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6명 자연1명.. 서울대 의대 상경 ‘최상위권 주목’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2020수능 만점자 가운데 서울대 정시 지원이 가능한 인원은 7명으로 파악됐다. 올해 수능만점자 가운데 5명의 인문계열 학생이 서울대 수시에 합격한 것으로 12일 확인됐고, 자연계열의 합격자 가운데 2명이 서울대 지원자격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서울대 정시 지원이 가능한 인원이 인문계열 6명, 자연계열 1명으로 추려졌다. 수능 만점자는 총 15명으로 집계됐지만, 학교 등을 통해 진학현황에 대해 비공개방침을 전한 김형락군을 제외한 14명의 학생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다.

수능 만점자의 서울대 정시 지원여부는 수능중심 전형인 정시에서 최상위 모집단위의 커트라인에 영향을 미친다. 입시전문가는 물론 진학지도를 맡은 교사들에게 초미의 관심사인 이유다. 전체 수능 만점자 가운데 수시합격자와 서울대 지원요건 미비로 축소되는 인원을 빼고 나면, 인문/자연계열 최고의 모집단위인 서울대 경영 경제 의대의 정시 커트라인이 추정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배치표 작성의 출발점이 수능 만점자의 서울대 정시 참여여부인 셈이다. 

올해 자연계열 만점자 가운데선 늘푸른고 3학년인 구본류군이 서울대 지원자격을 갖췄다. 구군이 서울대 의대를 지원할 경우 30명 규모의 ‘좁은 문’인 서울대 의대 한 자리가 채워질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일각에선 과탐 선택과목에 의해 만점자보다 표점이 높은 사례가 확인된 점을 들어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그렇지만 서울대는 환산점수로 탐구영역 과목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보정되는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론이 우세하다. 결과적으로 여러 가능성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대 의대 지원을 저울질 중인 자연계열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고심은 한층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주사대부고 재학생 남정환군과 배재고 졸업생 정○재군은 과탐을 Ⅰ+Ⅰ조합으로 응시해 서울대 지원이 어렵다. 타 대학 의대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 

정시에 지원할 예정인 인문계열 만점자 6명은 전부 서울대 지원이 가능하다. 한영외고 재학생인 최준영군의 경우 정시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지원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인문계열 만점자들이 모두 서울대 경영 혹은 경제에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이화여대 의대나 가톨릭관동대 의대처럼 만점자라면 노려봄직한 인문계열 지원 허용 의대들이 정시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대부분 서울대에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된다. 그럼에도 만점자들은 여러 모집단위를 두고 여전히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인문계열의 의대 지원을 허용하고 있는 이대를 지원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20수능 만점자는 15명인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인문계열 만점자 11명은 모두 재학생이다. 자연계열의 경우 재학생2명 N수생2명으로 4명이다. 만점자 15명 중 재학생은 13명, 졸업생은 2명이다. 계열별로는 인문11명 자연4명으로 확인됐다.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작년과 재작년엔 졸업생이 많았다. 그렇지만 올해는 재학생이 상대적으로 상당히 많다는 것이 하나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수능 만점 기준 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탐구 한국사다. 이 중 국어 수학 탐구는 한 문제도 틀리지 않아야 만점이지만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영어/한국사는 1등급이면 만점처리한다. 원점수를 기준으로 영어는 90점이상, 한국사는 40점이상이면 만점이다.  

항상 졸업생이 수능강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올해 만점자는 재학생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연계열에 비해 인문계열 만점자가 많이 나온 특징도 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만점자 중 졸업생이 적은 것은 최근 들어 주요 대학의 수시가 확대된 영향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재학생들이 재수를 선택하기 이전에 수시모집을 통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졸업생 가운데 최상위권 수험생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과탐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자연계열 만점자가 인문계열보다 적게 나타난 것으로도 분석된다. 가장 많은 자연계열 학생들이 응시했던 지구과학Ⅰ도 올해 난도가 매우 높았다”고 전했다.

2020수능 만점자 가운데 서울대 정시 지원이 가능한 인원은 9명으로 파악됐다. 올해 수능만점자 가운데 5명의 인문계열 학생이 서울대 수시에 합격한 것으로 12일 확인됐고, 자연계열의 합격자 가운데 2명이 서울대 지원자격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20수능 만점자 가운데 서울대 정시 지원이 가능한 인원은 9명으로 파악됐다. 올해 수능만점자 가운데 5명의 인문계열 학생이 서울대 수시에 합격한 것으로 12일 확인됐고, 자연계열의 합격자 가운데 2명이 서울대 지원자격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능만점자 중 ‘수시합격 5명’.. ‘표점수석’ 하나고 전호연군 포함>
만점자 15명 중 수시에서 행보를 확정한 학생은 5명으로 파악된다. 모두 인문계열 재학생이다. 전 계열 통합 ‘표점수석’을 차지한 하나고의 전호연군을 포함해 서문여고 이지원양, 단대부고 ♤♤♤학생의 3명은 서울대 경제학부에 합격했다. 세 학생은 수시 일반전형 최초합격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해외고의 수능 만점자인 송영준군은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 수시 일반으로 합격했다. 잠실고 재학생인 손수환군도 수시에 합격해 정시지원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시 합격자 5명 중 3명이 경제학부로 진학하면서 올해 만점자가 선택한 최고 선호학부는 현재까지 경제학부로 드러났다. 특히 올해 수능 만점자 가운데 표점이 가장 높은 세 학생이 서울대 경제학부 진학을 확정한 점이 눈에 띈다. 하나고 3학년 전호연군은 국수탐(2과목) 합산 428점으로 파악됐다. 사탐 선택과목 가운데 표준점수 합산 점수 139점으로 가장 높은 경제+사회문화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서문여고의 이지원양과 단대부고의 ♤♤♤학생이 423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양은 사탐으로 동아시아사와 사회문화를 선택했다. ♤♤♤학생은 법과정치와 사회문화를 응시했다. 동아시아와 법과정치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동일해 점수차가 없었다. 

김해외고 재학생 송영준군은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 합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송군의 경우 현재 경찰대학도 지원해 16일 최종합격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대학 최종 입학사정이 1차시험 20%, 체력검사 20% 면접 10%, 학생부 15%, 수능 50% 구조로 수능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문계열 만점자인 송군의 합격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다. 송군이 최종합격한다면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경찰대학 가운데 한 곳을 택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 의대 정시지원 가능 ‘늘푸른고 구본류군 유일’>
자연계열 만점자 3명은 현재 정시지원으로 마음을 굳힌 상태다. 그렇지만 늘푸른고 재학생인 구본류군만 서울대의 지원요건을 갖춘 상태다. 서울대는 수험생이 서로 다른 과탐 Ⅰ+Ⅱ조합 또는 Ⅱ+Ⅱ조합을 선택하는 경우에만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주사대부고 3학년인 남정환군과 배재고 졸업생 정○재군은 과탐을 화학Ⅰ과 생명과학Ⅰ으로 응시했다. 서울대 대신 다른 의대나 상위대학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북고 N수생 만점자인 김형락군의 경우 학생측과 고교에서 진학현황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전했다.

만점자의 행방에 대한 관심은 자연계열에서 높을 수밖에 없다. 최고 선호 모집단위인 서울대 의대 정시 모집인원이 30명으로 한정된 상황에서 만점자의 지원여부가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한 교육전문가는 “최근 자연계열에서 항상 최고 선호도를 보이고 있는 서울대 의대는 추가합격자가 1명도 나오지 않을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며 “만점자의 존재는 합격선을 바꿔놓을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 자연계열 최상위권 수험생들과 입시기관들이 만점자의 정시지원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운 배경이다. 만점자인 만큼 자연계열 최상위 선호도를 자랑하는 서울대 의대 정시를 지원하더라도 합격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현재 만점자 가운데 유일하게 서울대 의대 지원이 가능한 구군의 표준점수는 서울대식 계산법으로 환산하면 407.99점이다. 서울대 환산점수는 국어는 성적표에 기재된 표준점수를 그대로 활용하지만 수학은 표준점수에 1.2를 곱한 값을 활용한다. 탐구는 성적표에 기재된 표준점수 대신 백분위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산출한 표준점수를 반영해 산출된 2과목 표준점수의 합에 0.8을 곱해 반영한다. 영어는 2등급부터, 한국사는 4등급부터 감점되지만 수능만점자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서울대 변환표준점수표에 의하면 구군이 선택한 과탐 점수는 물리Ⅰ 67.41점, 지구과학Ⅱ 66.58점이다. 국어 표점만점 140점, 수학 표점만점 134점을 대입해 산출한 합산결과가 407.99점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입사기관들은 구군의 점수를 기준으로 자연계열 최상위권 모집단위의 커트라인을 추정하게 될 전망이다. 

다만 올해 과탐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많은 학생들이 선택하는 지구과학Ⅰ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표준점수가 다른 영역에 비해 매우 높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올해도 지구과학Ⅰ은 표점 최고점은 74점이었던 반면, 물리Ⅰ와 지구과학Ⅱ가 66점에 불과해 8점의 격차가 발생한 상황이다. 실제 수능 만점자보다도 높은 표점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된 전남 화순 소재 일반고인 능주고 출신 N수생 윤찬혁군도 정시에 지원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물론 윤군의 경우 과탐을 지구과학Ⅰ+생명과학Ⅰ으로 선택해 서울대 지원은 불가능하다. 윤군과 달리 서울대 지원이 가능한 학생 가운데 만점자보다 표점이 높은 다른 사례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만큼 예상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그렇지만 서울대는 변표를 활용해 과목선택간 유불리를 보정하고 있다. 실제 윤군의 점수를 서울대 계산식으로 환산하면 406.22점으로 수능 만점자인 구군보다 낮게 나온다.

과탐을 Ⅰ+Ⅰ조합으로 응시한 만점자들의 경우 서울대를 제외한 타 대학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크다. 공주사대부고 재학생 만점자인 남정환군 역시 연세대 의대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배재고 N수생 정○재군이나 수능에서 한 문제를 틀린 윤찬혁군 역시 상위대학의 의대를 우선적으로 겨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입시전문가는 “Ⅰ+Ⅰ 조합을 선택했다는 것은 의대행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과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울대가 아닌 타 대학 의대 진학을 결정한 경우에는 일부 대학에서 일부 가산점을 주는 정도 외에 득이 없는 과탐Ⅱ를 선택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지원여부가 결과적으로 서울대가 아닌 경쟁이 치열한 다른 상위대학과 의대의 합격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문계열 만점자 6명 ‘정시지원 합류’.. ‘최상위권 변수 가능성’>
인문계열에선 수시합격자를 제외한 6명의 학생들은 정시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모두 재학생들로 파악됐다. 올해 인문계열 수능 만점자 11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정시에 합류하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재학생은 N수생에 비해 수시에 적극 지원하는 편이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능 채점 후 대학별고사에 응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정시에 지원하는 수능 만점자는 청심국제고 홍민영 학생, 외대부고 ◇◇◇학생 ▽▽▽학생 ♣♣♣학생, 한영외고 최준영군, 와부고 이승열군이다.

6명의 학생 모두 제2외국어/한문을 응시해 서울대 정시 지원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다. 서울대는 제2외국어/한문까지 응시한 경우에만 지원자격을 부여한다. 자연계열은 과탐을 Ⅰ+Ⅱ, Ⅱ+Ⅱ 조합으로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서울대 정시 지원 자체를 일찌감치 포기하는 경우가 나온다. 반면 인문계열은 제2외국어/한문 응시라는 비교적 수월한 조건을 내걸고 있어 만점자 중 서울대 정시 지원이 불가능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학생별 표점합은 사탐 선택과목의 차이로 갈렸다. 정시로 지원할 학생 가운데선 청심국제고 홍민영 학생과 외대부고 ◇◇◇학생 ▽▽▽학생 ♣♣♣학생의 표점이 가장 높다. 네 학생 모두 국수탐 표준점수 합산 422점이다. 사탐 선택과목으로 한국지리(표점 만점 66점) 와 사회문화(67점)를 응시해 표준점수가 동일하다. 다음으로 한영외고의 수능 만점자인 최준영군이 421점, 경기 남양주의 자공고인 와부고 재학생 이승열군이 416점 순이다. 최군의 경우 사탐을 동아시아사(67점)와 세계사(65점)를 응시했다. 이군은 사탐 선택과목이 생활과윤리(65점)+윤리와사상(62점)이었다. 이군은 올해 수능 사탐과목 가운데 표점 최고점이 가장 낮은 윤리와사상을 선택해 수능 만점자 가운데서도 표준점수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6명의 학생들이 모두 서울대에 지원할 것으로 가정할 경우 학생들의 점수격차는 다소 줄어든다. 표점합이 가장 높은 4명의 만점자가 서울대 환산점수로도 현재 파악된 인문계열 정시 지원예정자 가운데 최고점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지리 65.26점, 사회문화 66점으로 환산되면서 총 423.81점이다. 다음으로 한영외고의 최준영군이 동아시아사와 세계사가 각65.56점으로 환산되면서 합산 423.7점이다. 표점합에선 1점의 격차가 있었지만, 환산점수를 기준으로는 차이가 0.11점에 불과하다. 와부고 재학생 이승열군은 환산점수로 총 422.76점이다. 생활과윤리가 66점, 윤리와사상이 63.95점으로 환산된 결과다.

그렇지만 인문계열은 자연계열에 비해 만점자의 정시지원 여부에 대한 관심이 적은 편이다. 자연계열의 경우 최고 선호 모집단위인 서울대 의대가 30명을 정시에서 선발하고 추가합격도 없다. 만점자들의 행보에 입시 관계자들의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반면 인문계열 최상위 모집단위인 경영대학이 58명, 경제학부가 50명를 모집해 인원의 여유가 있다. 만점자의 합류 여부가 합격선에 미치는 영향은 의대에 비해서는 작은 것이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인문계열 만점자 가운데 6명이나 정시로 지원하는 것은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의대에 비해 경영/경제의 모집인원이 많아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덜하다. 하지만 인문계열에서만 6명의 만점자가 정시지원을 노리고 있다. 합격선에 미치는 영향이 의대 못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며 “만점자가 어디에 지원하느냐에 따라 다른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전했다. 

만점자 가운데 의대를 선택하는 학생도 나올 수 있다. 이화여대 의대의 경우 인문계열 학생들이 충분히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의대선발은 교차지원을 허용하더라도 자연계열에 가산점을 부여 사실상 인문계 학생들의 부담이 큰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이대의 경우 인문/자연계열로 분리해 의대모집을 실시한다. 의대 지원에 불이익이 없는 만큼 매년 최상위권 학생들 가운데 서울대 지원과 이대 의대 지원을 두고 고심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만점자들의 선택이 인문계열 상위대학의 합격선을 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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