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역자사 외고 '선방'..‘경쟁력 옥석가리기로 양극화'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정부가 2025년 자사고 외고 국제고 일괄폐지를 예고했음에도 정시확대의 영향력을 넘어서지 못했다. 올해 전국단위 자사고들의 경쟁률은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12일까지 원서접수가 끝난 전국자사고 7개교의 경쟁률은 1.51대1로 나타났다. 정원내 총 1769명 모집에 2679명이 지원했다. 지난해 1.38대1(모집1830명/지원2533명)보다 상승했다. 지난해 사회통합과 임직원전형 경쟁률 비공개로 최종경쟁률이 나오지 않은 포항제철고를 제외한 수치다. 서울소재 광역자사고 20개교와 외고 6개교의 원서접수 경쟁률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서울 20개광역자사고의 경쟁률은 지난해 1.09대1(7843명/8522명)에서 1대1(7573명/7586명), 6개외고는 1.51대1(1400명/2108명)에서 1.45대1(1400명/2033명)로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 자사고와 외고를 겨냥한 현 정부의 폐지압박에도 불구하고 정시확대 상황에서 더욱 커진 학교경쟁력에 대한 기대를 확인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폐지예고와 정시확대라는 대대적 환경변화를 앞두고 수요자들이 본격적인 '옥석가리기'에 돌입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정시확대로 대입기조를 뒤집은 영향으로 당분간 자사고 외고의 인기가 유지되는 가운데 고교별 선호도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 교육전문가는 "고입경쟁률 전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상황을 전제해야 한다. 지난해 경쟁률과 엇비슷하게 나와도 실질적으로는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해석하는게 타당하다. 실제 서울 광역자사고나 외고의 경쟁률이 소폭 하락했지만, 실제 선호도가 떨어졌다고 보기 힘든 이유다. 반면 전체 지원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경쟁률이 상승한 전국자사고들은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진 것"이라며 "특히 전국자사고들의 경쟁률 상승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으로 시작된 정시확대 움직임때문으로 보인다. 고입수요자들에겐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괄폐지보다 정시확대의 파급효과가 더 컸음을 확인할 수있다. 결과적으로 자사고와 외고 경쟁률의 양극화도 심화될 전망이다. 수요자들은 대입실적을 근거로 학교의 수시체제를 확인하고 개인능력에 의존한 정시 역시 함께 대비할 수있는 검증된 고교로 쏠림이 커질 가능성 때문이다. 특히 광역자사고들의 경우 정시중심의 실적을 내왔던 교육특구 내 고교들의 인기상승도 점쳐진다. 수요자들 입장에선 아직 실현여부도 불확실한 일괄폐지보다는 이미 확정된 정시확대에 기민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향후 자사고와 외고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시체제를 갖춘 상위 학교로 쏠림현상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2025년 자사고 외고 국제고 일괄폐지를 확정했음에도 올해 전국단위 자사고들의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12일까지 원서접수가 끝난 전국자사고 7개교의 경쟁률은 1.51대1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정부가 2025년 자사고 외고 국제고 일괄폐지를 확정했음에도 올해 전국단위 자사고들의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12일까지 원서접수가 끝난 전국자사고 7개교의 경쟁률은 1.51대1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현재까지 원서접수가 마감된 전국자사고 8개교다. 이 가운데 6곳이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상승했다. 지난해 2.35대1(모집200명/지원470명)로 최고경쟁률을 차지했던 하나고는 올해 지원자가 8명 늘면서 작년대비 소폭 상승한 2.39대1을 기록했다. 정원내 200명 모집에 478명이 지원해 최종경쟁률이 확정된 8개교 가운데 가장 높은 결과다. 이어 민사고1.76대1(160명/282명) 상산고1.59대1(360명/574명) 김천고1.22대1(240명/294명) 북일고1.17대1(360명/422명) 광양제철고1.13대1(224명/252명)의 경쟁률로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아직 최종경쟁률이 나오지 않았지만 외대부고 역시 12일 이미 지난해 경쟁률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인천하늘고의 경우 2019학년 1.72대1(225명/388명)보다 지원자가 10명 줄면서 1.68대1로 현재까지 유일하게 하락한 고교다. 포항제철고는 지난해 사회통합/임직원의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아 증감을 비교할 수 없었다.

서울 광역자사고 역시 올해 재지정평가로 큰 위기를 겪었음에도 선방했다는 것이 현장의 반응이다. 20개교의 최종경쟁률은 정원내 기준 1대1(7573명/7586명, 체육특기자 예비신학생 제외)로 집계됐다. 지난해 1.09대1(7843명/8522명)보다 소폭 하락한 결과다. 경쟁률 상승을 기록한 학교는 세화고 세화여고 대광고 휘문고의 4곳에 불과하지만, 서울 광역자사고들이 사회통합 선발에서 20개교가 모두 정원을 채우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지원자가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특히 휘문고 세화고 세화여고는 교육특구에 소재한 정시실적 중심의 자사고다. 이미 수요자들이 선제적으로 정시확대에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서울지역 6개외고도 1400명 모집에 2033명이 지원하며 1.4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51(1400명/2108명)보다는 소폭 하락했지만, 올해 미달을 빚은 곳은 없었다. 외고에 대한 선호도가 하락했다기보다는 수요자들이 분산된 것으로 보인다.  

전국자사고의 경쟁률 상승은 이끈 것은 우수한 대입실적으로 교육에 질에 대한 수요자들의 신뢰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교취재를 통한 올해 서울대 수시최초합격 현황 조사에서도 비공개 방침을 밝힌 2개교를 제외한 8개교가 모두 톱100 내 자리했다. 특히 수시와 정시를 함께 대비할 수 있는 고교로 지원자들이 몰리는 양상이다. 현재까지 최고경쟁률을 기록중인 하나고는 최초합격자 55명을 배출하며 전국 1위(예고 제외)를 차지했다. 하나고는 올해 수능만점자도 배출한 만큼 수시정시 가릴 것 없이 경쟁력을 갖춘 고교로 평가된다. 이어 외대부고(30명) 민사고(19명) 인천하늘고(16명) 포항제철고(14명) 북일고(10명) 상산고(9명) 광양제철고(5명) 순이다. 지난해와 비슷한 경쟁률을 유지한 서울지역 외고의 성과 역시 돋보인다. 외고 톱인 대원외고는 최초합 35명을 배출해 작년 32명보다 실적을 끌어올렸다. 대일외고가 26명으로 바짝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한영(21명) 명덕(20명) 서울(7명) 순이었다. 이화외고는 조사에서 집계되지 않았다.

정부가 정시확대를 유도하고 있는 만큼 수요자들의 자사고와 외고 선호가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자사고와 외고는 학습동기가 높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다수 진학한다. 내신이 불리한 만큼 이른 시기에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도 많다. 일반고들이 학종을 주로 준비하는 것과 달리 자사고와 외고는 학종과 수능대비를 병행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이유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당국의 자사고 억제정첵에도 불구하고 전국자사고의 경쟁률이 전년대비 소폭 올랐다”며 “정부가 정시 확대 기조를 유지하는 동안에는 면학 분위기가 좋고 수능 대비에 강한 자사고 외고에 대한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이다. 학교별로 편차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일반고 전환 전인 2024년까지 인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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