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직전경쟁률 공개시점 늦춰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20정시 지원을 앞두고 군 배치, 모집단위 규모 등 모든 변수들을 체크했다면 막판 체크포인트는 마감직전 경쟁률이다. 비슷한 조건의 두 학과를 두고 고민중이라면 경쟁률도 그 해 입결을 가늠할 수 있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마감직전경쟁률이 낮다고 해서 무조건 지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펑크를 노린 지원자가 몰려들어 오히려 최고경쟁률로 마감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원서접수 마지막날 마감시간 직전에 공개하는 최종경쟁률을 전년 경쟁률과 비교해 최종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올해도 대학별로 경쟁률 발표 시간은 차이가 있다. 대학들은 원서접수 막바지에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수험생들의 경쟁과열을 완화하기 위한 방침이라고 설명한다. 경쟁률이 마지막까지 공개되면 합격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수험생들이 마감 직전까지도 눈치작전을 벌이며 접수를 놓칠 가능성까지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오랜 시간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 역시 경쟁과열이 우려되는 만큼 대학들이 경쟁률 비공개 방침에 대한 통일된 기준을 마련해 지원자들이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시지원을 앞두고 고려할 수 있는 마지막 변수는 '경쟁률'이다. 대학들은 마감 직전 특정 시점을 정해 경쟁률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정시지원을 앞두고 고려할 수 있는 마지막 변수는 '경쟁률'이다. 대학들은 마감 직전 특정 시점을 정해 경쟁률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상위15개대.. 3시간 간격 일반적>
대학들은 원서접수를 시작하며 일정한 경쟁률 공개시점을 미리 공고해두고 그에 맞춰 지원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마감전날에도 특정 시간대 이후로는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원서접수 마감시간까지 눈치작전을 벌이며 경쟁과열로 이어지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함이다.

올해 눈에 띄는 점은 중앙대의 변화다. 중앙대는 지난해까지는 마감직전 경쟁률을 오전10시에 공개해, 마감시간인 오후6시까지 간격이 8시간에 달했지만, 올해는 오후3시에도 한번 더 경쟁률을 발표해 간격을 3시간으로 줄였다. 

상위15개대(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기준, 마감직전 경쟁률 공개시간과 최종경쟁률 사이의 간격이 작은 대학은 건국대와 서울시립대다. 마감 2시간 전까지 직전경쟁률을 공개한다. 두 대학 모두 마감일인 31일 오후4시 직전경쟁률을 발표한 후 오후6시 원서접수를 마감한다. 

직전경쟁률 공개 시간과 최종경쟁률 간격이 3시간인 곳이 10개대학으로 가장 많다.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다. 고려대 동국대 연세대는 마감일 오후2시 직전경쟁률을 발표한 후 오후5시 접수를 마감한다.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는 오후3시 직전경쟁률을 발표한 후 오후6시 원서접수를 마감한다.

경희대 한국외대는 4시간 간격으로, 모두 오후2시 직전경쟁률을 발표한 후 오후6시 원서접수를 마감한다. 인하대는 마감전날까지는 1시간 간격으로 경쟁률을 공개하지만 마감일에는 오후1시까지만 경쟁률을 공개하고, 오후5시 마감해 5시간 간격을 뒀다.

<불가피한 ‘깜깜이 지원’.. 지난해 연대 마감직전 ‘미달’학과, ‘최고경쟁률’로 마감>
원서접수 마감직전 경쟁률 공개 시점과 경쟁률 마감시점 간에는 평균 3시간 정도의 간격이 있는 만큼, 이 기간동안 수험생들은 ‘깜깜이 지원’을 감행해야 한다. 대학들이 경쟁률을 비공개하는 시점에서도 모집단위를 확실히 정하지 못한 수험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2019정시에서도 대학들이 직전경쟁률을 발표한 이후 원서마감시간까지 40%의 지원자들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15개대 기준 전체 지원자 8만2737명 가운데 3만2656명이 마감직전 경쟁률 발표 이후 접수해, 39.5%의 비율이었다. 

원서접수 막판에 이르면 지원자들의 눈치작전은 극심해진다. 안정적인 성적을 확보하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 경쟁률에 따른 변수를 통해 상향지원을 노리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대학들이 경쟁률을 비공개하기 직전까지 미달됐던 모집단위들이 경쟁률이 치솟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의 경우 연대는 마감직전 경쟁률 공개 당시 교육학부와 국어국문학과가 미달됐지만, 막판 두 모집단위가 각각 최종경쟁률 1,2위를 차지했다. 

대학들은 오히려 이런 지원자들의 눈치작전으로 인해 마감직전까지 섣불리 경쟁률을 계속 공개하기 어렵다는 이방이다. 막판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는 ‘깜깜이 지원’이 수험생들의 경쟁과열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경쟁률을 실시간 공개할 경우 지원자들의 과열양상이 빚어져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특정시간에만 공개해온 방침을 계속 유지해오고 있다. 원서접수 막판의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다"라며 "실시간으로 경쟁률을 접수마감 때까지 공개할 경우 마지막 순간까지도 지원자들이 눈치작전을 벌이면서 경쟁률에 따라 지원자들이 쏠리는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지나치게 오랜 시간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단 지적도 나온다. 적정한 수준으로 막판경쟁률 비공개 시간을 대학들이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 교육전문가는 "현실적으로 경쟁률을 실시간 공개하는 것이 대학 입장에선 어려운 만큼 공개 방식이나 비공개시기를 동일하게 하는 접근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지금처럼 대학마다 경쟁률을 공개하는 시점뿐 아니라 마감시간마저 제각각이라면 지원자들에게 다소 혼란스러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눈치작전 효과 있을까.. 무턱대고 낮은 경쟁률 좇는 것은 ‘독’>
마감직전 경쟁률을 기반으로 지원하는 눈치작전은 정시에서 얼마만큼의 효과를 발휘할까. 눈치작전이 유독 정시에서 활용되는 이유는 수능성적에 따라 합격여부가 결정되는 ‘줄세우기’ 정량평가의 특성상 경쟁률이 중요한 변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경쟁률이 높으면 그만큼 성적이 높은 지원자가 늘어나 합격선이 높아지고, 경쟁률이 낮으면 반대로 합격선이 낮아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눈치작전의 큰 효과는 기대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지난해와 비교해 모집단위 경쟁률이 크게 높아지는 등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원래 지원하려던 곳에 접수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지원자가 늘어나면 합격선이 올라간다는 것은 일부만 맞는 얘기다. 막판 지원을 결정하는 경우는 대부분 점수가 모자란 ‘허수 지원자’에 속하는데 이런 인원들이 아무리 늘어난다 한들 합격선은 요지부동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무턱대고 경쟁률이 낮은 모집단위를 좇아선 안 된다. 한 교육전문가는 "경쟁률이 낮은 모집단위만 살피는 어설픈 눈치작전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비슷한 성적의 다른 지원자들도 마찬가지로 경쟁률만 놓고 눈치작전을 벌이기 때문이다. 결국 마지막 시점에는 다수의 수험생들이 같은 모집단위에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반대로 마감직전 미달을 기록하거나 경쟁률이 낮은 모집단위를 피하는 것이 유리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지원자들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급상승하는 변수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조언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