하여 보급한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 소재 국제중 2곳의 일반고 전환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 서울의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을 비롯해 경기 청심국제중, 부산국제중의 4개교가 재지정평가 대상이다. 자사고 재지정평가와 마찬가지로 국제중 역시 기준점수를 넘기지 못할 경우 일반중으로 전환 된다. 서울교육청은 국제중에 대한 일괄폐지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었다. 조 교육감은 “교육부에 국제중의 일반중 전환을 요청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며 “국제중이 있는 경기 경남 부산의 교육청과 협의해 합의된 정책을 내놓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