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관학협력 고교’로 출범.. 용인시500억 외대부지제공

[베리타스알파= 김경 기자]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용인외대부고, 이하 외대부고)는 국내최초 ‘관학협력’으로 세워진 고교다. 용인시가 500억원을 투입하고 한국외대가 부지를 제공했다. 지자체가 예산을 파격 지원하며 지역 교육경쟁력을 살리자는 일환으로 문을 연 외대부고는 개교 자체가 공교육계 충격이었다. 고교평준화 이후 시들어가던 교실교육을 어떻게 해야 살려낼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였기 때문이다. 초기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이 정권교체와 교육감색깔에 따라 2005년 개교이후 14년간 학교를 흔들었지만, 출발부터 강력했던 외대부고의 저력은 오히려 위기에 어떻게 대처할지 보여준 공교육 롤모델로 자리한다. 외고로 출발해 전국단위 자사고로 전환하고, 자사고 폐지라는 끊임없는 외부논란에도 불구, 외부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온 덕에 ‘선호도 1위’의 고교로 버젓하다. 최근 자사고 폐지논란에 가장 표면적 공격 소재로 자리하는 대입실적을 외대부고조차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베리타스알파가 매년 조사한 서울대 합격실적과 해외대학 합격실적을 수요자도 모르고 있진 않다. 대학진학의 성공적 결과에 더해 고교생활의 활기를 어떻게 양립시킬 수 있을지 외대부고의 ‘공교육 경쟁력’ 역시 수요자는 이미 알고 있다. 미래를 위해 교육당국이 고민할 일은 오히려 외대부고가 선보인 ‘공교육 경쟁력’을 타 학교유형에 어떻게 적용시키고 안착시키느냐여야 할 것이다. 

국내최초 ‘관학협력’으로 세워진 외대부고는 외부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교육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온 덕에 ‘선호도 1위’의 고교로 버젓하다. 고교생활의 활기와 대학진학의 성공적 결과를 양립한 공교육 경쟁력은 ‘공교육 롤모델’ 외대부고의 정체성을 뒷받침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국내최초 ‘관학협력’으로 세워진 외대부고는 외부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교육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온 덕에 ‘선호도 1위’의 고교로 버젓하다. 고교생활의 활기와 대학진학의 성공적 결과를 양립한 공교육 경쟁력은 ‘공교육 롤모델’ 외대부고의 정체성을 뒷받침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화려하게 출발, 거듭된 위기 극복>
외대부고는 출발부터 화려했다. 2005년 ‘용인외고’로 개교하기 이전부터 최첨단식 교육환경과 2인1실로 운영되는 호텔식 기숙사, 앙드레 김이 디자인한 교복 등 화젯거리가 충분했다. 강남 분당 등 교육특구에서 가까운 전교생 기숙사 체제라는 데 학부모들의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교육계엔 파격적인 인적 구성으로 화제를 몰았다. 당시 고교 투톱이던 민사고와 대원외고에서 교감 교장을 영입하며 인적 구성기반을 갖췄다. 더불어 23대1에 달하는 교사모집 경쟁률과 269.2점(CBT 300점 만점)의 신입생 토플평균점수 등을 근거로 가까운 미래에 외고를 평정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예측은 적중했다. 후발주자라는 열세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대원외고를 위협하는 신흥명문으로 떠오른 것. 베리타스알파가 매년 조사하는 대입 합격실적에 의하면, 1기 졸업생 가운데 국제반 전원 94명을 미국 대학에 합격시켰고, 국내반 215명 중 서울대 21명, 고려대 55명, 연세대 35명 등 총 111명으로 2명 중 1명 꼴로 SKY에 합격시킨 추세는 매년 이어졌다. SKY 합격자(중복 포함)는 1기를 배출한 2008학년 대입 111명(국내반 재적 215명 중 52%/서울대21명/고려대55명/연세대35명)을 시작으로 2009학년 190명(235중 81%/44/74/72), 2010학년 189명(242중 78%/29/90/70), 2011학년 178명(256중 70%/44/72/62), 2012학년 207명(255중 81%/57/72/78), 2013학년 230명(249중 92%48/100/82)으로 국내반 재적 총 2452명 중 중복합격 포함 1105명이나 됐다. 국제반의 경우도 1기부터 6기까지 하버드 6명, 예일 5명, 프린스턴 7명, 스탠퍼드 16명, 유펜 23명, 컬럼비아 12명, 다트머스 7명, MIT 8명, 칼텍 3명, 코넬 24명, 브라운 6명, 시카고 21명 외에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실적이 화려했다.

단기간에 민사고 대원외고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의 위력을 떨친 외대부고에도 위기는 있었다. 고입이 2010학년 제도적으로 전국 외고가 광역단위 모집으로 묶인 이후 2011학년부턴 영어내신 위주의 자기주도학습전형이 강제됐다. 덮친 격으로 외고정원 감축 발표가 나오면서 외고위축 기조는 확연해졌다. 외대부고는 소위 ‘삼재’를 떨쳐낼 체질변화를 단행했다. 외고에서 전국단위 자사고로 과감하게 활로를 개척한 것이다. 2010학년 단 한 차례 광역모집한 외대부고는 2011학년부터 ‘학생납입금의 25%(현재 법정 20%)의 재단전입금’이라는 단서를 충족시키며 전국단위 자사고로 체제를 변화시켰다. 모집단위는 전국으로 뻗었고, 입시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이긴 하지만 영어에만 국한될 뻔한 내신과목을 수학을 포함, 여러 과목으로 확장시킬 수 있었다. 인문계열에 묶인 외고출신의 진학 로드맵이 자연계열로도 확장되면서 2011학년 입학한 외대부고 자사고1기의 실적은 외고위축, 정확히 말하면 대원외고의 위기와 맞물려 예고된 터였다.

여기에 외대부고를 흔드는 외풍은 거듭됐다. 바로 지난해 있었던 ‘평준화지역 자사고의 선발권 박탈’ 위기다. 교육부가 치밀하지 않은 정책구상으로 평준화지역의 자사고에 2015학년부터 성적에 관계없는 선지원후추첨, 즉 선발권을 박탈하는 제도입안을 시도하며 외대부고는 소위 ‘문 닫을 위기’에 놓였다. 경기용인 지역이 2015학년부터 평준화가 예고된 상태에서 외대부고의 배후지에는 중학생수가 적은 탓이다. 외대부고의 학교차원 학부모차원은 물론 용인시와 한국외대의 지원까지 합세해 결국 선발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일단락났지만, 개교이래 최대위기 상황이었다.

위기는 외대부고를 비껴갔다. 아니, 외대부고가 어떤 위기라도 이겨낼 교육력을 입증했다 하겠다. 자사고1기가 낸 2014학년 대입 서울대 합격자수는 전년 48명에서 96명으로 ‘더블 약진’했다. 베리타스알파가 매년 실시하는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수를 조사에서 2014학년 이후 매년 모든 고교유형 안에서 톱3에 들고 있을 정도다. 특별한 것은 민사고 하나고 대원외고가 수시에 무게가 실린 실적인 반면, 외대부고의 실적은 수시와 정시에 고루 퍼져 있는 사실이다. 정시확대를 예고하고 있는 현 정부의 드라이브를 고려해보면, 외대부고의 수시프로그램에 더해진 정시프로그램이 향후 더욱 빛을 발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외대부고의 6년간 서울대 합격자수는 2014학년 96명(수시61명/정시35명), 2015학년 66명(수시34명, 정시32명), 2016학년 85명(수시47명/정시37명), 2017학년 80명(수시41명/정시39명), 2018학년 61명(수시36명/정시25명), 2019학년 77명(수시37명/정시40명)이다. 한 학년 360~370명에 불과한 규모임을 고려하면 더욱 괄목할 대학진학실적이다. (고교의 역할 중 하나에 대학진학 역시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곤란하다)

베리타스알파가 매년 조사하는 수능만점자 배출에서도 외대부고는 1위다. 수능이 시작된 1994수능부터 2018수능까지 만점자배출 고교를 조사한 결과, 외대부고는 2005년에 개교해 2008수능에서부터 성과를 낸 후발임에도 불구하고 총 12명의 만점자를 배출, 배출고교 1위에 올라있다. 외고체제였던 2012수능에서는 무려 6명의 수능만점자, 자사고로 전환되어 첫 실적을 낸 2014수능에서는 4명의 만점자, 2015수능에서 1명의 만점자 배출에 이어 특히 수능만점자가 단 3명에 불과했던 2017수능에서는 1명의 만점자를 배출했는데 이 만점자가 수능만점에도 불구, 수시 일반전형을 통해 서울대 경제학부에 진학한 사실은 수시/정시 모두에 체제를 갖춘 외대부고 경쟁력이 드러난다. 최지명 외대부고 3학년부장은 “외대부고의 진학지도 특징은 수시와 정시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진학 지도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수시와 정시에서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개별 상담이 이루어지고 학생들이 자신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진학지도가 이뤄진다”며 “오랜 기간 학교의 자체 데이터가 누적되어 있어 외부 기관의 자료에 의존하지 않고 효율적인 진학지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학수요가 많지 않아 고교들이 기존 유학원 수요를 공교육 안으로 품은 해외대학실적이 예전 같진 않지만, 외대부고의 상황은 다르다. 국제과정을 따로 선발하지 않고, 합격자 중 해외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 해외대학 교육과정의 문을 열고 있는 외대부고는 가장 최근인 2018년(올 가을 입학) 하버드대에 2명의 합격자를 배출한 쾌거다. 하버드 2건을 포함, 아이비리그만 해도 예일 3건, 프린스턴 2건, 스탠포드 3건, 펜실베니아 6건, 콜롬비아 4건, 다트머스 1건, 코넬 5건, 브라운 4건까지 30건이나 되는 합격실적이다. 이를 포함한 미국대학 합격실적이 191건, 옥스포드 1건, 콜롬비아 2건 등 영국대학 합격실적이 17건, 홍콩대학이 13건, 일본대학이 4건으로 총 225건이나 된다. 현재 외대부고의 국내대학 진학은 약 8개반, 해외대학 진학은 약 2개반으로 편성되어 있다. 그간 해외대학 실적을 내온 고교 중 상당수가 수요급감으로 인해 사실상 해당 교육과정을 폐지한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빛나는 결과다. 현재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론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대학 진학을 희망하고 있는 수요자 입장에선 외대부고는 최상의 선택지라 할만하다.

<강력한 인문사회/국제 기반에 자연과학 갖춘 최상의 학교체제>
물론 대입실적만 가지고 외대부고의 경쟁력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수시체제 정시체제의 학교로 분명해지는 고교유형 사이에서 수시와 정시를 모두 아우른, 국내와 해외를 아우른 실적은 분명한 교육프로그램에 기반한다.

20년 가까이 대원외고에 재직하다 2006년 외대부고로 부임해 2018년부터 외대부고 교장으로 자리하고 있는 정영우 교장이 첫손에 강조하는 외대부고 경쟁력은 “학생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학교”라는 것이다. 정 교장은 설립 초창기부터 진학부장으로 학생들의 대입지도를 도맡아온 외대부고의 산 증인이다. 오늘날 외대부고가 있기까지 외고 선발권 축소, 평준화 지역 자사고 선발권 박탈 위기 등 여러 외풍을 견뎌오면서 정 교장이 지켜온 신념은 단 한 가지다. 주입식 교육을 탈피해 학생 스스로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배우는 것, 이 같은 신념이 지금의 외대부고를 만들었다고 단언한다. 정 교장은 “학생 한 명이 학교 하나”라는 생각을 지니고 있을 정도다. 그만큼 학생 한 명 한 명의 특성에 맞춘 교육을 해내는 게 외대부고의 공교육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정 교장은 “학교 공간에서는 학생들 각자의 창의성이나 자율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충분히 조성되어야 하나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이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외대부고가 어려운 현실을 타개한 교육체제를 설명했다. “외대부고는 관학협력을 통해 개교, 인재들이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고 자신의 꿈과 끼를 마음껏 펼쳐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학교로, 미래를 이끌 세계시민을 기르는 터전으로 꼭 필요한 학교라 생각한다. 전원 기숙사 생활을 통해 공동체 의식 및 봉사정신과 사회성을 함양한다.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탈피해 대학과 흡사하게 자율적으로 꾸려가는 동아리 중심의 학교 생활은 물론이고, 학생회가 중심이 되어 기획하고 펼치는 학교 축제, 체육제 등을 통해 시회인으로서의 역량을 키워주고 있으며 이런 학교 풍토가 학생들로 하여금 전국 최고의 만족도를 나타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내 최고의 실력과 인격을 갖춘 교사들은 주중과 주말에까지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헌신적인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이 짧은 역사 속에서 국내뿐 아니라 미국 영국 등 해외의 시골에까지 학교의 명성이 알려진, 그야말로 우리나라 교육사에 유래를 찾기 어려운 결과로 이어져 자랑스러움을 느끼고 있다. 실제로 3년 전 미국 아이비리그대학 탐방 기간 만난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유펜 MIT 등의 대학 입학처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외대부고 학생들의 우수성에 대해 너무나도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었으며 외대부고를 한국의 최고 명문학교로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에 자랑스러움을 느꼈다.”

정 교장의 말처럼 외대부고가 단기간에 전국명문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보다 자율성을 강조한 교육철학이다. 학생들을 앉혀 놓고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공부면 공부, 예능이면 예능을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할 수 있도록 권장한다. 교사들은 ‘통제자’가 아닌 ‘지원자’다. 자율적인 학습환경을 정착시키기까지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조경호 외대부고 입학부장은 “물론 우려하는 반응도 있었다. ‘학생들을 이렇게 방치해도 되는 것이냐’라는 항의도 여러 차례 받았다”며 “하지만 학생 스스로 자신의 문제점을 찾고, 원하는 주제를 발견해 해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과감히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외대부고가 학생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강조한 학교분위기는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을 특정 대입제도에 맞춰 운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조 부장은 “교과수업을 충실히 하면서 그 외 시간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연구하고 탐구하며 조사하는 과정을 추구한다”며 “최근 대학들은 성적으로만 학생을 선발하지 않고 개인의 자질을 많이 평가한다. 명문대일수록 이러한 성향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흥미와 적성을 강조한 교육이 최근 확대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추구하는 인재상과 일치하면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대입보다는 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 결과인 셈이다.

동아리활동도 마찬가지다. ‘1동아리 1교사’로 운영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외대부고 동아리는 교사들의 역할은 최소화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관심분야를 정하는 점이 특징이다. 학생들끼리 토론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 동아리는 동아리연합회의 자체적인 심사를 거쳐 결성된다. 신규 동아리와 기존 동아리 모두 매년 3월과 8월, 연 2회 학생회 산하 동아리연합회에서 자율동아리 심사를 진행한다. 자율동아리를 신설하거나 기존 동아리 활동을 계속하고자 할 경우 동아리 연합부에서 공지한 기간에 동아리 활동 계획서와 교사 1인을 지도교사로 정해 지정된 양식의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동아리만 학술동아리 스포츠동아리 공연동아리 봉사동아리 등 200여 개에 달한다.

학생의 안전과 연관된 부분을 제외하면 교사들이 학생을 통제하는 일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외대부고 교사들은 학생을 통제와 지도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고 학생이 불편한 부분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 고민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조 부장은 “이상하게도 통제된 집단일수록 사건사고가 많고, 자유로운 공간은 사건사고가 적다고 한다. 무엇보다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높으면 애로사항이나 갈등문제는 저절로 줄어든다”며 “처음 우리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한 달여 동안 집에 가고 싶어 안달을 낸다. 그런데 그 이후로는 오히려 학교에 머물고 싶어 한다. 통제자가 아닌 지원자로서 학생들을 대하는 교사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여기에 학생들이 각자의 관심영역에 대한 학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개교초기부 자체적으로 개발되어 현재 발전해 가며 정착해 있다.

외대부고가 자사고로 전환한 후 2011년에 도입한 ‘독서 토론 프로그램(R&D, Reading and Discussion)’이 대표적이다. 학생들이 조별 활동을 통해 선정한 책을 읽고 자유롭게 토론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훌륭한 리더(Reader)가 최고의 리더(Leader)가 될 수 있다는 모토 아래 진행하고 있다. 현재, 1학년은 의무 참여이고 2학년은 선택 참여다. 학생들은 관심 있는 주제의 다양한 책들을 읽고 토론한 후 그 과정과 결과물을 보고서로 제출해야 한다. 최 부장은 “올해 3학년 학생들의 경우 인문사회 과정 학생 대다수인 130여 명이 2학년 때 R&D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교사들의 평가를 거쳐 우수한 결과물을 낸 학생들은 자신들의 활동 내용을 연말에 친구들 앞에서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며 “이를 통해 학생들의 관심 분야에 대한 지식을 확장하고 토론 능력을 키우며, 발표력 또한 향상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고가 아닌 자사고로서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자연 과학 심화 탐구 프로그램(ARC, Advanced Research Course)’도 자사고 1기가 입학한 2011년에 도입되어 현재 발전 운영 중이다. 자연 과학 학생들이 자기주도적 학습과 실험 등을 통해 자연과학 분야에 대한 지식을 심화하고, 관심 주제에 대한 탐구능력을 기르는 걸 목표한다. 1학년 때는 자연과학과정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참여하고, 2학년 때는 원하는 학생들만 참여한다. 학생들은 교사 및 멘토들의 도움을 받아 실험과 연구를 진행하고 결과물을 보고서로 제출해 활동의 내용의 승인을 받는다. 최 부장은 “올해 3학년 학생들의 경우 거의 모든 자연과학과정 학생들이 2학년 때까지 ARC활동에 참여하고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며 “R&D와 마찬가지로 우수한 활동을 한 학생들은 연말에 자신들의 연구활동을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는 기회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창의융합 과제 프로그램’은 미래를 내다본 교육과정이다. 최근 국가미래를 좌우할 4차산업혁명의 최우선 과제인 융합교육의 가치를 외대부고는 이미 개교 때부터 내다보고 2006년부터 융합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외대부고 2학년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평소 관심이 있는 주제와 지도 교사를 선정해 창의융합과제 활동을 수행한다. 교사와 상의해 연구 주제를 정하고 지속적으로 지도를 받아 2학년 겨울방학 동안 최종보고서를 완성해 인준 여부를 심사받는다. 2012년부터는 ‘창의 융합 과제 연구 발표제’를 3학년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최 부장은 “모든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참여율이 매우 높다”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학문적 깊이와 외연을 더욱 확장할 수 있게 된다. 우수한 연구 활동 내용을 학생간 서로 공유하고 확장함으로써 학생들의 지적 탐구욕을 자극하고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터디 그룹 활동(Study Group)’을 통해 외대부고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 및 적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관심 분야를 선택하여 활동한다. 2011년에 도입된 프로그램으로, 스터디 그룹은 영역이나 관심 분야별 호기심을 공유하는 학생들로 구성되며, 자유롭게 탐구하는 열린 활동으로 한 학기 또는 1년 단위로 운영이 가능하다. 교과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다양한 자료와 강의나 책을 통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응용 및 적용 분야를 탐구하는 활동이 주가 된다. 스터디 그룹 활동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주제와 활동 계획을 자율적으로 정해 스터디 활동을 한다. 주기적으로 활동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하며, 이를 포트폴리오 형태로 작성해 최종 활동 인정을 받게 된다.

‘방과후학교(Elective Tracks)’는 외대부고가 2005년 개교 때부터 시작한 공교육계 벤치마킹 1호의 유명한 프로그램이다. ET라는 약칭으로 잘 알려져 있는 외대부고의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은 그 양이나 질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할 수 있다. ET는 다양한 교과 및 비교과와 관련된 질 높은 수업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개설된다. 학생은 수능 교과목에서부터 요가, 피아노와 같은 예체능 수업뿐 아니라 AP나 SAT 과목도 수강할 수 있다. 수강자가 5명 이상이면 개설되도록 하고 있으며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개설을 요청하는 과목이 있으면 최대한 의사를 반영해 개설할 수 있도록 한다. 최 부장은 “올해 2학기의 경우 총 61강좌에 516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 국제과정을 따로 모집했던 것과 달리 작년부터 모두 일반전형으로 선발한 후 해외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 대해 관련 교육과정(현재 10개반 중 2개반)을 운영하고 있는 외대부고의 국제트랙 프로그램도 여전히 강력하다. 2018에서 2명의 하버드 합격실적을 냈을 정도인 외대부고 국제트랙은 해외 명문대학 진학에 초점을 맞춘 학년별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개교이전부터 다져온 교육프로그램이 쟁쟁한 가운데, 특히 특색 연구활동인 ‘RC&P(Research, Creativity&Presentation)’가 돋보인다. 국제트랙에서 주최하는 학생 자율 연구 활동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주제를 선정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탐색 및 연구한 후 그 결과를 종합해 제 3자에게 전달하는 방식까지를 모색하도록 한다. 학생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서 자유롭게 선정할 수 있으며, 그 결과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방식에 따라 TED형식의 발표, 연극, UCC, 전시 형식 등 열린 표현이 가능하도록 지원함으로써 자신의 연구 산물과 견해를 효과적이고 창의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고민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연구결과는 네 가지 발표 형식 중 하나 이상을 선택해 발표하며 보고서와 발표는 모두 영어로 진행한다. 조 부장은 “특히 RC&P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자율성, 창의성, 협동성, 표현력 강화를 목표로 최소한의 제한으로 최대한의 창의적 표현을 이끌어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연구결과물의 창의적인 요소와 전달의 효과를 평가한다”고 말했다.

<외대부고 입시, “용인지역 내신B 있어도 합격 가능”>
외대부고 입시 역시 내신 올A에 대한 압박이 크다. 1단계에서 정원의 2배수를 2단계 면접으로 통과시키는데, 2015고입부터 도입된 내신 절대평가 체제 때문에 올A인 지원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좋은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선 중학교 내신에서 올A를 받아야 하는, 물론 90점 넘으면 A이기 때문에 고교 입장에선 입시 변별력을 낼 수 없는 구조이지만 거꾸로 수요자 입장에서는 B 하나라도 나오면 고입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부담을 가질 수 있는 게 현 고입체제다.

선호도 1위 학교인 외대부고 역시 입시에서 이 같은 난항이 예상된다. 다행히, 전국모집과 용인광역모집으로 나누고 여기에 정원의 20%를 각 사회통합전형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전국모집 중 일반전형을 제외하고는 올A의 압박에선 벗어날 수 있다. 조 부장은 “작년 지역인재선발(용인지역)의 경우는 지원경쟁률이 1.67대1로 2배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B가 1개이상 있어도 면접대상자가 되었으며, 최종합격자에도 B를 가진 학생이 선발되었다. 사회통합전형의 경우는 1차 서류평가에서 내신을 보지 않기 때문에 B의 개수 등은 면접대상자가 되는 것과 무관하다. 단, 전국일반전형의 경우는 B를 가진 학생이 면접대상자인 2배수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기 때문에 면접대상자 중에는 B를 가진 학생이 없었다. 올A를 받은 학생이 2배수를 넘어가는 경우에 올A를 받은 학생은 모두 면접대상자가 된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올해 외대부고는 정원내 350명을 모집한다. 올A의 부담이 있는 전국일반은 196명을 선발하고, B가 1개이상 있어도 합격가능성이 있는 용인일반은 84명을 모집한다. 1차에서 내신을 아예 보지 않는 사회통합전형은 전국49명 용인21명을 모집한다. 지난해 원서접수 결과 최종경쟁률은 전국일반 2.17대1(모집196명/지원425명), 전국사회통합 1.04대1(49명/51명), 용인일반 1.67대1(84명/140명), 용인사회통합 0.57대1(21명/12명)이었다.

올해도 작년과 동일한 전형방식을 유지한다. 전국일반과 용인일반은 1단계 교과성적과 출결로 2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 면접을 거쳐 최종합격자를 정한다. 교과40점과 면접60점을 합산한 100점 만점으로 평가, 면접에서 변별력이 난다. 사회통합은 1단계 공개추첨으로 2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 면접으로 합격자를 정한다. 결국 이미 나온 내신보다는 현재로선 면접 준비를 해야 한다.

면접은 면접위원 3인이 면접대상자 1인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자소서와 학생부를 기반으로 개별면접을 진행한다. 자소서를 쓰는 데 대해 조 부장은 “관심에 따른 노력”에 초점을 두길 조언했다.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인가? 연구과제나 활동에 관한 구체적 경험과 사례가 있는가? 연구과제나 활동 등을 동기나 과정 중심으로 서술했는가? 자신의 경험과 사례에 비춰 미래 계획을 밝혔는가? 학생부를 통해 예상할 수 없거나, 전혀 언급이 없는 취향, 능력, 활동을 서술했는가? 선행 교과수준을 자랑하지는 않았는가? 기재금지사항을 직접 또는 우회적으로 말하지 않았는가? 리더십을 언급했다면, 자신만의 기여도와 구체적 사례가 있는가?”를 고려해보라는 구체적 조언도 붙였다. 면접에 대해선 “면접은 개인의 활동이나 연구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본인이 직접 시작부터 끝까지 해냈다면, 아무 문제없이 대답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단언했다. “질문은 총 3개이지만,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꼬리 질문이 많게는 하나당 3~4개가 추가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외대부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외대부고가 강조하고 있는 사항은 인성을 바탕으로 ‘자율성과 창의성’을 갖추었는가”라며 “평가에선 인재상을 중심으로 외대부고에 적응을 잘할 수 있는 학생을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한가?’ ‘타인과 협력이 가능한가?’를 살핀다. 이러한 자질을 갖추었다면, 자기의 특성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자소서를 준비해야 하고 그에 따른 면접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자소서를 쓸 때, 반드시 조심해야 할 것은 중학교 내에서의 활동만으로 국한해 어떤 활동이나 연구, 발표 등에서 보여준 ‘자신의 기여도를 동기, 과정’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며, ‘기재 금지사항’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면접준비라 한다면 ‘비전문가’에게 짧고 명확하게 자신의 활동 및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 연습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사교육 없는 입시준비가 충분히 가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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