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추천고교] 수월성 교육 이끄는 원조 자사고 민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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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추천고교] 수월성 교육 이끄는 원조 자사고 민사고
  • 김경 기자
  • 승인 2019.11.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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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관’ 24년째.. 융합시대 선도하는 ‘공교육 국대’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민족사관고등학교(民族史觀高等學校, 이하 민사고)는 우리나라 수월성 교육의 미래를 이끄는 공교육 롤모델이다. 1996년 개교이래, 교육이 정권 따라 휩쓸리는 상황이 이어져 온 안타까운 현실에도 출범초기 교육철학을 올곧게 지키며 대한민국 교육의 선도모델로서 버텨내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말 극심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입시정책의 변화로 국내대학 진학의 길이 막히기도 했으며, 2010년부터는 고교개편의 변화로 전국단위 자사고인 외대부고 하나고라는 수도권의 거센 도전에 맞닥뜨리기도 했다. 강원 횡성이라는 지리적 격절감, 연 2800만원에 이르는 학비, 전 교과 내신 평가에 100여 분에 이르는 심층면접까지 치르는 까다로운 입시전형의 절차가 민사고의 핸디캡일 수 있다. 하지만 세계적 수준의 교육환경을 희망하는 수요자 입장에서 민사고는 여전히 ‘꿈의 학교’임에 분명하다. 개교초기의 교육철학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도 시대변화에 맞춘 교육과정의 모델을 선보이고 활성화함으로써 공교육 변화를 선도하고 결국 탁월한 대입실적으로 존재를 입증해온 학교이기 때문이다. 개교이래 많았던 시련들로 이제 새로울 일도 아니지만, 특히 최근 다시 자사고 폐지론이라는 먹구름이 드리운 상태. 하지만 학교의 경쟁력을 입증해온 역사로 민사고가 공교육 국가대표라는 교육계 평가는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경쟁력강화로 이어진 시련의 역사>
민사고의 출발은 순전히 개인의 범상치 않은 소망에서 비롯했다. 전국의 영재들을 선발, 퇴색되어 가는 민족혼을 살리고, 미래의 조국을 이끌어 갈 ‘대한국인’을 양성하겠다는 최명재(93) 설립자의 소망이다. 전북 김제 출신의 설립자는 서울대 상대를 나왔다. 상업은행에서 전공분야를 개척하다 택시운전도 해보고, 이란으로 진출해 운수사업도 했다. 목장사업에 진출했다가 87년 파스퇴르유업을 창업, ‘진짜우유’ 광고파문을 일으키며 당시 기존 우유업계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기인(奇人)으로, 혹은 열혈기업인상으로 각인되어 있는 인물이다.

설립자는 92년 10월,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 소사리에 38만5000평의 터를 잡아 96년에 민사고를 개교했다. “기업이윤을 혈족이나 연고자에게 물려주지 않고 전액을 민족 주체성 교육과 선진 문명의 한국화에 투자해 전 생애를 교육에 바치겠다”는 선언도 했다. 영국의 이튼스쿨 등 전통 있는 외국 명문고들을 두루 견학한 후 국적 있는 학교를 세우고자 건물에는 기와를 앉히고 곳곳을 ‘조국’과 ‘태극기’로 장식했다. 정문에는 충무공 이순신과 다산 정약용의 동상을 세웠다. 세계인을 거둬 먹일 훌륭한 학문적 성과로 노벨상을 받을 미래 민사고인을 위해 ‘노벨상 좌대’ 15개를 학교진입로에 나란히 설치해뒀다. 학생들과 교사들은 한복을 입었다. 학생들이 드넓은 자연 속에서 심신을 단련하고 창의적 역량을 배양토록 하기 위해 교사 1인당 학생 2명 비율의 전액 무상교육으로 출발했다. 횡성 골짜기엔 전국의 뜻 있는 교사와 기업인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모여들었고, 설립자는 일일이 면담을 거쳐 교사자격증이 없더라도 인물이라면 뽑았다. 민사고의 교풍에 매료된 전국의 영재들이 속속 찾아왔다. 삼일절을 개교기념일로 삼아 입학식을 치르고, 입학식 땐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며, 해외 어디를 가더라도 조국을 잊지 않도록 애국교육이 뿌리깊게 들어찼다. 전국에서 모인 영재들과 뜻있는 교사들은 신나게 ‘민족사관’ 교육을 이행해갔다.

‘원조 자사고’ 민사고는 최명재 설립자가 강조했던 교육철학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시대를 선도하는 교육모델을 제시하며 국내 공교육의 발전을 주도해 왔다. 개교 당시부터 시작한 ‘민족주체성 교육’ ‘리더십 교육’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융합교육체제도 이미 갖췄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이상적이고 수준 높은 민족교육과 영재교육을 제공한다는 민사고의 자부심이 돋보인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원조 자사고’ 민사고는 최명재 설립자가 강조했던 교육철학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시대를 선도하는 교육모델을 제시하며 국내 공교육의 발전을 주도해 왔다. 개교 당시부터 시작한 ‘민족주체성 교육’ ‘리더십 교육’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융합교육체제도 이미 갖췄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이상적이고 수준 높은 민족교육과 영재교육을 제공한다는 민사고의 자부심이 돋보인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대한민국에 다시없을 교육을 실현시키겠다는 포부는 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와 함께 흔들렸다. 모기업 파스퇴르유업이 부도를 맞으며 학교재정에 큰 타격이 생긴 것. 평균의 2배였던 교사연봉은 아예 없었고, 난방과 급식이 중단되어 숙식 자체가 어려운 상황까지 가기도 했다. 흔들리지 않았다. 학생들과 교사들이 한복에 두루마기를 입고 광화문 거리에 나와 ‘파스퇴르 우유’를 돌리며 “민사고를 존립시켜줄 것”을 호소했다. 오히려 민사고인으로서 긍지를 느꼈다. 부도 직후 설립자는 “나이 70세 철들었습니다”라는 고백적인 카피로 ‘어떤 고난도 극복하겠다’는 솔직담백한 직설화법을 구사했다.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였지만, 그것이 민사고를 흔들진 않았다.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었다.

오히려 민사고를 흔든 건 다른 환경 요인들이다. 경제위기에도 꿋꿋했던 민사고가 ‘내신대란’으로 휘청인 것. 대입 내신강화로 국내 상위권 대학에 민사고 학생들은 진학할 수가 없었다. 학생들의 역량은 죄다 뛰어난데도 적은 학생수로 좋은 내신점수를 낼 수 없는 구조 탓이다. 시야를 해외로 돌렸다. 당시 해외유학은 유학원을 끼지 않고서는 힘들었다. 민사고 역시 해외유학엔 서툴렀다. 미국으로 영국으로 민사고 교사들이 직접 발로 뛰며 현장에서 배웠다. 민사고를 알리기 위해 학생들과 함께 뉴욕 한복판을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쓴 채로 활보하기도 했다. 파란 눈의 외국인들에 민사고는 한국교육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민사고 출신 학생들의 현장 학업능력은 뛰어났다. 그렇게 민사고의 네임 밸류는 명확해지고 시간이 갈수록 민사고의 해외대학 진학실적은 켜켜이 쌓여갔다. 해외대학의 입학사정관제와 맥을 같이하는 국내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괄목성과다. 정작 민사고 안에선 연연해하지 않는 입시결과를 민사고 밖에서 주목한다. 20년 전 민사고의 교육방향이, 20년 후인 지금 ‘학종’으로 대변되며 교육의 목표를 되새기게 할 정도다. 대입현장에선 학생 각자의 뚜렷한 진로를 고집해온 민사고의 진학지도 방향을 긍정적으로 주시해왔다.

지금도 민사고의 시련은 현재진행형이다. ‘유학을 생각한다면 민사고로’라는 민사고 설립취지에 맞지 않은 이미지가 사교육시장을 중심으로 씌워졌다. 파스퇴르 부도 이후 재정유지에 안간힘을 쓰면서도 교육의 질을 낮출 수 없어 불가피한 1인당 연간학비 2800만원이 세간에 알려지며 돈 있는 집안 자녀만이 갈 수 있는 ‘귀족학교’라는 낙인도 찍혔다. 전교생 기숙사 생활로 불가피한 학비상승의 배경과 영재교육의 취지 및 현황을 모르는 이들의 상황 모르는 지적이다. 후발 외대부고와 하나고가 속속 괄목할 성과를 내면서 전에 없던 강원 횡성이라는 지리적 격절감까지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 스며들었다.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로서 국가적 지원은 받지 않는 대신 교육과정과 입학전형에 독립성을 법적으로 약속 받았고, 자율형사립고 전환 이후에도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지만, 외부 시선은 따갑기 그지없다. 하지만 민사고는 여전히 민사고다. 불 같은 성미로 대단한 고집과 추진력을 보이던, 휠체어에 몸을 싣고 민사고 이사장으로서 출퇴근하던 설립자가 숙환으로 와병중이지만, 설립자의 깊은 뜻을 후배들은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설립자의 뜻을 이어받아 상대적으로 불리한 재정상황에도 높은 교육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민사고다. 민사고와 함께 자립형사립학교 시범학교로 출발했던 학교들 중 일부가 초기의 교육정신이 퇴색되어 가는 것과 달리 민사고는 학교가 교육수준을 유지해 자연스럽게 성과를 내는 강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대표 ‘원조 자사고’.. 법 테두리 내에서 최적의 환경 일궈>
민사고는 대표적인 원조 자사고다. 자사고는 현재 자율형사립고의 준말이지만 2010학년 이전에는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를 뜻했다.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는 고교평준화 이후 교육력이 약화된 국내 고교의 경쟁력을 높여 해외로의 인재유출을 막고자 정부가 지정한 학교유형이다. 2002학년 고입부터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로 운영했던 민사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와 2003학년 합류한 상산고 현대청운고 해운대고의 기존 6개교에 2009년 마지막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로 지정된 하나고(2010년 개교)까지 7개교가 자립형사립고 출신이다. 정부시책으로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 운영기간이 종료, 명칭이 자율형사립고로 변경되었고, ‘자사고 확대’라는 정부시책이 발동된 2010학년이 기점이 되어 한화그룹의 북일고, 송설재단의 김천고가 2010학년 일반고에서 자사고로 전환했고, 강남 분당 등 지역적 배경에 외고 시절부터 특유의 교육과정 운영으로 탁월한 교육성과를 내온 용인외대부고(당시 용인외고)가 2011학년 외고에서 자사고로 전환,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인천하늘고가 2011학년 자사고로 개교했다. 이 시기에 베리타스알파는 ‘자사고’라는 명칭을 ‘전국단위 자사고’와 ‘광역단위 자사고’로 구분해 표기하기 시작했다. 모집단위가 전국이냐 광역이냐, 재단전입금이 학생납입금의 20%이상이냐 3~5%수준이냐에 따라 자사고간 공력의 차이가 극명히 갈렸기 때문이다. 자립형사립고 출신인 민사고를 비롯, 포철고 광철고 상산고 현대청운고 하나고의 6개교는 전국단위 모집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되 재단이 학생납입금의 20%를 학교에 출연해야 했다. 이후 전환 또는 개교한 북일고 김천고 외대부고 인천하늘고의 4개교도 전국단위 모집으로 재단전입금이 학생납입금의 20%다. 이들 10개교를 전국단위 자사고라 분류한다. 재단전입금의 높은 부담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교육성과를 내보고자 한 적극적 행보의 자사고들이다. 자립형사립고 출신이지만 모집단위를 광역으로 줄인 대신 재단전입금을 3~5%수준으로 낮춘 해운대고는 광역단위 자사고로 분류한다. 이외에 정부시책에 따라 일반고에서 자사고로 전환하거나 개교한 2020학년 기준 28개교(서울20개교, 휘문고 배재고 보인고 중동고 선덕고 세화고 세화여고 양정고 이대부고 이화여고 현대고 한대부고 신일고 장훈고 대광고 중앙고 동성고 경희고 숭문고 한가람고, 이상 모집인원 순/비서울8개교, 안산동산고 인천포스코고 대성고(대전) 대전대신고 충남삼성고 계성고(대구) 대건고(대구) 해운대고)가 광역단위 자사고다.

자사고라 해서 다 같은 자사고가 아니고, 전국단위 자사고라 해서 다 같은 전국단위 자사고는 아니다. 전국단위 자사고 중 자립형사립고 출신인 민사 포철 광철 상산 현청 하나의 6개교는 입학전형의 자율성이 일부 유지된다. 자립형사립고가 자율형사립고로 편입되는 과정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부칙으로 몇 가지 예외사항이 붙었고, 이중 하나가 입학전형 시행에 있어 ‘필기고사 외의 방법’으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 필기고사만 배제될 뿐 구술면접 방식의 전형 운영이 가능하다. 6개교 중 현재 구술면접을 실시하는 유일한 자사고가 민사다. 160명을 선발하는 민사는 400명 가까이 선발하는 포철 광철 상산에 비해 적은 모집인원이다. 많은 인력과 시간이 동원되긴 하지만 제대로 된 선발방법이라는 데 민사고만 진행하고 상황이다. 무엇보다 민사고가 구술면접을 고집하는 배경은 설립자가 표방한 “영재교육의 실현” 때문이다. 관계자는 “민사고는 개교이전 예비교육부터 국수영 문제풀이가 아닌 현장학습과 외부전문가 특강을 진행해왔는데 이는 설립자 최명재 이사장의 ‘영재교육을 통한 민족지도자 양성’이라는 교육방향에 의해서다”라며 “초기 학부모 반발에 이듬해부터 아예 이사장께서 ‘서울대 진학하려면 민사고 오지말라’고까지 천명하시고, 한국교육개발원과 공동연구해서 5단계 다중면접 방식의 선발을 구현, 5박6일 간의 전형기간에 전형위원들이 24시간 체크리스트를 들고 따라다니면서 전형을 진행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의하면 당시 과학 수학 사회영역을 실험과 토론 방식으로 전형을 치렀고, 과제에 대한 집착력과 창의적인 능력을 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현재의 과학영재학교와 과고의 선발방식이 모델이 민사고 초기 선발방식이었던 셈이다. 민사고는 인증성적과 경시대회 수상실적 기재는 받을 수 있음에도 정부에 최대한 협조하는 차원에서 안 받고 있기도 하다. 연간학비가 비싸다는 외부비난도 있지만 정부지원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렇다 할 재원이 없는 민사고가 교육의 질을 유지하는 데는 불가피한 금액책정이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학교 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 조례’에는 ‘사립의 학교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학교의 수업료 및 입학금은 그 학교의 실정에 따라 해당 학교의 장이 정한다’고 명시, 민사고가 해당되고 ‘교육감 협의 하에 학교장 재량’으로 되어 있다. 민사고의 현행 학비는 교육청의 승인 하에 합법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융합시대 예견한 민족교육과 영재교육>
개교당시부터 민사고를 지키고 있는 한만위 민사고 교장은 “민사고는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한 기업가의 전 재산 투척으로 시작한 사립고등학교”라며 민사고가 대한민국에서 가지는 교육적 가치와 존립의 당위에 대해 설명했다. “일제 식민지시대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많은 독지가들이 다양한 학교를 세웠던 것이 근대 학교체제에서 사학의 시작이었다면, 민사고는 이러한 맥을 잊는 정신으로 90년대에 출발한 학교다. 진정한 사학의 의미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 없이 운영해오고 있다. 즉, 자율형사립고나 그 모태가 되었던 자립형사립고는 이러한 맥락에서 진정한 사학의 재정립을 위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실제 미국이나 영국의 명문사학처럼 독자적이고 독특한 설립목적과 정신을 유지하면서 학교가 발전해왔다는 것이 큰 자부심이다. 고비용 저효율이지만 끊임없는 변화와 개발로 대한민국 교육시스템에 실험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민사고는 설립자 최명재 이사장이 “민족정신으로 무장한 세계적 지도자 양성”을 교육목표로 설립한 “영재학교”다. 학생 선택 수업, 교사 연구실 수업, 개인 연구 프로젝트, 무학년 무계열 통합 수업, AP수업, 해외 진학 등 민사고는 이전까지 국내 고교에서 볼 수 없었던 실험적, 선도적 교육 방법과 내용을 개발 확산해 영재학교와 자율형사립고 출현의 모태가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이상적이고 정상적으로 수준 높은 민족교육과 영재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한다는 자부심이다.

민사고의 교육과정은 시대변화에 앞서 발전해왔다. 기존의 ‘민족주체성 교육’ ‘리더십 교육’에 대해 4차산업혁명과 함께 대대적 변화가 닥칠 미래를 선도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민사고는 이미 융합교육과정의 체제를 갖췄다. 10여 년 운영노하우의 무학년 무계열 통합교육과정이 발판이 되었다. 정기원 민사고 진학상담부장은 “민사고의 진학지도는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진로를 탐색하여 원하는 진로를 선택하고 준비하도록 돕는 것이 진학지도의 핵심”이라며 “자신이 희망하는 진로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다양한 교과목을 이수하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구체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게 계열별 카운슬러(국내인문, 국내자연, 국제)가 개별 상담을 진행하며 구체적인 진로 설계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민사고의 교육과정은 남다르다. 민사고 학생들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계열과 학년의 구분 없이 다양한 교과를 선택하고 이수하며 소질과 적성에 맞게 진로를 설계, 미래사회에서 필요한 기본 역량과 인성 리더십을 갖춰 왔다. 2008학년 입학생부터 실현한 과목선택제 교과교실제 고교학점제의 ‘무학년 무계열 개방형교육과정’이다. 민사고는 이를 더욱 발전시켜 2018학년 입학생부터는 ‘무학년 무계열 융합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진로선택의 비중을 높여 내신경쟁을 완화한다. 

강의(Teaching/Lecture)-토론(Discussion)/토의(Debate)-글쓰기(Writing)/사사(Tutoring)을 통한 3단계 교육으로 수업 속에서 토론교육과 독서교육, 글쓰기를 일상화하고 지식 핵심 역량(학문적 수월성, 종합적 창의력, 문제해결력, 비판적 사고력), 태도 핵심 역량(자기주도성과 협업 및 소통 능력), 가치 핵심 역량(열린 민족의식과 세계시민의식, 공감과 배려), 도구 핵심 역량(코딩 언어, 외국어, 체력)을 키울 수 있는 역량 중심의 교육을 하고 있다.

‘고교학점제’ 역시 민사고의 미래지향 교육철학을 증명하는 교육과정이다. 민사고는 과목선택제와 교과교실제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수업선택권과 교과이수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학점제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가 2025학년 고교학점제 완전실시를 예고하고 있지만, 민사고는 이미 10여 년에 걸쳐 고교학점제를 견고히 다져왔다. 필수이수단위를 최소화하고 다양한 선택 모듈을 확대해 과목이수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특징이며 학생들 스스로 계획하고 적성 소질 역량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한다. 수강신청과 교육과정을 체계화시킨 덕에 학생선택의 다양성이 유지되고 있다.

민사고는 매 학기 300여 개의 다양한 과목을 개설한다. 학년과 계열의 구분이 없고, 학생이 직접 수업을 선택해 학점을 받는 체제를 받치는 교육과정이다. 일반선택, 심화선택, 진로선택, 전문교과, 대학 교과의 편성/운영으로 학교 내 정규교육과정에서 기초과목부터 AP(Advanced Placement)과목, 대학 전문 심화 과목까지 수강신청한 학생이 5명 이상이면 반드시 개설한다. 여기에 민사고 교사들이 모두 강의도 할 수 있는 ‘개인연구실’을 갖고 있어 15명내외의 소규모 교과교실제 운영이 가능하다.

민사고가 미래교육과정으로 올해 2년째 다져 놓은 ‘3단계 융합교육’ 과정은 정부도 주목해야 하겠다.  2018학년 신입생부터 적용하고 있다. 지식의 단계인 융합독서(IR, Integrated Reading)는 융합교육과정의 기초로 1학년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인문 사회 과학 수학 예술 교사 9명이 팀을 이루어 수업을 진행해 각 학문 영역이 가지고 있는 고유하고 특징적인 사고를 체험하는 것을 주요 목표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학기마다 공통 주제를 선정하고 해당 주제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도서를 선정한 뒤 학생들의 독서, 협업, 발표, 토론, 결과물 도출 등의 체험과 활동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계획의 단계인 융합상상력(II, Integrated Imagination)은 2,3학년을 대상으로 한다. 두 명 이상의 교사가 팀을 이루어 인문사회와 자연과학분야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융합교과수업을 진행한다. 문과 이과 국내 국제 등 다양한 성향의 학생들이 어우러져서 10개의 주제별 수업을 듣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융합적 상상력을 발휘하고 사고의 전환이 일어날 수 있다. 실행의 단계인 융합프로젝트(IP, Integrated Project)에 대해 정 부장은 “무한 상상력을 발휘해 팀 단위의 프로젝트 공연 작품 등을 프로그램 3D프린터 앱 그림 글 행동 영상 공연 전시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며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드는 경험을 하도록 했다”며 “교사 주도보다는 학생 주도, 교사의 전문지식 전달보다는 학생들의 창의력 발현, 기술보다는 아이디어와 컨텐츠 중심 경험, 교과 지식 위주의 문제 해결보다는 실생활 중심의 문제 발굴과 해결, 소통하고 협력하며 함께 만들어 보는 과정의 경험, 실패의 경험을 통해 성장하도록 한다. 각 팀은 2명 이상의 서로 다른 과목의 교사와 함께 팀별 2~6명의 다양한 성향의 학생들로 구성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개교당시부터 시작한 ‘민족주체성 교육’과 ‘리더십 교육’의 일환으로 한옥 건물에서 한복을 교복으로 입고, 우리의 가락과 악기를 배우고, 국궁, 태권도 등 전통 문예를 연마하면서 선조의 얼과 전통 문화의 정수를 섭렵할 수 있도록 하는 민족교육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가 조국과 민족의 구성원임을 자각하고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해 민족과 세계문화 창조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내적 동기를 키워가고 있는 민사고. 국수영 문제 풀이 위주의 입시 준비 교육이 아닌 책을 읽고, 토론하고, 발표하고, 융합교육의 결과물을 도출하면서 학문의 기본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기회를 풍부하게 제공하고 있는 민사고는 이미 20여 년 전에 현재의 융합시대를 예견한 듯하다. 사람이 살기에 최적의 고도인 해발 700m에 위치, 38만5000평의 드넓은 캠퍼스에 수려한 자연까지 갖추고 있는 민사고에선 기숙사 생활을 하는 전교생이 수준 높은 교육에 인성과 감성 함양까지 기하고 있다. 대입실적은 그저 따라온 것일 뿐, 민사고 개교당시부터 대입실적을 내는 게 목표는 아니다.

한만위 민사고 교장은 “똑똑하지만 나라를 배신한 이완용보다는 목숨을 바쳐 조국을 구한 충무공이나 국가와 민생을 고민한 다산과 같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양성해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며 “영국의 이튼스쿨이나 미국의 필립스아카데미와 같은 명문 사립학교들처럼 민사고 역시 역사와 전통을 만들고 그 전통 속에서 더욱 더 발전하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 하나쯤 자부심으로 존재해야만 하는 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020민사고 입시 "올A 아니어도 합격 가능">
2015학년 고입부터 내신 절대평가가 도입되어, 지원자들의 내신이 각 과목 90점 이상이면 A로 매겨지면서 ‘올A’여야 하는가가 현재 고입 사교육시장 존재의 원인이다. 민사고는 이를 비껴간다. 일단 1단계에서 정원의 2배수를 2단계로 통과시키는데, 지난해 실시한 2019학년 경쟁률이 2대1을 넘기지 못했다. 165명 모집에 279명 지원으로 1.69대1이었다. 물론 2016학년에 2.72대1(모집165명/지원448명), 2017학년 2.79대1(165명/460명), 2018학년 2.58대1(165명/426명)로 2대1을 넘겼고, 모집인원이 기존 165명에서 올해 160명으로 줄어들어 경쟁률 상승전망도 있을 수 있지만 학령인구감소에 작년에 이은 올해 고입 동시실시로 지원위축 가능성이 있어 지원자 전원 2단계 통과가 예상되는 실정이다.

박용성 민사고 입학관리실장은 내신평가에 대해 “정해진 계산 방법에 따라 환산된 점수가 부여되는 정량평가로, 성적이 좋을수록 환산점수가 좋겠지만 최근 몇 년간의 결과를 보면 올A인 학생이 항상 최종합격에 유리하지는 않다”고 분명히 했다. “보통 1단계 합격자 중 내신이 올A인 학생이 최종합격하는 비율과 올A가 아닌 학생이 최종합격하는 비율이 비슷하게 나타난다. 이는 입학전형에서 내신 외에도 서류평가 면접 체력검사 등의 다양한 평가요소가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평가요소를 둔 민사고 입시가 오히려 타 학교유형들의 자기주도학습전형보다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유연한 중학교 생활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중학교교육 정상화에 더욱 긍정적으로 보인다.

민사고 입시는 2단계 전형으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 교과성적100%로 2단계 평가대상자를 선정한 후, 2단계에서는 1단계의 교과성적, 서류평가(자기소개서 추천서 등), 면접 및 체력검사 결과를 종합평가해 최종합격자를 선정한다. 박 실장은 “학교생활기록부의 내용 중 입학전형의 평가에 사용되는 것은 교과성적뿐이다. 그 외의 봉사활동, 독서활동 등을 포함하여 어떠한 기록 내용도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민사고 입시를 위해 중학교 학생부의 비교과영역까지 ‘관리’하거나 평가결과를 납득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방지책으로 보인다. 박 실장은 “다만 1단계 평가에서 부득이하게 동점자 중 일부만을 합격자로 처리해야 하는 경우 출결상황 등이 반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는 경쟁률이 2대1을 넘겼을 때 얘기다.

서류평가는 자소서 추천서 등을 활용한다. 박 실장은 “민사고 교육의 장점 중 하나는 다양성에 있다. 다양한 교육과정과 교육활동, 다양한 경험의 교사들, 다양한 꿈과 끼를 가진 학생들이 있다. 입학전형에서도 지원자들을 다양한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보고자 노력한다. 모든 면에서 똑같은 학생은 없다. 매우 잘 썼다고 여겨지는 선배의 자소서를 흉내 내는 것은 결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오히려 글이 다소 투박하더라도 진솔한 자신의 특징을 잘 담는 것이 좋다. 주어진 문제에 정답을 잘 찾는 학생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찾아 고민하고 해결하는 자기주도적 능력, 자신의 꿈을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에서 고민하고 노력한 학교생활 등을 보고자 한다.” 면접에 대해서는 “정해진 답을 잘 맞히는 것을 보고자 하는 게 아니라 질문과 답변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면접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모집인원은 기존 165명에서 올해 160명으로 조정됐다. 교과성적에서 1학년 성적을 제외한 4개학기 성적만을 반영한다는 점도 바뀐 부분이다. 이외에는 평가방법을 포함한 다른 사항들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박 실장은 “민사고 입시 당락의 유불리를 따져 요령을 배우려 하지 말고, 자신의 삶의 주체로서 진심을 다해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와 활동을 했으면 한다”며 “그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능력과 열정을 입시에서 최선을 다해 보여주면 된다”고 조언했다.

민사고는 올해 4명의 장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을 신설한 점이 돋보인다. 저소득층 학생 대상으로 한 전형으로, 재학기간 동안 교육활동에 드는 비용 전액을 학교가 지원한다. 민사고는 자립형사립고 출신으로 사회통합전형을 운영할 법적 의무는 없지만, 운영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타 고교들과 달리 관련 정부지원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재단상황의 어려움과 국가지원의 전무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민사고가 올해 장학생을 4명 선발, 향후 더 많은 저소득층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장학 후원의 폭을 넓혀 나갈 예정이라는 데서 그만한 민사고의 공익실현 의지, 설립자 교육철학의 승계 의지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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