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 선택과목 쏠림 '표점격차 10점'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20수능에서 수(나)가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영어는 다소 쉬웠던 반면 수학은 가/나형 모두 어려웠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1월14일 실시한 2020수능 채점결과를 3일 발표했다. 

채점결과에 따르면 수(나)의 1등급 구분 표준점수는 135점으로, 전년 수능의 130점보다 5점 상승했다. 표준점수는 높을수록 어려운 시험으로 분석된다. 수(나)의 표점 최고점은 149점으로 전년 139점이나 10점이나 높아졌다. 2010학년 수능 이후 가장 어려운 난도라는 분석이다. 

절대평가로 실시한 영어의 경우 올해 1등급 비율이 7.43%에 이르면서 다소 쉽게 출제됐다. 전년의 경우 5.3%로 상대평가에 버금갈 정도로 어려웠던 것에 비하면 확대됐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정시에서는 영어 등급간 점수 차이가 적은 대학이 많아 다른 과목에 비해 당락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평가원은 하루 전 유출 논란이 불거진 수능성적 사전조회와 관련해 사과했다.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철저히 조사한 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보안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평가원의 설명에 따르면 12월1일 오후9시56분부터 2일 오전1시32분 사이 졸업생 312명이 수능 성적증명서 발급 서비스에 본인 인증 후 소스코드에 접속해 2020학년으로 변경후 본인 성적을 사전 조회하고 출력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평가원은 상황을 인지한 후 2일 오전1시33분 관련 서비스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성적 제공일 이전에는 졸업생의 수능 성적증명서 조회 시 시스템에 조회 시작일자가 설정돼 성적 조회가 이뤄지지 않아야 하지만 해당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성적 조회가 가능한 문제가 발생했다.

2020수능 채점결과의 표준점수 최고점/1등급컷 구분점수 등을 기준으로 살핀 결과 국어는 작년보다 쉬웠던 반면 수학은 가/나형 모두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20수능 채점결과의 표준점수 최고점/1등급컷 구분점수 등을 기준으로 살핀 결과 국어는 작년보다 쉬웠던 반면 수학은 가/나형 모두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나) 어려웠다.. 표점 최고점 149점>
올해 수능에서는 수(나)의 난도가 상당했다. 2020수능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140점 수(가)134점 수(나)149점으로, 2019수능에서 기록한 국어150점 수(가)133점 수(나)139점과 비교하면 국어의 표점이 크게 낮아진 반면 수(나) 표점은 크게 상승했다. 표점 최고점은 높을수록 해당시험이 어려웠다고 분석할 수 있는 지표다. 전체집단 중 상대적인 위치를 나타내는 표점은, 어려운 수능일수록 최고점이 오르기 때문이다. 

표준점수 1등급컷으로 비교해도 국어는 등급컷이 낮아진 반면, 수(가) 수(나)는 높아졌다. 2020수능의 1등급컷은 국어131점 수(가)128점 수(나)135점이었고, 2019수능에서는 국어132점, 수(가)126점, 수(나)130점이었다. 

만점자 비율로 살펴보면 국어의 경우 지난해 유난히 어렵게 출제돼 만점자 비율이 0.03%(148명)에 불과했지만 올해 0.16%(777명)로 확대됐다. 수학의 경우 가형은 만점자 비율이 2019학년 0.39%(655명)에서 2020학년 0.58%(893명)으로 확대된 반면 나형은 2019학년 0.24%(810명)에서 2020학년 0.21%(661명)로 줄었다. 이영덕 소장은 “수학에서 킬러문항은 쉬웠지만 나머지 문항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가형이 전체적으로는 어려운 시험이었지만 만점자는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영어 1등급 비율은 올해 확대됐다. 2019수능에서는 5.3%에 불과했지만 올해 7.43%로 확대됐다. 

<탐구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 여전.. 표점 격차 최고 10점>
올해도 탐구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는 여전했다. 표점 최고점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사탐9개과목 중 윤리와사상의 표점 최고점이 62점이었던 반면 경제는 72점으로 10점의 격차였다.  ‘만점’을 받았음에도 응시과목 선택에 따라 수험생이 받을 수 있는 표준점수에는 차이가 있었던 셈이다. 과탐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리Ⅰ 지구과학Ⅱ가 66점이었던 반면, 지구과학Ⅰ은 74점으로 8점의 차이가 났다. 이영덕 소장은 “사탐에서 윤리와사상은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 될 정도로 쉬웠고, 나머지 과목은 어렵게 출제됐다. 과탐에서 지구과학Ⅰ과 물리Ⅱ가 어려웠고 물리Ⅰ이 쉽게 출제되어 물리Ⅰ을 선택한 수험생이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경제72점, 동아시아사 법과정치 사회문화 각67점, 한국지리66점, 생활과윤리 세계지리 세계사 각65점, 윤리와사상62점 순이다. 과탐의 경우 지구과학Ⅰ74점 물리Ⅱ70점, 생명과학Ⅱ68점, 화학Ⅰ 생명과학Ⅰ 화학Ⅱ 각67점, 물리Ⅰ 지구과학Ⅱ 각66점 순이었다.

사탐의 경우 가장 많은 수험생이 응시한 과목은 올해도 생활과윤리로 14만6832명이 응시했다. 사회문화가 13만9144명으로 뒤를 이었다. 두 과목만이 사탐에서 10만명 넘게 응시한 과목이었다. 한국지리 6만2963명, 세계지리 4만809명, 윤리와사상 3만1897명, 동아시아사 2만7172명, 법과정치 2만7052명, 세계사 1만9839명, 경제 5661명 순이었다.

과탐의 경우 지구과학Ⅰ을 선택한 수험생이 14만8540명으로 가장 많았다. 생명과학Ⅰ이 12만8033명으로 뒤를 이었다. 화학Ⅰ 7만3663명, 물리Ⅰ 5만4792명, 생명과학Ⅱ 7190명, 지구과학Ⅱ 6656명, 화학Ⅱ 2934명, 물리Ⅱ 2738명 순이었다.

<아랍어 쏠림현상 여전.. 전체 72.3%>
아랍어 쏠림현상은 여전했다. 제2외/한문에서 아랍어를 선택한 수험생은 4만7074명으로 전체의 72.3%에 달했다. 지난해 수능의 70.8%보다 더 쏠림현상이 심해졌다. 일본어Ⅰ8.6%(5567명) 중국어Ⅰ6%(3892명) 한문Ⅰ4.3%(2772명) 베트남어Ⅰ2.3%(1527명) 스페인어Ⅰ1.9%(1267명) 프랑스어Ⅰ1.8%(1200명) 독일어Ⅰ1.8%(1192명) 러시아어Ⅰ1%(620명) 순이었다.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도 큰 편이었다. 가장 많은 학생들이 선택한 아랍어Ⅰ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93점에 달한 반면, 가장 표점이 낮았던 스페인어Ⅰ은 67점으로 격차가 26점에 달했다. 특정과목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꾸준히 비판이 대두됐던 제2외국어/한문은 2022수능부터 절대평가로 치르게 된다. 아랍어를 가르치는 고교는 극히 드문 상황에서 특정 점수 이상을 받아야만 상위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아랍어 쏠림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늬만 이과’ 수(나) 응시 이과생 19.9%>
주로 문과(인문계열) 학생이 선택하는 수(나) 응시자 중 과탐 응시자 비율은 19.9%나 돼, ‘무늬만 이과’인 학생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과생이지만 수학에 약해 수(가)를 선택하지 못하고 수(나)를 선택한 경우다. 전년 22.7%보다는 줄었으나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2020수능 응시생은 48만4737명으로 재학생은 34만7765명, 졸업생은 13만6972명이었다. 영역별로는 국어 48만3068명, 수(가) 15만3869명, 수(나) 31만 2662명, 영어 48만1828명, 한국사 48만 4737명, 사탐 25만1036명, 과탐 21만2390명, 직탐 4892명, 제2외/한문 6만5111명이 응시했다. 사탐, 과탐에서 2개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은 전체 응시자 중 각 99.7%, 99.9%로 수험생 대부분이 최대 선택 과목 수인 2개 과목을 선택했다.

국어영역의 경우 사탐응시자비율이 51.9%, 과탐응시자비율이 43.8%였다. 수(가)에서 사탐응시자비율은 0.8%, 과탐응시자비율은 97.1%로 과탐응시자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수(나)는 사탐응시자비율이 75.3%, 과탐응시자비율이 19.9%였다. 영어의 경우 사탐응시자비율이 51.8%, 과탐응시자비율이 4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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